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 인산, 카리란?
대지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거름이 부족하면 뿌리가 거름기 있는 곳으로 찾아가지만 한정된 분토 속에서 살아가는 분재는 인위적으로 주지 않으면 거름기를 섭취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옛날 분재를 가꿀 때에는 손질방법이 과학적으로 연구되지 않았으므로 나무가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전혀 거름을 주지 않고 물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나무를 작게 만드는 방법으로 관리했으나 자칫 잘못하면 나무를 죽이고 또 수명은 짧아진다. 거름주기에 대한 완전한 지식이 없이 무턱대고 많이 주면 잘 자라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은 위험하다. 나무를 죽이는 원인 가운데서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거름을 잘못 주고 너무 많이 주는 것이다. 분재는 수목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반 화초와 달리 왜화(矮化) 시켜 관리해야 하기에 거름의 생리작용을 알아보고 적절한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거름의 생리작용
식물은 뿌리에서 흡수한 물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사용해서 광합성을 하여 탄수화물을 만들어 자란다. 잎에서 만들어진 탄수화물은 식물체를 구성하는 기본이며 다음에 어떤 생리활동을 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또 다음세대의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원료가 된다. 수목체 구성요소는 60여 가지가 있지만 수목이 자라는데 필요불가결한 원소는 16가지가 있다. 이 16 가지 원소가 가지는 특성은 한 가지 원소만 부족하여도 수목의 생장 또는 생식이 완전하지 못 하며 결핍증상은 원소의 특수성 때문에 그 원소를 섭취시켜서 방지되거나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원소로는 대치가 불가능하다.
1.질소(Nitrogen)
질소는 비료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다른 비료에 비해 효과가 현저하게 빠르고 나무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명활동을 하고 있는 원형질의 주성분인 단백질과 식물조직 및 주요한 생활 작용을 하는 물질의 구성성분이며 식물이 생장한다는 것은 곧 원형질의 양이 증대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질소는 세포의 분열증식 발육, 양수분 흡수, 동화작용 등에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이것이 부족하게 되면 엽록소의 형성이 안 되기 때문에 잎의 녹색이 엷어져 황백화현상(Chlorosis)이 생기고 늙은 잎의 단백질이 분해되며 나오는 질소가 생장중인 어린잎으로 운반되어 이용된다. 따라서 식물의 생장이 억제되며 잎이 작은 그대로 잎의 수도 증가되지 않아 빈약한 모습을 하게 된다. 한편 질소가 과하게 되면 꽃피는 것이 늦어지며 꽃색도 엷게 되고 열매를 잘 맺지 못할 뿐만 아니라 꽃눈현상 (花芽分化)이 잘 안 된다. 설령 열매가 맺더라도 생리적 낙과가 많이 발생한다. 또 성숙(成熟)이 늦어진다. 따라서 질소가 식물체내에 많이 흡수되면 바로 탄수화물과 결합해서 단백질만을 합성하기 때문에 도장하듯이 형체만 크게 자라므로 병해충 및 동상해(겨울철 동해)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 이것은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병균의 침입을 쉽게 해 주기 때문이다.
2.인산(Phosphate)
인산은 세포핵물질의 생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세포핵의 구성물질, 에너지전달, 엽록소의 생성과 분열증가, 성숙, 촉진 등의 작용을 하여 세포분열을 원활하게 하며 조직을 강화하여 내한성, 내병성을 높이고 열매와 종자를 포함하는 개화와 결실을 촉진한다. 그러므로 식물체를 분석해 보면 줄기와 뿌리의 선단부, 즉 가장 왕성하게 생육하고 있는 부분과 세포분열도 왕성한 곳에 인산이 많이 모인다. 이것은 인산이 세포의 구성성분이며 단백질의 합성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산이 없으면 세포의 증식이 되지 않고 생육이 멈추게 된다. 인산은 <꽃과 열매의 거름>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도 인산이 생식생장을 좋게 하고 꽃의 색과 과즙의 성질 등에 영향을 주어 품질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꽃과 열매를 관상하는 분재재배에 필요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부족하게 되면 수목전체가 암록색 또는 자색으로 변하고 잎색은 적갈색을 띠며 줄기는 가늘고 잎이 작아진다. 또 절간(줄기 마디사이)도 짧아지며 농록색의 무늬가 생겨서 오래된 잎은 황화현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근모(根毛)는 거칠어지고 발육은 불량해지며 지근(枝根)의 소수는 다갈색을 띠게 된다. 그러므로 개화가 지연되며 결실도 불량해져서 결국은 생육이 정지된다. 한편 꽃눈의 형성이 안 되어 꽃을 잘 피울 수 없으며 성숙기가 늦어지고 병해에도 약해진다. 인산은 질소와 카리에 비하면 토립(土粒)과 토양(土壤)속의 다른 원소와 결합하기가 쉽기에 식물에 이용하기 어려운 성질이 있다. 또 인산은 질소와 칼리를 뿌리가 흡수하는 경우보다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므로 뿌리에 힘이 없으면 흡수가 곤란하다. 어린뿌리는 힘이 왕성하므로 인산의 흡수는 새로운 뿌리선단(先端)의 한정된 부분에서만 행해지고 있다고 하여 항상 새로운 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되면 인산은 충분히 흡수되지 않는다. 인산을 효과 있게 하는 요령은 뿌리가 잘 발달될 수 있도록 좋은 용토를 사용하는 것과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도 좀 더 여유 있게 주는 것이 좋다. 더구나 인산은 흡수량에 한계가 있으므로 질소와 같이 과다장해를 일으키지 않으며 유분이 있더라도 식물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3.칼리 (Potassium)
칼리는 자신이 세포를 구성하는 성분은 아니지만 식물체내의 신진대사 과정에 참여하여 촉매작용(Catalyst)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생리작용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해준다. 예를 들면 탄수화물의 생성과 이동, 단백질의 합성, 세포의 분열 등에 관여한다. 칼리는 인산으로 인해 분수가 지나치게 성숙하는 것을 막아주며 질소와 인산과의 평형적 효과를 유지시켜 준다. 한편 수목의 뿌리 끝, 눈, 형성층 등 생장이 활발한 부위 즉, 생장점 가까운 부분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서 세포분열에도 깊은 관계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칼리는 거의 수용성이므로 성숙부위로부터 유조직으로 이동하는데 체내에서의 생리작용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칼리는 새 뿌리의 발육을 도와서 뿌리 뻗음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생육초기의 새 뿌리가 발달할 때 가장 필요한 요소이다. 가을철 거름으로 재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추위 등 외부로부터의 악영향에 대한 저항력과 내병성(병해 ),내충성(해충피해)을 강하기 위함이다. 칼리는 인산과 함께 용토 속에 다량 있어도 나무에는 별 피해가 없다. 다만 부족하게 되면 수목 잎의 가장자리가 마르고 아랫부분으로 말라 들어가면서 시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