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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경 제1권
2. 상주품(商主品)
이때 악마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상주(商主)였다.
그는 이미 부처님에 대하여 깊이 공경하여 믿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열반하신다는 소식을 듣고는 마음이 슬프고 괴로워 몸이 떨리며 머리털이 곤두섰다.
그래서 급히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달려가서 도착하는 즉시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는 물러나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디 세존께서는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고 세간을 구해 보호하소서.
부디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고 이익 되게 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한 겁을 더 머무시고 열반에 들지 마소서.
저 또한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어 이와 같이 권하여 청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중생으로 하여금 너무 빨리 눈멀고 어둡게 하여 가르침을 설하는 자가 없어서 인도하지 못하고 구원하지 못하고 의지하지 못하고 지향하지 못하게 만들지 마소서.”
이처럼 상주가 말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곧바로 말씀하셨다.
“상주야, 너의 아버지 파순(波旬)은 이미 먼저 나에게 열반에 들기를 청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바가바시여, 반열반(般涅槃)에 드소서.
수가타시여, 반열반에 드소서.
바가바시여, 지금이 바로 열반에 드실 때입니다.’
상주야, 너의 아버지 파순이 이와 같이 나에게 청하였기에 내가 그 뜻에 따라 열반에 들 것을 허락하였다.
상주여, 이런 인연으로 해서 내가 지금에 그 허락한 바대로 열반에 들려는 것이다.”
상주가 다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그는 악마 파순이지 저의 아비가 아니며 저의 선지식이 아닙니다.
언제나 살해(殺害)할 것만을 구하니, 그는 저의 원수이며 대단히 악한 사람입니다.
언제나 저로 하여금 즐거운 일과 화합하여 안온함을 얻지 못하게 하려고만 합니다.
그리고는 오직 헐뜯고 허물어서 이익이 되지 않게 하려고만 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악마는 저에 대하여 지극하게 악을 짓고자 하늘과 사람들을 헐뜯고 비방하여 큰 원수를 지었습니다.
언제나 이와 같이 지혜 횃불의 지혜 광명과 큰 지혜의 밝은 등불을 멸하여 없애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참으로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면, 이것은 모든 천인(天人) 중에서 지극히 독한 악인이 세상에 나온 것으로서, 그것은 곧 악마 파순이란 것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참으로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면,
그는 분명 자기 몸을 이익 되게 하지 않으며, 남을 이익 되게 하지 않으며, 많은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지 않으려고 마음먹은 자이니,
그는 곧 악마 파순임을 아셔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리고 또 만약 참으로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면,
그는 분명 천인ㆍ마(魔)ㆍ범(梵)ㆍ아수라ㆍ사문ㆍ바라문과 모든 세간을 가엾게 여겨 이익을 위하지 않으며,
또한 화합하여 안온하게 하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물러나고 떨어져 괴로움을 받게 하고 싶어서 마음을 낸 이로서,
그는 곧 악마 파순이란 것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저의 어버이로서 부처님을 좇아 이와 같은 말씀을 들은 자가 두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한 명은 법대로 들은 자이며 나머지는 법과 달리 들은 자입니다. 그렇다면 세존께서 허락하신 자로서 열반에 들라고 한 파순은, 이 중에 법대로 들은 자가 아니란 사실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부디 세존께서는 이러한 허락에 굳이 집착하지 마시고, 단지 천인 등 모든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어 안락하고 이익 되게 하는 일에만 마음을 두십시오.
그와 같이 허락한 것은 버리시고 이 세상에 한 겁을 더 머무소서.
만약 부처님께서 오래 세상에 머무신다면 모든 천인 등이 이익 되고 안락할 것입니다.
그러니 세존께서는 서둘러 열반에 들지 마소서.”
부처님께서 상주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만일 중생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하려는 자라면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할 것이다.
상주야, 만일 어떤 사람이 정수리에 물을 뿌리고 자리에 오른 찰리대왕(刹利大王)을 위해 공양을 드리되 혹시 왕자와 대신에게 공양 올리기도 하고,
또 더러 나라와 성읍과 마을을 지켜 보호한다고 한다면,
그런 자는 그 찰리왕으로부터 크게 영광스러운 벼슬을 얻고 복록을 받을 것이며,
그 찰리의 왕은 항상 이러한 자와 그의 자손 및 친구와 그 권속(眷屬)에 대하여 역시 복록을 내리고 옹호하여 보호해 줄 것이다.
상주야, 네가 지금 이처럼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무상법왕(無上法王)에 대하여 이와 같이 마음에 청정한 믿음을 일으켰으니,
이와 같은 청정한 믿음으로 해서 여래는 마땅히 너를 위로하여 타이르고 너에게 복록의 보답을 내릴 것이다.
내가 지금 너를 위로하여 달래는 것은 네가 부처님에 대하여 마음에 청정한 믿음을 일으켜서 선근(善根)을 심었기 때문이니, 그렇게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상주야, 너는 이처럼 청정한 믿음과 선근 때문에 내가 입멸한 뒤 미래의 세상에서 너는 벽지불이 되어 이름을 비민상주(悲愍商主)라고 할 것이다.
내가 열반한 뒤에 바른 법이 없어지면 이와 같은 악마 파순은 크게 이를 기뻐할 것이며,
이러한 기뻐하는 행위로 해서 그는 마궁(魔宮)에 떨어져서 아비의 대지옥 속에 떨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한량없는 갖가지 괴로움을 다 받을 것이다.
어째서인가? 이 악마 파순은 이처럼 수승한 지혜의 등불의 지혜의 빛이 숨고 사라지는 순간을 크게 기뻐하였기 때문이다.
상주야, 만일 참으로 남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그는 스스로를 해치고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자신이 악을 짓기 위해서 마음을 낸 자로서,
그는 악마 파순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어째서인가? 상주야, 내가 멸도한 뒤에 나아가 이와 같은 바른 법이 세상에 머물 때까지 그 시기를 따라서 악마 파순은 마궁에 머무를 것이며,
나의 법이 멸하고 나면 이 악마는 매우 크게 뛸 듯이 기뻐하며 기분이 좋아서 이를 경축할 것이다.
그리하여 한순간에 마궁에 떨어져서 아비지옥에 빠질 것이다.
상주야, 이는 비유하자면 어떤 자가 큰 나무에 올라간 것과 같아서,
그 나무에는 꽃과 열매 같은 것들이 모두 풍족하다.
따라서 이 사람은 마음대로 이들 꽃과 열매를 따먹는다.
그러다가 다 따먹고 나면 마침내 그가 걸터앉은 나뭇가지마저 꺾게 될 것이다.
상주야, 생각에 어떠한가? 이렇게 하고도 그 자는 아직도 저 꺾어 없앤 나뭇가지에 앉아서 그 나무에 머무를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또 그 나무에서 안락함을 누렸는데도 도리어 그 안락을 주던 가지를 꺾어버리는 행위가 과연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
상주가 말하였다.
“아닙니다, 바가바여. 아닙니다, 수가타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였다.
“상주야, 저 악마 또한 이 경우와 같다 하겠다.
그는 언제나 저 여래ㆍ응공ㆍ정변지가 열반에 들기만을 바라기 때문이며,
언제나 여래가 설한 정법(正法)의 비니(毘尼)가 사라져 없어지는 것만을 즐거워하기 때문이다.
상주야, 나아가 정법이 세상에 머물 때까지 이 악마 파순은 그 기간 동안을 마궁에 머물 것이며,
내 법이 멸할 때에 그 악마 파순은 크게 뛸 듯이 기뻐서 기분이 만족하여 경축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마궁에 떨어지고 아비지옥에 빠지는 것이다.
상주야, 이는 비유하자면 저 사람이 그 나무 위에서 자신을 해치기 위해서 부지런히 그 일을 하는 것과 같다 하겠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악마도 자신을 해치고 남들을 해치기 위해서 그처럼 부지런히 마음을 내는 것이다.
상주야, 악마는 나중에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큰 고통을 받는 것은 목숨을 빼앗을 때의 고통과 같다.
이처럼 고통을 받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내가 말한 여래ㆍ응공ㆍ정변지가 바로 참된 말이고 실다운 말이며, 다른 말이 아니며 헛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렇게 잘 말할 것이다.
‘좋구나, 몸에 대한 율의(律儀)여.
좋구나, 입에 대한 율의여.
좋구나, 마음에 대한 율의여.
이 몸의 선행(善行)과 이 입의 선행과 이 마음의 선행은 즐길 만하고 하고자 할 만하고 사랑할 만하며 뜻에 맞는 과보를 얻으며,
이 몸의 악행과 이 입의 악행과 이 마음의 악행은 즐길 만하지 못하고 하고자 할 만하지 못하고 사랑할 만하지 못하며 뜻에 맞지 않는 과보를 얻게 된다.
그런데 나는 전에 저 몸의 악행과 서로 응하고, 입의 악행과 서로 응하고, 마음의 악행과 서로 응하였다.
이와 같은 업보로 해서 나는 지금 이 지옥에 떨어져서 이처럼 지극히 아프고 지극히 에이는 괴로움과 번뇌를 받으며,
마치 죽음의 고통과 같이 도저히 참아낼 수 없는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 악마 파순은 이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청정한 믿음의 마음을 얻을 것이며,
이처럼 청정하게 믿게 되면 즉시 저 지옥의 목숨이 끝나고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어째서인가? 상주야, 만일 여래에 대하여 나쁜 마음을 가지고 온갖 잘못을 저지르면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날 때 곧장 지옥에 떨어지지만,
만약 다시 자애로운 마음을 일으켜 여래를 공양하고 허물을 추구하지 않으면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남과 함께 선도(善道)의 천인(天人) 속에 태어나기 때문이다.
저들이 선근으로 인해 모든 부처님들을 만나고,
모든 부처님들을 만나고 나면 다시 선근을 심게 되며,
선근을 심고 나면 마땅히 차례차례 무루(無漏)의 열반을 얻는 것이다.
상주야, 네가 여래ㆍ응공ㆍ정변지에 대하여 마음에 청정한 믿음을 얻었으니,
이러한 선근으로 해서 미륵불이 세상에 나오면 마땅히 서로 만나게 될 것이니,
이처럼 미륵불을 만나고 나면 곧 잠들어 있고 방일한 모든 중생들을 깨닫게 하여 이렇게 말할 것이다.
‘모든 중생의 무리들이여, 반드시 용맹하고 부지런히 선업을 지으라.
여래ㆍ응공ㆍ정변지는 세상에 나오기가 매우 어려우니 마치 우담화(優曇華)가 때가 되어야 한 번 나타나는 것처럼, 여래도 또한 때가 되어야 한 번 나타난다.
굴택(窟宅)이 없는 열반을 설하는 자가 있어도 사람의 몸을 얻기가 어렵고 8난(難)을 여의기 어려우니 부처님의 세상을 만나서 중앙의 나라에 태어나는 것 또한 매우 어렵다.
그러니 너희들은 조심하여 방일(放逸)하지 말고 마땅히 부지런히 수행해서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상주야, 너는 미륵불로부터 법의 가르침을 받아서 저들 미륵무상법왕(彌勒無上法王)의 국토와 인민을 포섭하여, 언제나 자애로운 마음과, 미워함이 없는 마음과, 원수 맺지 않는 마음과, 가엾게 여기는 마음과, 즐거워하는 마음, 널리 덮어주는 마음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선근으로 해서 악마의 궁전에서 마구니의 처소를 차례로 고쳐서 큰 부귀를 갖추어 자재한 주인이 될 것이다.
상주야, 만일 어떤 중생이 여래에 대하여 모든 선근을 심고, 거기에 더하여 일념(一念)의 청정한 마음을 낸다면, 저들 중생들은 이러한 선근으로 해서 감로(甘露)를 가까이 얻을 것이니, 제일 감로를 얻을 것이며 최후(最後) 감로를 얻을 것이다.
상주야, 너는 선근으로 해서 저기에서 널리 인천(人天)의 과보를 얻어 80겁을 지나 그 말후(末後)의 몸이 벽지불이 되어서 이름을 비민(悲愍)이라고 할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상주야, 너는 나의 열반의 소리를 들음으로 해서 곧장 나에 대하여 청정한 믿음의 마음을 일으키고, 중생들에 대하여 자비와 근심의 마음을 낸다.
그리하여 중생들이 안락함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 나에게 반열반에 들지 말고 머물러 있으라고 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너는 저 미륵불의 법 중에서 중생들을 근심하여 잠들어 방일한 중생들을 깨우쳐서 이들로 하여금 기억하고 생각함을 얻어서 방일하지 않도록 선법을 가르친다.
이러한 인연으로 해서 벽지불의 수기(授記)를 얻는 것이다.
상주야, 내가 마땅히 너에게 이와 같은 선한 과보를 줄 것이니, 너는 마음 속 깊이 기뻐하며 뜻으로 받들어야 할 것이다.
상주야, 이런 것들은 바로 네가 여러 여래에게 권하여 청한 선근의 인연인 것이니,
여래는 곧장 법의 베풂으로 이를 덮어주고 너의 선근에 보답하는 것이다.”
그때 상주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처님께서 저의 권청(勸請)을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열반에 드실 것이라면, 바라건대 저는 이제부터 법의 머묾에 이르기까지 5욕(欲)을 여의고 오로지 효도(孝道)를 지니겠습니다.
그리하여 놀이를 즐기지 않고 다른 옷을 입지 않고, 화만(華鬘)과 도향(塗香)과 말향(末香)을 쓰지 않으며, 모든 하늘의 수승한 갚음을 받아쓰지 않겠습니다.
왜냐 하면 이와 같이 중생들의 보배 광명이신 세존께서 저와 헤어져서 따로 계시게 된다면, 다시는 만나서 모이지 못하고 다시는 그런 기회가 없을 것이니, 결국은 뵙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니 저에게 무슨 즐거움이 있겠으며, 무슨 웃고 놀만한 일이 있겠으며, 무슨 즐길 만한 일이 있겠으며, 마음에 무슨 맞는 일이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최대의 지혜의 횃불과 지혜의 등불과 큰 지혜의 광명이 사라진다면,
저에게 무슨 뛸 듯이 기뻐하고 마음에 맞아서 기꺼이 경축하는 일들이 남아 있겠습니까?
이러한 큰 지혜의 태양에 한량없는 백천의 광염(光炎)의 권속이 있어서 밝음이 없는 큰 어둠을 멸하나니,
큰 지혜의 밝음을 짓는 자가 이처럼 사라져 없어져 버린다면,
저에게 무슨 뛸 듯이 기뻐하고 마음에 맞는 일이 있겠으며, 무슨 즐길 만한 일이 있겠으며, 무슨 웃고 놀만한 일이 있겠습니까?
제가 이와 같이 중생들의 보명(寶明)이신 분과 헤어지게 되니,
측량(測量) 중생ㆍ결감(缺減)하지 않는 중생ㆍ여명(與明) 중생ㆍ
무죄(無罪) 중생ㆍ무치(無癡) 중생ㆍ
무상(無上) 중생ㆍ최상(最上) 중생ㆍ
무사(無似) 중생ㆍ무등(無等) 중생ㆍ무등등(無等等) 중생ㆍ
능히 모든 것을 구제하는 중생ㆍ중생묘(衆生妙) 중생ㆍ
중생이 공양하는 중생ㆍ공승(共乘) 중생ㆍ
중생을 조복(調伏)하는 자ㆍ중생을 연민하는 자ㆍ
진어자(眞語者)ㆍ실어자(實語者)ㆍ시어자(時語者)ㆍ응시어자(應時語者)ㆍ
이어(異語)하지 않는 자ㆍ설한 대로 수행하는 자ㆍ
대자비(大慈悲)에 머무는 자ㆍ
모든 중생에 대하여 마음에 걸림이 없는 자ㆍ
모든 중생에 대하여 평등한 마음을 갖는 자ㆍ
희론(戱論)이 없는 자ㆍ나와 나의 것이 없는 자ㆍ
적취(積聚)가 없는 자ㆍ굴택(窟宅)이 없는 자ㆍ
의의(依倚)가 없는 자ㆍ황험(荒嶮)이 없는 자ㆍ때가 없는 자ㆍ
구제하는 자ㆍ인도하는 자ㆍ교화하여 제도하는 자ㆍ
예비하는 자ㆍ결박을 풀어주는 자ㆍ양육하는 자ㆍ
중생들을 기억하고 생각하게 하는 자ㆍ
깨닫게 하는 자ㆍ가르치는 자ㆍ전투에 이긴 자ㆍ
살촉을 뽑는 자ㆍ의왕(醫王)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자ㆍ
크게 좋은 약을 베푸는 자ㆍ끝내 괴로움을 해탈하는 자ㆍ
법을 설하는 자ㆍ상주(商主)를 데려가는 자ㆍ
얕은 곳을 보여주는 자ㆍ가지 끝과 꼬리를 잡은 자ㆍ
횃불을 든 자ㆍ밝음을 내는 자ㆍ빛을 짓는 자ㆍ찬연히 비추는 자ㆍ
눈을 보시하는 자ㆍ인도하여 보여주는 자ㆍ
안온한 국토에 이르게 하는 자ㆍ
모든 황험한 때를 멀리 여의는 자ㆍ갈애(渴愛)가 없는 자ㆍ
모든 번뇌의 부림을 여읜 자ㆍ모든 번뇌의 속박을 여읜 자ㆍ
탐진치를 여읜 자ㆍ모든 번뇌를 여읜 자ㆍ교만과 분노를 여읜 자와,
이와 같은 대장부(大丈夫)ㆍ묘(妙)장부ㆍ극(極)장부ㆍ건(健)장부ㆍ맹(猛)장부ㆍ연화(蓮華)장부ㆍ분다리(芬陀利)장부ㆍ용(龍)장부ㆍ사룡(師龍)장부ㆍ사자(師子)장부ㆍ상수(上首)장부ㆍ흉(兇)장부ㆍ웅(雄)장부ㆍ상(象)장부ㆍ무상(無上)장부ㆍ무상조어(無上調御)장부,
그리고 공승자(共乘者)ㆍ모든 힘을 갖춘 자ㆍ10력(力)을 갖춘 자ㆍ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얻은 자ㆍ18불공법(不共法)을 갖춘 자ㆍ
큰 복의 지력(智力)을 얻은 자ㆍ한량없는 법장(法藏)이 만족한 자ㆍ
질투가 없는 자ㆍ모든 중생을 기뻐하는 자ㆍ
위가 없는 큰 시주(施主)ㆍ가장 수승한 시주ㆍ
마음에 혐오와 원한이 없는 자ㆍ큰 선정을 얻은 자ㆍ
모든 선정의 삼매삼마발제(三昧三摩跋提)의 경계를 얻은 자ㆍ
지혜가 한량이 없는 자ㆍ지혜가 막힘이 없는 자ㆍ등급이 없는 지혜의 경계를 얻은 자ㆍ
마당(魔幢)을 꺾은 자ㆍ진창[淤泥]을 건넌 자ㆍ
피안에 이른 자ㆍ피안에 머무는 자ㆍ두려움이 없는 곳에 이른 자ㆍ
모든 중생의 두려움을 없앤 자ㆍ모든 중생을 편히 위안하는 자ㆍ
대중이 견고함을 내는 자를 오늘 밤이 지나면 마땅히 헤어져서 다시는 볼 수 없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언제나 모든 대중들 속에서 하시던 진정한 사자후(獅子吼)를 다시는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어찌 뛰며 즐거워 할 기쁜 마음이 있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자신이 관정(灌頂)한 찰리(刹利)의 왕으로부터 복록을 받고서 임금의 목숨이 다한 뒤에 크게 근심하고 괴로워 왕이 은혜로이 길러주심을 알고 왕의 은혜로운 양육을 생각하면서 왕의 은혜로운 양육에 보답하고자 하는 것과 같다 하겠습니다.
저들 모든 중생들은 그들의 왕을 위하기 때문에 오로지 효도를 지니고, 혹은 하루나 이틀에서 이레에 이르고, 혹은 반 달이나 또는 한 달이 되도록 기억하고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세존이시여, 저 또한 이와 같이 여래께서 적멸하신 후 바른 법이 세상에 머물기까지, 그 기간을 따라 5욕을 버리고 오로지 효도만을 지녀서, 즐겨 웃고 농하는 일이 없으며 다른 옷을 몸에 걸치지 않고 화만이나 도향, 말향 등을 쓰지 않으며, 모든 하늘의 과보를 받거나 쓰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