티베트 배낭 여행기
다음은 일만의 친구 김영관 여행가의 여행기입니다.
티베트 배낭 여행기
<여행 경로> 북경 - 시닝(西寧) - 청해호(靑海湖) - 꺼얼무(格爾木) - 라사 - 남초 - 라사 - 시가체 - 장체 - 라사 - 청뚜(成都) - 북경 <여행 기간> 2000년 7월 26일 - 8월 21일 <총 소요 경비> 약 150만원 <환률> 1元 = 약 140원 <일행 4명> 나 - 63세 남자 L씨 - 64세 남자 김 선생님 - 40대 중반 여자 박 선생님 - 40대 초반 여자
7월 26일 63세의 나이로 티베트 배낭 여행은 아무래도 무리라고 주위에서 만류하는데도 용기를 내 서 떠나기로 했다. 마침 세계 여러 곳에 배낭 여행의 경험이 있는 40대의 두 여 선생님(김 선생님과 박 선생님)이 티베트로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3,4월에 태국, 캄보디아 배낭 여행을 함께 했던 64세의 친구 L씨와 함께 따라 붙기로 했다. 김해공항에서 80만원을 중국 돈으로 환전하고 오후 1시에 출발해서 약 2시간 15분만에 북 경에 도착했다. 북경 비행장에는 많은 호객꾼들이 나와 호객을 하고 있는데 초행의 여행자 라면 이용할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식 민박에 하루 식사 포함해서 100元 정도 라고 한다. 비행장 바로 앞 큰길을 건너면 대형 주차장(지붕이 있는 건물)이 있는데 그 주차장 안에 民航버스(공항버스)가 손님을 대기하고 있다. 무척 덥다. 한더위에 그것도 지붕이 있는 주차장 안에서 수십 대의 자동차가 매연을 뿜어 대니 탁한 공기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땀으로 험뻑 젖어 가면서 손님이 다 찰 때까지 기다 리느라 고생을 좀 했다. 북경 역에 내려 먼저 시닝(西寧) 가는 기차표부터 사기로 했다. 역 대합실 외국인 전용 매표소 창구에 앉은 여직원이 영어를 못 한다. 중국인들의 뱃심을 알아주어야 겠다. 동행한 김 선생님은 과학 교사인데도 영어를 잘 한다. 창구의 직원이 영어를 몰라서 안타 까워 하는데 마침 중국어를 하는 서양 여인이 있어 통역을 했다. 시닝(西寧)으로 가는 硬臥 (딱딱한 침대)는 29일 표밖에 없으니 출발역인 북경서역(北京西驛)으로 가보라고 한다. 122번 버스를 타고 서역으로 가는 도중에 고마운 조선족을 만났다. 김택준이라고 하는 흑 룡강성에서 자란 조선족인데, 마침 신혼인 부인과 함께 같은 버스를 탔다가 우리를 만난 것 이다. 북경서역 가기 전에 내려야 하는데도 일부러 부인과 함께 서역까지 따라와서 기차표 도 사주고 밤에 투숙할 여관까지 잡아 주고 갔다. 고마워서 사례금을 주어도 받지 않고, 저 녁을 함께 하자고 하니 시간이 바쁘다며 좋은 여행하기 바란다는 인사만 남기고 갔다. <참고> * 부산-북경 비행기 왕복 43만원 * 공항-북경역 : 민항버스 16元 * 시내버스 2元(별도 짐 2元) * 호텔 - 트윈 170元 (중국의 대부분 호텔이나 초대소는 50 내지 100元 정도의 돈을 예치했다가 체크아웃 할 때 돌려준다) * 저녁 40元 (4명) - 제법 고급 식당에서 생선과 고기로--
7월 27일 - 7월 28일 오전 9시 30분에 기차는 출발했다. 북경서역에서도 硬臥(딱딱한 침대) 표는 29일 것밖에 없고 硬座(딱딱한 의자) 표밖에 없어서 고생 좀 하기로 했다. 장거리 기차 여행에는 중국인 도 경좌는 잘 안 탄다고 한다. 가운데 복도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 2명 다른 쪽에 3명씩 앉 는 좌석 구조다. 우리가 앉은 좌석 앞쪽에는 30대 초반의 청년과, 40대의 부인이 중학생으로 보이는 그의 아들과 함께 앉았다. 그런데 이 부인이 참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필담(筆談)으 로 이야기를 했는데 글씨도 좋고 성격이 소탈했다. 이름은 楊愛玲. 뚠황에 사는데 다음날 헤 어질 때는 자기 집 주소도 적어주고 전화 번호도 주면서 뚠황에 들릴 때 꼭 자기 집에 방문 해 달라고도 했다. 낙양, 서안을 지나도 밤이라 경치를 구경 못 했다. 새벽 1시가 넘으니 피로가 찾아온다. 뚠황의 楊부인이 의자 밑으로 들어가더니 두 시간이 넘도록 그 좁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나 온다. 일행인 김 선생님이 기어이 못 참겠는지 방금 楊부인이 자고 나온 그 의자 밑으로 자러 들어간다. 1미터 70의 큰 키에 다리를 굽히고 모로 누워 어떻게 견디나 싶었는데, 두 시간이나 자고 나와서 하는 말이 의외로 편하고 좋았다고 했다. 기차 안에는 온수기가 있어서 항상 뜨거운 물이 공급된다. 중국 여행에는 주둥이가 큰 유 리병을 준비하면 어디서나 쉽게 차를 우려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아무리 허름한 숙소라도 뜨거운 물은 제공한다) 아침이 밝으니 기차는 天水를 지나고 황토 고원의 이색적인 경치가 볼만해진다. 가끔 나 타나는 마을은 분위기가 황량하다. 오후 6시 15분, 시닝(西寧)에 도착했다. 호객꾼들이 달라붙는데 박 선생님이 한사코 뿌리 치면서 책에서 보아둔 시닝 빈관을 찾아 가야한다면서 2키로 정도의 먼길을 행군을 시킨다. 시낭 빈관에 숙소를 정해놓고 저녁도 먹을 겸 시내 버스를 타고 다시 역 근처로 나와서 다음날 갈 일월산과 청해호 투어를 예약했다. 역 앞에는 초대소가 서너 군데 있었는데 값 도 싸고 시설도 좋았다. 내일은 초대소(恒盛招待所)에서 자기로 하고 예약도 미리 해두었다. <참고> * 북경-시닝 기차비 경좌 238元 * 시닝빈관 225元(2인) * 시내버스 2元 * 택시 7元(역에서 시닝빈관) * 恒盛招待所(역에서 왼쪽으로 버스 정류장이 있고 50m 쯤 와서 길 건너편에 있다. 도미토리 35元, 2인 1실, 샤워 시설 있음)
7월 29일 6시에 호텔 앞으로 온다는 투어 버스가 거의 7시가 되어서 왔다. 중국 관광객 10여명과 함께였는데, 그 중에는 홍콩 근방의 광주에서 온 40대 초반의 여인도 둘 있었다. 중국은 이 미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많은 중국인들이 관광 여행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중 국의 관광지는 중국인으로 가득 메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월산(日月山)은 넓은 초원의 고원 위에 솟아 있는 두 봉우리인데 하나는 日山이고 하 나는 月山이라 했다. 눈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초원에는 드문드문 야크와 양떼들이 풀을 뜯 고 있는 평화로운 풍경인데, 날씨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겨울같이 추웠다. 계단을 올라 언덕 위에 티베트 민속 의상을 차려 입은 소녀가 치장을 한 야크를 배경으로 해서 돈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는 곳이 있어서 박 선생님과 함께 오르는데 박 선생님이 천 천히 가자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아, 고산 증세인가보다. 고도가 3500에 가까우니 고산병 증세가 나타난 것이다. 내려와 선물 가게에 이색적인 티베트의 칼(패도)이 있어서 가격을 물었더니 40元을 달라 한다. 30cm 가량 되는 멋있는 칼이라서 쉽게 흥정해서 25원을 주고 샀더니 옆에 있던 가이 드가 비싸게 주었다고 한다. 오늘 투어의 가이드는 티베트의 장족(藏族)인데 중학교 교사로 있으면서 방학이라 아르바 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루의 일당이 30元이라나---. 교사의 봉급은 우리 나라 선생님 들의 30분의 1 정도이고---. 청해호로 가는 길은 끝없이 펼쳐진 들판의 양편으로 유채 꽃이 뒤덮여 있었다. 아직 활짝 피지 않아 아쉬웠지만, 4,5일만 지나면 만발할 것 같았다. 가다가 오체 투지를 하며 가고 있 는 사람이 있어 그 옆에 차를 세웠다. 사지와 머리를 땅에 닿게 절을 하고 두발자국 걸어 앞으로 나간다. 이렇게 해서 라사의 죠캉(大昭寺)까지 간다고 하는데 4-5년이 걸린다고 한 다. 이들은 왜 이렇게 고생을 하며 하는가? 쉽게 답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을 것 같다. 함 께 기념 촬영을 하고 약간의 시주를 했다. 청해호 입구에서 청해호 물고기로 점심을 했다. 전날 여행사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가이 드가 필요하냐고 하는걸 필요 없다 했는데, 오늘 따라온 장족 선생님이 영어를 잘 해서 늘 함께 붙어 다닌 박 선생님이 덕을 톡톡히 보았다. 고맙다고 함께 점심을 했고 나중에 헤어 질 때 박 선생님이 따로 팁(20元)도 주었다 한다. 청해호(靑海湖)는 중국 최대의 염수호로 해발 2천m 고도에 위치하고 있다. 호수라기 보 다 바다 같다. 자갈밭을 걷다가 직접 물맛을 보았더니 바닷물보다는 덜 짜다. 조도(鳥島)에 는 주로 가마우지 떼들이 뒤덮고 있었다. 호수의 물빛도 좋았지만 그 옆으로 펼쳐진 넓은 초원은 호수와 어우러져 가슴을 후련하게 했다. 초원의 넓이가 경상남북도를 합친 것 만하 다고 한다.
<참고> * 일월산,청해호 투어 1인당 80원 청해호, 조도 입장료(?) - 제법 비싸게 주었음 * 恒盛招待所 35元(2인 1실) 샤워 시설 있음
7월 30일 역 옆의 버스 정거장에서 1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쿰붐(塔爾寺) 간다고 하니 서문체 육관 근처에서 내려 준다. 길을 물어 사거리를 대각선으로 건너가 소형버스로 갈아탔다. 시 닝에서 25km 지점으로 약 1시간 반이 소요된다. 쿰붐(塔爾寺-탈스)은 티벳 언어로 '10萬의 獅子吼 佛像의 彌勒寺'라는 의미라고 한다. 6 대 라마교 사원의 하나이며, 라마교 창시자인 총카파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인도의 다람살라 에 있는 달라이라마 14세도 여기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얕은 산으로 둘러 쌓인 아래로 100 여 동의 건물로 이루어진 하나의 마을 같은 인상을 주는 사원이다. 입장권 뒷면에 적혀 있 는 평면도의 번호 순서에 따라 관람을 했다. 본당 지붕은 순금으로 장식이 되어 있다. 사원 안에는 긴 모자를 쓴 불상들이 많이 모셔져 있는데, 총카파와 역대 달라이라마 상들이다. 그 리고 이 사원에는 文成 公主 이야기를 형상화한 조각도 있고, 버터로 조각한 불상들도 있다. 버터가 녹아서 손이 문드러진 것같이 보이는 불상들이 인상 깊었다. 4시경 초대소로 돌아 와서 여행사에 부탁했던 기차표를 받고, 오후 7시 꺼얼무로 향해 출 발했다. 이번의 기차는 硬臥. 한 칸에 3단으로 되어 있는 침대가 6개 놓여 있고, 사람이 다 니는 통로 건너에는 조그만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다. 4명이 中, 下단을 차지했는데 시닝까 지 타고 왔던 硬座와 비교하면 굉장히 편안한 여행이었다. <참고> * 시내버스 2元 * 소형 버스 3元 * 쿰붐(塔爾寺) 입장료 11元 * 시닝 - 꺼얼무 : 기차 硬臥 中단 117元 (예매 수수료 1인당 10원)
7월 31일 12시 10분에 꺼얼무에 도착했다. 역 앞을 나서니 막막하다. 꺼얼무에서 라사로 가는 정확 한 정보도 없이 낯선 땅에 떨어졌으니 긴장이 될 수밖에. 역 앞을 나서면서 영어가 통할 만 한 사람을 찾았다. 앞서 가는 중국 대학생에게 물었더니 바로 앞의 버스 정류소로 가 보란 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학생 2명이 기차에서 내리더라고 한다. 정류장 앞에 라사로 가는 버스가 한 대 놓여 있다. 호객 하는 사람이 1.200元을 달라 한 다. 중국인들의 정식 요금은 170元 정도다. 당황하고 있는데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녀 대학생 이 있어서 말을 붙여보니, 중국에서 어학 연수를 하고 있는 한국 여학생(권양)과 일본인 학 생(다까하시)이었다. 권양의 도움으로 라사까지 900元에 흥정하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중국 말을 할 줄 아는 한국인의 응원군을 얻었으니 이제 긴장이 풀어진다. 5시에 떠난다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앞으로 약 2주일간 함께 여행을 하게 될 원양(원 신희)과 대만에서 온 여 선생님李桂瓔)(을 만났다. 그리고 전남 대학생 2명도 인사를 했다. 권양과 일본인 학생은 처음에 뚠황으로 간다고 하더니 우리 모두가 라사로 간다니까 자기들 도 라사로 간다고 계획을 수정했다. 결국 오후 6시 30분이 되어서야 버스는 출발했다. 부산서 함께 떠난 우리 일행 4명과 원 양, 권양, 일본 학생, 대만 여 선생님, 이렿게 8명이 외국인 대접을 받으며 떠났는데, 티베트 로 들어가는 검문소 통과 문제로 우리 8명은 따로 소형 버스를 타고 비공식적으로 검문소를 통과했다. (전남대생 2명은 뒤에 라사에서 다시 만났는데 트럭을 타고 250원에 왔다고 함)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려면 외국인은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여행 허가가 바로 돈이 다. 티베트 입장료라 하는 게 맞다.) 그 허가비가 무려 1.400元쯤 된다. 꺼얼무에서 라사로 가는 CITS(중국여행사)의 공식 요금은 버스 차비를 포함해서 1.650元이다. 그런데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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