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이 아침 일찍부터 나가 놀자고 치근대도 봄비님이 오신다는 핑계로, 오전 내내 이불 속에서 구룡산 자락 개나리 가지가 봄비에 휘청취청 춤추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 또 뒹굴뒹굴 엎드려있다가 어제 효진님이 빌려준 한자영의 <비야, 안녕?>을 넘겨보고 수묵화빛 그림이 참 좋다 생각도 하며 시간 보내다 어제 참석치 못한 분들께 모임 소식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이제야 일어나 앉습니다. 그런데 딸은 옆에서 색종이로 접고 붙이고 하며 조용히 창작 활동을 하네요. 이건 순전히 자랑이지만 제가 늦게 딸 하나는 참 잘 두었습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모임에서 '독서 연구회' 신청건으로 아주 잠시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책이 좋아 시작한 모임이 부담이 되면 안될 것 같다는 의견으로 바로 모아졌지요. 조금 정착되는 내년을 기대하며...
1. 최은희의 <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를 읽어와서 이야기 나누었다.
같은 초등교사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준 교실 현장을 눈에 보이듯 생생하게 전하고 있어 그림책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교사에게는 필독서라 생각된다. 나는 315쪽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고과서에 나오는 동화의 원작을 찾아 함께 읽는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행복하기에...... '부분에 밑줄 그었다. 내가 실지로 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교실 속에서 행복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은숙님은 95쪽 '우리가 문학을 읽는 까닭은 등장인물의 삶을 이해하며 내 삶과 견주어보기 위해서이다'의 문학의 효용성 부분에 밑줄 그으셨다. 그리고 '내게 바람은 아이들에게 마음의 무릎을 내어주는 선생으로 늙어가고 싶다'란 부분에서 마음의 무릎뿐 아니라 실제 무릎도 내어주고 있는 작가가 감동이다라고 하셨다.
효진님도 아직 무릎은 어색하고 그림책이 가장 잘 보이는 VIP석을 마련했다고 한다. 110쪽 <으뜸 헤엄이> 책을 읽고 전엔 '협동'이란 의레적인 주제를 생각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런 희망은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때 생겨나는 것이다.' 부분에 개인적으로 자아 존중감에 대한 큰 통찰이 있었던 듯 보물 상자에 빼곡히 감상을 덧붙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 말과 글이 전보다 더 예쁘게 느껴진다고 기분좋은 말을 전했다.
진숙님은 91쪽 '책을 보면서 아이들이 내뱉는 말을 보면 '저 녀석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구나! 무엇이 절실하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된다. 내가 그림책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분이다. 그리고 '으뜸 헤엄이'에서 학교폭력에서 피해 당사자가 아닌 방관자 역할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또 그림책을 읽어주고 교사가 먼저 주제를 비치고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니? 하고 묻는 것은 이미 아이들에게 틀을 주는 것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도 했다.
오늘이 첫 모임인 혜진님은 책을 읽지 않았지만 1학년 아이들과 한 주간 읽을 책을 칠판 앞에 전시만 하고 아이들이 예쁠 때 읽어주기로 약속하고 읽은 책은 창가에 두어 마음껏 읽게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 목소리로 점점 책 읽어줄 시간을 내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하였다.
2. 그림책 <틀려도 괜찮아>
그리고 우리는 새학년 시작에 맞추어 읽으면 좋을 <틀려도 괜찮아>를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아이들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었다. 우리반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괜찮아, 그러면서 자라는 거야!" 하는 말을 자주 하는 모습을 본다. 효진님은 이 책이 스스로에게 더 위로가 되어 여러 상황속에서 '틀려도 괜찮아~' 하며 되뇌이게 된다고.
3. 돌림책
우리는 자신이 아끼는 책 한 권씩을 따로 챙겨와 서로 돌려읽기로 하였다. 나는 베치 바이어스의 <검은 여우>를 가져 갔고, 내가 받은 책은 읽고 싶었던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이다. 과제책 말고도 또 한 개의 책읽는 기쁨을 줄 듯 싶다. 오늘 참석치 못한 분도 다음 모임에 아끼는 책 한 권씩 꼭 챙겨오시길!
4. 5월 18일, 책마중 과제
읽고 밑줄 그어올 책 : <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반응 읽어올 그림책 : <오소리네 집 꽃밭>, 권정생
다음 모임에 수집해 올 그림책 주제 : '가족'에 관한 그림책
5. 장소 문제
교감선생님이 공식적인 공문으로 협조가 안 된 모임에 장소 제공은 어렵다는 입장을 표하셔서 딱 좋은 장소를 찾아야겠어요. 같이 고민해주세요.
후기 :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의 기쁨을 조금 맛보았습니다. 다들 그려셨지요? 앞으로도 더 많은 책을 만나며(책마중하며) 함께 성장하고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성장시키는 역할 감당하는 선생님들이 되어요!!!



첫댓글 우와~ 이리도 좋은 시간을 보내셨네요! 학부모님 상담 주간이라 가지 못한 마음이 더 안타까워지면서 다음 모임에는 꼭 늦지 않게 딱 가야지 다짐하게 됩니다. 모임 장소는 저희 학교(복대동)도 괜찮은데 선생님들께 너무 멀어서요. 사창사거리 춤추는 북카페란 곳도 괜찮았어요. 차값 저렴하고(아마도요^^) 방 같은 공간을 정해진 시간 동안 쓸 수 있었어요.
마지막 사진에 저도 따라 웃었어요~ 봄꽃보다 떠 반짝이며 예쁜 모습보니 선생님이 딸을 잘 두시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앗 다이어리에 다음 모임 표시하려다 알게된 사실 하나! 선생님 5월 18일은 저희 학교 직지동요제 날이라 저녁 늦게까지 학교 있어야 해요. 학부모님들 참여 가족 동요제라ㅜㅜ 제가 이번 모임 참석 하지 못한 탓이니 다음 모임에도 소식 전해 들어야 할 것 같아요. 무분별한 덧글까지 오늘 아주 제가 진상인 것 같습니다.
한결 기분이 좋아지네요
여기 어딘선가 제 흔적을 남겨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마음이 흐린 날에 그림책을 펴세요** 우리 아이들고 이런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이 책이될 수 있었으면해요
가르치지 않고 보여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