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으로 들어가는 날입니다. 들어가면서 법우님들께 간단한 인사라도 드려야 도리인 것 같아서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지난 10월 20일에 나와서 오늘 11월 20일에 돌아가니 꼭 한 달을 치앙마이에 머무른 셈입니다. 사실 이번에는 태국에서 비자 단속을 좀 까다롭게 한다고 하여 인도로 갈려고 비행기표까지 모두 예매를 하였지만 출발 며칠 전에 생각을 바꾸어서 다시 치앙마이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제게는 치앙마이가 익숙하고 편한 곳인가 봅니다.
이번 한 달간은 담마상가니 주해를 다는 작업에 몰두하였습니다. 담마상가니 주해는 당연히 담마상가니의 주석서인 앗타살리니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넣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저의 소견이 아닌 정통 상좌부의 견해로 담마상가니를 이해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담마상가니 원문을 다듬는 일 보다는 주석서인 앗타살리니를 읽어내고 그래서 이 가운데 필요한 부분을 뽑아서 담마상가니의 주해로 넣는 작업에 전적으로 치중을 하였습니다.
앗타살리니는 분량으로 보면 청정도론과 비슷한 많은 분량입니다. 이번 한 달 동안은 대략 앗타살리니 절반이 넘는 부분을 발췌해서 한글로 옮긴 듯합니다. 제4장의 중간 이하 부분을 완료하지는 못했지만 이처럼 발췌 번역한 부분만 해도 적지 않은 분량입니다. 이렇게 많은 부분을 발췌해서 번역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대림스님께서 옮기신 청정도론 때문입니다. 청정도론과 담마상가니는 많은 부분을 서로 공유합니다. 청정도론은 법을 니까야의 관점에서 정리한 것이고 담마상가니는 법을 아비담마의 관점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로 같은 내용을 공유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절감한 것은 아비담맛타상가하 즉 아비담마 길라잡이의 중요성입니다. 왜 상좌부 불교국가가 모두 이 아비담마 길라잡이를 중시하는지 앗타살리니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아비담마 길라잡이 즉 아비담맛타상가하는 아비담마의 법수를 멋지게 요약한 것입니다. 사실 아비담마 길라잡이가 없었다면 담마상가니를 이렇게 빠른 시간에 번역할 수 없고 특히 앗타살리니는 더 그러합니다.
그래서 이참에 이번 겨울에는 담마상가니를 다듬으면서 아비담마 길라잡이도 함께 다듬어서 꼭 개정판을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비담마 길라잡이의 개정판을 내는 일은 원장 대림스님께서도 전에부터 강조하신 것이기도 합니다. 아비담마 길라잡이가 출간된 지도 벌써 12년이 되었고 11판까지 찍었으니 늦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아비담마 길라잡이 개정판 출간작업도 함께 하려합니다. 그래야 아비담마 길라잡이를 토대로 불교공부를 하시는 법우님들께 할 도리를 조금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몇몇 스님들께서 교정해주신 자료도 있고 여러 법우님들의 제언도 수렴해두었으니까 이를 토대로 판형까지 완전히 바꾸어서 개정판을 내는 작업을 해 보겠습니다. 물론 뜻이 있는 여러 법우님들의 제언도 귀 담마 듣고 법우님들께 교정도 부탁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번 겨울에 다시 태국으로 나오면 이번에 집중한 앗타살리니의 발췌 번역을 완료하여 이 가운데 뺄 부분은 빼고 간추릴 부분은 간추리고 하면서 담마상가니 주해 부분을 완성하고, 여기에다 역자 서문과 해제를 달아서 담마상가니 한글번역본을 완성하려고 합니다. 전에 말씀드린 대로 이렇게 하면 두 권으로 출간이 될 듯합니다. 제1권에는 마띠까와 제1편 마음의 일어남 편이 수록될 듯하고 제2권에는 나머지 세 장 즉 제2편 물질 편과 제3편 배제 편과 제4편 주석 편이 담길 듯합니다.
이번에 옮기고 있는 담마상가니의 부제로는 ‘법의 교향곡’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음악에는 문외한입니다만 포행하면서 한 번씩 생각해보면 담마상가니는 교향곡과 아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교향곡은 네이버의 두산백과서전에서 ‘관현악으로 연주되는 다악장형식의 악곡’으로 정의됩니다. 담마상가니도 법을 설명하는 여러 장으로 된 가르침입니다. 두산백과사전은 계속해서 ‘교향곡은 기본적으로는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은 보통 제1악장(소나타 형식의 빠른 악장. 이 앞에 장중한 서곡이 오는 경우도 많다), 제2악장(리트 형식의 완만한 악장), 제3악장(미뉴엣 또는 스케르초), 제4악장(론도 또는 소나타 형식의 매우 빠른 악장)으로 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담마상가니도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1장 앞에는 마띠까를 두었는데 마띠까를 서곡과 배대할 수도 있겠습니다. 각 장은 마띠까에서 제시한 법수들을 여러 형식으로 설명해나갑니다. 담마 상가니는 부처님께서 설하셨으며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법을 의지하라고 당부하셨고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이 시대에 부처님의 제자들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 그 법들을 마음의 일어남 편과 물질 편과 배제 편과 주석 편이라는 네 개의 장으로 설명하고 풀이하고 이해하여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법에 대한 4악장의 교향곡인 것입니다.
게다가 두산백과사전은 놀랍게도 ‘교향곡 즉 심포니(symphony)의 어원은 심포니아(symphonia)라는 그리스어로, 본디 동시에 울리는 음 또는 완전협화음을 의미하였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담마상가니를 위시한 아비담마가 추구하는 것입니다. 아비담마는 법들을 마음 마음부수 물질 열반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멋진 조화 완전협화음을 추구합니다. 89가지 마음은 52가지 심소법들 가운데 적절한 것들과 함께 일어나고 함께 멸하고 같은 대상을 가지고 같은 토대를 가지면서 완전협화음을 이룹니다. 물질들도 업에서 생긴 것, 마음에서 생긴 것, 온도에서 생긴 것, 영양분에서 생긴 것으로 마음 마음부수와 협화음을 이룹니다. 열반은 출세간의 도와 과와 완전협화음을 이루며 우리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담마상가니는 법의 모음으로 직역할 수 있는데 여기서 모음은 단순히 그냥 아무렇게나 모아진 상태가 아닙니다. 이처럼 교향곡처럼 철저하게 기획되고 사유되고 이해되어서 완전협화음으로 법들을 모은 것입니다. 그래서 담마상가니의 부제로 ‘법의 교향곡’이라고 부쳐보면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담마상가니는 교향곡과 멋지게 배대가 된다고 여겨집니다.
저는 이제 숙소를 나가서 비행기로 방콕으로 갑니다. 거기서 몇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저녁쯤에 비행기로 쿠알라룸푸르로 갔다가 심야 비행기로 출발하여 내일 아침에 김해공항으로 들어갑니다. 비행기를 세 번이나 타는데 제가 좋아하는 저가항공을 이용하여 시간을 맞추다보니 그렇습니다. 한국 들어가면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다시 12월 하순에 나와서 석달 동안 열심히 해서 담마상가니 번역출간작업을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시간에 쫓기면서 글을 생각나는 대로 마구 적다보니 글이 장황하고 두서가 없습니다. 그래도 글을 올리는 것이 도리인 듯하여 수정도 제대로 못하고 두서가 없는 대로 올립니다. 잘 섭수해주십시오.^^
초기불전연구원의 역경불사를 격려해주시고 성원해주시고 후원해주시는 모든 법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해서 빠알리 삼장의 완역불사를 회향하도록 하겠습니다. 법우님들이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각묵 합장
첫댓글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두 손 모읍니다.
...()...
사-두 사-두 사-두 ! _()_ _()_ _()_
스님 가슴 벅차는 기쁜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담마상가니가 나오면 많은 수행자들에게 부처님의 진실한 말씀이 전해지고 큰 이익이 있을 것이라 믿어집니다.
한국 불교사 뿐 아니라 모든 도를 닦는 도인들에게 큰 경사가 열림을 축원올리며, 함께 기뻐합니다.
항시 행복하시고 건안하십시요. _()_ _()_ _()_
스님께서 번역하시고 환희로와 하시는 감동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담마상가니를 교향곡에 비유하시고 음정간의 화음까지 설명하시다니 놀랍습니다.
모든 게 공명, 스님과의 공명에 감사드립니다.
평안히 귀국하십시요. 23일 공부모임에서 뵙겠습니다._()_
감사합니다 스님의 건강을 발원합니다 _()()()_
감사합니다스님 _()_()_()_
기후 변화에 잘 적응하시고 건강+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길로 인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두 사~두 사~두 ...()()()...
항상 법체 건안 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건강챙기시며 행복하옵길
_()_ _()_ _()_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 온지 얼마안되서 나는 의문인데 스님께서는 왜 치앙마이로
가셔서 일을 하실까? 하는 궁금증도.... ^^
()()()
감사합니다 _()_()_()_
_()_
담마상가니라는 법의 교향곡이 울려퍼지면서 앗타살리니, 청정도론, 아비담마 길라잡이도 함께 어우러져 법의 향연을 벌이게 되겠어요.
생각만 해도 희열이 솟아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_()_ _()_ _()_
세존의 원음을 직계로 발전시킨 상좌부 아비담마를 저 같은 일반인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게 두 분 스님께서 초기불전연구원을 통해 발하시는 크나큰 원력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그 원력이 아비담마 7론으로 확고히 맺히려는 시점에 한국 불교계에 좀 실망입니다.
세존의 원음을 소중히 보호하여 널리 펴시려는 두 분 스님의 원력은 진정한 대승의 발로입니다
어째서 아직도 불교계 전체에서 전폭적 지원이 없는지 답답합니다.
힘겹게 가시는 그 바른 길이 참 마음 아픕니다.
스님! 항상 건강하십시오. 두 분 스님의 원력이 반드시 성취되시길 제대보살과 호법선신께 발원 드립니다.
혜찬 합장_()__()__()_
댓글로 격려해주신 법우님들께 감사합니다.
한국에 잘 도착했습니다.
한국에 오니 이리저리 가야할 인연이 생기고 해야할 일이 생깁니다.
이재광 법우님께서 왜 치앙마이로 가서 번역해야하는지 질문하셨는데요,
저는 두 가지 일에 집중을 못하고 한 가지만 해야하는 하근기라서
변명 같지만 한국에 있으면 번역에 집중을 못합니다.
나름 10년을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그게 안되니 저도 답답합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치앙마이로 가게 됩니다.
치앙마이에서는 하루 21시간 이상을 방에만 있으니
번역에 집중을 할 수 있고 그래서 이만큼이라도 번역을 하나봅니다. ...
법우님들께서 항상 청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각묵 합장
_()_ _()_ _()_
항상 감사드립니다. _()_()_()_
사두 사두 사두()()()
스님의 소식 이제서야 접합니다.
잘 도착하셨군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건강 조심하시고요.
_()_
지난번 실상사에서 뵈었을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 지났군요.
세월이 빠르네요.
이제 평생 직장을 만들려고 3년간의 계획을 잡고 일에도 마음챙김 열심히 하고있습니다.
스님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_()_
사두,사두,사두_()_
벌써 기대가 됩니다
대구에서 송현
사두 사두 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