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봉(壯元峰, 412m)
장원봉은 광주시 동구 지산동과 북구 석곡동 관할 청풍동 경계에 있는 산이다. 무등산 북서쪽 능선은 동구와 북구를 나누면서 내려서다가 장원봉에 다시 오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장원봉은 무등산 지붕으로 속설에 향교가 옛날 봉우리 아래 있었고 고을 사람 중 장원하는 자가 많아 이름이 생겼다"고 기록되어 있다. 1872년 광주지방지도에 장원봉이 그려져 있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장원봉의 산세가 유독 뾰족하고 가팔라 붓 끝처럼 생겼다고 해서 필봉 혹은 문필봉이라는 별칭이 있었다고 한다.
장원봉이라는 이름은 곧 잘 듣게 되는데, 담양가사문학관 부근 성산에도 장원봉이 있고 나주 금성산에도 장원봉이 있다. 아마도 장원이 최고나 으뜸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높은 봉우리에 붙이는 이름으로도 볼 수 있다. 오랜 관습으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일상처럼 되어 있지만 이름의 기원과 뜻을 알아가는 것 자체가 누대에 걸쳐 이곳을 배경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 장원초등학교 정문 맞은편 무등산 옛길 표말이 보인다.
# 무등산 옛길을 따라 약 200m를 더 올라가면,
# 진입로가 나온다.
# 무등산 옛길은 3구간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은 3코스 출발지로 경로는 장원삼거리~환벽당까지 이어진다. 이 길은 도로가 발달되기 전 조선시대부터 1960년대까지 활용되었다고 한다.
# 산수동의 옛 지명을 듣기로 갈마를: 산과 물이 갈라져 내려오는 동네, 호두(꼬뚜메)를: 꽃산 동네, 장원을: 급제자를 많이 배출한 마을 등으로 알고 있지만 이외 동촌(東村), 대마(待馬), 장호(壯虎), 선적동(仙積洞,선적굴), 척곡(尺曲, 잣곡·잣고개), 깃대봉밑 마을 등, 산 밑 촌들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 골목으로 이어지는 무등산 전경 사진을 지나,
# 진입로가 보인다.
# 인근 주변을 점령한 환삼덩굴이 결코 반갑지는 않다.
# 초입부터 화사하게 핀 꽃망울이 청초하다.
# 이름이 재미있는 이놈은 '도둑놈의 갈고리'(열매가 갈고리처럼 옷에 잘 붙게 형성이 되어 붙여진 이름이다.)로 콩과식물이다. 유사종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열거하면 '도둑놈의 갈고리'(소매치기), '개도둑놈의 갈고리'(잡범), '큰 도둑놈의 갈고리'(사기), '애기도둑놈의 갈고리'(유괴), '긴도둑놈의 갈고리'(전과9범), '도둑놈의 지팡이'(손씻음) 등이 있다.
# 왠 도둑놈이 이리많어~! 저녁에 문 단속 좀 하자!
# 짚신나물이다. 잎새는 볼품 없지만 꽃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한참을 감상했다. (꽃잎은 5장에 거꿀달걀모양, 수술은 12바늘 꼬매서 어쩌구 저쩌구...개의미..)
# 죽치고 있다. 모기의 파상공세에 후방을 강타 당하다.(ㅠ,.ㅠ)
# 나비나물처럼 생긴 이 작살나무는 잎이 작살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작살처럼 보이나? (난 나비같눈데~)
# 조금 더 올라서니 작살과 더불어 화살나무가 보인다. 엥, 이거이..
# 작살과 화살을 무장한 채, 집신을 단디 메고, 도둑놈을 소탕하러 가보까~! (누워 복기를 해보면 씁쓸한 미소가 나올끼다.)
# 어린 꾸지뽕나무, 잎이 오리발처럼 생겼다.
# 전망대 방향으로 우향우, 무등산 옛길은 조만간 한번 가 볼 생각이다.
# 꽃이 풍차 모양처럼 노란색 원추꽃차례로 피는 '산씀바귀'이다. 소담하고 전원적인 화경이 입맛을 돌게 하는데 아쉽다.
# 계요등이다. 닭똥 냄새가 난다하여 '鷄尿'지만 내 코는 향기롭기만하다. 그러고보니 닭은 변과, 오줌을 따로 누지 않는다.
# 산맥문동이다. 개인적으로는 맥문동보다 더 예쁜 것 같다.
# 누군가의 소망과 바램들이, 무너진 돌들 사이로 허무하게 흩어지는가.
# 요즘은 보기드문 개암나무 열매가 신기하게 느껴진다.
# 곰방대를 닮은 좀담배풀이다.🔥 담배 맛이 나려나?
# 길손없는 빈자리에 잠시 무임승차를 하였더니, 날파리 형님들이 부도난 어음수표는 받지 않는다고 쫓아낸다.
# 표지석이 어떤 고인의 적선을 통해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생명이 위태로워 보인다. 발 빠른 사람은 가까운 나몰라구조대(1187-8253)로 신고하시기 바란다. 한편 이 구조대에서는 추첨을 통해 무료 1박 2일 날파리 수혈 체험권도 제공하고 있으니 받아 가시라. 피를 빨리고 싶은 누리꾼의 참여를 독려하며 건투를 빈다.
# 해안가에만 서식한 줄? 소사나무가 내륙에 자라고 있다.
# 삼삼오오 하나씩 쌓아올린 돌무더기가 주위를 끌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필요한 법이다. 누군가의 바램과 소망들이 모여 공든탑은 세워지고 이 희망들이 정성이 되어 불꽃처럼 피어나리라. 나도 동참해본다. 옛다~~~정성!
# 동충하초처럼 갈참나무 열매가 벌레에 의해 변이가 된 충영이다. 떡깔나무 열매의 4배는 될 것 같다. 통풍에 좋다는 설이 있다.
# 한 때는 누군가의 무덤이였을 것이다. 자손의 손길은 멀어진지 오래, 백골은 흙이 되가고 이제는 지나가는 행인의 길이 되어가고 있다. (긴 한숨을 내셔본다..)
# 오늘의 목표점에 도달했지만 감흥이 1도 없다. 산이 낮아선지, 날이 더워선지는 모르겠다.
# 다음에는 좀 일찍 출발하여 바람재, 세인봉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갈 생각이다.
# 산넘어 저 멀리, 멀리 에덴의 동산이 보일 듯, 말 듯, 아스라이 보이는가? (너님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 팔각정이 정면으로 보인다.
# 우수에 찌든 도시의 군상처럼 보인다.
# 저 먼 대지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年年歲歲花相似/ 해마다 피는 꽃은 똑같은데
歲歲年年人不同/ 해마다 사람은 늙어 같지가 않구나.
# 대비백두옹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