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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을 쓴 조정래 소설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마라. 최선은 자기의 노력이 스스로를 감동시킬 때 비로소 쓸 수 있는 말이다.' 이번만큼은 나의 노력에 나 자신을 감동시킬 수 있도록, 그래서 보는 이에게는 더욱 벅찬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위의 글은 2013년 상반기 취업을 시작하면서 한 저의 다짐입니다.
2013년 상반기,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감사하게도 5월 21일 합격소식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늘 운이 없었다고 느꼈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남들보다 두세 배 더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후기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절실함의 승리’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1. 스펙
취업준비를 하는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궁금해 하는 것이 합격자의 스펙인 것 같습니다. 합격자의 스펙을 본인과 비교해서 높으면 ‘아, 스펙이 좋아서 붙었네..’라고, 낮으면 ‘나 정도 스펙이면 나도 합격할 수 있겠네.’라는 자기위안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1년 반 동안 취업준비하면서 스펙은 합격여부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2가지 목적에 의해 스펙을 쌓았습니다.
첫째는 ‘기업이 원하는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자’라는 생각으로, 저 역시 서류전형에 있어서 스펙이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스펙 쌓기에 몰두하였습니다. 그러나 스펙은 높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3주 동안 33연패라는 끔찍한(?) 결과가 나왔고, 여기서 ‘스펙이 아무 소용없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둘째는 ‘목표달성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 수많은 광탈 속에서 멘붕을 겪고, 그 과정이 오래될수록 자기비하, 자신감 상실, 의욕 저하 등 온갖 악조건에 빠지게 됩니다. 이는 취업준비생들의 얼굴에 늘 그늘이 끼어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저는 ‘성과지향적’인 사람이라 취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조금씩 얻는 성취에 자신감을 회복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어는 니하오, 쎼셰만 알고 있는 왕초보였지만,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여 회화 3개월, HSK4급 한 달, HSK5급 한달 반만에 자격증을 땄습니다. 남쌤이 수업 때 늘 긍정에너지를 주셨기에 즐기면서 공부하니 생각보다 HSK도 금방 딸 수 있었습니다. (중국어를 공부한 건 평소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SSAT에 가산점이 있기 때문에 더 빡세게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HSK5급 결과발표가 서류마감 바로 다음 날 나와서.. 가산점은 못 받았습니다ㅠㅠ)
저의 대략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학교 / 전공 : 숙명여대 교육학과 (국어국문학 복수전공), 2012년 8월 졸업
- 학점 : 4.16 /4.5
- 영어 : TOEIC 900, OPIC IM2
- 자격증 : 한자교육진흥회 2급, 신HSK 5급, MOS Master, 인적자원개발사 2급
- 봉사활동 : 600여 시간 (야학 봉사활동 1년, 베트남 해외봉사 등)
- 경력사항 : 롯데백화점 하계 인턴 11기, 한국생산성본부 CS교육운영 인턴
요즘에는 스펙 높은 분들이 워낙 많아서.. 제 스펙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저는 스펙이란 서류통과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수단이 아니라 자기만족이자 노력의 결과라고 결론짓고 싶네요.
2. SSAT
저는 SSAT 준비를 딱 2주 했습니다. 한 달 전부터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상반기 채용 뜨는 기업마다 폭풍 자소서를 써야 했기에 정작 SSAT공부는 늦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폭풍 지원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폭풍 광탈 문자만 받아서 상반기 초반부터 의욕상실을 겪었고, 매일 밤마다 ‘제발 한번만 기회를 주시면, 그 기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아, 모두에게 주어진 기회이기는 하지만 SSAT도 내게 기회가 될 수 있겠구나. 내게 기회가 있었는데, 이걸 놓칠 뻔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점이 SSAT를 2주 남겨놓은 때였습니다.
2주 동안 매일 도서관에 가서 하루 평균 15시간 정도 SSAT공부를 했습니다.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서 점심 한 끼만 먹고 초콜릿과 커피로 허기를 달래가며 공부했습니다. 에듀스 오프라인 모의사트를 2번 봤는데, 확실히 공부를 하니 두 번째 모의사트에서 점수가 20점 가량 올랐습니다. SSAT는 머리 좋은 애들이 잘 본다, 공부해도 소용없다 등 많은 루머들이 있는데, 제 경험상 SSAT는 공부하면 실력이 느는 것 같습니다.
SSAT에서 중요한 건 ‘정확도’와 ‘신속성’입니다. 당연한 얘기겠지요^^; 그런데 이 정확도와 신속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면 분명 늡니다. 저도 사트 공부할 때나 모의사트 보면 직무적성에서 20,30문제씩 못 풀고 그랬는데, 매일 SSAT 공부하면서 감을 익히고 나니 실전에서 모든 문제를 다 풀고 후련한 마음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전.. SSAT 4번 만에 기적같이 통과했습니다.
3. 면접 준비
어렵게 SSAT 통과한 만큼 면접에 있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하자!’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 취업스터디 : 취업 카페에서 삼성전자 스터디를 모집하길래, 얼른 지원해서 매일 스터디를 했습니다. 스터디에서는 면접 기출자료들을 토대로 격일마다 모의PT, 인성면접을 했습니다. 스터디 하면서 정보 공유도 하고, 특히 제가 한 스터디는 2012년 하반기 면접경험자들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 삼성관련 도서 : 저는 삼성전자에 지원하기는 하지만, 삼성전자는 삼성이라는 그룹의 모태가 되는 회사이기에 이병철 선대 회장님의 창립 이념부터 이건희 회장님의 경영 이념 등 삼성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알고 싶어, 도서관에서 ‘삼성’이라고 쓰인 책을 모조리 빌려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에세이 지원동기에 그런 부분들을 녹여 썼습니다.
(앞부분 생략) 삼성이 초기 스마트 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던 애플을 꺾고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1993년 이건희 회장님의 신경영 선언에서 나온 건전한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1등이라는 자만심과 늦은 대처로 몰락한 노키아와 달리, 삼성은 벤치마킹과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혁신으로 발 빠른 시장 대응을 하였습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저의 역량을 삼성에서 발휘하여 세계 일류 경쟁력을 갖는 혁신의 주역이 되겠습니다. (뒷부분 생략) |
- 현직자와의 만남 : 주변에 아는 지인들을 총 동원해서 제가 지원하는 삼성전자 한국총괄 영업마케팅에서 일하는 현직자를 만났습니다. 지난 하반기에 입사한 신입 직원이라 따끈따끈한 면접 팁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원하는 직무가 어떤 일을 하고, 현재 주력으로 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지 등 현직자에게만 들을 수 있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 제품 공부 : 면접을 준비할 때, 저는 지원자의 마인드가 아니라 ‘삼성전자 한국총괄 영업마케팅 담당자’의 마인드로 준비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삼성제품을 관리하고 영업 전략을 짜서 매출 목표달성을 하려면 그 누구보다도 우리 제품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유통망과 시장을 다 돌아다녔습니다.
강남역 8번 출구 삼성 딜라이트 샵에 매일 가서 방문하는 고객들의 반응을 살폈고, 갤럭시 S4가 출시되자마자 모든 기능을 파악했습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과 LG 베스트샵 본점에 들려서 ‘저 소비자 심리학 과제 때문에 몇 가지 좀 여쭤볼게요^^’라고 뻥치면서 냉장고 문 열어보고, 요즘 어떤 제품을 많이 찾는 지 물어보고, 혼수 기간인데 어떤 프로모션 하는 지 물어보고 등 직접 발로 뛰면서 제품 공부를 했습니다.
또한 직영점뿐만 아니라 양판점의 고객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백화점과 마트 가전코너에도 방문했습니다. 그 때 고객인 척 하고 ‘요즘 노트북 뭐가 제일 잘나가요?’ 물어보니 ‘삼성 ATIV가 제일 인기 많습니다.’라고 하길래 일부러 ‘LG 탭북이 더 편하지 않아요? 따로 분리 안하고 누르기만 하면 태블릿과 노트북이 되잖아요.’라고 했더니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들은 LG탭북을 찾습니다. 하지만 고객님, 디자인은 3개월 가지만 성능은 3년 갑니다. 성능으로 따졌을 때 삼성 제품이 가장 우수하기 때문에 저는 삼성을 추천합니다.’라고 하시길래 괜히 뿌듯.. 허허..^^; 그리고 마트 가전코너를 방문하는 고객은 제품의 성능보다 가격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TV 진열도 스마트TV, 3DTV보다 40인치 기본 TV에 진열상품 에누리를 끼워주는 전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런 정보는 인터넷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저는 면접 때 실제로 제가 방문하면서 공부한 것들을 토대로 답변했고, 면접관님들이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나?’라고 물으시길래 ‘저는 제가 삼성전자 영업마케팅 담당자라는 마음으로 직접 발로 뛰면서 공부했습니다.’라고 해서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습니다.)
4. 마무리
쓰다 보니 말이 너무 길어져서 거의 논문같이 되어 버렸네요. 저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나라도 더 자세히 알려드리려고 그런 것 같습니다. 1년 반 동안 취업준비를 했고, 수없이 실패했으며, 롯백 인턴에서 정직원 전환이 되지 않아 한강에 갔던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안 풀릴까.’ 세상을 원망해 보기도 했고, 여자+여대+졸업생+인문계+비경영학 전공(교육학)이라는 바꿀 수 없는 조건들을 핑계 삼으며 ‘아, 내가 남자였어도..’라며 저의 존재에 회의를 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꿀 수 없는 조건들에 괜한 시간낭비를 하는 것은 너무 소모적인 일이라고 느꼈고, 부족한 점은 인정하되 내가 가진 차별화된 장점, 강력한 무기를 갖자는 생각의 전환을 했습니다. 그게 저에게는 ‘절실함’이었습니다. 눈빛만 봐도, 말하는 태도만 봐도 모든 행동에서 절실함이 묻어나왔고 이것이 면접관님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실패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더 두려웠습니다. 취업이 된 많은 이들이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꼭 되더라.’라는 허무맹랑한 말을 할 때 새겨듣지 않았지만, 그 말이 취업준비에서 진리인 것 같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누구에게나 기회는 분명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 기회라는 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내 앞에 왔을 때 꽉! 쥐고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무교인데도 매일 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이라고 기도했고, 정말 제게 기회가 찾아와서 제가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값진 결과를 얻었습니다. 저 역시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꼭 되더라.’라는 추상적인 말을 드리겠지만, 이 글을 읽고 바로 실천하는 분들은 분명 그 말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
첫댓글 진아님^^아침부터이글을읽으면서벅차오르는감정을주체못하고 댓글남기고갑니다~^^ 하늘은스스로돕는자를돕는다는걸 몸소증명해보이셨네요^^! 새로운환경에서도잘해나가시리라믿습니다! 佩服你哦!
완전 멋진 우리 진아~ 샘은 우리 진아가 잘 해낼줄 알았단다~ 회사에 입사해서도 우리 진아가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 주리라 믿습니다. 우가차차 홧홧팅!
멋져요~ 임원까지 고고씽~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