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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왕전 제1권
1. 본시토연[2]
[아서가 왕(1) 악한]
아서가를 세워 왕이 되게 한 나제굴다가 제일의 재상이 되었다.
소심마는 부왕이 목숨을 다하고 아서가가 보위에 올라 왕이 된 것을 보고는 마음에 분노가 치솟아 화씨성으로 돌아왔다.
아서가는 소심마가 온다는 말을 듣고서, 한 사람의 건장한 역사(力士)를 엄밀히 준비하여 제일문(第一門) 아래에 두고 두 번째 역사를 두 번째 문 아래에 두고, 세 번째 역사를 세 번째 문 아래에 두고, 나제굴다를 동쪽 문 아래에 두었다.
아서가는 몸소 나아가 흰 코끼리를 배치하고, 코끼리 위에는 아서가의 모습을 그려 놓게 하였다. 그리고는 주위 네 곳에 큰 불구덩이를 만들고 똥과 풀로 그 위를 덮었다.
소심마가 세 번째 문 아래를 향해 왔을 때,
나제굴다가 소심마에게 말하였다.
“지금 아서가가 동문 아래에 있으니, 그를 쫓아 들어가십시오. 만약 들어가면 당신의 신하가 되겠습니다. 만약 능히 아서가를 해칠 수 없다면 이 문을 따라 들어간다 해도 능히 할 수 없습니다.”
이에 소심마가 곧 동문으로 가서 바로 코끼리 위의 아서가를 붙잡으려 하였으나,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불구덩이에 떨어져 스스로 멸하여 사라졌다.
이때 소심마에게 한 사람의 역사가 있었는데, 이름이 현용(賢踊)이었다.
수만 군중을 이끌고 불법(佛法) 가운데 들어갔고, 출가해서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모든 재상이나 대신들이 아서가를 경멸하자,
아서가는 비밀리에 이를 다스리고자 곧바로 모든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모든 대신들은 좋아하는 꽃과 과일나무를 꺾어 가시나무 주위를 둘러라.”
대신들이 말하였다.
“지금껏 가시나무로써 꽃과 과일나무 숲을 둘러야 한다는 것은 옳다고 들었어도, 좋아하는 꽃과 과일나무로 가시나무를 둘러싸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이에 세 번의 칙령이 있었으나 신하들은 완고히 따르지 않았다. 왕이 극도로 화가 나서 곧 이 5백 명의 대신들을 죽여 버렸다.
다시 다음해 봄이 되자, 모든 궁인들과 재상들에 둘러싸여 동산의 숲 사이에 이르렀다.
아서가라는 이름의 나무가 있었는데 꽃이 지극히 사랑스러웠다. 아서가는 이 나무와 자기가 같은 이름이라서 그 나무를 마음속으로 좋아하였다.
아서가의 신체는 거칠고 껄끄러워서 모든 여인들이 아서가의 거칠고 껄끄러운 신체 때문에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고, 가까이 모시는 것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가 잠들 때를 기다려 동산에서 놀곤 하였는데, 아서가 나무를 보자 곧 꽃가지를 꺾었다.
왕은 잠에서 깨어나 나무가 손상된 것을 보고 좌우에게 물었다.
“누가 이 나무를 훼손하였는가?”
“궁인이 이를 훼손하였습니다.”
왕이 크게 분노하여 5백 명의 궁인들을 붙잡아 나무 주위에 묶어 놓고는 태워 죽이자, 나라의 백성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 포악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악한 아서가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기리의 애락옥]
이때 나제굴다가 왕에게 삼가 아뢰었다.
“스스로 살해(殺害)하는 것은 왕으로서 의당 해야 할 바가 아닙니다. 왕께서는 지금 마땅히 악인을 간별하여 죄를 다스리게 해야 합니다.”
왕은 그 말이 옳다고 판단하여 곧 사자(使者)를 파견하여 악인을 모집하여 구하도록 하였다.
나라 변방의 산 아래에 직물 짜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 아이를 낳아 길렀으니, 이름이 기리(耆梨)였다. 그는 사람됨이 극히 악하여 아비와 어미를 욕하였다. 손은 곧 그물이고 다리는 곧 둔기와 같았는데, 독을 발라 풀잎이나 벌레, 짐승 등이 닿으면 죽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대악(大惡)이라 하였고, 나라를 통틀어 악을 말할 때 기리를 들었다.
그리하여 사자가 그곳에 가서 말하였다.
“너는 아서가왕을 위해 죄인을 다스릴 수 있겠느냐?”
기리가 대답하였다.
“나에게 천하의 악인을 다스리라고 하여도 할 수 있거늘, 하물며 아서가 한 나라 정도이겠는가?”
사자가 이 말을 듣고 왕에게 삼가 아뢰자, 왕은 곧 그를 부르게 하였다.
기리는 사자가 와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곧 부모에게 알렸으나, 부모가 허락하지 않자 즉시 부모를 죽여 버렸다.
사자가 기리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늦었는가?”
기리가 대답하였다.
“부모가 허락하지 않아 내가 그들을 살해하느라고 늦었다.”
이에 사자를 따라가서 왕을 본 기리는 왕에게 말하였다.
“저를 위해 감옥을 짓되 지극히 엄격하게 하고 가히 사랑할 만하고 즐거워할 만하게 하시며, 감옥이 만들어지면 애락옥(愛樂獄)이라 부르십시오.”
또 왕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사람이라도 들어온 자는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마십시오.”
왕이 즉시 허락하였다.
이때 그 악한 기리가 계두말사(雞頭末寺)에 이르렀다.
그 때 마침 그 절에는 한 비구가 있어 나쁜 영우경(嬰愚經)의 말을 외우고 있었다.
“가마솥에 끓여 죽기를 바라는 자는 방아로 찧어 죽이고, 방아로 찧어 죽기를 바라는 자는 가마에 넣고 삶아 죽인다. 지옥 가운데 큰 쇠구슬을 삼키거나 끓는 동(銅)을 입에 붓는다.”
이 말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의 감옥 가운데에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만들어야겠다.’
[해(바다) 비구]
어느 때 장자의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장차 바다로 들어가서 보물을 캐려고 하였는데, 바다 가운데로 가던 중에 한 남자 아이를 낳았다. 이에 글자를 따와서 해(海)라고 불렀으며,
12년이 지나 바다에서 나오다가 5백 명의 도적을 만나 재물을 빼앗기고 장자는 살해당했다.
이에 아들인 해는 문득 출가하여 도(道)를 배웠다. 걸식으로 전전하다가 화씨성(華氏城)에 이르게 되었는데, 마을을 잘 알지 못했으므로 애락옥에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가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밖의 모양은 가히 사랑스러우나 안은 지옥과 같구나.”
곧 나가고자 하였으나 기리가 허락하지 않고 비구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여기서 마땅히 사형(死刑) 받아야 하는데 어찌 나가고자 하는가?”
비구가 다 듣고 나자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기리가 물었다.
“어찌하여 어린아이처럼 큰소리로 우느냐?”
비구가 대답하였다.
“내가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선리(善利)를 잃어버리는 것이 두려워 이렇게 소리 내어 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새로 출가해서 아직 도법(道法)을 증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 몸을 얻기도 힘들지만 불법을 만나기가 힘든 까닭에 이렇게 우는 것입니다.”
기리가 말하였다.
“왕은 나에게 이 성안에 들어오는 자 가운데 죄(罪)를 찾아 다스리지 않고 내보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비구가 말하였다.
“나를 7일 동안만 살려 주십시오. 그 후에 당신이 나를 죽이고자 한다면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이때 아서가왕은 자신의 궁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깊은 사랑의 말을 나누는 것을 보고 즉시 분노가 치솟아 애락옥에 가두었는데, 기리가 때를 가려 방아로 찧어 버리니, 절구공이로 머리를 내리치자 눈알이 터져 나왔다.
비구가 이것을 보고는 혐오스런 마음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호라, 자비하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참으로 진리이구나.
물질은 위태하고 허약하여 물거품이 모인 것처럼 견고하지 않으며, 빨리 이지러져 잠시도 고정됨이 없다 하셨다. 단정한 용모로 지금 안온하게 있다 하여도 잘생긴 얼굴과 얇은 피부는 또한 썩고 무너짐이 있다.
두렵구나, 생사(生死)가 어린아이가 어리석어 즐거워하는 것과 같구나.
이는 성스러운 법이 아니니, 이 경계를 바로 보아 후회함에 빠지지 말아야겠다.’
이에 비구는 밤새도록 관찰하여 많은 번뇌를 끊고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다. 이와 같이 노력하여 곧 다시 아라한의 도를 얻을 수 있었다.
7일이 지나자 기리가 말하였다.
“7일이 지나고 8일째의 날이 밝아 오니 형벌을 받아야 한다.”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의 밤은 이미 지나갔고 나의 해는 이미 떠올랐다. 이익이 때에 도달했으니 너의 형벌의 다스림을 따르겠다.”
기리가 물었다.
“어찌하여 나의 밤이 이미 지나갔고 나의 해는 이미 떠올라 이익의 시간이 도달했다고 하는가? 나를 위해 소상히 설명해 보아라.”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난날 어둡고 암울한 무명의 밤을 지냈으나, 번뇌의 원수들은 이미 영원히 사라졌으므로 이를 일러 나의 밤은 이미 지나갔다고 한 것이며,
지혜로운 공(空)의 마음으로 삼계를 바르게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일러 나의 해는 이미 떠올랐다고 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하신 바를 나는 지금 모두 이루었으므로 이를 이익이 때에 도달한 것이라고 한 것이니, 다만 늙은 목숨을 너의 뜻에 맡겨 다스리게 하리라.”
기리의 마음은 악하고 잔인하여 죄 없는 이를 해치고 후세를 믿지 않아 거듭 성을 내면서 곧 큰 가마솥을 설치하고 그 안을 물로 채웠는데, 기름ㆍ고름ㆍ피ㆍ골수ㆍ똥ㆍ오줌이 섞인 오물이 가득하였다.
곧 비구를 끌고 가서 그 가운데에 앉히고 밑에서 큰 불로 땔나무를 태우려 하였지만 끝내 불을 피울 수가 없었다. 이에 기리는 화를 내면서 몽둥이로 불 때는 사람을 때리고, 스스로 직접 땔나무 모두를 불붙이려 하였으나 또한 태울 수가 없었다. 또한 서까래에 소(蘇)를 바르고 여러 겹으로 쌓아 불을 붙여 모두 태웠으나 물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 까닭을 괴이하게 여겨 가마솥 안을 들여다보니 비구가 천 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 위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이때 기리가 매우 놀라서 곧 왕에게로 가서 알리니, 왕이 즉시 왔는데 무너진 담장을 보면서 들어왔다. 왕을 따라오던 모든 사람들 수천억만 명이 이 비구를 보았는데,
이때 비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중생들을 보고는 교화하여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중생들이 모두 모였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는 곧 가마 안에서 나왔는데, 의복이 청결하였으므로 모든 대중이 쳐다보지 않는 자가 없었다.
몸이 하늘로 치솟으면서 갖가지 변화를 보이되, 몸 위로는 물이 솟았으며 몸 아래로 불길이 솟은 것이 마치 큰 산이 허공 가운데 나타난 것과 같았다.
왕이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신기한 마음이 생겼다.
우러러보며 공경스런 마음으로 합장하고 관찰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비구를 보니 우리와 같은 품격을 지닌 사람의 몸이나 위의와 덕과 존경할 만한 신묘함이 세상의 기준을 뛰어넘어 허공을 뛰어올라 대신족(大神足)을 나타냅니다.
내가 지금 이해할 수 없으니 원컨대 설명해 주기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의 성스러운 일을 알 수 있으면 내가 있는 힘을 다하여 마땅히 따라 익히겠습니다.”
이때 비구는 아육왕이 대단월(大檀越: 대시주)이 되어 능히 부처님의 사리를 널리 나누어서 천인(天人)을 두루 이익 되게 하리라는 것을 알고서 말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대비심으로 번뇌를 끊으라. 부처님의 법을 이은 사람은 3유(有) 가운데 이미 해탈을 얻어 조어(調御)하고자 하는 자는 조어되고, 적멸(寂滅)하고자 하는 자는 적멸되고, 해탈하고자 하는 자는 해탈하게 되느니라.’
대왕은 마땅히 부처님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당신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100년 뒤에 화씨성의 왕이 되어 아서가(阿恕伽)라고 불리며, 4분(分)의 1의 전륜성왕이 되고, 정법(正法)을 위해 왕께서는 사리를 나누어 8만 4천의 보탑(寶塔)을 세우리라고 수기(授記)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왕은 지금 오히려 대옥성(大獄城)을 지옥처럼 지어 백천 대중들의 생명을 잔혹하게 해쳤습니다.
대왕이여, 당신은 지금 마땅히 일체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베풀고, 또한 마땅히 부처님의 뜻이 두루 이루어지도록 하시오. 사람 가운데 제석(帝釋)이 되어 반드시 무외를 베풀어 자비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며, 사리를 분포(分布)하여 널리 진실한 구제를 행해야 합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불법에 대해 깊은 신심과 깨달음이 생겨서 합장하여 공경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이미 극악한 죄과(罪過)를 지었으므로 청컨대 저의 참회를 받아 주십시오. 지금 부처님께 귀의하고 여래께서 설하신 뛰어난 법(法)에 귀의합니다.”
그러자 복덕의 업(業)이 열려 대지(大地)를 장엄하였다.
이때 비구가 공중으로 뛰어오르면서 나오자, 왕 또한 나오려고 하였다.
그러자 악한 기리가 말하였다.
“왕께서는 지난번에 저에게 이 감옥에 들어오는 자는 모두 끝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왕이 곧 말하였다.
“나를 죽이려고 하느냐?”
기리가 답하였다.
“죽이고자 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는 내가 들어오기 전에 먼저 들어오지 않았느냐?”
기리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저는 전에 들어왔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는 전에 들어왔기 때문에 마땅히 먼저 죄를 받아야 한다.”
왕은 곧 사람을 보내 기리를 붙잡아서는 호교(胡膠)에 두고 집 가운데 불을 놓아 태워 버리고, 애락옥(愛樂獄)을 파괴하여 중생들에게 무외(無畏)를 베풀었다.
[아서가 왕(2), 정법의]
그리고 왕사성으로 가서 아사세(阿闍世)왕이 묻어 놓은 네 되의 사리를 가져다가 곧바로 그곳에 대탑(大塔)을 조성하여 세웠다. 제2, 제3, 나아가 제7에 이르기까지 사리가 묻힌 곳의 모든 것을 취하였다.
그 후 다시 나마(羅摩)라는 마을로 가서 바다 용왕이 가지고 있는 사리를 취하고자 하였는데, 용왕이 곧 밖으로 나와 왕에게 용궁으로 들어오도록 청하였다. 왕이 곧 배에서 내려 용궁으로 들어가니,
용왕이 왕에게 말하였다.
“오직 원하오니 이 사리를 남겨 주십시오. 청컨대 내가 공양할 수 있도록 삼가 가져가지 마십시오.”
왕이 용왕을 보니 공경하고 공양하고자 함이 인간보다 뛰어나서 결국은 도로 놓아두고 가지지 않은 채 나왔다.
왕은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8만 4천의 보석함을 만들어 금ㆍ은ㆍ유리 등으로 이를 장식하였다. 한 개의 보석함 가운데 한 개의 사리를 넣고, 다시 8만 4천의 보배로운 뚜껑을 만들고는 8만 4천의 비단[疋綵]으로 장식하였다. 그리고는 하나하나의 사리를 한 야차에게 주어 염부제에 두루하게 하여 1억의 인구가 있는 곳에 하나의 탑을 조성하도록 하였다.
이때 귀신이 사리 네 개를 가지고 나가 탑을 세웠다. 사리 하나를 가지고 있던 야차가 있었는데 차시라국(叉尸羅國)에 이르러 부도(浮圖)를 세우려 하자,
그 나라 백성들이 말하였다.
“우리나라의 백성들은 무릇 36억이니, 지금 마땅히 우리에게 서른여섯 개의 사리 상자를 주어야 합니다.”
이때 야차와 귀신이 함께 이 일로 해서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왕이 스스로 생각하여 말하였다.
‘사람의 숫자가 매우 많구나. 만일 그와 같이 한다면 염부제를 채우기에는 사리가 부족하다. 마땅히 방편을 시설(施設)하여 끊어 버리고 주지 말아야겠다.’
즉시 야차를 파견하여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 나라의 35억의 인구를 제거하면 오직 1억의 인구만 남으니, 한 개의 사리를 주겠다.”
그러자 그 나라 사람들이 말하였다.
“우리들이 진정 서른여섯 개의 사리 상자를 사용할 수 없다면 한 개라도 괜찮으니, 원하옵건대 저희들을 살해하지는 마십시오.”
곧 그 뜻을 좇아 오직 한 개의 상자만을 주었다.
이에 왕이 말하였다.
“1억이 넘는 곳에도 사리를 주지 말고 1억이 되지 않는 곳에도 사리를 주지 말라.”
이렇게 말하고는 계두마사(雞頭摩寺)로 향했다.
도착해서는 상좌인 야사의 앞에서 합장하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지금 염부제 안에 8만 4천의 보탑(寶塔)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상좌가 대답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왕께서 만약 일시에 탑을 만들고자 한다면, 저는 대왕께서 그 탑을 조성토록 하겠습니다.”
이때 손으로 해를 가리니 칙령이 나라 안에 두루하게 되고, 손으로 해를 가릴 때 우러름을 다해 탑을 세웠다. 이후에 손으로 해를 가리니 염부제 안에서 일시에 탑이 조성되었다.
탑이 조성되자마자 모든 백성들이 정법(正法)의 아서가왕(阿恕伽王)이라고 불렀다. 널리 안온하게 하고 세간을 요익(饒益)하게 하였으며, 나라 안에 널리 탑묘(塔廟)를 일으켰다. 선은 더욱 번성하고 악명(惡名)을 소멸하였으니, 천하가 모두 정법의 왕이라고 칭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