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편 참조
http://m.cafe.daum.net/FoReVerDB/RD49/1
• 비교
드래곤볼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퀄리티에 심한 편차가 있다는 것은 만연에 잘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드래곤볼 팬들의 가장 큰 불만 두 가지가 나메크성에서 손오공과 프리저의 전투씬이 너무 짧다는 것과 작화의 기복에 대한 것이었을 정도이니까요. 결국 이러한 퀄리티의 편차는 인조인간편 시점에서 정점을 찍게 됩니다. 이어질 내용에는 이런 애니메이션 퀄리티의 편차를 몇 가지 모아봤습니다.
애니메이션 퀄리티의 편차 비교를 위해 -원리-편에서 언급된 ‘우치야마 마사유키’가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우치야마가 작업한 작화는 드래곤볼 Z에서도 퀄리티가 좋지 않기로 특히 유명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퀄리티의 편차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여담으로 우치야마가 작업한 회차의 전편이나 후속편에는 항상 압도적으로 우수한 퀄리티의 에피소드들이 방송되었습니다.
- 비교 #1 – 품질 or 양?
첫번째 비교는 ‘마에다 미노루’와 우치야마 마사유키의 감독 하에 그려진 손오공의 생김새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머리 크기일 텐데요. 구체적으로 우치야마로 인해 그려진 손오공의 머리가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는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이 당시 우치야마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전적으로 자신의 애니메이션 팀인 라스트 하우스 스튜디오에게 맡기고 본인은 단순히 관리자의 역할만 했습니다. 우치야마 스스로가 원화가로서 작품에 직접 손을 대기 시작한 건 그 이후로 애니메이션의 퀄리티에 극심한 타격을 입은 시기였죠. 하지만 디테일의 부족함 외에도 우치야마에겐 또 다른 문제점이 보였는데 그건 바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우치야마의 팀이 시리즈마다 3~4개의 에피소드를 제작했던 작업량을 생각하면 애니메이션이 작화붕괴 수준으로 만들어진 것이 사실 놀랍지도 않습니다.
마에다 미노루의 그림(왼쪽)과 우치야마 마사유키의 그림(오른쪽)
여담으로 드래곤볼 Z 95화의 작화 감독은 마에다 미노루였지만 초사이언 손오공 장면의 원화는 ‘사토 마사키’가 그린 것입니다. 이 장면을 마에다가 다시 손을 봤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토가 이후에 마에다의 빈자리를 대신 할 만큼 숙련되고 신임받는 애니메이터였다는 것만큼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 비교 #2 – 세모 인간?
드래곤볼 Z의 역사를 통틀어 작화 붕괴의 판도에서 악명 높았던 우치야마 마사유키의 가장 큰 라이벌을 꼽으라면 단연 ‘에비사와 유키오’일 것입니다. 이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에비사와의 캐릭터들이 좀 더 각진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그 정도가 심해 해외 팬들은 에비사와에게 세모 인간라는 칭호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모 얼굴의 예시로 사용된 에피소드 중에는 알고 보니 우치야마가 작화 감독이었던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 비운의 칭호가 한 명의 애니메이터에게 씌워지기 보다는 하나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사람의 에피소드들은 부족한 디테일에 더불어 명암구분이 거의 없어서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매력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에비사와는 작화 감독임과 동시에 스스로도 원화가 역할을 맡아 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Z 퀄리티의 몰락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치야마와 비슷하게 에비사와의 애니메이션 팀, ‘Studio Live’ 역시 시리즈마다 6개 정도의 에피소드를 담당하여 좋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 다른 스튜디오들에 비해 훨씬 많은 에피소드를 작업했습니다.
에비사와의 Z 작업물들을 보면 가끔씩 그림체가 때에 따라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에는 같이 작업을 한 특정 원화가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데요. 실제로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동안 작풍의 스타일이 바뀌는 것을 종종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셀전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노우에 히데키’와 ‘이노우에 유코’가 에비사와의 스태프로 합류하면서 그 이후 애니메이션 퀄리티가 상당히 향상되기도 했습니다.
- 비교 #3 - 토리야마풍
우치야마 마사유키가 담당한 드래곤볼 Z 161화는 시리즈 중 최악의 퀄리티 회차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전 에피소드인 160화는 ‘시마누키 마사히로’가 작화 감독을 맡아 우치먀아와는 상당히 비교될 정도로 엄청난 디테일과 깊이 있는 퀄리티를 팬들에게 선사했습니다. 시마누키의 스타일은 토리야마의 화풍과 아주 비슷하며 ‘타다요시 야마무로,’ ‘카츠요시 나카츠루,’ ‘마사키 사토,’ ‘타케오 이데’ 등의 다른 실력 있는 애니메이터들과도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은 실력만큼이나 고용비가 비쌌기 때문에 이들 대신 라스트 하우스나 스튜디오 라이브 같은 저렴한 스튜디오에서 시리즈의 대부분을 담당했습니다.
시마누키 마사히로의 그림(왼쪽)과 우치야마 마사유키의 그림(오른쪽)
- 비교 #4 - 유니크함
위에서 언급된 시마누키와는 반대로 ‘마스나가 케이스케’는 토리야마의 예술적 기법에서 꽤나 벗어난 애니메이터입니다. 시리즈 전체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스타일은 아니지만 다른 이들의 스타일과는 크게 대조되는 예리하고 세부적인 묘사가 아주 잘 실행되었습니다. 마스나가의 애니메이션 팀, ‘Studio Cockpit’은 셀 게임이 끝날 무렵에 처음으로 등장해 Z가 끝날 때까지 참여하였으며 액션 위주의 많은 회차 작업이 여기서 진행되었습니다. 이 스튜디오는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스타일은 다른 스튜디오와는 차별화된 무언가를 시리즈에 주입하여 작품을 빛내기 충분했습니다.
다른 만화를 보는 듯한 마스나가 케이스케의 그림(오른쪽)
- 비교 #5 - 시니컬함
‘고이즈미 노보루’와 그의 애니메이션 팀, ‘Doga Kobo’는 드래곤볼 GT 스탭진에 합류하여 여러가지 의미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고이즈미의 작화에는 세세한 부분이 잘 녹아들어 있었으나 종종 캐릭터들의 얼굴이 너무 지나치게 날카롭고 뾰족하게 묘사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참고로 우치야마와 마찬가지로 고이즈미가 담당한 회차의 전후로는 여러 실력 있는 애니메이터들이 작업을 했습니다.
고이즈미 노보루의 그림(오른쪽)
- 비교 #6 - 재활용
애니 산업은 가끔 가다가 한 회차 작업 중간에 종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클로징씬이 다음 에피소드의 첫번째 장면으로 재사용되기도 하는데요. 이 재사용 장면은 일반적으로 해당 에피소드의 애니메이션 감독자가 복제하여 특정 장면을 직접 찍습니다만 불행히도 때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에비사와 유키오와 우치야마 마사유키를 희생하여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에비사와 유키오의 그림(우,상)과 우치야마 마사유키의 그림(우,하)
• 정리
- 예산 제한
애니메이션 한 에피소드 제작은 결코 저렴하지 않았으며 종종 주요 비즈니스들과의 광고 파트너십을 필요로 했습니다.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예산을 초과하지 않기 위해 저렴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고용하기도 합니다. 이 저렴한 스튜디오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에피소드를 내보낼 수 있으며 때때로는 6개의 에피소드 중 무려 4개의 회차를 담당하기도 해 경제적인 실리를 챙겼습니다.
- 수많은 애니메이터
각각의 에피소드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생기가 넘치게 되었고 모두가 그들만의 독특한 예술적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을 매끄럽게 융합시키는 것이 작화 감독의 임무입니다. 그러나 작화 감독이 얼마나 능력이 있더라도 항상 완벽하게 동일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역으로 자신 본연의 스타일을 제거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은 작화 감독들도 있었고 핵심 애니메이터의 우수한 그림을 자신의 것과 일치하도록 변경하기까지 했습니다.
- 서열
물론 실제 능력이 좋다면 더 빨리 올라가겠지만 일본에서는 애니메이터가 대부분 연공 서열에 기반하여 더 중요한 역할로 승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드래곤볼의 몇몇 작화 감독들은 실력이 아닌 순전히 짬이 쌓여 그 자리까지 간 경우들도 가끔 있었습니다. 그 일부는 원화가들한테 심하게 의존하며 작업을 했기 때문에 재능있는 핵심 애니메이터가 팀을 떠날 때 애니메이션 품질이 떨어지고 재능있는 애니메이터가 투입되면 품질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첫댓글 확실히 볼땐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다르네요
많이 배워갑니다
초사변신 오공은 95화가 갑이군요!!!
어린 나이에 드래곤볼Z를 봤을 때
작화가 좋다가도 다음화에서 급 안좋아진거 보고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었는데ㅋ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