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명타자 제도의 도입 동기와 효과 ...
미국 레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이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73년의 일이다. 그 당시 아메리칸리그는 전통적으로 내셔널리그에 비해 좋은 투수들이 많았고, 때문에 투수위주의 경기를 펼쳐 갈수록 득점수가 적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현상으로 말미암아 아메리칸리그는 공격적인 야구를 선호하는 팬들의 인기를 잃어가고 있었고,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서 도입한 것이 지명타자 제도이다. 비교적 타격이 약한 투수대신 수비는 다소 약하더라도 능력이 있는 자다를 한명 더 기용한다면 각팀의 공격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그러나 아메리칸 리그서 지명타자제도가 실행된 후 몇년동안 기록을 분석해 볼 결과, 시행 이전에 비해 득점 평균 타율의 증가가 그다지 눈에 띄게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이 분석되었다.
첫째, 지명타자로 쓸 정도의 강타자는 수비가 불안하더라도 이미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었다.
둘째, 투수들이 타격에 대한 부담을 벗어버리자 투수로서의 능력이 더욱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투수가 타격을 겸하면 마운드에 올라 투구할 때 신체적 부담이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따라서 공격력이 강화된 것에 못지 않게 투수들의 능력도 상승하면서 그 효과가 상쇄되었던 것이다.
위와 같은 원인으로 단기적으로는 통계적으로 별다른 변화를 창출해내지 못한 것으로 보였던 지명타자제도는,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공격력 강화효과가 함께 야구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2.실제 경기에서 지명타자가 없어지는 경우 ...
야구를 즐겨보는 팬이라는 과거에 최동원, 윤석환 투수 등이 타석에 들어서 안타를 대려낸 사실을 어렴풋이라도 기억할 것이다. 최근에도 간혹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어떤때 발생하는지 알아보자.
3.지명타자가 수비위치로 들어가는 경우 ...
지명타자가 야수로 전환되는 동시에 투수는 지명타자 대신 타순에 들어가게 되고 지명타자 제도는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한국 프로야구 경기에서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는 대개 이런 이유로 발생한다. 경기 후반 대타기용을 많이 하다가 수비 위치에 기용할 마땅한 선수가 없어 지명타자가 수비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투수가 타격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4.야수가 투수로 등판하는 경우 ...
이 경우에도 투수로 등판한 야수는 자기 타순을 지키고 있어야 하며, 그 수비 위치에 들어온 야수가 지명타자의 타순에 들어가고 지명타자 제도는 소멸하게 된다. 80년대 중반당시 MBC 청룡의 유격수 였던 김재박 선수가 구원투수로 등판하여 이러한 일이 벌어졌던 적이 있다.(당시 김재박 선수는 타자를 병살처리하여 위기를 넘긴 후 9회말 공격에서 결승 안타를 쳐 낸바 있다.)
5.투수가 야수의 수비위치로 가는 경우 ...
이 경우 수비 위치로 들어간 원래의 투수와 구원투수는 빠진 야수와 지명타자의 타순에 들어가야 하며(어느 타순에 누가 들어가는 지는 감독이 선택할 수 있다) 지명타자 제도는 소멸된다. 93년도 LG와 롯데의 부산경기에서 LG 정삼흠 투수가 1루수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등판하는 바람에 타석에 들어 섰던 일이 그 좋은 예이다.
6.지명타자의 타순에 투수가 대타로 들어가는 경우 ...
이 경우에도 지명타자 제도는 소멸되고 투수가 타순에 들어가게 되나, 실제 경기에서 이런 상황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이다. 몇해전 삼성의 김상엽 선수가 대타로 들어가 결승점안타를 쳤던 일이 예이다.
위의 네가지 경우에서 지명타자 제도가 소멸되어야 하는 근거는 지명타자제도가 소멸되지 않으면 동일 선수가 2개 이상의 타순에 들어가는 현상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동일선수가 2개 이상의 타순에 들어설 수 없다는 야구 규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