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이십론[1], 식뿐으로 실재하는 대상이 없다(1)
게송으로 말한다.
만약 식뿐으로 실재하는 대상이 없다면
곧 장소와 시간이 일정한 것과
상속에서 일정하지 않은 것과
작용이 있는 것은 마땅히 성립되지 않아야 한다.
논하여 말한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만약11) 실재하는 색깔ㆍ형태[色境] 등 외부의 법을 떠나서 안식[色識] 등이 생겨나고, 색깔ㆍ형태 등을 반연하지 않는다면,
무슨 까닭으로 이 식은 어떤 곳에서는 일어날 수 있고, 모든 장소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12)
어째서 이 장소에서 어느 때는 식이 일어나고, 언제나 항상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13)
동일한 장소와 시간에서 많은 상속이 있을 때, 어째서 결정적으로 하나에 따라서 식이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14)
현기증이나 눈에 백태가 있는 사람은 머리털이나 파리 등을 보지만,
현기증이나 눈에 백태가 없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식이 생겨나지 않는 것과 같다.
11)
이하 별도로 네 가지 사실로써 비판하여 묻는다.
12)
네 가지 사실[四事] 중에서 장소가 결정적이라는 비판이다[處決定難].
어째서 색 깔ㆍ형태[色境] 등 외부대상이 있는 장소에서는 눈으로 그것을 보고, 없는 장소에서는 보지 못하는가라고 묻는다.
13)
시간이 결정적이라는 비판이다[時決定難].
14)
상속이 일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한다[相續不決定難].
많은 유정[相續]들이 같은 장소ㆍ같은 시간에 함께 모여서, 색깔ㆍ형태가 있는 곳에서는 함께 그것을 보고, 없는 곳에서는 함께 보지 못하므로, 외부대상이 실재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