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트렌드를 앞서 읽는 여섯 가지 키워드
로컬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일하고 탐구하는 32명의 생생한 이야기
트렌드를 분석하는 많은 콘텐츠가 ‘밀레니얼’을 올해 핵심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1981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그들은 현재 사회초년생이 되어 유의미한 소비 주체,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이 그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 수가 18억 명에 이르며, 전 세계 인구의 약 25%를 차지한다.*
*참고: 「통계로 살펴보는 밀레니얼 모먼트」, PUBLY. ht...
더보기 도시 트렌드를 앞서 읽는 여섯 가지 키워드
로컬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일하고 탐구하는 32명의 생생한 이야기
트렌드를 분석하는 많은 콘텐츠가 ‘밀레니얼’을 올해 핵심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1981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그들은 현재 사회초년생이 되어 유의미한 소비 주체,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이 그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 수가 18억 명에 이르며, 전 세계 인구의 약 25%를 차지한다.*
*참고: 「통계로 살펴보는 밀레니얼 모먼트」, PUBLY. https://publy.co/content/2251
그들을 따라다니는 키워드도 많다. 워라밸, 자존감, 가취관, 세포마켓, 역사상 가장 도시화된 젊은 성인 집단 등등 그 수를 셀 수 없다. 이러한 키워드를 분석하고 종합해보면 밀레니얼 세대를 ‘도시에서 나만의 가치관을 좇아 당당히 생활하고 소비하는 세대’라고 정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일하고, 활동하고, 먹고, 놀고 있는 것일까? 또한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작당하고 만들어내는 생생한 이야기는 어디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일까? 가장 도시화된 집단이라고 하니 말 그대로 서울, 부산 같은 곳에서만 이들을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저자인 도시 문화 콘텐츠 기업 어반플레이의 ‘아는동네 편집부’는 이 모든 것을 ‘로컬’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람이 공간을 만들고, 공간이 로컬을 만든다’는 문장에서 이 책의 기획이 시작되었다.
『아는도시: 로컬 전성 시대』는 한 호에 한 동네를 15개 내외의 키워드로 취재하여 담는 매거진 『아는동네』의 특별판 격으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로컬이 하나의 비즈니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고, 이후 더 주목받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아는도시’라는 이름의 새로운 시리즈 브랜드를 론칭했다. 매년 한 호씩, 그 해에 깊이 알아야 할 로컬 및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아는도시: 로컬 전성 시대』에는 한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이 로컬에서 어떻게 일로 연결되는지가 폭넓게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그 일이 어떻게 코리빙ㆍ코워킹ㆍ살롱 등의 ‘요즘 공간’과 연결되는지, 나아가 로컬숍ㆍ로컬 미디어ㆍ골목상권 등을 통해 어떻게 ‘로컬’과 연결되는지를 로컬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32인의 경험담을 통해 생생하게 소개한다.
그간 트렌드를 분석하는 다수의 콘텐츠가 로컬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 면면을 여섯 가지 키워드로 나눈 뒤 폭넓고 깊이 있게 다룬 책은 『아는도시: 로컬 전성 시대』가 최초다. 더불어 저자인 어반플레이가 그동안 『아는동네』 시리즈를 펴내며 탄탄하게 다져온 로컬 콘텐츠 취재 및 편집 능력을 십분 활용해 완성도도 더했다.
이 책은 ‘로컬 지향의 시대’에서 ‘로컬 전성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폭넓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로컬’ ‘공간’ ‘살롱’ ‘경험 비즈니스’ 등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에 대해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 △집, 일터, 단골 가게가 모두 20분 거리에 있어 동네에서 먹고, 자고, 놀고, 일하는 사람 △로컬에서 경제ㆍ사회적 선순환 모델을 만들고 싶은 사람 등에게 권한다.
사람이 공간을 만들고
공간이 로컬을 만든다
책은 총 여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골목상권’, ‘로컬숍’, ‘코워킹’, ‘코리빙’, ‘살롱’, ‘로컬 미디어’ 순으로 수록되어 있다. 각 파트는 인터뷰와 Insight 글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뷰는 각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각 현장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사람들을 엄선하여 진행했고 파트 별로 2~4꼭지를 수록했다. Insight 글은 인터뷰를 개관하거나 보충할 수 있는 주제를 파트에 맞게 엄선하여, 해당 분야 트렌드를 거시적, 미시적으로 꼼꼼히 파악하고, 선도하고 있는 필자에게 청탁하여 실었다.
먼저 골목상권 파트에서는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교수와 ‘이태원 대표 외식 사업가’ 홍석천 씨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모종린 교수는 골목상권을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대와 이태원이 그 대표적인 예다. 삼청동처럼 동네가 개성을 잃는 것을 방지하려면 주민, 상인, 건물주, 관공서 모두가 힘을 합쳐 골목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홍석천 씨의 이야기도 모종린 교수와 결이 비슷하다. 그를 어엿한 외식 사업가로 성장하게 한, 고향 같은 이태원 경리단길의 흥망성쇠를 보며 생각한 것이다. 건물주는 좋은 콘텐츠를 가진 세입자가 들어왔다고 무조건 월세를 올리지 말고 이들과 상생해야 하며, 이러한 생각을 가진 건물주가 많아지고 좋은 콘텐츠를 가진 세입자가 늘면 골목상권이 살아난다고 그는 강조한다. 모종린 교수와 홍석천 씨 모두 ‘혼자만 잘해서는 성공하기 힘든 요즘 골목 장사’를 강조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공간 컨설턴트’ 정창윤 씨는 Insight 글을 통해 앞으로 공간 비즈니스 사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나아가야 할지 국내외 사례를 들며 짚어준다. 카페, 식당 등 대부분의 상점이 인테리어 등 시각적 요소에만 무게를 두는 요즘, 어떻게 해야 소비자를 한 발 앞서 사로잡을 수 있을지, 더 좋은 콘텐츠를 가진 사업자가 될 수 있을지 조언한다. 파트 전체적으로 골목상권과 골목을 구성하는 여러 주체의 역할이 어때야 하는지 파악하기 좋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데 뼈대 역할을 할 것이다.
골목상권 다음으로 ‘로컬숍’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대전 대표 빵집 성심당, 속초 동아서점, 광주 무등산 브루어리 등 지역에서 성장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곳들이다.
‘성심당’ 김미진 이사는 창업기와 성장기를 통해 성심당이 어떻게 대전 대표 빵집으로 자리매김했는지 이야기한다. 그 핵심은 바로 전국으로 점포를 확장하지 않았던 데 있다. 대전을 기반으로 성장한 성심당의 빵에는 이미 맛 외에도 지역의 이야기 등 무형적 가치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성심당 빵을 먹는다고 하면, 단순히 빵을 사 먹는 것 외에 대전 본점까지 일부러 찾아와 동네와 가게를 둘러보는 등 경험까지 함께 구매하는 것에 그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동아서점’을 3대째 운영하는 김영건 매니저는 왜 속초에 있는 서점까지 관광객이 찾아와 책을 사는지 그간 쌓아온 생각을 이야기한다. 그는 별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서점업의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예전과 달리 요즘 서점은 큐레이션, 서점 주인의 주관과 제안이 녹아 있는 서가 구성을 지향하고 이용객도 그런 서점을 더 찾는다는 것이다. 속초에서 동아서점에 오는 이유는 그만큼 즐길 만한 로컬 콘텐츠가 적기 때문이며, 동아서점을 리뉴얼한 이후 속초에 개성 있는 창작자가 많이 들어서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한다.
‘무등산 브루어리’ 윤현석 대표는 광주를 기반으로 로컬 비즈니스 사업을 운영하는 것, 나아가 이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광주에서 나고 자라고 공부했다. 이러한 삶은 광주에서 창업을 하는 것으로 이어졌는데, 지역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면 항상 무형적인 콘텐츠만 선보일 수밖에 없었고, 이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지 않아 수제 맥주 브루어리를 창업하기에 이르렀다고 그는 말한다. 무등산 브루어리의 맥주는 맛은 물론 로컬리티를 꼼꼼히 기획해 반영하여 완성도가 높다. 이를 통해 윤 대표는 질 좋은 로컬 콘텐츠를 통해 지역에서 사회적, 경제적 선순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더 많은 로컬 크리에이터와 함께 커뮤니티를 구축하기를 꿈꾼다고 말한다.
Insight 글은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가 담당했다. 홍 대표는 로컬숍이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국의 콘텐츠가 풍부한 골목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으며, 이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좋은 주춧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동네 가게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문화 콘텐츠를 판매하는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 사람과 지역의 연결을 통해 구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홍 대표는 강조한다.
동네에서 일하고, 놀고, 먹고, 생활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로컬입니다.
가장 트렌디한 로컬 비즈니스 이야기는 세 번째에서 다섯 번째 파트에 있다. 코워킹, 코리빙, 살롱이 그것이다.
코워킹 파트에서는 여덟 개 코워킹 스페이스를 인터뷰했다. ‘위워크’, ‘패스트파이브’처럼 대규모 업체가 아니라 서울, 춘천, 부산 등지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소규모로 운영하는 곳들이다. 로컬 중심, 아지트형, 창작자 중심형, 리모트 워크형 등 각자 지향하는 바가 다르며, 이러한 분류에 맞추어 여덟 업체를 총 네 꼭지로 나누어 소개한다. 지역의 개성과 이용객의 특성이 어떻게 시너지를 내는지, 지역에서 어떻게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기 좋은 파트이다.
일례로, 춘천의 ‘제일약방’은 춘천의 가능성을 다시 보게 하는 곳이다. 서울과 달리 다양한 사람이 모일 기회가 적어 커뮤니티 형성이 어려운 면이 있는데, 공간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여 지역을 기반으로 한 활동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앞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단체를 연결하는 일을 늘여갈 계획이라고 한다.
‘리모트 워커’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살롱 드 노마드’의 경우도 독특하다. 살롱 드 노마드의 모기업 알플레이는 현재 강원도 춘천, 태국 치앙라이, 인도네시아 세 곳에서 코워킹 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과 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다. 낯선 이들이 자유롭게 모였다 흩어지며 교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Insight 글은 SLA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이용원 소장이 담당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등 국내외 100여 개 코워킹 스페이스를 직접 발로 뛰어 탐방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코워킹 스페이스 트렌드’를 정리했다. 급부상하는 코워킹 업계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하기 좋고, 직접 방문하여 작성한 것이라 신뢰도 또한 높다.
사무실을 공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것도 최근 급부상한 로컬 트렌드 중 하나이다. 하숙, 셰어하우스 등으로 존재하던 것들이 어떻게 ‘코리빙’이란 형태로 주목받게 되었는지 네 번째 파트에서 소개한다.
지역성을 기반으로 각 코리빙 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서울소셜스탠다드’의 김하나 대표는 코리빙 스페이스의 등장은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도시에 사람이 점점 몰리는데 집값은 떨어지지 않아 함께 모여 사는 식의 대안을 모색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든다. ‘나만의 공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건 어떻게 감수할까?’ 김하나 대표는 이들이 프라이버시를 어느 정도 포기하는 대신 ‘관계 맺기’를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이때 관계 맺기는 집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연결되는 것을 넘어, 동네에 애정을 갖고 동네와 관계 맺는 것까지를 말한다. 코리빙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곳에서의 삶을 통해 일상의 경험이 바뀌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미스터홈즈’는 독립성과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코리빙 서비스다. 이재우 이사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밀레니얼의 특성상 너무 많은 것을 공유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그러한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말한다. 개인 생활과 공동 생활의 범위를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고, 이는 코리빙 서비스의 끈끈한 관계나 엄격한 규정이 껄끄러운 이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항상 대기 인원이 있을 정도이며 여러 지점을 늘릴 수 있을 정도로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거주 공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관계 맺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성수동에 위치한 ‘디웰하우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체인지메이커’만 입주할 수 있도록 조건을 내걸고 있다. 허지용 운영 총괄은, 같이 사는 것 자체를 일종의 네트워킹으로 바라보는 밀레니얼의 주거 성향과 욕구와 맞아떨어져 이러한 운영 방식이 더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곳의 입주 경쟁률은 지난 4년간 평균 7.2 대 1이었고 최근에는 10 대 1까지 뛰었다고 한다. 입주자 절반이 성수동에서 일하며, 공간 내부에서 업무 협력이나 인적 자원을 교류하는 등의 네트워킹이 활발히 일어나 지역에서 청년이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고 허 총괄은 강조한다.
Insight 글에서는 음성원 도시건축 전문작가가 왜 코리빙에 주목해야 하는지 분석한다. 그는 도시 인구가 나날이 늘어나고 밀레니얼이 더욱더 도시 생활을 선호하는 상황이 ‘코리빙이 뜨게 된 주요 이유’라고 설명한다. 세계 최대 공유 숙박 업체 에어비앤비 미디어 총괄로 일하며 쌓은 현장 이야기와, 한겨레에서 도시건축 전문 기자로 일하며 쌓아온 지식에 기반해 쓴 것이라 더욱 전문성이 느껴진다.
꼭 한 공간에서 같이 일하거나 같이 살아야만 다른 이들과 교류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살롱 문화’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가 등장하고 있으며, 독서 기반 커뮤니티 ‘트레바리’나 우리 시대의 살롱 문화를 제안하는 ‘취향관’, 장르 문학 창작자들의 아지트 ‘안전가옥’, 남의 집 거실에서 작고 세밀한 취향을 공유하는 ‘남의 집 프로젝트’ 등이 이러한 경향을 대표한다.
‘트레바리’ 정영훈 운영 총괄은 트레바리를 오프라인에서 독서 모임에 구심점을 두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서비스라고 말한다. 이러한 서비스가 주목받은 이유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평소에 ‘지금의 나’를 공유할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가족이나 친구 외에도 내가 지금 관심 있는 분야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취향관’ 고지현 대표도 비슷한 니즈에서 취향관을 시작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항상 목적을 갖고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러한 일이 반복될수록 자유롭고 주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절실했다며, 이러한 니즈를 살롱 비즈니스로 연결시켰다고 인터뷰에서 밝힌다. 그래서 취향관은 이용객에게 이용 방향을 제안하지 않는다. 커리어나 사회적인 역할, 나이와 학연, 지연에 상관없이 취향을 통해 연결되는 공간인 것이다. 고 대표는 각 도시에 취향관이 하나씩 들어서는 모습을 꿈꾸며 이곳에서 사람들이 각자 자기 자신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안전가옥’은 창작자들에게 작업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일종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자임한다. 또한 창작자들에게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구 제공받기를 바란다. 김홍익 대표는 이러한 운영 방향을 통해 안전가옥이 친목을 위한 커뮤니티가 아니라, 함께 일하기 위한 커뮤니티로 발전해나가기를 희망한다. 개인의 취향이 점점 미세하게 쪼개지고, IT 기술의 발달로 타인과 손쉽게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안전가옥은 모든 이의 취향이 존중받는 문학 창작자의 아지트를 꿈꾼다.
Insight 글은 ‘남의 집 프로젝트’ 문지기 김성용 씨가 담당했다. 그는 ‘취향’이야말로 낯선 이들을 잇는 매개체이자 살롱 문화의 정수라고 말한다. 아침, 동화책, 고수, 마그넷 등 ‘이런 것까지 다루나’ 싶은 것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취향이 ‘오롯이 현재의 나를 말해줄 수 있는 무언가’라고 정의한다. 또한 취향을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가족, 친구, 연인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도 완벽히 해소되지 않기에, 취향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가 각광받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내외 남의 집 거실에서 수차례 취향을 외쳐온 그의 이야기에서 공유와 ‘살롱 문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득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각 지역에 기반을 두고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로컬 미디어’를 소개한다. 리얼제주 매거진 iiin, 스트리트H, 다시부산을 인터뷰했다.
‘리얼제주 매거진 iiin’은 제주를 대표하는 매거진이다. 모두가 제주도의 ‘맛집’, ‘게스트하우스’, ‘관광’에만 주목하던 때, 고선영 대표가 제주 지역 고유의 문화와 이야기를 모아서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에 창간했다. 잡지는 순식간에 입소문을 탔다. 제주에서 잠깐 머물다 갈 사람이 아니라 오랫동안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제주의 색깔을 담은 공간, 굿즈 등의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하기에 이르렀다. 고 대표는 지역의 정체성을 발굴하고 아카이빙하여 로컬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이, 이를 만드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 지역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트리트H’는 10년 동안 홍대앞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아온 ‘홍대앞 동네 잡지’이다. 정지연 편집장은 현재 급격히 변화하는 홍대앞에서 지역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는 사람과 공간을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이런 방향이 기획 부동산업자와 대중 매체에게 단순히 소비하기 좋은 쪽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상황에도 로컬 미디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로컬이 추구하는 가치를 좀 더 분명하게 큐레이션해 소개함으로써 해당 지역에 대해 유사한 취향과 생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다시부산’은 이름 그대로 부산을 이야기하는 잡지이다. 2016년에 창간했으며 매호 ‘부산’을 주제로 재능기부 방식을 통해 잡지를 꾸려나간다. 박나리 에디터는 다시부산을 ‘애향심을 구심점으로 하는 플랫폼이자 네트워크’라고 말한다. 애향심이 유독 강한 부산 사람들의 정체성이 글을 통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각 필진이 글을 통해 연결되어 협업으로 이어지기도 해서 어느 방향으로든 지역과 상생하는 효과가 생겨 긍정적이라고 평한다.
Insight 글은 ‘브로드컬리’의 소혜정 에디터가 담당했다. 소혜정 에디터는 브로드컬리가 로컬 미디어라기보다는 ‘로컬숍 미디어’라고 소개한다. 지역을 개성 있게 만드는 매력적인 공간을 조명하되, 상업 공간이자 삶의 터전인 가게의 솔직한 민낯을 보여주고자 하기에 ‘로컬숍 미디어’라고 하는 것이다. 단단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로드컬리가 말하는 ‘로컬숍의 명암’과 그 취재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Special Interview에서는 일본 건축 사무소 ‘Urban Design System’(UDS)의 나카가와 케이분 대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UDS는 MUJI호텔 베이징점과 도쿄 긴자점을 기획, 설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공간을 재생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그 과정을 통해 해당 공간이 ‘명소’로서 기능하게 한다. 또한 공간을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기획해 궁극적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 만들기를 지향한다. 공간과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실질적으로 구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아는도시: 로컬 전성 시대』를 구성하는 여섯 가지 키워드를 UDS 한 곳이 종합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셈이며, 로컬 비즈니스 사업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선도하고 있는 곳이다. 나카가와 케이분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는도시: 로컬 전성 시대』에서 목소리를 들려준 이들이 그려나갈 한국 로컬 비즈니스의 미래를 점쳐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