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인천공항에서 14일 0시 50분 카타르항공으로 출발 도하까지 9시간, 도하에서 2시간정도 머문 다음 도하에서 스페인의 마드리드까지 6시간. 한국과 스페인의 시간차 8시간.
그러니까 하루를 꼬박 걸려서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1시쯤, 한국시간으론 밤 9시.
유정주 선생님의 옛 스승이신 다케시 테츠카 선생님이 마중을 나와 계신다.
테츠카 선생님은 NHK방송일로 스페인에 머물고 계셨는데,
우리를 가이드해 주시기 위해서 일본으로 돌아가는 날자도 뒤로 미루신 듯 하시다.
어쨌든 우리는 아무런 염려 없이 스페인을 즐기기만 하면 되었으니 엄청난 행운이다.
버스로 아토차역 주변에 있는 숙소 도착.
마드리드의 중심지인 솔 광장에서 지하철로 3정거장 거리에 있다.
좁은 비행기 안에서 오랜 시간 지치고, 시차 적응에 힘들기도 했지만, 아까운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숙소 근처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마드리드 중심가로 걸어 가 보기로 한다.
스페인에서의 첫 식사(왼쪽부터, 원장님, 나, 테츠카 선생님, 미정,영애언니, 서현언니. 유정주선생님이 사진 찍으시느라 빠졌네요
(올리브를 보면서, 아, 여기가 스페인임을 실감했지만, 다소 한국적인 대파 구이에 다들 깜짝 놀라고, 저 소스에 찍어 먹는데 달달한 그 맛에 또 한 번 놀라고 )
마드리드 중심부를 향해 걸으면서는.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고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건, 몇 백 년을 지나면서도 오래된 건축물들을 잘 보존하고 후세에 그대로 전해지기를 바라는 스페인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겠지. 하기야 조상 덕을 많이 보고 있으니 아껴야하지 않겠는가.. 하하
만남의 문화가 광장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일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정이 있는 곳?
이런 생각이 든 것은 거리마다 흔한 노천 카페의 풍경이나, 솔 광장, 마요르 광장등 가는 곳마다 광장이 보였기 때문이다,
걷다 보니, 저기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의 이정표도 보이고, 조금 더 걸어가니 프라도 미술관이 보인다. 프라도 미술관은 그 명성에 비해 소박한 겉모습이다. 여행 마지막 날에 경험 할테지만, 그 안의 보물들이 더 궁금해진다.
레티로 공원으로 들어가는 문은 4개가 있다고 한다. 그 둘레만도 4KM에 달하는 넓은 휴식공간이다
프라도 미술관을 마주하고 있는 레티로 공원. 레티로는 스페인어로 은둔 하는 곳, 인적이 드문 장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이 공원은, 17세기에 펠리페4세 때 왕실 귀족들만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거의 사백년이 되었음에도 보존과 관리가 잘 되고 있는것을 보면 이 공원에 대한 스페인 사람들의 애정을 알것만 같다. 이 레티로 공원은 스페인에서 가장 깊은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지닌, 가장 유명한 왕실 정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우리는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으로 가면서 잠깐 동안만 머물렀던 곳인데,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공원 구석 구석을 돌아보았어도 좋을뻔 했다. 공원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이는건 마치 공원을 지키려는 것처럼 서 있는 조각상들. 이 조각상들을 나라를 위해 헌신한 장군들이나, 문학가, 사상가 또 천국을 묘사한 것이란다. 공원 안에는 한국의 여느 공원 풍경과 마찬가지로 사람과 나무와 새들이 어우러지는 풍경. 그리고 긴장하지 않는 여유와 느긋함이 느껴진다.
공원안에 있는 넓은 호수
공원안의 넓은 호수 건너편에 조각상을 자세이 보니, 양쪽으로 하프를 연주하는 천사의 모습도 보인다. 그 아래 작은 배를 저으며 데이트하는 연인도 보이고, 계단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평화로워 보인다. 이런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발걸음을 옮길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반도네온 소리. 거리의 악사가 들려주는 반도네온 소리는 이러한 풍경들과 어우러져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낭만적이고, 나른한 오후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이곳에서는 시간이 천천이 흐르는걸지도.....
레티로 공원을 나와 마드리드를 통과하는 상징적인 문인 알칼라문으로 향했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알칼라문은 시의 입구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는데, 로마시대 성문처럼 만들라는 카를로스 3세의 뜻을 받들어 설계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도심 한가운데에 있지만, 예전엔 마드리드를 들어오려면 꼭 이문을 통과해야 했다고 하는 곳이라니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붐빈다. 우리도 사진 한 장 찍고 마요르 광장으로 이동.
마요르광장 중앙에 있는 펠리페3세의 동상 앞에서(영애,서현언니, 나, 해미, 유정주 선생님)
마요르 광장 사각으로 이루어진 네 면중 한 면
프라사마요르. 마요르 광장이다.
선생님이 스페인에서 공부할 때 자주 찿았던 곳이기도 하고 추억이 많은 곳인가보다.
우리 기타교실 이름이 프라사마요르 이니 말이다.
이 거대한 광장은 예로부터 축하 행사, 종교 의식, 처형 등을 거행해 온 장소였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이 다 같이 즐겨 찾는 곳으로, 독특한 것은 광장을 사각으로 둘러싸고 있는 건축물이다. 1층은 바, 카페, 상점 들이 즐비한데, 그 위층들은 지금도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매일 사람들이 모이는 복잡한 이곳에서 거주하는것이 불편하지 않을까? 그건 나만의 생각일지도.......
이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마요르광장 근처에 있는 솔 광장에서 곰 동상과 인증샷도 남기고
첫 날이니 이쯤에서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쉬기로 한다.
우리가 있는 솔광장 역에서 아토차역까지는 세정거장.
돌아갈 땐 지하철로 이동하기로 하고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니 지하철표 자동판매기로 표를 사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들이 지하철표 자동판매기 앞에 서 있다면 무조건 도와주어야지 생각하며,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표를 사고 목적지인 아토차 역으로 나오는데... 어?? 나오는 출구에 표를 넣는 곳이 없다. 생각대로라면 표를 넣는 투입구가 있어야 하는데... 서로 머뭇거리는 순간 거침없이 막혀져 있는 바를 밀고 나가는 사람 발견. 헐~~~ 여기는 무임승차가 없나보다. 누가 지켜 보지 않아도 정직하게 목적지까지의 표를 사고 그곳에서 내려서 그냥 무사 통과? 아니면 그 반대 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타국에서 어린아이가 된 듯, 이것도 즐거운 경험의 한 부분이 된다.
내일은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첫댓글 잊혀질쯤 다시 꺼내서 읽어보면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정도로 자세히도 썼네요 .
멋진 설명 땡큐요.
장면을 상상하며 읽게 되네요~ 같이 못간 아쉬움이... 하지만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잊게 하는 여행기~ 기대하며 계속 정독할게요^^
다다님~~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긴다면 냉큼 붙잡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