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길을 나선지 스무 해가 되던 지난 2019년 6월 21일, 나는 ‘뇌출혈’이라는 뜻밖의 스승을 만났다. 정수리 부근에서 터진 피는 삼일 동안 흘러 나왔고 출혈량은 20cc 가량 되었다. 손과 발, 그리고 혀와 안면 근육에 마비가 왔다. 나는 삼일 간을 병원 응급실에서 보냈다. 의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흘러나온 피가 모두 흡수되어 병원에서 따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나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몇 차례 CT촬영을 다시 했고, 마지막 사진을 판독한 주치의는 더 이상의 출혈이 없으니 퇴원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날부터 나는 놀라운 경험을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모아들인 정보와 지식들은 서서히 지워졌고, 그 자리엔 새로운 기억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은 마치 새로운 폴더가 열린 듯 수천 년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나는 매일 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미친 놈처럼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했다. 밤낮없이 내 머릿속에서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퍼즐 조각들이 스스로 일어나 제자리를 찾아갔다. 밤마다 내 눈앞에서는 인류가 물었던 수많은 물음의 답들이 한 폭의 명료한 그림처럼 자명해졌다. 참으로 신비롭고 감동적이었다.
나는 늘 궁극의 지혜는 단순하고 쉬워야 한다고 말했었다. 학교 근처라곤 가 본 적 없는 내 아버지조차 깨우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만 진리라고 믿었었다. 뇌출혈이라는 스승은 내게 그 길을 알려 줬다. 아니 기억나게 했다.
나는 뇌출혈이라는 방법으로 내 기억을 되살린 스승의 말씀에 따라 다섯 권의 책을 집필할 것이다. 다섯 권의 책은 오래된 영혼이 들려주는 1. 고고학과 신화 이야기 『길이 끝나는 곳』, 2. 기억나게 하는 자 예수 『거기에 길이 있었네』, 3. 영성과 교육 이야기 『내가 길이다』, 4. 영혼의 기억을 되살리는 선택 『기억의 지도』, 5. 영성 용어 해설사전 『기억의 언어』로 구성 된다.
나는 지난 8월 13일부터 <오래된 영혼의 사랑 이야기> 두 번째 책 『거기에 길이 있었네』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예수의 복음서를 다시 쓰기 시작한 것이다. 집필은 40일 동안 진행 됐다. 나의 집필 과정은 지극히 단순했다. 뇌출혈이 열어 둔 새 폴더에서 글을 옮겨오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기에. 그래서 나는 그 어떤 참고 자료도 사용하지 않았고, 문학적 완성도도 고려하지 않았다.
나는 인류의 스승으로 온 예수가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 져야 한다고 믿는다. 지난 이천여 년 동안 특정 종교가 그 스승을 독점했다. 그래서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그의 사랑 이야기가 인류를 깨우치는 가르침으로 되돌려졌으면 좋겠다.
위대한 스승 예수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참으로 행복했다.
2019. 9. 23
삼무곡에서
김종률
* 책제목 / 오래된 영혼의 사랑 이야기 2 [거기에 길이 있었네]
* 글쓴이 / 현곡 김종률 (삼무곡 영성 네트워크 대표)
* 펴낸곳 / 삼무곡 (대표 곽푸른하늘)
* 금 액 / 20,000원(정가판매)
* 쪽 수 / 375p
* 구 입 /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삼무곡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