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승도리천위모설법경 상권
[크게 성스러운 신통과 특수한 행을 얻어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법]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였다.
“보살에겐 네 가지 법행(法行)이 있으므로 크게 성스러운 신통과 특수한 행을 얻어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보살대사는 모든 법을 환히 깨달아 진제(眞諦)에 응한다.
일체의 법에 의지하거나 집착하는 바가 없다.
모든 법을 평등하게 생각하며 다함이 없고 성스러운 지혜에 이르러 밝게 증득한다.
일체의 법에 노닐면서 여러 전적을 가까이하며, 비록 모든 법에 있더라도 해탈이란 것이 없고 별다른 법도 보지 않는다.
모든 법에서 진제에 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만일 과거가 공(空)하다면 미래와 현재도 자연히 공할 것이다.
천자여, 이 공(空)을 환히 깨달으려고 하면 3세(世)에 평등하고 공하여 생각하는 바가 없어야 한다.
그는 모든 지혜로 처소를 분별하여 교화를 건립하고 도품(道品)을 밝게 이해하고는 곧 바른 업을 통달하고, 그 옳은 도리를 통달한다.
이것이 환히 깨달아 진제에 응한다는 것이다.
일체의 법에 의지하거나 집착하는 바가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내 것[我所]에 머물고 있는 일체의 법과 현재 나[我]에게 머물고 있는 것들이 내가 아니라는 것이 곧 보살이 모든 법을 환히 깨달아 나라는 것이 없고 몸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곧 의지하거나 집착한 바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
가령 보살이 이 모든 법과 몸에 집착하는 바가 없고, 집착하는 바가 없어진 뒤에 다른 법에 머물지 않아 그가 모든 법에서 생기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는다면, 그는 거기에 의지하거나 집착하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의지하는 것이 없게 되고 나면 모든 법을 공양하여도 곧 모든 법에 의지하는 것이 없다.
보살이 일체가 허공과 같은 것임을 환히 깨닫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삼계(三界)란 것은 마음이 만든 것이므로 이 마음을 헤아리지 않으면 어떤 물질과 형상도 없다.
또한 볼 수도 없고 처소도 없으며 다스리는 자도 없는 것이 마치 허깨비와 같다.
그 마음의 근본에 의지하여 모든 법을 구하면 곧 얻을 수가 없다.
만일 마음에서 마음을 구하지 않으면 곧 얻을 것도 없고 마음이 미칠 수도 없다.
마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일체의 법 역시 얻을 수 없다.
모든 법은 곧 법이 없는 것이고 형상이나 종류라는 생각도 없으며, 또한 그림자도 없고 가진 것도 없다.
나아가 실제의 이치[實諦]도 볼 수 있는 것이 없으며,
볼 수 있는 것이 없으므로 일체의 법에 마음이 들어갈 곳이 없다.
일체의 법은 성취되는 것도 없고 생기는 것도 없는 것이 이를테면 허공과 같다는 것을 안다.
천자여, 마치 허공을 살피려고 하여도 영원히 생기는 것이 없고 성취되는 것도 없는 것처럼,
일체의 법을 환히 아는 것도 그와 같다.
마치 허공을 허무(虛無)라고 하며 그것이 담박한 것처럼,
일체의 법도 그와 같아서 다만 이름만 빌었을 뿐이며 그것은 적막한 것이다.
보살이 일체의 법에서 전적[典]을 가까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대사는 일체의 모든 법을 자세히 살펴보고 사유하지만 여기에 있어서 아는 것도 없고 보는 것도 없다.
눈은 귀를 모르고 보지도 못하며,
귀는 눈을 모르고 보지도 못한다.
는 혀를 모르고 보지도 못하며,
혀는 코를 모르고 보지도 못하며,
몸은 뜻을 모르고 보지도 못하며,
뜻은 몸을 모르고 보지도 못한다.
일체의 법에 비록 어리석고 철모르고 흉악하고 사나움이 있다 하더라도 법계를 보면 지혜는 항상 평등하고 행하는 일이 완전히 갖추어져 있다.
그 6정(情)의 경계는 비춰서 오는 것이 있으면 곧 존재하는 것이다.
근본에서 헤아리지만 내법(內法)은 없는 것이며, 밖으로 가르치지만 마찬가지로 외법(外法)도 없는 것이다.
내법을 가르치는 것도 그 소견은 이와 마찬가지이다.
보기를 이와 같이 하면 법도 없고 생기는 것도 없으며 또한 만들어지는 법도 없는 것이다.
머무름이 있다고 하지만 보아도 보이는 것이 없다.”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법계이니, 법은 일어난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또한 머무르지도 않으므로 곧 존재하는 것이 없다.
가령 모든 법을 생각할지라도 머무르지 않고 생기지 않고 일어나지 않고 처소가 없다.
이와 같이 보는 자는 진제의 지혜가 갖추어져 모든 법과 법계가 없고 해탈도 보지 않으니, 이것이 일체의 법에서 모든 전적을 가까이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법이니, 보살대사는 크게 성스러운 신통과 특수한 행을 얻어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
[성스러운 신통]
무엇이 성스러운 신통인가?
신통이란 일체의 법에서 다른 지혜를 믿지 않고도 묻고 받음이 있는 것이다.
지혜라고 말한 까닭은 일체의 법에 두 가지 일을 짓지 않다는 것이다.
이른바 두 가지가 없다는 그것은 곧 이름과 법이 없고 알 수도 없다는 것이다.
천자여, 만일 이 지혜를 구족한다면 그 보살은 빨리 성스러운 신통을 이룰 것이며 소원을 성취함으로써 깨달아야 할 바를 구족할 것이다.
보살이 이와 같은 지혜를 환히 알면 천상과 세간 사람을 뛰어넘는 깨끗한 도안(道眼)으로 곧 시방의 한량없고 한정이 없는 억백천해의 모든 부처님 국토에 계신 불(佛)ㆍ천중천(天中天)과 그곳에 있는 모든 성인들을 뵙게 된다.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는 경법을 모두 듣게 되며,
그 부처님 국토의 여러 중생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착하고 나쁘고 곱고 밉고 하는 것을 모조리 알게 되며,
인민과 무리들이 이렇게 행할 것이고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스스로 옛적에 돌아다닌 곳을 알고 증득한 밝은 지혜로써 자기의 본제(本際)도 알게 되며,
다른 중생들이 한없이 먼 과거부터 살았던 곳을 모두 밝게 알아 인연을 따라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비록 일체에 통달한 지혜에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성스럽고 밝은 지혜가 이렇게 높고 뛰어나므로 모든 중생을 위해 불사를 일으켜 세우며,
일체의 부처님 법을 빨리 구족하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최정각이 될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지혜로운 방편으로 도가 밝으면
크게 성스러운 신통을 빠짐없이 이루어
깊고 묘한 계율을 늘 따르고 닦으며
하나의 이치 탐구해 일체법을 알리라.
진제와 일체의 경전 분별하면서
밝은 눈 가진 자는 집착이 없고
모든 법은 허무(虛無)하다 항상 보아서
살피는 바 있으면 모두 공이라 말한다.
익숙했던 모든 법 그건 거짓으로 이름 붙여진 법
모든 법도 해탈하는 자도 보지 않으며
보지 않는 그 자 관찰하지 못하는 것 없나니
성스러운 신통 얻고 나면 보는 것이 이와 같네.
가령 과거 모든 법이 이미 공하다면
미래의 모든 법도 또한 공하리라.
현재를 분별해도 이와 같으리니
이것을 바로 진제의 견해라 한다.
일체 모든 법과 삼계는 항상 공하나니
이를 분명히 아는 자 생각함도 생각하지 않음도 없다.
이미 응함도 응하지 않음도 없는 자
그는 두려워하는 것 없고 진제를 보리라.
만일 지혜가 이와 같아 방편에 집착 없으면
경법을 강설하여도 법이란 생각 없고
마음에 생각하는 것 없으면 집착하는 것 없나니
집착하는 것 없는 자 흔들리지 않는다.
온갖 법은 자연히 일어나니
그 자연이란 것 본래 깨끗하고 나[我]가 없네.
모든 법이 나가 없다는 것 분명히 알면
그때는 일어나지도 않고 다른 법도 없으리라.
그 생기지 않는 것 있지도 않고 오지도 않나니
그것을 살펴보면 의지한 곳 없어라.
그러고 나서 다시 모든 법과 처소 강설하나니
부처님 도를 연설하지만 내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일체 삼계는 마음에서 유래한 것이니
그 마음도 역시 항상 볼 수는 없어라.
물질도 없고 사람도 없어 허깨비 같나니
마땅히 이 법으로 마음을 힘써 구하라.
그들은 이 법으로 마음을 구한 뒤에
마음이 없고 마음의 법도 없음을 곧 아나니
만일 마음으로 마음의 처소 구한다면
곧 마음의 본래 청정함을 볼 수 없으리라.
모든 법에 이미 집착이 없는 자
대중 가운데 있더라도 대중이란 생각 없으며
일체의 모든 법 뜻함도 없고 성취함도 없이
허공과 같다는 것 항상 분별해 안다.
허공을 관찰하면 생기지 않고 있지 않듯
모든 법도 분별하면 또한 이와 같다.
거짓 이름으로 허공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실체가 없으며
설하는 말들이 있지만 그 법은 허공과 같으니라.
그 눈은 한 번도 귀를 보지 못하였으며
그 귀는 한 번도 눈을 보지 못하였으며
혀는 코와 접촉하지 못하고 코는 혀와 접촉하지 못하니
이들은 엎치락뒤치락 서로 보지 못한다.
그 몸은 한 번도 뜻을 살펴보지 못하였으며
뜻 역시 몸이 어떤 유형인지 살펴보지 못하였으며
저마다 이와 같이 서로 알 수 없나니
이런 까닭에 그것들은 언제나 편안하다.
온갖 흉악함과 아첨과 어리석음에 집착했어도
모든 법의 세계는 언제나 평등하나니
그 안에 것은 바깥을 알지 못하고
밖에 것은 안의 것을 또한 모른다.
이런 까닭에 모든 법의 귀취를 깨달아
영원하고 한정할 수 없는 지혜를 성취하며
시방에 계신 억해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성문에게 허물과 흠 없음을 보게 되리라.
또한 저 부처님들께서 설하신 여러 경전과
한량없이 성스러운 신통과 청정한 이치
고운 말로 연설하신 것 모두 들어서
곧 능히 받아 지니고 평등하게 널리 닦으리라.
곧 중생들의 생각 분명히 알 수 있고
억만의 불국토로 빠짐없이 날아가며
수 없는 전생의 세상 일 모두 기억하리라.
억백천 겁 항하의 모래 같은 세월을.
여기에서 오묘한 다섯 가지 성스러운 신통 이루면
곧 편안히 머무는 지혜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나니
그것은 부처님 덕분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요,
방일함이 없는 도와 이익과 이치를 일으킨 덕분이다.
만일 이와 같은 공의 법을 듣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오묘한 즐거움 즐긴다면
악마가 그의 홈을 찾을 수 없으리니
곧 위없는 깨달음을 빨리 이루리라.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