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덕호장자경 상권
[장자의 아들 월광이 아버지를 말리다(1)]
그때에 덕호 장자의 아들 이름은 월광(月光)이었는데, 나이 열여섯에 얼굴이 단정하고 몸매가 으뜸이었으며 몸에 스물여덟 가지 대장부 상호가 있어서 보는 중생이 싫증 내지 않고 보았다.
그는 일찍이 과거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모든 덕의 근본을 심었고,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바른 법을 들었으며,
8억 부처님 처소에서 깨끗하게 범행을 닦았으므로 총명하고 지혜롭고 근기가 예리하며 용맹하고 굳건하였으며,
말재주를 갖추었고 질박하고 곧으며 거짓이 없었으며,
마음과 입이 서로 응하여 염불삼매를 얻었으며,
모든 부처님 처소 에서 늘 기쁜 마음을 얻었고 바른 법 가운데서 늘 환희하고 즐거운 마음을 얻었으며,
마음에 겁내거나 약함이 없고 네 가지 말재주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었으며,
모든 법에 대하여 마음에 의심 그물이 없었으므로 가장 좋은 옷과 음식과 침구와 탕약으로 여러 스님에게 공양하였으며,
법을 잘 설하여 다라니를 얻었으며 물러나지 않는 지위[不退轉地]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으며,
보리 가운데서 불가사의한 몸과 마음을 얻었으며
일체 중생에 대하여 큰 자비와 무너지지 않는 마음을 얻어 항상 부지런히 일체중생을 교화하였으며,
일체의 지혜와 원(願)에서 물러나지 않아 일체의 마노(魔怒)를 무너뜨렸고 일체의 외도를 꺾어 엎질렀으며,
지혜와 방편을 얻고 깊은 지혜를 얻었으며 구름처럼 버렸고 계를 가짐이 청정하였고 참음이 땅과 같았으며 정진함이 견고하였다.
일체의 법에 대하여 마음이 움직이거나 산란하지 않았고 지혜를 행하여 여실히 일체 모든 법을 보았으며, 일체의 법 가운데 법나루[法津澤]를 얻었다.
가장 수승한 신심으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고 부처님의 온갖 공덕에 대하여 다 믿어 즐겼으며,
자비한 마음이 청정하여 일체 중생에게 가엾고 불쌍하다는 마음을 내었으며,
신념이 견고하기 금강산 같아서 기울이거나 흔들 수 없었으며,
차별된 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여 일체의 법륜을 받아 피안에 이르렀으며,
지혜가 분명하여 일체 불법의 방편의 행을 알며 복덕과 선의 힘은 헐거나 무너뜨릴 수 없었으며,
네 가지 말재주에 머물러서 마음에 겁내고 약함이 없었으며, 부모의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았다.
일체 불법에 가장 수승한 마음을 얻어 항상 중생을 위하여 부처님의 공덕을 말하였으며,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보거나 듣되 마음에 싫증이 없었으며
모든 지혜로운 이를 능히 잘 거두어 잡았으며,
능히 일체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설명하였고 일체 불법을 모두 강하여 설명하였다.
이 장자의 아들은 이와 같은 등의 공덕과 이와 같은 등의 한량없는 법기(法器)를 성취했으므로 널리 설명하고 한량없이 찬탄해도 다하지 못하였다.
이 월광 동자는 아버지인 장자가 외도를 믿어 여래를 해치려고 함을 알고 곧 어머니 처소에 가서 그 어머니에게 아뢰었다.
“어머니께서는 지금 아십니까?
아버지는 마음이 뒤바뀌어 외도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본마음을 잃었습니다.
외도들에게 환희심을 얻고 깊이 공경하고 믿습니다.
이 여러 외도들은 스스로 3악도의 업을 지었으며, 또 아버지로 하여금 3악도의 업을 짓게 합니다.
어머니는 이제 아버지의 삿된 소견을 받아들여 부처님을 비방하지 마소서.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기란 어려워서 오래고 먼 겁이 와도 만날 수 없습니다.
혹 1겁ㆍ십겁ㆍ천겁ㆍ만겁 내지 불가설 겁에도 모든 부처님의 이름은 오히려 들을 수 없는데, 하물며 뵙는 것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마음을 청정케 하며 신통을 구족하시고 지혜를 요달하시어 막힘과 걸림이 없으시며 일체 중생을 교화하시되 행하시는 바가 걸림이 없으며 3해탈에 부처님이 제일이어서 한 순간에 일체의 법을 아십니다.
여래께서는 일체의 법에 잘 머무시며, 여래께서는 일체 중생들의 태어난 곳을 아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진실된 말씀만 하시는 분이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증명도 해주시며,
중생의 몸과 마음의 고뇌와 갖가지 원수를 제거해 주시며,
모든 경계에 취하거나 집착함이 없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마땅히 부처님을 믿고 6사의 헛되고 거짓된 말을 믿지 마십시오.
저는 어머니를 공경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은혜를 갚기 위해 이 말씀을 드립니다.
왜냐하면 어머니께서 제 몸을 품고 열 달이 차도록 큰 고뇌를 받으셨고, 저를 낳으실 때에 반은 죽고 반은 살며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셨습니다.
저는 이 은혜를 기억하며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설령 한량없는 백ㆍ천만 겁에도 갚을 수 없습니다.
저의 마음엔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백만억 나유타 부처님께로 가기 원했으며,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모든 부처님의 법을 듣기를 원했으며,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일체 보살이 수행하는 곳에 가보기를 원했으며,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일체 무너지지 않는 맑고 깨끗한 믿음의 곳에 가보기를 원했으며,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일체의 불사(佛事)를 짓는 곳에 가보기를 원했으며,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일체의 향과 꽃과 옷과 침구와 탕약으로 불ㆍ법ㆍ승에 공양하는 곳을 가보기를 원했으며,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일체의 믿음의 뿌리가 이루어서 뒤바뀜이 없이 열반에 이르는 곳에 가보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때에 그의 어머니 월운(月雲)은 월광에게 말했다.
“참 훌륭한 말이구나. 너의 말을 들으니 너는 실로 크게 자비롭구나.
부모에 대하여 깊이 딱하다는 생각을 내어 선한 일로 인도하되 부처님[大導師]같도다.
너도 또한 이 설법을 이제 다 믿어 받들어라.
나는 이제 스스로 마음을 밝히기 위하여 또한 모든 중생의 편안함을 원하기 때문에 보리 마음ㆍ넓은 마음ㆍ높은 마음[上心]ㆍ한량없는 마음ㆍ환희한 마음을 내었고,
청정한 마음을 내었으며, 모든 법에 대하여 의심 없는 마음과 뒤바뀌지 않는 마음과 구족한 신심을 얻었다.
여러 스님들은 해탈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을 다 가졌으므로 늘 일체의 번뇌와 모든 맺음[結]을 깨뜨리나니, 그들에게 마땅히 청정한 믿음을 내어 공양하고 공경해야 한다.
부처님의 덕은 한량이 없고 부처님의 행은 한량이 없으며,
부처님의 경계는 한량이 없고 말씀하신 묘한 법 또한 한량이 없으며,
중생을 이익케 함 또한 한량없다.
네가 말한 대로 부처님의 덕은 끝이 없거늘 내가 이제 지혜 없어서 부처님의 공덕을 말했다.
월광이여, 나는 항상 부처님을 믿으며 악한 마음을 내지 않는다.
네가 다 갖추지는 못했으나 진실로 나의 큰 선지식이니 나를 위해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말하였지만 한량없는 천만 아승기겁에 부처님의 공덕을 말한 대도 만족함은 없으며 오히려 그 테두리를 알지 못한다.”
그때에 월운은 아들을 위해 게송을 말하였다.
한량없는 백천만억 겁토록
부처님 이름 듣기도 어려운데 만나봄이랴.
너 부처님께 좋은 믿음 냈으니
이러한 신심 실로 얻기 어렵다.
나 이제 부처님의 무량하온 공덕 믿지만
들을 수도 없는데 하물며 눈으로 보이랴.
너 이제 내 집에 와서 태어났으니
나 이제 너를 보되 부처님인 양.
능히 나로 하여금 불가사의한
모든 불법 청정하게 믿게 했으니
네가 오히려 나의 부모며
또한 부처님 내 집에 나신 듯하다.
마치 부모가 자식을 데리고
부처님의 샘 없는 곳에 가듯이
나 한량없는 천만 겁토록
오늘의 너의 은혜 갚지 못하리.
너는 참으로 나의 선지식이라
대대로 항상 청정케 이끌어
나로 하여금 가장 좋은 생각에 머물고
결정코 부처 믿되 의심 없으며
길이 3악취에서 벗어나
항상 인간ㆍ천상에 머물게 하니
다만 나의 선지식만이 아니라
또한 이 중생의 선지식이라.
오히려 다른 중생 건지려는데
하물며 권속인 친부모이랴.
능히 합가(合家)의 모든 친속들
일체의 모든 원수 깨어 허물고
또한 3악도 멀리 여의고
뛰어 솟아 하늘ㆍ인간에 머물게 하니,
부처님 세상에 나시기 매우 어려워
한량없는 백천 겁 지나듯이
네가 능히 내 집에 와 나는 것
드물고 만나기 어렵기 이와 같도다.
너 이제 진실로 대장부라
능히 미묘한 법 잘 설명하고
너 이제 참 불자(佛子)라
부처님께 늘 환희한 믿음 내나니
그 누가 얻기 힘든 아이 내게 주어
이제 내 집에 와 나게 했는가.
희유하다. 내 아들 월광이여,
항상 일체 부처님 찬탄하네.
그때에 덕호 장자의 집안 권속ㆍ1천 채녀들은 월운 부인과 월광 동자가 이 게송 말한 것을 듣고 다들 크게 환희하여 한없이 뛰며 한꺼번에 찬탄하였다.
“좋고 좋으며 불가사의하고 불가사의하도다. 월광 복가라수(福迦羅數)가 우리 집에 남이여, 이런 장부는 듣기조차도 어려운데 하물며 봄이랴.
이 사람이 난 곳을 따라가서 염부제의 성읍ㆍ부락에서라도 보거나 듣거나 친근하고 공양하나 함께 앉고 함께 말하면 길이 나쁜 갈래[惡道]를 여읠 터인데 더구나 집 안에 났는데 부모 친속을 이익케 하여 하여금 나쁜 갈래를 여의게 하지 못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