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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놀이 교육 | 영역 | 내용 교과통합(책, 글쓰기, 그림, 인지교과, 표현교과) |
밥살림 | 생활 | 청소, 빨래, 설거지, 이불개기, 짐싸기, 자기앞가림, 함께 살기, 자연 속 기숙학교 |
논농사 (300평) | 벼의 한 살이와 기후변화, 역사, 지리, 사회 볍씨 소독하기, 모판 내기, 모내기-못줄 만들기, 모심기, 피 뽑기, 대야논, 벼베기, 벼타작-게상질, 홀태, 탈곡기, 벼 말리기, 풍구 돌리기, 메통으로 벼 찧기, 정미소 가기, 농사달력, 허수아비 | |
밭농사 (500평) | 봄-밭두렁 불 놓기, 밭 만들기, 토종 씨앗 모종내기와 씨앗 뿌리기(고추, 아욱, 상추, 당근, 옥수수, 오이, 호박, 땅콩, 가지, 참외, 수박, 수수, 토란, 결명자, 들깨, 참외...), 고구마와 감자 심기, 토마토 순치기와 묶기, 풀뽑기, 자루텃밭 여름-밀 베기와 밀 털기, 보리와 밀 구워먹기, 마늘쫑 따기, 마늘 캐기, 감자 캐기, 조 심기, 팥과 콩 심기, 토마토 오이 가지 참외 따기, 풀 뽑기, 지지대 세우기, 가을-배추 묶기, 고구마 캐기, 박 따기, 호박 따기, 김장농사 채비, 배추, 무, 갓, 쪽파 심기, 김장하기, 보리와 밀 심기, 조, 수수 베기와 털기, 콩 타작, 돼지감자 캐기 겨울-마늘, 양파, 밀, 보리 심기 -토종씨앗농사 -잡곡 농사 -거름 넣고 밭 만들기, 풀 뽑기 -거름 만들기 - 농사도구-삽, 낫, 쇠스랑 -음식수업 | |
음식 | 봄-냉이, 꽃지짐, 쑥튀김, 쑥설기, 쑥인절미, 쑥지짐, 아카시아꽃튀김, 콩나물 기르기, 아욱국, 호박잎찜, 쌈장, 죽순으로 죽피차, 당근잎차, 호떡, 꽃차, 고추장, 여름-마늘쫑, 감자지짐, 감자튀김, 감자샐러드, 찐감자, 토마토퓨레, 토마토케챱, 가을-솔떡, 고구마순, 식혜, 보리단술, 수정과, 고구마튀김, 고구마샐러드, 고구마 맛탕, 찐고구마. 양갱(고구마, 밤, 팥), 말린 고구마, 감 튀김, 사과잼, 가지탕수육, 곶감 겨울-김장김치, 도토리묵, 호박양갱, 밤양갱, 팥죽, 호박죽, 호박범벅, 두부, 청국장, 무초절임, 짠무, 무말랭이무침, 배추지짐, 귤차, 귤잼, 호박잼, 보쌈, 돼지감자지짐, 군고구마, 쥐이빨 옥수수팝콘, 은행 굽기, 팥죽, 콩 볶기, 수정과, 아몬드우유, 호박씨, 토란국, 된장, 간장 김치지짐, 떡볶이, 피자, 닭튀김, 샌드위치, 스파게티, 빙수, 또띠아, 떡, 쌀과자 제철과일-앵두, 자두, 살구, 산딸기, 보리수, 감, 밤 | |
발효 | 누룩, 발효빵-누룩빵, 술빵, 찐빵, 보리단술, 식혜, 액종 키우기, 막걸리, 매실(오매, 백매), 흑마늘 청과 효소(아카시아, 매실, 오이, 산딸기, 감, 레몬, 돼지감자, 청귤, 유자, 보리수, 쑥, 울금 장아찌-취나물, 머위, 고추, 양파, 마늘, 죽순, 깻잎, 시금치, 콩잎, 고추장, 된장, 간장, 곶감, 김치(물김치, 배추김치, 갓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동치미), 메주 | |
흙빚기 | 그릇, 잔, 동물과 식물, 접시, 촛대, | |
동물기르기 | 닭, 개 기르기, 곤충 관찰 | |
옷살림 | 바느질 | 홈질과 박음질, 시침질, 감침질, 꿰매기(양말, 옷), 수놓기, 코바늘 뜨기 만들기-콩주머니, 천필통, 인형, 방석, 깃발, 펼침막, 생리대, 피리주머니, 숟가락주머니, 카드지갑, 양파그물주머니 헤엄가방, 생일 편지가방, 앞치마, 수저집, 손수건, 햇빛가리개, 옷짓기 |
뜨개질 | 뜨기-목도리, 장갑, 모자 | |
직조 (편물, 직물) | 양말목, 장명루, 사진틀, 실, 원형직조, 장식, 목도리, 직조틀, 베틀, 러그레그... | |
물들이기(염색) | 자연 재료-봄, 여름, 가을, 겨울 철마다 자연재료, 양파, 쑥, 쪽, 밤잎, 대나무잎, 포도껍질, 매염제(삭산동, 명반, 황산철, 탄산칼륨) | |
집살림 | 목공 | 평상, 도마, 나무 목걸이, 책꽃이. 나무연필, 시계, 대나무자, 게시판, 나무상자, 축구골대, 포장마차, 떡메 놀잇감-자치기, 나무망치와 나무못, 조각 나무, 10의 보수놀이, 나무와 못, 놀이감(나무, 대나무, 철사, 실, 줄...),나무곤충, 직조틀, 외나무다리, 시소, 놀이터, 이름판, 보물상자, 마을공원 의자, 전각도장, 분리수거함, 찻잔받침대, 숟가락, 젓가락, 밥그릇, 나무의자, 나무연필, 나무목걸이, 사물함, 책상, 수납함, 책장 |
집짓기 | 움집, 닭장, 나무위 작은집, 나무집(숲속작은집), 장작패기, 모닥불 피우기, 이엉얹기, 새끼줄꼬기 로켓화덕, | |
상호지지구조 | 삼각형, 스타돔, 다빈치다리, 그물침대, 밧줄놀이와 그물, 지오다노 | |
손끝활동 | -빗자루(수수대, 볏짚, 달뿌리풀, 호밀대, 대나무, 싸리나무), -바구니(지끈, 자연물-칡넝쿨...) -대나무(자, 젓가락, 숟가락, 울림통, 과일꼬지, 물총...) -볏짚 공예(복조리개, 인형, 이엉 얹기, 새끼줄, 메주달기...) -한지 공예(한지조각보...) -궁채와 열채, 종이접기, 드림캐쳐, 종이 만들기, 공책 만들기, 천연비누, 천연염색, 압화, 북아트, 그림책 만들기, 나무곤충, 타일공예, 종이자, 도감, 입체규브, 부채, 탈, 소이캔들, 판화, 가방 글씨 써넣기, 빨래비누 -활동수학(시에르핀스키 사각형, 프랙탈, 칠교, 마술상자, 하노이탑, 쪽매맞춤, 기하학(꼴, 모양, 도형), 카프라, 고누, 선그리기, 만다라 그리기, 시계 만들기, 전개도, 소포상자만들기... | |
도구 | 망치, 낫, 도끼, 대패, 톱, 직소, 원형톱, 전동드릴, 절삭기 | |
숲 속 | 밧줄놀이 | 매듭짓기, 그물침대, 햇님밧줄놀이, 버마다리, 도르레 줄타기, 그네달기, 꼬리잡기, 줄잡고팽팽... |
자연(생태)놀이 | 놀이 활동, 과제 활동, 해설 활동, 토론 활동, 탐구 활동, 역할놀이 활동, 예시 활동 관찰, 기록, 실험, 그리기, 글쓰기, 종이접기, 만들기 봄-봄나물,들나물-들나무 이름 맞히기, 봄나물 음식, 들꽃 꽃밭 만들기/꽃놀이-개나리 헬리콥터, 민들레꽃 놀이, 개나리꽃 목걸이, 진달ㅐ 화채, 진달레 /꽃술 놀이, 버들피리, 조릿대 잎 피리, 보리 피리, 풀 피리, 식물 표본/봄의 곤충-돌맹이로 벌레 만들기, 나무곤충, 곤충지도, 튀는 벌레 만들기 여름-나무의 여름살이-광합성 놀이, 잎 찾기 놀이, 나뭇잎 물감 찍기, 나뭇잎 탁본 뜨기, 나뭇잎 무늬 종이 만들기, 나뭇잎 도감 만들기, 나뭇잎 가면 만들기/냇물에 사는 벌레-돌맹이, 돌탑, 잎사귀, 조릿대 잎 배, 밤나무 잎 배, 나뭇잎 배, 나무판자 배, 종이배/머위줄기 물레방아 만들기, 갈대잎 물레방아/민물고기- 가을-가을 곤충/흙속에 사는 벌레-두꺼비집,흙그림,숨은글자 맞히기,흙 덜어내기 놀이/열매야 놀자(가을열매) 겨울-산새 들새 겨울나기/나무의 겨울나기-나무껍질 무늬 탁본 뜨기, 나무껍질 수집함 만들기, 자치기, 활 만들기, 불 피우기, 솔잎놀이, 나무친구기록장 만들기/겨울 철새 보내기-솟대 만들기, 오리만들기 | |
과학 | 과학실험 | 고무동력기, 열기구, 에어로켓, 모래자석놀이, 식초달걀실험-삼투압(식초, 소금물, 콜라), 군고구마통과 가마솥-연소, 나뭇잎 탁본, 철마다 별자리와 신화, 돋보기로 불피우기, 측우기 설계, 김장, 실을 이은 종이잔 전화기 만들어 놀며 소리와 파동 이야기, 보리수 효소 담그며 액체 기체 고체 섞기, 콩나물 기르기와 습기· 햇빛, 전자현미경 관찰, 태양광발전기 발전량 기록과 그래프 변화, 항아리기체실험, 에너지-햇볕건조기, 로켓화덕. 빗물저금통, 퇴적암 만들기(지층과 암석), 천연비누, 천연염색과 화학, 발효-효소, 막걸리와 액체 기체 고체, 두부와 단백질응고. 빛의 굴절, 무지개와 빛의 성질 이야기, 날씨와 구름 이야기, 대나무자 사포질과 마찰 이야기, 식물 잎 관찰하기(어긋나기, 마주나기, 돌려나기, 무리지어나기), 풀과 나무 도감, 식물 그림, 조개도감, 달걀껍질과 쌀 뜬 물, 떡살 무늬 만다라, 지도그리기와 축척, 배(뗏목)와 부력, 요구르트 병의 변화, 공기의 힘에서 바람개비와 풍선 만들어보기... |
과학관, 박물관 | 기후학교(기후변화, 음식물 쓰레기, 물, 일회용품, 하수처리장, 양재천, 과천의 식물, 과천의 새, 재활용하기, 녹색실천...) 과천과학관, 지리산생태과학관, 섬진강어류생태관 국립중앙박물관, 강릉참소리박물관 대관령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부안시민발전소, 부안신재생에너지관 | |
에너지 | 교사 연수 | 에너지 자립 학교를 위한 실천 -2009년 녹색연합 지원 태양, 바람, 자전거 발전기 설치 -삶을 위한 교사대학 생활기술연수 1회부터 줄곧 교사 파견(철든사람들, 흙미장, 직조, 바구니와 빗자루, 티피와 스타돔, 발효-누룩, 빵, 태양광, 자전거) |
고물상 | -쓰레기 분류 -고물상 가기 -우유곽 모으기, 병 모으기 | |
자연속학교 | 에너지 자립 교육을 위한 자연속학교(자연 속 여행기숙학교: 5일-9일) | |
기관 방문 | - 2009-2013 대관령 신재생에너지 전시관 - 2012.2013 지리산초록배움터 (태양, 바람) - 2013, 2014 에너지 자립섬 연대도/부안시민발전소(신재생에너지) | |
신재생에너지 | -2012년부터 후쿠시마 핵사고 뒤 에너지 자립교육 강화 - 태양열 조리기, 로켓화덕 만들기, 가마솥 설치 - 2015년 고물상 가기로 태양광발전기 설치 - 2017년 고물상 가기로 빗물통 설치 - 2017년 마을포장마차게시판 독립형 태양광발전기 설치 | |
마을 | 마을 청소, 마을 신문, 마을 아나바다 벼룩장터, 마을방범대, 마을 공동 냉장고, 때마다 열리는 마을 잔치, 마을 기타교실, 마을 책 동아리, 마을 축구단, 마을 김장, 마을 놀이터 조성, 마을 교육 프로그램, 마을 숲 속 놀이터, 마을여행계, 마을영화제, 마을 숲속 작은음악회, 마을카페와 사랑방, 마을 자치회, 시골공동체와 도시공동체 넘나들기, 마을생활기술학교, 마을경로당 노인복지관, 소방서, 장애인복지관 교류 |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식의주와 주인으로 함께 살기는 일하기 교육의 정신이자 갈래이다. 그래서 선생들이 일하는 과정을 잘 알 수 있는 배움이 많아야 한다. 일머리를 기르려고 애를 써야 한다. 텃밭농사도 그렇고,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일하기가 아이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주어 선생을 따라 배우기에 그렇다. 목공, 음식, 농사, 많은 손끝활동을 배우고 나누는데 정성을 들여 할 까닭이 여기에 있고, 교사 연수의 핵심으로 잡아야 하고 거기에 필요한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
일찍이 이오덕 선생도 말씀하셨지만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하고 일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또한 지금 일과 놀이, 학습이 나뉘어 있는 게 큰 문제다. 동양과 서양 모두 일하기 교육은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머리와 가슴과 손의 조화로운 발달을 말한 페스탈로치, ‘노작’ ‘일’ ‘노동’ ‘아르바이트’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손으로 하는 일이 인간 형성과 교육 전반에 바탕이 되어야 함을 말한 케르쉔슈타이너, 일하는 학교를 말하며 아이들에게서 놀이 욕구보다 작업요구가 더 크다고 본 20세기초 프랑의 개혁교육자 셀레스탱 프레네, 노작교육의 개념을 종교와 결합시킨 오토 에버하르트, 헤겔의 ‘노동이 자유롭게 한다’는 생각에 주목하면서도 다른 한편 이것을 노동에 대한 마르크스 생각과 대비시키며 근대 산업 노동에서 자본주의적 강요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소외 문제를 지적한 에드아르드 슈프랑어, 노동과 지식을 구별하여 지식교육에 치중하는 현대 교육을 비판하며 ‘일하면서 하는 공부의 원리’로 노작교육론을 강조한 비노바바베도 있다.(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이매진출판사)> 마지막으로 이오덕 선생님이 말한 일하기 교육 정신을 함께 읽어보자.
<일하기를 가르치는 것보다 더 소중한 인간교육이 없다.
<사람이 살려면 일을 해야 되고, 산다는 것은 일한다는 것이다. 일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일을 통해 우리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고, 삶의 수단을 몸으로 익히고, 자연과 사회의 참모습· 참이치를 깨닫고, 살아가는 지혜를 얻는다.(중략) 사람이 일을 해야 하는(일하기를 가르쳐야 하는) 두 번째 까닭은 사람다운 느낌과 생각을 가지기 위함이다. 일에서 떠나 있는 사람, 일하지 않는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일하는 사람에 의지하는 것뿐이다. 남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의 느낌이나 생각이 어떻게 바른 것일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그런 사람들의 느낌이나 생각이 여러 가지 형태의 말과 글로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면 그 해독이 매우 크다. 거듭 말하지만 사람은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해야 하며, 또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도 일해야 한다.>
일은 언제부터 가르쳐야 하나
일은 아주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어린 아이가 무슨 일을 하겠는가? 나이가 좀 들어야, 적어도 여남은 살은 되어야 일을 할 수 있지―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런 생각은 일과 아이들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항상 움직이고 활동하고 싶어한다. 아이들이 움직이는 것, 활동하는 것, 그것이 일이다. 일이 되게 하는 것이다. 즉, 놀이와 일이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이 아이들의 활동의 특징인데, 그런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본디 인간의 일은 즐거운 놀이와 같은 것이었다고 본다. (일이 고통스러운 것이 되었다면 그런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린애들이 부모가 하는 일을 따라 하고 싶어하는 것을 보면 곧 알 수 있다. 엄마가 빨래를 하는 것을 본 아기는 저도 손수건을 물에 담가 빨고 싶어하고, 아버지가 짐을 져 나르는 것을 보면 저도 지게를 지고 싶어한다. 그것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본디부터의 마음이다. 만약 아이들이 부모의 일을 따라서 하고 싶지 않아 한다면 그것은 가정 밖에서 받은 잘못된 사회적 영향 때문이다. 일을 할 수 없는 아주 어린 아이들은 하다 못해 소꿉놀이라도 해서 부모들의 삶을 흉내내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보면 사실은 아이들에게 일하기를 가르친다는 것이 맞지 않는 말이다. 아이들이 저절로 일을 하도록 도와준다고 하는 것이 옳겠다. 그러니까 마땅히 어릴 때부터 일을 하게 해야 하고, 어릴 때부터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손발을 적당히 움직여 일을 함으로써 몸이 자라나게 하고, 지혜가 늘도록 하고, 세상을 알게 해야 한다. 이것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고, 참교육이다.
일하기의 목표
일을 할 때는 어떤 일이든지 우선 그 일의 결과로 얻게 되는 눈에 보이는 것―물질의 획득이라든가, 작업 대상물의 형태의 변화 같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사실상 그것을 무시할 수는 결코 없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어떤 결과가 있기에 그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학교에서 교육으로 일을 하게 할 때는 일의 결과만을 기대하게 해서는 안 된다. 결과보다는 오히려 일하는 과정을 중히 여겨야 한다. 일을 하기 위해서 한다고 말하면 좀 이상한 말 같지만, 일을 놀이나 운동과 크게 구별하지 않는 상태로 할 수 있게 한다면, 결과야 어떻게 되든지 일하는 자체가 재미있고 즐겁고, 그 일하는 과정에서 온갖 유익한 지식과 기능과 지혜와 건강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또 한 가지는, 미리 어떤 뚜렷한 학습의 목표를 세워두고 하는 일이다. 목표는 어떤 발견, 지식의 획득인데, 손발을 움직여 일하고 고심해서 그것을 발견하고 깨닫게 하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귀로 듣거나 눈으로 보기만 해서 알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곳에 찾아가 보고, 애써 조사해 살피고, 실험해 보고, 땀 흘려 일해서 비로소 얻는 것이 더욱 확실한 지식이 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이 이른바 노작교육이다. 노작―일하기는 아주 옛날부터 우리 인간교육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졌던 것이다.
일하기 교육의 두 옆면
학교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의 하나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 일하기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교육의 과정은 될 수 있는 대로 일을 하게 함으로써 그 학습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함이 바람직하다. 일하기는 교육의 목표요 수단이요, 교육과정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일하기를 가르침에는 앎과 행함의 두 옆면이 있다.
첫째, 앎의 옆면에서는 역사라든가, 사회라든가, 과학이라든가, 철학이라든가, 그 밖의 모든 교과, 모든 분야에서 사람이 흘리는 땀이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위대하였는가를 깨닫게 한다. 한편 사람의 한 일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반대로 사람을 끔찍한 불행으로 몰아가게도 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사람이 하는 일이 평화를 가져오게 하고,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는, 우리들 각자가 나날이 하고 있는 일이 비록 보잘것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국토의 통일을 가져오는 일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할 수 있는가, 그렇지 못한가를 기회 있을 때마다 생각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주어야 하겠다.
다음은 행함, 곧 실제로 일하는 것이다. 아무리 머리로, 일함이 귀하고 일하는 사람이 훌륭하다고 알고 있어도 스스로 일하지 않으면 그러한 앎은 소용이 없고, 쉽게 버려질 수 있는 거짓된 앎이 된다. 몸으로 행해야만 그 앎은 살아 있는 제 것으로 되고, 창조적인 앎으로 되는 것이다.
앎이 없이 행함만이 있어도 유익할 수 있지만, 행함이 없는 앎은 해롭기만 하니, 인간교육에서 앎보다 더 기본되는 것이 행함이요, 앎은 행하기 위한 것으로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일하기 교육의 원칙
첫째, 모든 사람이 다 해야 한다. 한 사람도 빠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한 학급을 단위로 하는 교육이라면 그 학급 어린이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둘째, 학습하는 사람의 힘에 맞게 해야 한다. 나이(학년)에 따라, 때로는 남녀와 개인별 신체 조건까지도 생각해서 일의 양이나 내용이나 정도를 달리 할 수 있어야 한다. 결코 힘에 넘치는 일을 하도록 할 것이 아니다.
셋째, 앞에서도 말한 바이지만, 결과보다 과정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결코 어떤 결과를 얻기에 바빠서는 안 된다.
넷째,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는 안 된다. 예상한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이 일에 지쳐 있거나 일하기가 지겨운 상태에 되었으면 곧 그만두는 것이 좋다.
다섯째, 보람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자면 학습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일을 한 다음에는 그 과정과 결과를 살펴서 서로 의논하고 반성하고 평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참교육으로 가는 길』이오덕 / 한길사>
둘, 어린이 삶을 가꾸는 시 쓰기 교육
1. 아이들의 삶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사회와 삶을 들여다보자. 왜냐하면 시는 삶을 쓰는 것이기에 우리 아이들이 마주한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가장 행복할 때, 좋은 때가 언제인지. 예상대로 많은 대답이 놀 때, 먹을 때이다. 요즘 놀이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닌텐도 놀이 말고 특별한 게 없다. 먹는 것은 패스트푸드와 외식 할 때를 말한다. 이번에는 놀 때와 먹을 때 빼고 언제가 가장 좋으냐 물으니 뭔가를 살 때, 부모와 놀러 갈 때다. 물론 높은 학년이 될수록 부모를 찾는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가장 속상할 때가 원하는 걸 사주지 않을 때, 마음을 몰라 줄 때이고, 가장 좋을 때가 함께 있을 때라고 한다. 아이들의 대답 속에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온 부끄러운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돈이 최고의 가치로, 소비가 칭찬받는 사회, 경쟁과 성적이 최고인 교육 현실, 학벌과 욕망의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도시 속 자본과 소비 사회, 경쟁과 학벌 사회에서 억눌려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삶을 깊이 보듬어 주는 것이 먼저다. 공부보다 먼저 아이들 몸과 마음이 튼튼하도록 살피는 것이 선생 노릇이다 여긴다. 또한 할 수 있는 한 아이들에게 마음껏 놀 수 자유를 주는 것과 오늘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도록, 감성과 추억을 쌓도록 도와주는 것은 정말 귀한 일이다. 물론 뒤쳐진 공부를 잡아주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신 있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은 당연히 몫이다. 그래도 틈날 때마다 만들고 생산하는 기쁨을 찾는 놀이로, 협동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놀이로 아이들 삶을 가꾸고, 자연 교육, 일과 놀이 교육, 글쓰기 교육으로 어린이 삶을 가꾸면 좋겠다.
2.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
이오덕 선생님은 어린이들은 모두 시인이라고 말씀하셨다. 시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 가운데 나올 수 있기에 ‘시’를 쓴다는 건 ‘삶’을 쓰는 것이다. 거짓으로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살아있는 입말로 삶을 쓰면 어린이는 저절로 시인이 된다. 이오덕 선생님 말씀처럼 시를 쓰는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에 삶을 가꾸는 시 쓰기는 아주 중요한 교육 활동이자 어린이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다. 아이들 시 몇 편을 보자.
달팽이는 빠르다
줄곧 보고 있으면
느리지만
봤다 안 봤다 하면
여기에서
저 끝에 가있다.
-강유하(맑은샘학교 4학년, 2013)
“달팽이는 빠르다”를 아이들과 읽고 혼자서 자꾸 되뇌었다. 읽을수록 참 좋다. 세상 이치가 이런 거 아닌가? 느림과 빠름, 속도와 관점, 생각의 차이, 본질과 현상, 시간과 공간, 사랑. 여러 처지와 눈길로 생각을 잡아볼 수 있는 시이다.
파도
파도가 나에게 온다.
같이 오지 않고 하나하나 온다.
왠지 지금 6학년의 모습 같다.
먼저 달려오는 파도는
나를 닮았다.
- 전우진(맑은샘학교 6학년, 2013)
바닷가에서 파도를 바라보며 쓴 시다. 같이 오지 않고 하나하나 온다는 것부터 자신과 동물들을 연결시켜내는 것까지 자연이 주는 감성과 깨달음으로 훌쩍 자라는 아이를 볼 수 있어 좋다.
벼
벼는 길쭉하고 쌀알이 많이 붙어있다.
벼가 노랗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나는 기분이 안 좋을 때
고개를 숙이는데...
- 정지은(맑은샘학교 2학년, 2013)
벼가 고개를 숙이는 것과 자신이 기분 안 좋을 때 고개를 숙이는 까닭과 뜻은 다르겠다. 그러나 벼와 내가 고개를 숙이는 행동은 같다는 걸 가르쳐준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 본다. 우리는 언제 고개를 숙이는지 말이다.
바람
누워 있는데
바람이 머리 위를 휙 지나가고
누워있는데
바람이 풀을 기울였다 다시 쭉 펴고
누워있는데
바람이 나무에 있던 나뭇잎을
하나 떨어뜨렸다.
-김지안(맑은샘학교 1학년, 2012)
바위에 누워 떨어지는 가랑잎을 보고 그대로 쓴 시다. 누워있는데 휙 지나가고 누워있는데 풀을 쭉 펴고 누워있는데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바람이 느껴지는가? 일부러 한 게 아닌데 운율이 살아있는 시가 나오는 걸 보면 사실을 생생하게 잡아내어 그대로 쓰면 된다는 걸 보여준다.
풀 매기
호미를
옆으로 눕혀
도록도록 긁으면
풀이
그 가느다란 뿌리 한 가닥으로 버틴다.
-김진서(맑은샘학교 3학년, 2011)
윗글을 처음 읽은 순간 어떤 느낌이 드는가? 저는 흙에 붙어 가느다란 뿌리 한 가닥으로 버티는 풀과 호미를 잡고 풀을 매는 어린이가 보인다. 풀을 매본 어린이만이 쓸 수 있는 글이요 시라서 참 좋습다. 시란 깨달음, 발견, 감동, 어떤 순간이다. 그래서 다시 읽어보고 싶게 하는 힘이 있다. 읽는 사람 처지에서 쓴 사람이 주는 기운과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거나, 그대로 혼자서 뜻을 불어넣기도 하고, 내 처지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어 좋다.
송진
제 손에 송진 묻었어요.
소나무가 아픈가 봐요.
보세요.
이렇게 송진 흘리면서 울어요.
저 나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이 녀석만 울어요.
내가 어제 발로 차고
막 괴롭혔더니 그런가 봐요.
-주호연(맑은샘학교 1학년, 2010)
송진을 소나무 눈물로 보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되돌아보는 어린이 마음이 참 고맙다. 그냥 말하듯이 그대로 쓴 것, 그래서 시를 쓰는 것은 삶을 쓰는 것임을 깨닫는다.
먹기 싫은 것
먹기 싫은데 꼭 먹으라니
보기도 싫은 걸 꼭 먹으라니
억지로 먹게 해서 고문 같다.
어쩔 수 없이 꼭꼭 씹는데
토하고 싶은 내 마음
꼭 먹어야 되는 것도 아닌데
안 먹으면 죽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먹이니 울고 싶다.
먹기 싫은데.
-박영진(맑은샘학교 6학년, 2010)
골고루 반찬을 먹어야 하는 규칙이 있고 몸에 좋은 줄도 알지만 얼마나 먹기 싫었으면 시로 썼을까 공감이 가는 글이다. 어떤 것이든 하고 싶은 말, 가슴에 품은 말을 토하듯이 꺼내면 시가 된다.
오늘 벼 타작을 했어요
손으로 뜯었어요.
홀테로도 했어요.
탈곡기로도 했어요.
탈곡기를 발로 밟으니까
통이 뱅글뱅글 돌았어요.
발로 밟을 때 제일 재밌어요.
-김연재(맑은샘학교 3학년, 2011)
나락을 손으로 뜯고 홀테로 타작하는 아이, 탈곡기를 써서 벼 타작을 할 때 윙윙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보인다. 발로 밟아 탈곡기 통이 돌아갈 때가 정말 재미있는 줄 아는 시다.
불깡통
깡통을 구해서 팔자로 돌리면 날개
구멍을 뚫고 원으로 돌리면 방패
철사를 단 다음에 위로 돌리면 나는 천사
숯을 넣고 빙빙 돌린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불 깡통 놀이 또 하고 싶다.
바람이 불어 불어나면
돌아가는 깡통이
도깨비불 같다.
도깨비불이 춤을 추며
내 주위를 돈다.
깡통을 놓치면 어쩔까
불이 나지는 않을까?
땅에 엎어지면 어쩔까
이런저런 걱정이
깡통과 함께 내 주위를 돈다.
-손금서(맑은샘학교 5학년, 2007)
깡통을 놓쳐 불이 날까 땅에 엎어질까 걱정하는 마음이 함께 돌지만 또 하고 싶은 쥐불놀이다.
도롱뇽
도롱뇽을 잡은 정수 형, 준영이가
내 도롱뇽 내 도롱뇽 한다.
우리가 그럴 자격이 있는 것일까?
생명을 내 것이라 할 권리가 있는 것일까?
-심준범(맑은샘학교 4학년, 2008)
돌 돌
돌이
추울 것 같다.
내가 추운데
돌은
얼마나 추울까?
-김결(맑은샘학교 2학년, 2011)
도롱뇽, 돌 모두 아이들에게는 귀한 생명이며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지구이며 자연이다. 인류 생존을 걱정하는 시대에 도롱뇽과 심지어 돌에도 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어린이 마음을 믿어주고 오롯이 지켜주고 싶다. 이처럼 어린이들이 쓴 시는 오염된 우리 마음을 맑게 해주는 힘이 있고 참다운 인간으로 키워가는 시 쓰기 교육이 꼭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유치한 어린이 수준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마음과 자세를 말하는 것임을 반성하며 우리네 삶의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보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혜란 작은 것에서 전체를 끌어내는 감수성이다.
세월호 뱃지
이거 세월호야?
근데 이걸 왜 달아?
그걸 단다고 가슴이 기억할까?
-심오제(맑은샘학교 1학년 마주이야기, 2015)
순간 정신이 번쩍나게 하는 아이들 말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어린이 말은 그대로 시가 되어 울림을 주고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시누대
시누대 가는 줄기
축 늘어졌다.
다른 대나무들은 꼿꼿이 서 있는데
시누대 혼자 축 늘어졌다.
자기가 왕따 당한 것처럼.
내가 일으켜 주고 싶다.
-전호진(맑은샘학교 4학년, 2008)
쑥덕쑥덕
쑥 뜯으러 간다.
사람들은 쑥덕쑥덕 말하며 간다.
쑥 뜯을 때
쑥 뜯다 말고
또 쑥덕쑥덕
말하면서 뜯는다.
-손정원(맑은샘학교 2학년, 2008)
시를 글월과 책으로 익혀서는 나올 수 없는 시들이다. 어린이들은 머리로 관념으로 글을 쓰고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쓰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어린이 삶을 북돋고 소중한 어린이 마음을 키워가도록 선생들과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자꾸 생각해야겠다. 가까운 산과 강, 자연에서 많이 놀고, 날마다 재미있는 일이 쏟아지고 모험과 즐거운 놀이가 가득한 하루가 된다면 어린이들은 모두 시인이 될 수 있다. 놀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는 아이들에게 충분히 놀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관찰을 잘 해서 시를 쓰라고 가르치는 것보다 놀이와 대상이 좋아서 저절로 관심과 애정을 쏟아 관찰하고 글로 시로 표현하도록 돕는 것이 시 쓰기 교육의 전부이다. 겪은 일, 들은 일, 생각한 일로 나누어 모두 여러 갈래 시로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삶을 쓰게 하는 것이다.
3. 시 교육의 목표와 시 쓰기 지도
이오덕 선생님과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선생님들 말씀을 다시 새겨본다. 글을 보는 눈과 교육의 목표를 살피는 것이 선생들이 시 공부를 준비하는 시작이기에 그렇다. 이오덕 선생님은 시 교육의 목표는 참다운 인간을 키워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시는 [일상의 삶에서 비뚫어지고 오염된 마음을 순화시킨다, 혹은 사람의 정신을 더 높은 경지로 고양시킨다, 시적인 직감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붙잡는다, 참된 삶을 인식하고, 인간스런 삶의 태도를 갖는다, 진정이 들어 있는 말, 진실이 꽉 찬 말, 정직한 말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그런 말을 쓴다. 자기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고 하셨다. 참된 시는 삶에서 그때그때 부딪치는 온갖 일들에 대해서 느끼고 생각한 것(감동)을 될 수 있는 대로 짧은 꼭 써야 할 자기 말로 토해 내듯이 쓴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좋지 않은 시는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시. 교과서에 나온 동시 형식을 닮은 것, 너무 매끈한 시, 어른스럽거나 어려운 시, 읽어봐도 별 맛이 없는 시, 아기 같은 소리를 쓴 시, 너무 아름다운 시, 줄글을 시처럼 끊어놓은 것 같은 시]를 들었다.
그러면 좋은 시는 어떤 것인가? 무엇보다 감동을 주는 시, 쉽게 읽히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시, 자기만의 느낌이 나타난 시, 자기의 말로 쓴 시, 조금이라도 형식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시라고 하셨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시 쓰기 지도 첫째는 글감 고르기이다. 무엇을 쓰게 할 것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야말로 시작이다. 되도록 어린이들이 자연 속에서 놀고 일하는 가운데 보고, 듣고, 하고, 느낀 것, 늘 생각한 것들을 쓰도록 해야 한다. 대안학교 아이들은 늘 자연 속에서 일하고 노는 일이 많으니 자연과 놀이를 담은 시가 아주 자연스러울 것이고, 아이들이 늘 살아가며 겪는 일 모두가 글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글감을 잘 못 찾는 어린이가 있을 때는 선생이 아주 구체로 글감을 잡아줘야 한다. 막연하게 가을, 봄, 자연과 같은 글감 말고 아이들이 날마다 겪은 일 가운데 되도록 아이들이 토해내듯이 쓰고 싶은 것을 마음껏 쓰게 해야 한다.
둘째는 본보기 시를 많이 들려주고 맛보게 하는 것이다. 시와 가까워지는 활동으로 좋은 시를 많이 들려주고 자주 암송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좋은 동시도 있지만 되도록 또래 아이들이 쓴 쉬우면서도 진실한 삶과 마음이 담긴 어린이시를 골라야 한다. 이오덕 선생님과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선생님들이 엮은 어린이시집들을 늘 곁에 두고 많이 들려주어 어린이들이 자주 좋은 시를 만나도록 하면 좋겠다.
셋째, 온 몸과 마음으로 다시 살려보고 겪어보기를 하는 것이다. 되도록 바로 겪은 일을 바로 그 자리에서 쓰는 것이 좋을 때가 많지만, 조금이나 한참 지난 뒤에 써야 한다면 꼭 온 몸으로 그 때 했던 놀이나 일, 상황을 하나하나 떠올려 몸짓과 마음으로 다시 겪어보는 것이다.
넷째, 한 번에 토하듯이 쓰는 것이다. 그때 감동을 되살려 뭐든지 다 털어놓는 마음으로 아주 집중해서 쓰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고치고 다듬어 마무리하고 쓴 시를 함께 나누는 것이다. 다듬고 고칠 때는 꼭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해야지 선생이 마음대로 고쳐서는 안 된다. 글 고치는 기준은 내용과 형식 모두를 봐야겠지만 되도록 내용이 다치지 않도록 하면 좋겠다. 자기 말로 썼는지, 살아있는 입말로 썼는지, 틀린 글자는 없는지, 솔직하고 꾸밈없는지, 더 넣거나 뺄 말은 없는지 따위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함께 시를 감상하는 시간을 정해 발표하고 서로 도움말을 주고 칭찬을 한다면 시를 쓰고 싶은 마음, 뿌듯함으로 삶을 살찌울 수 있다.
4.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
사방치기
사방치기를 했다.
유현이가
“죽어라×4” 할 때
안 죽고
“살아라×4” 할 때
죽어서
어이가 없었다.
난 금을 안 밟으려고
까치발을 서고
금을 밟고 넘어질까 봐
마음이 급해서
벼룩처럼 통통 튀었다.
윤주희(열음학교 5학년, 2007)
시 쓰기는 마음을 여는 것이고, 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나와야 되는 것이다. 뒷산 가서 나무집을 만들고, 철마다 꽃을 따고 잎을 찾아 음식을 하고 놀이를 하는 아이들, 굴러다니는 돌 하나 나뭇가지 하나도 소중한 비석치기와 자치기 놀이감인 아이들, 도시에서 살지만 텃밭 농사를 짓고 논을 빌려 논농사를 지으며 일을 하는 아이들, 제철 음식을 먹고 철마다 나라 곳곳에 있는 산과 강, 바다에서 감성을 기르고 자연에게 생명과 조화를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쓰고 그릴 것이 가득하다. 우리 아이들이 이러한 삶을 살고 있는 건가?
그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 단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아름답고 눈부신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국영수가 아닌 아름다운 추억과 감성으로 채우며 살아가고 있다. 실컷 놀고 마음껏 놀고 함께 논다. 시험과 성적, 폭력과 왕따는 딴 세상 이야기이다. 물론 동무들과 놀고 일하면서 말싸움도 몸싸움도 할 때도 있고 속상할 때도 있다. 고민과 불안도 있다.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고 아이들 삶일 뿐이다. 그럴 때도 모두 모여 이야기하고 함께 규칙을 만들고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행복한 아이들과 사는 선생들도 참 행복하다. 이 나라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서 그렇게 살아가면 참 좋겠다. 놀고 일하고 배우는 것이 하나인 삶을 살고 행복하기를 대안교육 작은 학교 사람들은 정말 바라고 바란다.
아이들이 쓰는 시 속에서 어른들이 지켜야 할 어린이 마음을 찾는다. 정직함, 동정심, 사심없는 어린이 마음을 가꾸는 시 쓰기는 삶을 가꿀 때 저절로 된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내가 쓴 글이, 내가 쓴 시가 얼마나 소중하고 자랑스러운지 아는 것이 시작이다. 그러려면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오늘을 즐길 때 좋은 시가 나오고 행복한 삶을 가꿀 수 있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선생에게는 날마다 배움이 가득하다. 모두 미안하고 고마운 일투성이기에 반성하고 성찰해도 죄스러움은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선생이 살아야 할 삶이자 아이들을 만나는 자세와 태도이기에 그렇다. 아이들이 스승이요 삶이 교육임을 다시 되뇐다.
셋,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청소년기 학생들과 초등학생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발달단계가 다른 것이니 당연한 거지만 옛날에는 열여덟 스무살까지를 모두 아동이라 불렀다. 그래서 어린이문화운동사에서는 4.19혁명을 아동혁명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은 어린이, 청소년을 분리하는데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거다. 어찌됐든 우리말 글 교과는 초중등 가릴 것 없이 아이들 세상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모든 교과의 바탕이다.
1. 이오덕 교육 사상
이오덕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말과 글을 바로 쓰고 살려 쓰는 데 온힘을 다하셨다. 어느 새인가 다른 나라 말을 쓰면 더 있어 보이고 세계 시민으로 당연한 게 아니냐 하는데 과연 그런지 이야기 나눌 필요도 있겠다. 말 나온 김에 컵은 우리말로 뭔가? 우리말은 많다. 물잔, 술잔, 찻잔... 어떤가? 훨씬 더 낫지 않은가? 간식은 새참, 서클은 동아리, 신입생은 새내기, 파티는 잔치, 뭐 정말 많은 보기들이 있다. 하나 더, 한자말로 채취한다는 말은 ‘(고사리를) 꺾는다’ ‘(고구마를) 캔다’ ‘(상추를) 뜯는다’ ‘(부추를) 자른다’ ‘(배추를) 뽑는다’ ‘(오이를) 딴다’ 따위로 말할 수 있다. 이오덕 선생님이 쓰신 [우리말 바로 쓰기], [우리말 살려 쓰기]에 많은 보기들이 있다. (이주영 선생은 1989년 이오덕 <우리말 바로 쓰기> 발간을 1446년 훈민정음 반포, 대한제국 주시경 한글 운동과 더불어 제 3기 문체 혁명 시작으로 말한다.)
귀화어로 정착된 말이 아닌 많은 영어, 일본말, 중국말과 같은 다른 나라 말이 우리말을 헤치고 있는 현실이 있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이미 쓰지 않는 말을 만들거나 많은 이들이 모르는 순우리말만을 쓰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말이 외국말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하고 상황에 맞게 우리말을 써야 현실의 삶을 제대로 표현하고 말 속에서 일과 삶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오덕 선생은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와 교감, 교장을 지내면서 동화와 동시를 쓰고, 글짓기를 글쓰기로 바꾼 분, 우리말 지킴이로 우리말 글 바로 쓰고 살려 쓰는 운동을 벌이신 분, 참교육을 하려면 아이들이 즐겁게 일(놀이)을 하도록 해야 하고, 그것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같이 일을 해야 하니 교사는 기본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하신 분이다. 어린이시집을 엮어 펴내기도 하고 시인, 수필가, 문학비평가, 교육비평가, 교육운동가로 5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크게는 교육, 어린이 문학, 우리말 운동에 힘써 오신 분이다.
이오덕 교육 사상, 이오덕 정신을 학교 교육 현장에서 실천하시며 이오덕 교육 사상을 줄곧 책으로 펴내고 계신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와 어린이문화연대에서 일하시는 이주영 선생이 이오덕 선생님 참교육 사상, 5가지 이오덕 교육 사상(민주교육, 민족교육, 인간교육, 일과 놀이 교육, 생명교육)을 [이오덕,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이주영)]에서 잘 정리해 놓았다.
또 다른 책인 [이오덕, 교사와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에 있는 “사람교육, 어떻게 할까”글에서 이오덕 선생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키워 가는 일"이 교육이라고 아주 쉽게 말씀하셨다. 첫째는 몸에 병이 없는 사람, 둘째는 사람을 슬기롭게 하는 지식을 가진 사람, 셋째는 사람다운 넉넉한 감정을 가진 사람, 넷째는 도덕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을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하셨다. 그러면서 물으셨다. [그런데 우리 교육 실상은 어떠합니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로 키우고 있습니까? 세상의 참 이치를 깨닫게 하는 지식을 올바른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습니까? 사람다운 넉넉한 감정을 가꾸고 있습니까? 도덕스런 품성을 키워 가고 있습니까? 이런 물음에 대해 아마 어떤 교육자도 (그가 양심 있게 정직하게 대답한다면) 그렇다고 말할 사람이 없겠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 교육은 점수 따기를 가장 큰 목표로 하는 입신출세주의 교육으로 되어 있습니다.-이오덕]
이오덕 선생님이 생전에 하신 말씀인데 한참이 지난 지금 우리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다시 묻는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사실 이오덕 교육 사상의 실천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선생님들과 제도권교육과 학교 밖에서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어린이도서연구회, 우리말을살리는겨레모임,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마주이야기교육연구소, 민족작가회의들이 먼저 떠오른다. 제도권 교육에서 치열하게 오랫동안 이오덕 교육 사상을 실천하며 아이들을 살리는 선생님들이다. 더욱이 살아있는 교실, 학대받는 아이들, 살아있는 그림 그리기들을 펴내신 이호철 선생님, 마주이야기 박문희 선생님, 옛이야기 서정오 선생님, 이오덕 연구가 이주영 선생님, 정말 많은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선생님들에게 우리는 배워야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교육의 위대한 성과인 이오덕 교육 사상은 수많은 분들에 의해 다시 해석되고 실천되고 있는 교육 운동이고 아이들을 살리자는 절절한 외침이다.
아시다시피 이오덕 선생은 예순이 넘어서 우리말과 글을 바로 쓰고 살려 쓰는 일에 정성을 다하셨다. 시골 할머니도 잘 알 수 있는 말, 어린 아이들도 누구나 알아듣는 말을 지키고 살리고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말씀하셨다. 그래서 교사와 부모가 어린이들한테 쉽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들려주어야 하고, 어린이들이 우리말과 글을 소중하게 여기며,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지켜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가정교육의 기본은 아이들이 먹고 쓰고 놀고 한 결과가 자연을 해치거나 더럽히지 않도록 하는 삶을 몸에 배게 하는 일이고 무엇보다 먼저 학부모님들이 앞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올바른 자녀교육의 길은 아이들에게 ‘조기교육’이니 ‘지능학습’이니 해서 너무 일찍이 무엇을 가르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가정교육에서 첫 번째 할 일은 온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 배달말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이다. 부모들이 한자말, 일본말, 영어말 찌꺼기에 물들지 말고 우리의 살아 숨 쉬는 일하는 사람들의 깨끗한 생활 말을 가르쳐야 한다.-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글(이오덕)]
2. 우리 말 바로 쓰고 살려 쓰기
말과 글은 사상이요 얼이요 문화이자 시대와 권력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누구나 말한다. 의사소통을 위해 누구나 알기 쉬운 입말과 쉬운 말, 거친말과 줄임말 애기말 겹말 외국말법보다는 우리말을 바로 쓰고 살려 쓰는 것은 정말 많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교육에서는 더 중요하다. 말과 글이 주는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요즘은 텔레비젼과 언론, 거리와 우리 생활 곳곳이 다 영어이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말 세상이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한글의 우수성을 말하면서도 사실은 생활에서 우리가 얼마나 지켜가고 있는지 생각해볼 주제다.
우리는 영어와 한자를 섞어 쓰면 더 유식해 보이고 권위를 세우거나 뭔가 잘난 체를 더 할 수 있다는 생각, 서로 말만 통하면 됐지 뭐 시시콜콜 그러느냐 같은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른다. 물론 보통은 잘난 체 하려고 일부러 영어나 한자말을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많이 듣고 써와서 그렇게 쓰는 게 익숙한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말과 글을 바로 쓰고 살려 쓰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말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얼마전 방송 광고에서 거친말과 욕을 빼고는 말을 하지 못하는 보기들을 보여주던데, 우리도 영어 빼고 말해 보면 어떨까.
그런데 우리는 이오덕 선생님 말씀을 새기고 아이들과 살아가면서 말과 글의 힘이 우리 정신과 자세에, 아이들 삶과 교육에서 큰 영향을 준다는 걸 날마다 확인한다. 그래서 바꾸려고 애쓰고 있지만 오랫동안 잘못 들인 버릇 때문에 쉽지 않아 늘 고생이다.
우리 말 바로 쓰고 살려 쓰기는 한자말, 일본말, 영어를 쓰지 말자는 게 아니다. 누구나 알기 쉬운 말을 쓰자는 것이다. 외래말이 우리말을 잡아먹고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 없는 말을 쓰지 말자는 뜻인데,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어느 말과 글이면 어떠냐 하는 말씀을 들으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인터넷과 똑똑손전화(국립국어원에서 정한 스마트폰 순화말)에서 쏟아내는 수많은 글쓰기를 관계를 넓히는 소통과 자기표현의 관점에서 좋게 보는데, 줄임말과 외국말 쓰는 것까지 뭐라고 말하는 건 지나치다. 우리말과 글을 바로 쓰고 살려 쓰는 것이 오히려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소통하려는 마음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는 말이 그것이다.
그래서 거꾸로 우리는 자기표현과 소통을 위해서라도 더 필요한 것이 이오덕 선생이 말한 우리말 운동이고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란 걸 강조하고 싶다. 물론 당장 쓰던 말을 갑자기 바꿔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누구나 쉬운 말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글쓰기는 아주 귀한 삶을 가꾸는 글쓰기 목표이다.
이오덕 선생도 오랫동안 써 온 한자말과 많은 사람들이 쓰는 외래말을 아주 안 쓸 수는 없으나 조심해서 쓰고 쓰더라도 따져보고 쓰고 되도록 적게 쓰자고 말했다. 우리말과 글로 자기 생각을 쓸 수 있는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그냥 아는 만큼 쓰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러하기에 우리말 운동이 필요하다. 언론과 나라 정책으로 이끌고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애쓸 일이다. 프랑스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고 우리도 많은 노력 끝에 한글 신문이 나올 수 있었다. 써클이 동아리, 신입생이 새내기로, 엠티를 모꼬지라 보통으로 말하고 쓰게 된 보기도 그렇다. 늘 그렇지만 불편한 진실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는 사람부터 먼저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 운동이며 세상을 바꾸는 첫 걸음이다.
“중국글자말은 천 년 동안 우리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어, 이제는 그것을 모조리 없앨 수가 없고, 모조리 없앨 필요도 없다. 우리가 몰아내어야 할 중국글자말은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글자로 썼을 때나 입으로 말했을 때 그 뜻을 알 수 없거나, 이내 알아차릴 수 없는 말이다. 이런 말은 우리말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한다.”『우리 글 바로 쓰기』 1권, 18쪽, 한길사, 1992),“우리말을 너무 지나치게 고집하여 중국글자말이면 무엇이든지 배척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우리말 살리는 일을 도리어 더 꼬이고 뒤틀리게 한다.”
한자말에 붙여 쓰는 일본말 ‘-적(的)’(객관적, 추상적, 관념적, 환상적, 사회학적, 논리적, 생태적...)은 심각하게 우리말과 글을 어렵게 하고 헤치고 있다. 본디 ‘-와 같거나 비슷하다, -의 부분이다’ 뜻으로 붙이는 말로 많은 지식인들이 즐겨 쓰는데 이오덕 선생은 쓰지 말아야 할 까닭을 [우리 글 바로 쓰기]에서 열 가지로 들만큼 자세히 풀어서 우리말과 글을 병들게 하는 말이니 쓰지 않도록 애쓰자 하셨다. 처음에는 ‘-적(的)’이란 말을 쓰지 않으려고 일부로 생각해서인지 어렵지만 자꾸 말과 글에서 고치려 애쓰면 크게 불편하지 않게 된다. 구체적이란 말은 ‘구체로’ 또는 ‘하나하나 낱낱이’, 객관적이란 말은 ‘객관으로’나 ‘뚜렷하게’, 추상적이란 말은 ‘추상으로’란 말로 쓰더라도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어려움이 없고 상대 쪽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버릇 들이기가 쉽지 않으니 처음에는 섞어 쓰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말과 글을 살리는 말투와 글이 삶과 교육으로 살아나 아이들 삶을 가꿀 수 있음을 알고 애써야 하지 않을까.
말과 글은 사상이요, 얼이요, 문화요, 권력과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란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게 정체모를 말을 만들어 내고, 알맞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버젓이 일부러 서양말과 일본식 한자말을 즐겨 쓰는 언론과 사람들이 있다. 정말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을 권력으로 볼 때 지금 세상이 누가 지배하는 세상인지 알 수 있다. 외국말을 잘하는 사람, 다른 나라 말과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대접받고 잘나 보이는 세상의 정체가 무엇인지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기에, 좀 어둡게 말해서 우리의 얼이 다른 나라 말과 글 아래 지배되는 현실이 무섭기까지 하다. 이긴 사람이 모두 다 갖는 경쟁 사회, 학벌 사회, 돈이 최고라는 가치를 가르치는 자본 소비 사회에서 우리말을 바로 쓰고 살려 쓰자는 외침이 얼마나 다가갈까 싶기도 하지만, 이오덕 선생이 말씀하셨듯이 아이들을 죽이는 교육 현실과 사회에서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삶을 가꾸는 우리말과 글 교육이 절실하고 대안교육 정신을 실천하는 귀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말과 글에는 삶이 있다. 거짓말과 글, 마음을 헤치는 말과 글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는 없으며, 본보기를 보여야 사람들이 바로 어른들이기에 더 그렇다. 우리는 소중한 아이들과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을 노래하고 꿈을 꾼다.
3. 삶을 가꾸는 듣기, 말하기, 읽기
언어는 사상과 문화, 시대가 담겨 있고 소통의 도구이다. 아주 옛날 원시시대부터 몸짓과 상징 체계로, 말로 글로 발전해온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말과 글을 잘하면 때로는 그 시대의 권력으로 갈 수 있기도 했고 말과 글은 늘 그 시대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 말과 글은 어떤가? 어떤 이는 말이 말 같지 않고 글이 글 같지 않은 글이 넘치는 세상이라고 한다. 정말 우리는 말과 글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말과 글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 도시 속 자본 소비사회로 둘러 쌓인 우리 아이들 말과 글은 시대와 사회를 그대로 비추고 있다. 사람 마음을 헤치고 주인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막는 거친말(욕), 놀림말, 거짓말, 줄임말, 외국말들을 보통으로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말한 것을 그대로 쓰면 글이 되는 것이니 글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 번 듣거나 읽어서 알아볼 수 없는 말과 글이 넘치고,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고 그냥 들은 말을 잘못 쓴 때가 참 많다. 글은 그래도 다듬어 고칠 수도 있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더 문제가 된다. 학교에서 회의를 하는데 늘 나오는 큰이야기가 놀림말, 거친말(욕) 때문에 생겨나는 다툼이다. 자꾸 말해도 안 되니 학교 회의에 올리는 것이다. 글보다는 말이 아이들 삶에 더 가까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하기보다 듣기가 더 문제다.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남의 마음을 살피지 않고 흘려듣는 것이다. 그러니 자기중심으로 말하고, 부풀려 말하고, 때에 맞지 않은 말을 하게 되어 거친말까지 쓰게 되면 다툼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듣기와 말하기는 아이들 삶을 가꾸는 어렵지만 선생들이 정성들여 애쓰는 큰 공부이자 교육이 되어야 한다.
[말하는 사람 눈을 보고 귀 기울여 듣고 뚜렷하게 말하자]
" 듣기는 주로 교사의 말을 듣는 것인데, 그러니까 그것은 교사의 말하기요, 말하기의 본을 보여 주는 일이 된다. 교사는 평소 학습 시간이나 그밖의 기회에 아이들을 상대로 말을 할 때 될 수 있는 대로 알아듣기 쉬운 말을 정확한 발음으로 간명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이건은 글쓰기의 준비이자 국어 교육의 출발이요, 모든 교육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이오덕, 보리출판사. 97쪽)
☞ 귀 기울여 듣자[듣기는 배움의 바탕이다.]
아이들과 선생들에게 일 년 공부 으뜸으로 꼽아라 하면 [말하는 사람 눈을 보고 귀 기울여 듣고 뚜렷하게 말하자]다. 처음에는 [제대로 말하고 제대로 말하자] 그랬는데 '제대로'라는 말이 듣는 사람 처지에서 뭔가 잘못하고 있으니 고치자는 부정의 느낌을 준다 해서 '귀 기울여 듣고 뚜렷하게 말하자'로 바꿨다. 그런데 귀 기울여 들으려면 말하는 사람 눈을 봐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듣기는 말하는 사람 마음을 아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사람 눈을 보고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기에 여전히 중요한 공부다. '말하는 사람 얼굴 보자', '말하는 사람 눈을 보자'를 자꾸 이야기 하고 듣는 자세와 태도를 바로 하려고 모두 애써야 한다.
선생은 학생들 이야기를 들을 때는 더 자세히 살필 게 있다. 바탕은 학생들이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고민, 슬픔, 화, 궁금함들과 같은 모든 삶의 이야기들은 반드시 놓치지 않고 들어줘야겠다. 단 거짓이나 부풀리는 말은 바로 잡아 주며 들어야 한다. 공감하며 듣기, 자세히 듣기, 정직하게 듣기, 작은 것도 귀하게 듣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 뚜렷하게 말하자
귀 기울여 들을 때 자기 생각과 느낌, 하고 싶은 말을 뚜렷하게 할 수 있다.
-> 정직한 말하기는 아이들 삶을 가꾸는 일이다. 있는 그대로, 본대로, 느낀 대로, 부풀리지 않고, 거짓으로 말하지 않고 정직하게 말하는 것은 정직한 삶을 가꾸는 것이다.
-> 듣는 사람 마음을 살펴서 말하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때에 맞는 말을 건네는 것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고, 말로 그치고 실천하지 않는 생활 태도를 살피는 말하기 공부이다.
-> 누구나 알기 쉬운 말로 말하고, 우리말을 바로 쓰고 살려 쓸 때 깨우치며 줏대있는 삶을 가꿀 수 있고 소통을 잘할 수 있다.
-> 선생과 아이들이 나누는 말하기에서 맺힌 것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고, 믿고 말할 수 있을 때 삶을 가꿀 수 있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아침열기와 마침회 생활 이야기, 마주 이야기, 다툼이나 꾸중 뒤에 나누는 이야기 모두 그렇다.
☞학교에서 실천하는 말하기
- 거친말(욕), 놀림말 하지 않기
(욕, 사람을 놀리거나,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말들을 하지 않는다. 거친말과 놀림말은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자기 마음도 병들게 한다.)
- 줄임말 쓰지 않기
( 상대를 무시하고 놀리고 욕할 때 쓰거나 자기들끼리만 비밀스런 이야기를 할 때 쓰는 ‘짱나’ ‘열나’ ‘방가’ 따위, 줄임말이 꼭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나 풀어서 이야기할 때 상대에게 차분하게 설명하고 소통하는 마음이 생기는 법이니 본디 말뜻을 해치지 않고, 소통이 잘 되고, 상황과 처지에 맞게 쓰자는 것이다.)
- 외국말과 외국말법 쓰지 않기
('~에 있어서,'-의', ‘있었었다, 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 쓸데없는 겹말-역전앞, 냉수물/ 일본말투,서양말투의 입음꼴(피동사)-‘되다+지다’/ 되도록 쓰지 말자는 것이고 쓰더라도 그 뜻을 잘 알고 쓰자는 것이다. 중국말과 일본말이 우리말과 글을 잡아 먹더니 지금은 영어가 그렇다.)
- 애기말 쓰지 않기
(‘엄마’ ‘아빠’ ‘형아’ ‘똥꼬’ ‘고추’ ‘맘마’ ‘응가’ ‘쉬’ 따위)
- 우리말 바로 쓰고 살려 쓰기
( 이미 쓰지 않는 말을 만들거나 많은 이들이 모르는 순우리말만을 쓰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말이 외국말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하고 상황에 맞게 우리말을 써야 현실의 삶을 제대로 표현하고 말 속에서 일과 삶을 배울 수 있다 여긴다. 채취한다는 ‘(고사리를) 꺽는다’ ‘(고구마를) 캔다’ ‘(상추를) 뜯는다’ ‘(부추를) 자른다’ ‘(배추를) 뽑는다’ ‘(오이를) 딴다’ 따위)
☞ 책 읽기
책 읽기는 아이들이 생각을 키우고 세상을 배우며, 궁금한 것을 스스로 찾아 깨우쳐 가는 힘이다. 초등이나 청소년기나 성인기나 책은 늘 간접 경험으로 생각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다. 배움은 책에서만 일어나지는 게 아님을 모두 알고 있지만 책은 늘 우리 곁에서 많은 힘이 된다. 책 목록만으로 훌륭한 교육과정이 될 수 있다. 물론 놀이와 생활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청소년기 책을 대하는 태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아이들도 있지만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왕이면 인문학과 자연과학 서적들을 골고루 읽도록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삶을 가꾸는 좋은 책을 읽는 기쁨은 학생, 선생, 어른 모두가 누려야 한다. 무엇보다 책읽는 즐거움을 경험해 봐야 한다.
2009년 7월 30일 ☀ (6학년)
[책]
난 요즘 순전히 책을 내 유일한 낙으로 삼아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공부를 하다 머리가 아프고 힘들 땐 책을 통해서 나만의 세계로 간다. 읽다보면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악당과 싸우고, 주인공의 친구가 되어서 함께 모험도 떠나며 그 세계로 빠져든다. 판타지는 내 기쁨이고 낙이다. 나만의 세계에서 마음을 졸여가고 감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기쁜지 아무도 모를 거다.
*좋은 어린이 책이란?
*이오덕,<재미있는 동화 읽기 어떻게 지도할까>(어린이도서연구회 엮음,돌베개,73-74쪽)
1) 사람다운 마음을 가지게 하는 책 2) 사람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책 3)‘자기만 잘 살고 즐겁게 지내면 그만’이란 생각이 아주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하는 책 4) 일하는 사람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책 5) 민주적인 삶의 태도를 갖게 하는 책 6) 자연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심어 주는 책 7) 바르고 깨끗한 우리말로 써 보인 책
폴 아자르 “책 어린이 어른”59쪽-63쪽/시공주니어/햇살과 나무꾼 옮김
1) 나는 예술의 본질에 충실한 책을 사랑한다. 2) 나는 또 어린이들이 즐겨 머릿속에 그리는 것을 그대로 담은 책을 사랑한다. 3) 어린이들에게 감상이 아니라 감수성을 자각시켜 주는 책, 4) 놀이라는 것이 대단히 소중하고 중요한 일임을 인식하고 있는 책, 5) 나는 지식을 주는 책을 사랑한다. 즉 지식의 한계를 올바로 이해하고 있는 책을 사랑한다. 6) 내가 사랑하는 책은 모든 인식 가운데 가장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것으로, 곧 인간의 심성에 대한 인식을 어린이들에게 심어 주는 책이다. 7) 내가 사랑하는 책은 놓은 도덕성을 지닌 책이다.
4. 삶을 가꾸는 글쓰기
2008.9.21. 해날. 날씨 : 아침엔 조금 쌀쌀하고 점심나절엔 무지 덥다.
[일기]
오늘은 일기가 쓰기 싫다. 왜 나는 잘 쓰다가 갑자기 쓰기 *실어지는 걸까? 일기가 재미있어지면 좋겠다. 어쩔 때는 일기를 쓰면 속이 *쉬원할 때도 있다 나는 거의 일기를 있었던 일만 쓴다. 느낀 것도 가끔 쓰고 *십다.
글쓰기가 아이들 삶을 가꾸는 참 좋은 공부이지만 아이들은 글쓰는 것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글쓰는 힘이 커가는 만큼 아이들은 자라고, 자신이 겪은 일은 아주 쉽게 쓸 때도 많다. 정말 글쓰기 공부를 이끄는 선생의 준비가 중요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이오덕 선생이 말하는 글쓰기 교육의 뜻과 목표를 다시 새겨 본다.
☞ 글쓰기 교육의 뜻
글은 삶의 표현이며 창조다. 어린이의 글이든 어른의 글이든 다 그러하다. 글이 정직한 삶의 표현이 되고 삶의 창조가 되자면, 그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이 자유로워야 한다. 강요받아서 쓴 글은 거짓글이며, 남의 것을 흉내내어 쓴 글을 개성이 없는 죽은 글이다.
어린이들에게 글을 쓰게 하는 까닭은 그들의 삶을 풍부하게 해주기 위해서다. 삶을 가꾸는 일이 없이는 어떤 교육도 이뤄질 수 없다. 삶을 북돋우는 일, 그것은 글쓰기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도달점이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오덕, 보리출판사. 88-89쪽)
아이들에게 자기의 삶을 바로 보고 정직하게 쓰는 가운데서 사람다운 마음을 가지게 하고, 생각을 깊게 하고, 바르게 살아가도록 하는 교육을 우리는 '삶을 가꾸는 교육'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글을 쓰기 이전에 살아가는 길부터 찾게 한다. 그래서 쓸 거리를 정하고, 구상을 하고, 글을 고치고 다듬고, 감상 비평하는 가운데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남을 이해하고, 참과 거짓을 구별하고, 진실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무엇이 가치가 있는가를 알고, 살아 있는 말을 쓰는 태도를 익힌다. 아이들의 글은 이런 삶의 과정에서 또는 삶의 결과로 나오는 것이다.
“삶이 그대로 글이 되고 글이 곧 삶이 되도록 하는 것이 글쓰기 교육이다. 글쓰기 전 두가지 할 일은 1>생활 가꾸기와 2>글을 쓸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 주는 것이다. 아이들 삶을 가꾸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교사가 몸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맨 처음 몸으로 보여주고, 다음에 말로써 들려주고, 그다음에 글을 쓰게 하고, 다시 몸으로 행하는 것이 글쓰기 교육의 차례이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오덕, 보리출판사. 88-89쪽)
[‘우리는 글쓰기를 중심으로 해서 교육을 하고 있다. 왜 하필 글쓰기를 중심으로 하는가?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만 해도 국어․수학․사회․과학․체육․음악․미술․실과․도덕, 이렇게 아홉 가지나 되는데 이 가운데 하나인 국어과 안의 한 분과에 지나지 않는 글쓰기를 왜 그러게 중요시 하는가? 그런데, 우리가 하고 있고, 하도록 권장하는 글쓰기 교육은 국어과의 한 분과로서의 글쓰기가 아니다. 아홉 가지의 교과와 그 밖의 특별활동․놀이까지 포함한 모든 교과와 생활지도를 통합한 인간 교육을 하는 교과로서의 글쓰기인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어린이의 삶을 가꾸는 데 왜 하필 글쓰기로 해야 하나? 노래 부르기로서도 할 수 있고, 그림 그리기로서도 할 수 있고, 그 밖에도 온갖 방법이 있을 것 아닌가? 그렇다. 삶을 가꾸려면 어린이가 공부하고 공부해야 하는 모든 교과, 모든 생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지도교사의 관점에 따라 온갖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글쓰기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교과와 생활 영역에 포괄한다. 우리가 어린이를 참되게 길러가는 교육에서 글쓰기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확신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삶 문학 교육(이오덕 지음)에서)’
☞ 글쓰기 지도의 목표
아이들 삶을 지키고 북돋우는 글쓰기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1)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솔직한 태도로 쓰게 한다. 이것은 어린이의 순수성과 정직성을 키우기 위함이다.
2) 무엇이든지 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쓰게 한다. 글을 쓰는 어린이의 자유 없이 참된 글이 나올 수 없다.
3) 제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한다. 자기의 삶을 긍정하고 자기만이 가진 느낌이나 생각을 소중히 여기도록 한다. 어린이의 개성과 창조성은 삶에 대한 자신과 긍지에서 비로소 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4) 실제 삶에서 우러난 살아있는 느낌과 생각을 쓰게 한다. 선생님이나 그밖의 어른들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거나, 남들의 주장에 동조하기만 하는 태도, 교과서나 그밖의 책에 나오는 내용을 머리로 익혀 그것을 약빠르게 흉내 내는 태도를 글재주라고 훌륭하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끄럽게 여기도록 한다. 그리하여 실제의 삶에서 우러난 생생한 느낌과 생각을 귀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그러한 느낌과 생각을 쓰는 즐거움을 누리게 한다.
5) 자기 자신의 말로, 살아 있는 일상의 말로 쓰게 한다.
6)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정확하게 쓰게 한다.
7) 자기와 남과의 관계,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인식하고, 사상을 총체적으로 파악 판단하며, 그리하여 인간스런 감정과 올바른 삶의 자세를 몸에 붙이도록 한다.
이상의 일곱가지를 요약하면 어린이의 마음과 삶을 키워 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풍부한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고 바르게 생각하고 판단하면서 행동하는 민주적 인간을 기르는 것이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오덕, 보리출판사. 88-89쪽)
이오덕 선생은 좋은 글과 좋지 못한 글을 보는 눈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
감동이 있는가 없는가
첫째, 읽으면 곧 알 수 있도록 쓴 글
둘째, 재미가 있는 글. 곧, 읽을 맛이 나는 글
셋째,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
☞ 좋지 못한 글
․무엇을 썼는지 알 수 없는 글
․알 수는 있어도 재미가 없는 글
․자기 생각은 없고, 남의 생각이나 행동을 흉내낸 글
․어른들이 쓰라고 해서 할 수 없이 마음에도 없는 것을 쓴 글
․사실이 아닌 거짓을 쓴 글
․생활이 없는 글, 곧 머리로 꾸며 만든 글
․꼭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도록 쓴 글
․글에 나타난 생각이나 행동이 옳지 못한 글
․어른들이 쓰는 어려운 말을 쓴 글
․읽어서 얻을 만한 내용이 없는 글, 곧, 가치가 없는 글
․정성이 담기지 않고 아무렇게나 써 버린 글
․아주 재미있게, 멋지게 썼구나 싶은데, 마음에 느껴지는 것이 없는 글
[글쓰기를 하기 싫어하게 만드는 것, 글쓰기를 그릇되게 하는 것]
① 쉬운 것, 편리한 것만을 찾는 세상 흐름을 따라 힘 드는 공부를 싫어한다.
② TV, 비디오, 전자오락. 컴퓨터 따위가 어린이들의 ‘생각’을 싫어하게 하고 있다.
③ 숙제, 시험공부, 학원 공부, 따위로 글 쓰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④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하게 되어 아이들을 틀에 박힌 생활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자신이 주체가 되어 행동할 줄 모르고, 꼭두각시 생활에 길들여져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 조그만 것이라도 자기 힘으로 창조하고 생각하도록 하는 글쓰기를 어린이들이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⑤ 논술고사가 어린이들의 글쓰기를 더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논술고사 대비 글짓기는 삶에서 떠난 빈 말장난을 하는 장삿속 글짓기를 더욱 널리 퍼뜨리는 경우가 많다.
⑥ 점수 따기 도움이 별로 안 되어 글쓰기를 싫어한다.
⑦ 쓰기 힘 드는 글의 제목, 아이들의 삶과 마음의 세계를 아주 무시한, 어른 중심의 제목을 강요한다.
⑧ 어른들의 문학 작품을 흉내 내도록 가르치고 있다.
⑨ 자기 자신의 얘기를 쓰게 하지 않고, 그런 글을 쓰면 도리어 좋지 않다고 비판한다. 그러니까 남 보기 좋은, 자랑거리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쓰려 하고, 거짓을 꾸민다.
⑩ 어른들이 멋대로 고치고 다듬고, 흔히 대신 써 주기까지 하며 상 타고 이름 내는 데만 쏟는다.
⑪ 어린이들에게 살아 있는 말을 쓰도록 가르치지 않는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오덕, 보리출판사)
■ 본 대로, 들은 대로, 한 대로, 느낀 대로 정직하게 쓰는 글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을 자라게 할 수 있다.
겪은 일 쓰기는 모든 글의 바탕이다.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글 쓰는 버릇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힘이다.
씨름 연습과 00이 (맑은샘학교 5학년)
개똥산에서 한 판의 승부. 단오 잔치 준비 때문에 억지로 연습하지만 하필 내가 싫어하는 씨름이라니....... 다치기 싫어서 만만한 이00 선생님과 하기로 했다. 마음은 ‘누구랑 하나 그거 그거잖아!’다. 내가 씨름을 싫어하는 건 00이 때문이다. 00이는 생각도 안해보고 거칠게 몸을 쓰기 때문에 내가 많이 다친다. 그런데도 몸집이 같다는 이유로 00이와 한 판이라니.......그것 때문에 이00 선생님과 한다고 했다. 선생님이 기분 좋게 ‘그래’ 하셨지만 아직도 걱정이 된다. ‘넘어져서 다치면 어쩌나’ 하는 것 때문이다.그러나 막상 씨름을 해보니 사람을 넘어뜨리면 생기는 짜릿함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 그러나 아무리 조심해도 다치기는 한다. 00이와 준영이가 넘어질 때 머리를 부딪혀서 울기도 하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래서 동생들과 씨름할 땐 넘어뜨려도 손을 잡아서 천천히 넘어뜨린다. 이것이 마음을 배운다는 것인가 보다.
■ 무엇이든지 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써야 참된 글이 나올 수 있다.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마음껏 쓰고 싶은 글감을 찾아 쓰다 보면 자연스레 여러 갈래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오빠 (맑은샘학교 5학년)
오빠는 조금 사람마음을 헤아리고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 그 까닭은 오빠가 고마움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집에 없을 땐 거의 내가 밥을 해준다. 그런데 아무리 해줘도 고맙다는 말을 안 한다. 오늘 00오빠와 웹툰이야기를 하다가 소연이와 내가 만화책 내용을 말하니까 “헐 000 아이디로 웹툰 보냐~~”한다. 정말 어이없다. 내가 전자편지를 오래 해도 “전자편지 말고 주니어네이버 가서 게임하지?” 란다. 너무 억울하다. 어머니한테 말하면 “농담이지~ ”한다. 그런데 농담치곤 너무 심하다. 나는 오빠가 기분이 안 좋으면 “오빠 화났어? 밥 먹자 내가 해줄게 뭐 먹을까?” 라고 애써 친절하게 말한다. 그럼 오빠가 조금 친절해진다. 짜증부리며 내 말을 들어준다. 내가 꼭 얘기하고 싶은 건 오빠가 농담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내가 이 얘기를 해야 하는 까닭은 ① 농담을 많이 하며 다른 사람 입장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② 있지도 않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때문이다. 그중 저번에 손으로 병 앞으로 왼발 들어 물구나무 서 “전지 ~”하며 가운데 손가락을 내미는 걸 00 오빠가 해서 따라하니 오빠가 “000 집에서 날마다 엿 같아 두 번 하고 다닌다.” 한다.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억울했다. 그러고 내가 뭐라 하면 “날마다 집에서 닥쳐 열 번에 한다.” 그러니 오빠는 집에서 밥을 해주고, 부풀리지 말아야한다.
■스스로 겪어 보고 하나하나 기록해 자신만의 잣대로 사물을 관찰하는 힘을 기른다.
실험 저장지 (여러 가지를 맛보고 적어둔 종이)-맑은샘학교 4학년
한지: 이상하다.
뱀딸기: 잎은 약간 달고 열맨 밍밍하다.
질경이: 맛없다.
괭이밥: 시면서 톡 쏜다.
며느리배꼽: 너무 시지만 맛있다.
잔디: 그냥 맹맛이다. 버석거림.
향나무 잎: 엄청 독해서 머리가 띵하고 몸 속이 얼얼하다.
옥수수 담배: 토한다.
돌나물: 담백해서 맛있다.
쥐똥나무: 찐한 녹차 맛.
휘발유: 쓰고 꺼칠꺼칠.
집게벌레: 쓰고 얼얼하다.
쥐똥나무 폭탄: 쥐똥나무 잎을 넣고 휴지로 말아 불을 붙인다. 실패.
(그림들)
송진: 무슨 맛인지 모른다.
솔잎: 솔 냄새고 오래 간다.
종이: 중독성이 있고 맛있다.
노루오줌풀?: 쓰다.
칡: 좀 달다.
진달래: 약간 밍밍하다.
개인 연구 보고서 -맑은샘학교 5학년
1. 연구 제목 : 사슴벌레
2. 연구(조사) 기간 : 2009. 12. 26 ~ 2010. 2. 8
3. 연구(조사)하게 된 까닭과 목적 : 사슴벌레를 더 잘 돌보고 싶어서
4. 연구(조사) 방법
(성충)
1. 과일 중 뭘 가장 좋아하는지
2. 무슨 일을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3. 하루 생활 관찰
(유충)
1. 균사로 키운 유충과 톱밥 유충에 차이
2. 유충에 반응
3. 행동 관찰
넓적사슴벌레
넓적사슴벌레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슴벌레에 속한다. 크기는 8.5cm 까지 자라고 암컷은 얼굴이 비칠 만큼 광택이 난다. 수컷은 광택은 안 난다. 넓적 사슴벌레는 우리나라에서 턱이 가장 발달한 종이다. 길고 튼튼하게 자란 턱이 사슴벌레 중 최강자를 만들었다. 좋아하는 나무는 참나무 종류다. 짝찟기는 다른 사슴벌레와 다르게 꼭 안는 게 아니라 꽁무니만 대고 하는 일이 많다. 알은 참나무에 났고 7~15일 정도 지나면 1령 애벌레가 태어난다. 1령 애벌레가 40~65일 있으면 2령이 되는데 이때 크게 키우기 위해 균사를 쓰기도 한다. 2령이 90~70일 정도 있으면 3령 애벌레가 된다. 이때는 식욕이 왕성하기 때문에(2령은 동변을 한다.) 사육하는 사람은 두 달에서 한 달에 한번 톱밥을 갈아줘야 된다. 7월에서 8월쯤 되면 번데기가 되는데 이걸 용화라고 한다. 번데기가 되면 2주 정도 있다가 번데기를 벋는다. 그걸 우화라고 한다. 그리고 날개를 말리며 2주 동안 먹이를 안 먹는 현상이 있는데 이걸 후식기간이라 한다. 후식기간을 맏이고 3개월 정도 성숙기간을 마치고 짝 짓기를 한다.
■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맺힌 마음을 풀 수 있다.
날마다 생기는 많은 일들과 관계에서 쌓인 것은 늘 있는 법이지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쓰다보면 자신을 뚜렷하게 들여다보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를 모두 남의 탓, 상황 탓으로만 돌리지 않고 자신이 더 애써야 할 것을 찾도록 도와야지요.
먹기 싫은 것 - [2009. 10. 7 맑은샘학교 5학년]
먹기 싫은데 꼭 먹으라니
보기도 싫은 걸 꼭 먹으라니
억지로 먹게 해서 고문같다.
어쩔수 없이 꼭꼭 씹는데
토하고 싶은 내마음
꼭 먹어야 되는 것도 아닌데
안 먹으면 죽은 것도 아닌데
일부러 먹이니 울고 싶다.
먹기 싫은데...
■ 부모와 선생이 굳건한 믿음을 줄 때 솔직하게 글을 쓸 수 있다.
월드컵 (3학년) 2010
난 월드컵이 그저 그렇다. 엄마 아빠는 월드컵을 싫어한다. 내 돌 잔치 때 월드컵을 해서 아빠 친구 여러 사람들이 안와서 아빠는 그 친구를 아직까지 안 만난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월드컵을 싫어한다.
어머니 (2009. 3. 4 -5학년)
어머니는 너무 게으르다. 청소할 때만 하지 이상한 곳만 청소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가장 많이 쓰시는 부엌은 설거지를 쌓아 놓고 다닌다. 그리고 그건 거의 내가 한다. 어머니가 좀 부지런해졌으면 좋겠다.
2009. 11. 2 월 날씨: 아침에는 몸이 얼 것 같이 추웠고 점심 때는 조금 덜 추웠다. 저녁 때는 엄청나게 추웠다.[5학년]
생활회의
오늘은 생활회의로 선생님이 뭘 안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선생님들도 오셔서 했다. 선생님들한테 쌓인 거 전부 다 얘기해서 속이 시원했다.
우리 학교 선생님[6학년]
난 선생님들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한 사람씩 따져본다면 000 선생님은 이명박 같다. 애들과 문제가 터지면 거의 자기 의견, 자기 생각만 말하고 우리말은 듣지를 않는다. 한 보기로는 학교에서 청소중인데 2학년 몇 사람이 나한테 목 조르고, 등에 타고 꼬집어서 다 떼어내는데 말로 안돼서 약간 힘으로 해결했는데 갑자기 000 선생님이 눈을 부라리더니 "야! 000!" 하면서 막 혼내고, 내가 해명하려 해도 듣지는 않고 끝까지 "니가 형이니까 잘못했어." "어쨌든 재들은 아직 어리잖아." 하면서 내 말은 안 들어준다. 물론 나도 잘못했지만 좀 그렇다. 그런데 또 내가 억울하다고 하면 선생님이 와서 "내가 멋대로 행동하니까 쟤들이 저러는 거 아냐!" 이러고, 나는 할 말이 없고 솔직히 내가 또 뭐라고 하면 줄곧 같은 말만 선생님은 하고 나는 선생님이랑 따로 얘기하고 보통 다 이렇다. 생쥐를 전쟁 로봇이 전기 레인지로 몰고 가는 것 같다. 거기다가 우리 학교는 맨날 자유, 자유 하는데 숙제만 적을 뿐 "이건 안돼." "저것도 안돼."라고 선생님은 그러고, 하라는 건 안하면 안 된다. 자유는 무슨 더불어 살기는 무슨, 얘기도 안 되는데. 거기다 선생님이 맨날 학생의 답변에 반박뿐, 우리가 원치 않는 것도 교사회의로 끝. 어린이회의는 무슨, 교사 여섯 분이 모여서 다 정하는데 어린이회의는 학교 일정을 관여할 수도 없다. 또 이 글을 보면 선생님들이 " 이건 자유가 아니고 방종이야." 이러는데 때로는 방종도 존재해야 하고 이런 자유만 있다면 이건 자유가 아니다. 이 글 보면 또, 또, 또 "니가 일반학교에 가봤냐? 이정도면 자유야." 이럴 것이다. 000 선생님만 얘기하려다 얘기가 커져버렸지만 난 이렇게 생각한다.
2010. 11. 3
■ 가치 있는 글쓰기는 더불어 살며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땀흘려 일하는 삶을 가꿀 수 있다.
도시 속 자본 소비사회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함께 사는 아름다움과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땀흘려 일하는 삶을 귀하게 여기는 글쓰기가 가치있는 글쓰기입니다. 읽는 사람이 감동을 느낄 수 있고 모두에게 권할 만한 이야기와 삶을 말합니다.
2008년 11월 19일 수요일 날씨 : 진짜 춥다. [1학년]
제목 : 쌀 한 톨
오늘 저녁밥 먹을 때 네가 *어머니아테 1년에 밥 한 톨 나냐고 물었다. 근데 어머니가 그런다고 했다. 우린 할머니가 쌀 준다. 그래서 택배비만 내면 *댄다. 우린 *정서꺼 먹고 흘리지 *아늘거다. 그리고 할머니가 쌀 보내줘서 고맙다. *남김업시 먹을 거고 정말 ~ 고맙다.
교사들이 읽기를 바라는 좋은 책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오덕, 보리)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이오덕,지식산업사)
-글쓰기 교육의 이론과 실제Ⅰ,Ⅱ(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온누리)
-이오덕 선생님,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선생님들이 엮은 어린이 시집들
첫댓글 와~~이거 뽑아서 밑줄 그으며 읽어야겠습니다. 내용이 너무 좋고 감동적입니다... 큰애들을 맑은샘에 못 보낸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공교육에 보내면서는 이러한 것들을 일부러 부모가 애써 찾아주고 접해줬어야 했는데 여기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이네요. 우리 막내는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을 생각하니 가슴벅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