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한우 고려시대 이후 임금께 진상되었던 토종자원 고기맛이 부드럽고 뛰어난 차세대 명품 역사적으로 제주는 흑우의 본고장이었다. 1702년 이형상 목사에 의해 제작된 탐라순력도를 보면 흑한우를 점검하는 그림이 자주 나타난다. 흑우 숫자만 별방조점에 2백47두, 정의조점과 대정조점 각각 2백28두, 명월조점 1백85두, 조천조점 87두 애월조점 81두 서귀조점 39두 우도점마에 23두가 표기돼 있다. 전체 7백3두에 불과하지만 점검되지 않은 흑우까지 포함하면 흑우사육이 도전역에서 널리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된다.
그 당시 제주에는 국영목장인 말 목장(10개 소장)과 함께 소 목장도 발달했다. 정조 17년 무렵엔 1소장내 설치된 황태장을 비롯해 10소장내 천미장, 대정현 소재 모동장, 가파도의 별둔장 등 4개의 소목장이 있었다. ‘제주삼읍지’ 목장조에 보이는 이들 4개 소 목장은 흑우 생산이 국가적인 관리하에서 이뤄지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들 목장에서 생산되는 흑우는 육질이 좋아 고기맛이 최고일 뿐만 아니라, 그 뿔이 아름다워 중요시되었으며, 조정(대궐)의 제향용으로 매년 세차례 조달되었는 기록이 남아있다.
일명 ‘검은쇄’라 불리던 제주흑우는 오랜 세월 동안 제주의 선조들과 함께 생활의 동반자로서 밭을 갈고 거름을 내고 짐을 나르는 일을 전담하면서 제주 특유의 삶을 보여주어 왔었다. 제주에서만 번식되었던 토종 제주흑우는 농경사회에서 쓸모가 많았던 60~70년대까지만해도 제주도 전체적으로 3천~4천여마리는 족히 사육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기계화의 가속화로 급감하면서 80년대 들어서는 극소수의 농가에 수십마리만 남아 자칫 소중한 동물자원이 오랜 명맥을 잃을 위기까지 다다랐다.
현재 도내 흑한우 사육두수는 9백00여두그나마 지난 93년부터 제주도축산기술원에서 멸종위기의 재래가축 보존사업을 끈질기게 추진한 덕분에 이 정도만이라도 남아 있게 된 것이다. (2004년말에는 280두)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지역마다 차별화된 것을 추구하는 시대흐름에 맞춰 제주흑우를 대량증식시켜 브랜드화해야 할 사명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도내 1만1천2백74두 한우가운데 흑한우의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이를 대량증식시킬 경우 머지않아 제주의 특산 명품으로 도약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다.
제주 흑한우는 선사시대이래 제주에서 널리 보존되어온 토종자원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 94년부터 도외반출이 금지되고, 이후 본도에서만 유일하게 번식 육성되고 있는 점은 제주흑우를 제주의 명품으로 육성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제주흑우 고려시대이후 임금님께 진상될 정도로 고기맛이 일품이어서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흑우의 고기맛은 유전적 특수성에 기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제주흑우 고기는 맛이 매우 좋아서 고려시대이후 삼명일 정규 진상품으로 공출됐다는 기록이 나오고 있다. 삼명일, 다시말해 임금님 생일날, 동지, 정월초하루 등 1년에 3차례 공출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흑한우가 진상품이 된 것은 상강육이 뛰어나는 등 최고급 쇠고기로 높이 평가돼왔기 때문이다. 상강육의 경우 고기를 구울 때 지방이 조금씩 배어나와 타는 것을 방지하고 부드럽게 함으로써 쇠고기의 고유한 맛과 부드러움을 낸다. 전문가들은 흑한우의 상강육은 다른 가축의 추종을 불허하며 특수한 유전능력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셋째는 청정한 제주지역에서 대량 번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유기축산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연중 온화한 기온, 양질의 풀사료 생산조건을 갖춘 제주에서 생산되는 제주흑우 고기는 우리나라 쇠고기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년에 100두 이상만 출하할 수 있다면 판로대책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따라서 흑우 보존과 함께 대량 증식 사업을 펼쳐 이를 명품화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것이다.
도내 축산전문가들은 제주흑한우는 재래가축이면서 제주적인 향토유산이자 동물자원 중 대표격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흑우의 특성을 살펴보면 원래 체형이 컸다는 설이 있지만 사지가 짧고 뒷다리가 약한, 한우 중 가장 왜소한 품종에 속한다. 안면은 다소 평평하고 이마가 넓으며 길쭉한 편이다. 그러나 제주흑우는 체질이 강건하다는 특장을 지니고 있다. 지구력과 질병에 대한 항병성이 우수하다. 특히 진드기에 무척 강해 늘 건강히 자라는 가축이었다. 그리고 농산물 부산물을 잘 소화해 농가에서 손쉽게 길렀다고 한다.. 해마다 꼬박꼬박 송아지 한마리씩를 낳을 정도로 번식성이 뛰어난 편이다. 현재 제주도축산진흥원과 제주농업시험장 등 관련 기관 연구진들이 제주흑한우를 잘 보존하고 증식하는 일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축산진흥원이 2002년 8월부터 흑한우의 혈통보전과 유전자원 보전을 위해 한국종축개량협회에 등록규정을 마련하는 등 흑한우 유전자에 대한 도외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제주도는 2002년부터 시군과 합동으로 흑우 명품단지 공동목장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원읍 신예공동목장은 2002년부터 도내 최초로 인공수정을 통한 흑한우 증식사업을 선도해 현재 9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제주흑우! 공출대상이라는 수난의 역사를 가졌지만 이제 도민에게 부를 창출하는 소중한 제주명품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머지 않은 것은 분명한데, 해당 농가와 당국의 분발을 당부한다.
1)제주축산진흥원(2002, 고급육생산 비육시험결과)-2000년 8월부터 2002년 9월까지 2년간 제주흑한우에 대한 고급육 생산 비육시험 결과, 일반 한우에 비해 양(量)측면에서는 다소 모자라거나 별차이가 없는 반면 육질이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흑한우 도체(屠體)성적을 보면 체중 345.3kg(일반한우 371), 등심면적 78.8㎠(〃80.2), 육량지수 67.0(〃67.4) 등으로 일반 한우와 비슷하거나 다소 떨어졌지만, 등지방두께는 12.8mm(〃11.5), 근내지방도는 5.1(〃4.0) 이었고, 1등급 출현율이 84.6%(〃75)로 일반 한우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사)한국종축개량협회(2004, 제주흑한우 산업 발전 방안)-흑한우는 한국에 오래전부터 길러졌던 우리 고유의 한우이다. 2003년 국제보고서에 한국에는 한우(황우), 흑우, 칡소 3가지 품종이 있다고 보고되었다. 미국의 앵거스, 일본의 흑모화종 등 흑모를 가진 소들의 육질이 우수하다. 3)제주도(2004, 흑한우 명품화 단지 조성현황)-제주도는 2002년부터 흑한우 명품화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여 2004년말 현재 신례공동목장, 신흥공동목장, 상명공동목장 3곳을 조성하였다. 4))제주재래흑우 흑모화우와 갈모화우에서의 유전자형 및 빈도비교(2000, 양영훈 외 7인) 5)탐라순력도에(2000,강민수)
6)조선시대 제주도 관설목장의 경관연구(2001, 강만익) 7)제주도목장사(2001, 남도영) 8)재래가축 실용화 방안연구(2002, 제주대 동물과학연구소) 9)제주 재래가축 편람(2002, 제주도축산진흥원) |
출처: 한마을 냇가에 원문보기 글쓴이: 한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