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성 여행기
손 명 덕
◆ 9월 23일 여행 첫째 날
오늘은 운남성 여행이 시작되는 날이다. 14시 30분 화진예식장 앞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에 올랐다. 여행간다는 즐거움 때문으로 어제저녁 밤잠을 설친 탓인지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 보니 고속도로변 경치가 낯설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아직까지 한 번도 달려보지 못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옆 자리의 아내에게 물었더니 중부내륙고속도란다. 여주에서 영동고속도로와 연결되었다. 도로가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더니 아예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방송내용인즉 오늘이 토요일이라 주말 나드리객과 벌초 절정기라 벌초하는 사람들로 교통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무려 5시간 30분이나 걸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때문에 용인휴게소에서 저녁 식사를 하자는 약속도 지켜지지 못했다. 출국수속을 받기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21시 15분 동방항공 소속 곤명행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저녁식사를 허술한 기내식으로 때우고 잠이 들었다. 4시간 가까이 비행 끝에 1시경에 중국에서 4번째로 크다는 곤명국제공항에 내렸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숙소인 록주대주점(green land)에 도착하니 2시나 되었다. 인터넷 검색에서 이름이 없어 실망하였는데, 예상외로 깨끗한 호텔이라 기분이 좋았다. 늦은 시간에 도착한 관계로 내일 아침 모닝콜 시간을 7시 30분, 여행지 출발 시간을 9시로 결정하였다. 아침에 샤워를 하기로 하고 부랴부랴 잠자리에 들었다.
◆ 9월 24일 여행 둘째 날
잠이 오지 않아 밤새껏 뒤척이며 선잠을 잤다가 겨우 눈을 부쳤는데 ,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다. 아내는 벌써 일어나 목욕을 한다고 야단이다. 여행 때 마다 단잠을 깨우느냐고 핀잔을 주었지만, 한국시간으로 6시이니 집에서도 기상할 시간이라 더 이상 잔소리는 하지 않았다.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침대에 누워 뒤척이는 짓도 고역이라는 생각에 호텔 문을 나섰다. 아침식사 시간이 8시니 두 시간 가까이 여유가 있다. 호텔 주변을 둘러보자는 생각에 무조건 걸었다. 우연히 꽃시장을 발견하여 반가운 마음으로들렸다. 이른 시간인데도 꽃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국화꽃과 백합꽃 종류가 특히 많았다. 곤명은 1년 평균기온이 15도로 사시사철 봄 날씨와 같아서 춘성(봄의 도시)라고 불리는 곳으로 꽃 재배로 유명한 곳이다. 몇 해 전 세계 꽃 박람회가 이곳에서 열렸다고 한다.
9시에 곤명에서 첫 여행지인 석림을 향해 출발하였다. 석림은 곤명에서 남쪽으로 126km 떨어진 곳으로 운남성 제일의 관광지이다. 석림으로 가는 도중 큰 호수가 있었다. 양중해라는 호수로 좀처럼 바다를 볼 수 없는 이곳 사람들이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에 바다 해자를 붙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특히 안개낀 날에 더 멋있다는 이곳 부근에는 대규모의 화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었고 동양 제일이라는 곤명골프장도 이곳에 있다고 한다.
우리가 탄 관광버스는 낡은 데다 좌석이 딱딱하여 마음이 편치 않았다. 거기다가 길까지 좋지 않아 2시간 가까이 곤욕을 치룬 후에야 석림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곤명 제일 관광지인 석림으로 가는 길이 이 모양이니 아직도 한참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시골길까지 말끔하게 포장된 우리나라의 도로사정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곱 가지 색으로 장식한 모자에 뿔이 둘 달린(미혼) 이족아가씨들이 운전하는 전동차를 타고 대석림 입구에서 내렸다. 여기서부터 석림관광이 시작되는 것이다. 조그만 비탈길을 오르니 사자정이라는 아름다운 정자가 나왔다. 이 정자가 있는 산의 모양이 사자의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석림의 전체 풍경을 볼 수 있는 첫 번째 장소라고 하나 가이드의 안내가 없어 지나치고 말았다.
석림은 2억7천만 년 전 바다 속 땅이었으나 지각변동 작용으로 바다 속 땅이 융기하여 육지로 변한 곳으로 해발 1750m나 된다고 한다. 융기한 석회석 바위들이 기나긴 세월 풍화작용에 시달리면서 지금과 같은 기기묘묘한 바위 숲들로 변화한 것이다. 5m~30m 높이의 11100개의 바위들이 이루는 숲은 가히 장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바위에 새겨진 천조기관(天造寄觀)이라는 글자가 과장이 심한 중국인들의 허풍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조금 더 내려가니 회색 돌에 붉은 글씨로 석림(石林)이라는 글자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석병풍(石屛風)이 있는 광장이 나왔다. 광장에서 석병풍을 배경으로 첫 번째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잽싸게 현지인들이 사진을 찍어 컴퓨터로 인쇄한 후 한 장에 천 원씩이니 사라고 권한다. 그들의 상술에 또 한 번 놀라고 말았다.
석병풍 뒤로 들어서면 길이 이곳저곳으로 통해 있다. 이곳에서 화살표를 따라서 가다 보면 기이한 모양의 석림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마치 미로 속을 헤매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기이한 바위들의 사진을 찍느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새가 없었다. 다시 계속해서 돌 사이로 뚫린 길을 이리저리 들어가니 주위의 돌들의 그림자가 물에 잠겨 있는 조그만 호수가 나오는데, 이곳이 연화봉을 끼고 있는 검봉지(劍峰池)라고 한다. 검봉지라는 바위의 붉은 글씨가 맑은 검봉지 물에 그대로 비치고 있었다. 검봉지를 배경으로 몇 장의 부부 사진을 찍었다. 경주여중고 출신들 끼리 사진을 찍었는데, 사모님 중에 경주여중고 출신이 11중에 무려 7명이나 되었다. 연화봉은 바위의 꼭대기가 마치 연꽃이 피어 있는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나 그 모양을 자세히 볼 수 없어 확인할 수는 없었다. 새 두 마리가 입을 맞추며 사랑을 나누는 모양의 바위, 코끼리 모양의 바위 등 각종 형상의 바위들을 만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연화봉이 있는 검봉지에서 다시 동쪽으로 구불구불 난 길을 조금 더 가니 약 30m 정도로 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 곳에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는데 망봉정(望峰亭)이라고 한다. 망봉정에서 바라다 보는 석림의 조망은 석림 관광의 하이라이트로 눈 아래에 펼쳐지는 바위들의 행렬이 가히 장관이었다. 약 7㎞ 정도를 도보로 돌아보는 대석림의 코스는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대석림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잘 가꾸어진 잔디밭과 연못을 만났다. 연못에는 비단잉어 들이 놀고 있었는데 먹이를 던저주니 와르르 몰려들었다. 그들의 활기찬 모습을 디카에 담았다. 연못에서 길을 따라 나가니 동편에 소석림이 있었다. 소석림은 대석림의 약 5분의 1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지만 이곳도 볼거리는 대석림에 못지않았다. 한 바퀴 도는 데에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곳에는 사니족의 어여쁜 처녀인 아스마(阿詩瑪)의 전설(관리의 유혹을 뿌리치고 화형당하는 사랑하는 애인과 함께 불에 타 죽었다는 이야기)이 깃든 봉우리가 있는데 마치 바구니를 등에 지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다. 아스마의 전설이 깃던 바위를 배경으로 부부 사진을 찍었다. 아스마의 전설 속에 깃든 강인한 사랑의 기운이 우리 부부에게 깃들기를 기원하였다.
2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려 대석림과 소석림을 주마간산격으로 구경하였다. 석림풍경구에는 대석림과 소석림 외에 내고석림(乃古石林), 지운동(芝云洞), 장호(長湖), 대첩수폭포(大疊水瀑布), 월호(月湖), 기풍동(奇風洞) 6개의 풍경구가 더 있다고 하나 시간 관계상 다 구경할 수 없어 서운했다. 내고석림은 구향동굴로 가는 길에 차창 너머로 원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사진 몇 장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우리를 태운 관광버스는 구향동굴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구향동굴(九鄕洞窟)은 일반 가이드 책에서는 많이 볼 수 없는 낯선 곳이다. 구향동굴은 발견 후 관광지로 개발해 놓은 게 채 5년이 안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중국인들조차도 잘 모르는 미지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너무 인공적이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입구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는데, 잔잔한 협곡을 레프팅 하는 10인승 배를 타는 선착장이 나왔다. 레프팅을 하는 이 협곡은 총 길이가 약 600m로 왕복 약 20분이 소요된다고 하나 우리가 레프팅 한 시간은 채 20여분도 안 걸린 것 같다. 레프팅을 마치고 되돌아와 다시 작은 길을 따라 좁은 길로 들어서니 높이 80m의 절벽이 이어지고, 그 길을 따라 쭉 들어가니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추울 정도로 시원한 동굴 안에는 종유석과 석순들이 연출하는 장관이 펼쳐지고, 폭포가 내뿜는 우렁찬 물소리가 동굴 안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선녀동이 나오는데, 선녀궁(神女宮)은 선가(仙家)가 거주하던 동굴부로 원명은 선인동(仙人洞)이다. 이곳은 선량한 선녀가 살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는데, 그 선녀의 모습이 지금은 석화로 굳어져 있다고 한다.
동굴 밖으로 나오는 길에는 300개의 계단이 있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올라갔다.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있지만 땀은 비 오듯이 흘러내렸다. 나의 체력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내가 제일 꼴찌로 마지막 출구에 도착하였다. 여기서부터는 리프트를 이용하여 출발하였던 입구까지는 쉽게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신비한 동굴 풍경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나에게는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곤명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만경대에 들렀다. 한복을 입은 북한 아가씨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였으나 그리 달갑지 만은 않았다. 한 여성이 나와 북한의 자수화와 약품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였으나 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여행지 마다 겪는 현상이니 구매 의욕이 생기지 않는 모양이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내일 사용할 배터리를 충전시켰다. 내일 아침에는 비행기로 대리로 이동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하는데 배터리 충전 때문에 잘 수가 없다.
첫댓글 곤명(사철 봄날씨)까지 비행기로 4시간 정도 석림은 남쪽으로 126km 떨어진 운남성 제일의 관광지 도중에 양중해라는 호수,대규모 화력발전소와 곤명 골프장 거쳐 석림에 도착 사자성 정사(산모양이사자)석림은 2억7천만 년 전 바다 속 땅이었으나 지각변동 작용으로 바다 속 땅이 융기하여 육지로 변한 곳으로 해발 1750m나 된다고 한다 11100개의 바위숲이 장관을 이룬다. 석벽풍광장 연화봉을 끼고 있는 검봉지 호수 다시 동쪽으로 망봉정(전망대)7km도보 대림석 코스는 두시간 걸림 소림석(대림석의5/1정도)30분 소요, 애인과 함께 불에탄 이스마전설이유명
석림풍경구에는 대석림과 소석림 외에 내고석림(乃古石林), 지운동(芝云洞), 장호(長湖), 대첩수폭포(大疊水瀑布), 월호(月湖), 기풍동(奇風洞) 6개의 풍경구가 더 있다. 여기서 차로 한시간 지나면 구항동굴 10인승 배 20여분 레프팅 동굴도착 300여계단을 밟고 나옴 곤명으로 돌아오는 도중엔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만경대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