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좋아하는 우키요에 작품으로 '가라사키의 밤비(唐崎の夜雨からさきのやう)' 라는 작품을 꼽고 싶다. 이 작품은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 = 안도 히로시게安藤広重)의 작품으로써, 오미8경(近江八景)이라 불리는 시가 현 오쓰 시 가라사키 신사의 비오는 밤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여백들과 차분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좋아하는 그림이다.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에 가장 눈에 띄는 두 가지는 화면 전체에서 보이는 빗줄기와 가운데의 나무들인데, 빗줄기는 운동감이 있는 그림들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표현되거나 굵은 선으로 표현되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 작품에선 가는 수직선으로 표현되어 고즈넉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실루엣으로 표현된 나무는 밤 풍경임을 상상하게 하는데, 이것도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작품 내의 사물들은 세세한 형태놔 음영이 표현된 사실적인 묘사라기 보다는 대상을 상상할수 있는 단서들로 이루어진 데포르메들인데, 동시대의 서양화의 지향점과 이후의 흐름이 어땠는가를 생각해보면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의 배경이 된 가라사키 신사 옆의 석단(石垣いしがき))
(현재는 팔경(近江八景)중 하나였던 그림의큰 소나무는 없어지고 옆의 소나무들만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