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별 여자 중 아까운 1
1969년 서울의 대재벌회사.
수 많은 직원중에는 이제는 없어진 전화교환수들이 있었다.
회사의 전화 회선수가 10개인데 부서는 100군데 일 경우에 전화가 걸려 올때마다 원 하는 부서로 연결해 주는 것이 교환수의 일이다.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예뻐야 하지만 좋은 회사 일 수록 예쁜이도 많았다.
국내 굴지의 s그룹 빌딩에는 20여명이나 되는 아가씨들이 상냥한 "쏠" 톤으로 재잘재잘 교환에 열중이다.
그들은 사무직 남자 사원들을 사귀고 싶어했고 엘리베이터 걸, 구내식당의 여종업원, 매점 아가씨등이 모두들 사무직 여사원을 질투했는데, 찔뻑대는 남자사원들의 농담 속에서 어쩌면 "시집 잘 갈 수도 있다"는 기대도 하는것 같다.
꽃피는 봄날 화창한 일요일이었다.
그룹사 통근 버스를 이용해 산악회가 설악산으로 향했다.
성격 활달하고 몸매며 얼굴까지 받쳐주는 교환실의 김 윤숙은 그날따라 상기된 표정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교환멘트의 시끄럼이 없이 원색의 등산복을 입고 보니 평소 유니폼에 묻혔던 여인의 티가 물씬 난다.
평소에 자주 목소리로 알고 지내던 핑게로 윤숙은 내 뒤만 졸랑졸랑 따라온다.
그러나 나는 같은 사무실 여직원들을 에스코트 하고 있었다.
처음의 촌티를 말끔히 털어내고 갈수록 멋스러워지는 비서실 미쓰한,
달라면 뭐든지 줄 것 같은 푸짐한 미소의 자재과 미쓰서,
똑똑 하면서도 에절 바른 경리과 미쓰리
이 셋은 나이도 비슷하려니와 나와는 제법 가까이 지나는 동료들이기에
미끄러우면 잡아주고 가파르면 당겨주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는데
돌연 이들이 길에서 벗어나 숲속엘 들어가네 ?!
오호라 물 버리려 하나 본데
자칫 뱀도 염려되고, 뭇 남성들에게 눈요기도 되지 말아야하니
나는 입구에서 보초를 서게 됬다.
하이얀 박꽃이 무려 세개가 탐스러울 터이다.
독사가 많다고 겁 주었으면 멀리 못 갔을터이고
그러면?...크흠!
겸연쩍은 얼굴로 세명이 내앞에 돌아왔고 다시 산행을 하는데
윤숙이 내 옆구리를 지그시 당긴다.
"사무실 직원 고만 챙기고 나도 좀 챙겨줘요!!"
세 아가씨가 못 듣게 작은 목소리였으나 매우 강한
함부로 무시 못 할 어투였다.
"어우 더워~ 우리 저밑 개울에 가서 세수 하고 가요"
세 아가씨의 눈총을 뭉개면서 내손을 끈다.
촉촉한 손목이 곱상하다.
좁은 산길을 일렬로 열지어 가다가 남녀 한쌍이 열을 벗어나는것은 쉽게 눈에 띠일테고
별 소득없이 구설수에 오를수도 있는데그렇다고 거절하면 자존심 상해 할테고.
나는 마지못해 냇가로 가게 됬는데
냇가에 도착하자 "우리 같이 세수해요" 그런다
같...이...라......
배낭에서 하얀 수건을 꺼내 내게 내민다.
빵긋이 웃으면서.
에고 귀여운것
그런데 그녀는 뜻밖의 말을 하네
"저 결혼해요 처녀가 끝나는게 너무 아쉬워요"
눈치 없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나 이지만
웬지 그녀의 눈빛은 자기를 망가트려 달라는것처럼 보이는건 착각이었을까?
한남자에게 구속되기전에 일탈하고파 하는게 역력하다.
그 심리는 무엇일까?
공연스레 넘어지는척 하며 바짓가랑이도 잡고 속도를 못이기는 시늉으로 봉곳한 가슴으로 등을 민다.
때로는 가쁜 숨을 내 귀에 불어 넣는다.
혼미하다.
그러나 당시 나는 첫사랑의 여인에게 내 소중한 그것을 주리라 생각 중이었기에
아까운 ,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까운 한 여인을 패스 시켰다.
목석이 아닌바에야,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보채는 나의 거시기를 달래려니 너무 힘들었지만 그땐 그랬다.
,한편, '뭐 대단하지도 못한 주제에 한 여인의 바램을 못 들어 주는가" 하는 자책도 들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