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뻗어내린 큰 산줄기라는 뜻 처럼
이제는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 우리나라의 고유의 산줄기 이름이다.
그동안 일본의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우리나라를 토끼모양이라고 한 놈)의 조선 산맥론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산맥체계를 일제가 지리교과서에 실으면서 지금의 태백산맥이니 소백산맥이니하는 산맥을 우리나라 산줄기라고 만들어 놨다.
그러나 백두대간은 현재의 산맥보다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님들이 만들어 놓은 우리나라 고유의 산줄기다.
비록 1980년대에 이우형 선생에 의해 산경표가 발견되어 알려 졌지만 오래전 부터 우리 문헌상에 꾸준히 나타나고 있었다.
고대로 올라가 신라말 고려 초 도선국사의 《옥룡기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끝났으며 물의 근원, 나무 줄기의 땅이다.”라고 쓰여져 있다 》부터라고 해도 이익의 《성호사설》, 이중환의 《택리지》,신경준의 《산수고》,정약용의《대동수경》 등 등 많은 문서들에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를 대간이란 용어로 쓰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산줄기 체계는 물줄기와도 밀접한 연결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은 산을 만들고 산은 물줄기를 만들어 내고 거기에 우리 사람들이 살고 . . . .
또한 모든 산은 물을 건너지 않고 다 갈 수 있다. 예봉산에서 검단산도, 북한산에서 관악산도말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산자분수령″(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이란 말도 대동여지도 발문에 있다.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우리나라 산줄기 얘기도 같이 해 보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이렇게 의미있는 우리나라 가장 큰 산줄기인 대간길에 또다시 발을 올려놓은 날이 되었으니 얼마나 감개 무량한지 모르겠다. 이 감동으로 지리산 천왕봉까지 단지 대간길을 걷는일 뿐만 아니라 주위도 둘러보고, 어떤때는 비와 눈도 맞겠지만 흙과 풀과 바람과 구름도 느끼고, 모든것을 내 안에 담아 걷고 또 걸으면서 자유와 행복을 느껴 봐야 겠다.
같이 가시죠.
진부령(520m陳富嶺)
대간길 칠절봉과 마산을 잇는 고개로 관동지방과 영서지방 즉 고성군 간성읍과 인제 북면을 직접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로다. 추가령(楸哥嶺)과 대관령(大關嶺)과 함께 3대 嶺의 하나이다.
대간을 하면서 건너야 할 약 50개의 주요 고개와 도로 중 그 첫번째 이다.
도로따라 흘리(알프스 스키장)까지 가는 방법이 있으나 우리는 대간길로 접어 들었다.
녹음 속으로 접어들때 이미 풀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꽃들고 저마다 미인대회 출전 한듯 고운 자태를 뽑내고 있다.
그사이 나도 산에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아스팔트 도로를 버리고 기념공원 건너 절개지 끝에 있는 들머리로 올라간다.
절개지 위까지는 급경사다. 그러나 힘들다고 하신분이 한분도 없다.
의욕 충만!
↑올라가야할 마산과 우측 병풍바위를 올려다 본다.
산 괴불주머니 밭이다.
꽃만 보면 갈길을 멈추고 꽃 구경하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우리 23기 대원들.
이러다 제시간에 갈 수 있을까. . . . ? ㅎㅎ
이제부터 급경사로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마산(馬山 1052m) 일명 마산봉
산세가 말과같이 생겨 마산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산경표에 마기라산(磨耆羅山)이란 이름이 이 산이지 않을까.
금강산 일만 이천봉 중 하나이며 설경이 뛰어나 1.건봉사, 2.천학정, 3.화진포, 4.청간정, 5.울산바위, 6.통일전망대, 7.송지호와 함께 고성 8경에 속한다.
마산봉에서 한바퀴 둘러본다.
진부령 마을과 매봉산 중앙에 칠절봉
그 사이 멀리 대암산이 보인다.
남쪽으로 보면 다음 구간인 신선봉. 상봉부터 황철봉과 설악산 서북능선, 가리봉까지 전망할 수 있다.
마산 정상의 삼각점은 아무래도 재설치 해야 겠다.
그러나 흔치 않은 2등급 삼각점이란걸 알 수가 있다. 다 아시는 내용이지만 삼각점 애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전망 좋은 병풍바위로 출발.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아마 야생화를 철따라 찾아보기일 수도 있겠다.
이 놈들도 다 이름이야 있겠지만 산에 좀 다녔다 해도 나는 아직도 모르는것이 대부분이다.
가르쳐 줘도 열발짝만 떼면 잊어버린다. ㅠㅠ
산나물, 버섯도 마찬가지. ㅎㅎ
병풍바위봉(1058m:마산봉보다 높다.)에 올라왔는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세다. 순간 순간 돌풍도 사람을 휘청거리게 만든다.
사진 찍기도 힘들 정도인데 그래도 몇장은 남겨야 되겠지?
다시한번 사방을 둘러 본다.
암봉에 왔다.
정상석은 없고 대간이나 정맥. 지맥을 다니다 보면 만나게 되는 준.희 선생님의 표시만 있다.
그런데 여기는 병풍바위보다 바람이 더 세다.
잠깐이지만 너덜지대를 내려가야 하는데 대원들 안전이 걱정 된다.
바람이 심한데 대원들은 여기서도 즐거운 표정 지으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맞는지 안맞는지 모르겠지만 이곳 바람이 셀 수 밖에 없다. 양간지풍이 있는 곳 아닌가.
양간지풍 ( 襄杆之風 )
강원도 양양과 고성군 간성읍 사이에서 태풍에 비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부는 건조한 바람이다
계절적 요인이 주된 이유라, 3~5월에 자주 발생한다.
대간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지질들을 볼 수 있게 된다.
그중의 하나가 암석이 풍화작용으로 생긴 너덜지대(너덜겅. 애추)를 볼 수 있는데
이제 우리는 이곳에서 처음 맛보기로 통과하는 경험했다. 다음구간인 신선봉 상봉에서 예행연습이 있을것이고, 그다음 구간인 황철봉에서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 차갑고 날카로운 돌덩이가 무슨 매력이 있는지 산객들을 유혹한다. 여기도 그렇고, 귀떼기도 그렇고. .. .
무사히 지나가고 나면 힘든 기억보다는 경험했다는 뿌듯한 기억이 오랬동안 남는다.
대간령(大間嶺 641m) , 소파령( 所坡嶺), 석파령(石破嶺)
샛령 혹은 새이령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진부령과 미시령의 사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샛령·새이령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간령(間嶺)이 되었고, 큰 샛령(새이령)과 작은 샛령(새이령)으로 구분하여 대간령·소간령이 되었다.
조선시대의 지리지에서는 이 고개가 소파령(所坡嶺) 혹은 석파령(石破嶺)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산경표의 흘리령(屹里嶺)이 이곳인것 같다.
동쪽으로는 고성군 간성읍 원대리,도원리를 지나는 문암천이 동해 문암진까지 흐르고 서쪽으로는 용대리를 지나 소양강으로 흐르는 북천이 흐른다.
오늘의 대간 구간은 여기 새이령까지다.
여기서 미시령이나 박달나무 쉼터나 거리는 비슷하다. 그러나 미시령까지의 시간은 두배도 더 걸릴테니 박달나무쉼터로 하산하는 것이 맞다.
이제 박달나무 쉼터까지 오늘의 피로도 풀겸 호젓한 산속 숲길을 걸어보자.
굳이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여름에 더위를 피해 산책 올 수도 있고 겨울엔 백패킹 동호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저 위가 소간령(小間嶺)이다. 그러니까 작은 새이령일테지.
이것으로 대간 23기 첫번째 산행기록을 정리한다.
내가 가끔 인용하는 말이 있다.
“시작해야 끝이 있고, 출발해야 도착할 수 있다”고
비록 2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는 대간 종주산행이지만 이제 출발 했으니 지리산 천왕봉까지 가야 한다.
이전 대간 산행을 시작할 때마다 과연 또다시 진부령에 서게 될까하고 막막해 했던 기억도 있으나 때가 되니 어느새 진부령 종주 기념공원에서 인증사진을 찍고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앞으로 산행하는 동안 빠르고 느림은 문제가 안된다. 그보다 혼자가 아닌 함께해야 할 수 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 속에서 찰나를 스쳐지나가듯 비록 길지않은 삶을 사는동안이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과연 내 옆에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있다면, 그렇게 만난 인연이라면 그 인연은 아마 기적에 가까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함께 걸어가야 할 소중한 인연을 또 만났다.
조선시대 실학자 혜환 이용휴(1708~1782)선생의 『탄만집』에 있는 시 한수 소개한다.
큰 고생 뒤 큰 즐거움 얻는 山行(산행)
登山如進學(등산여진학) : 산에 오르는 것은 배움을 향해 나아가는 것과 같아서
大苦匹大樂(대고필대락) : 큰 고생 뒤엔 반드시 큰 즐거움이라
惟天不可升(유천불가승) : 오직 하늘만을 오르지 못할 뿐이요
餘皆得着脚(여개득착각) : 다른 모든 곳은 내 발로 오르리라.
첫댓글 완주보다는 한구간 한구간
소중히 여기며 걸어보겠습니다.
그시간이 제게,
우리들에게
허락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홀아비바람꽃
의미있는 첫걸음의 기억을 돌아 볼 수 있는 사진과 함께 연륜이 묻어나는 산행후기까지 감상하고 나니 앞으로의 산행이 더욱 기대됩니다~^^
대간에 발을 들여놨으니
이제는 쭉~~ 가시면 됩니다.
같이, 즐겁게....
함산하진 못하였지만
형님의 멋찐사진과 글을 보고읽어니
20기 마지막길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감사함니다~~^^
토요일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복권 맞으셨네요.향로봉은 물론이고 금강산을 그렇게나 가깝게 보시고요
자상한 설명과 선명한 사진으로 참석못한 아쉬움을 대신합니다.
나머지 구간들도 맑은 날씨를 기원합니다.
산바라기님처럼 산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이니
신령님께서도 보살펴 주시나 봅니다.ㅎㅎ
23기대원들과 같이하게될
설레지고 기다려지는
백두대간 남진대원들
고품격 산행기와
같이 어울려져 빛을발하게 하네요
대원모두
무사고로 지리산까지같이
갈수있기를 기원합니다
함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해오는 기록과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함께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안산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