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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의꿈]경기도 파주시 파주공고 | ||||||||||||
전교생 매주 태권도로 심신 단련 90여명으로 국내 유일한 고교 시범단 운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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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해에는 유난히 시범공연이 활기를 띠며 큰 변화도 보였다. 시범과 뮤지컬을 접목한 듯한 스토리 있는 시범공연이 여기저기서 선보였고 대형극장에서 일반인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공연되기도 했다. 국기원도 이런 변화에 맞춰 지난해 12월 최초로 세계시범경연대회를 개최했다. 대학-일반부에서는 대학팀이 강세였으며 유소년-청소년부에서는 전문 시범단이 두각을 나타냈다.
그 가운데 파주공고팀의 시범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스토리와 연기가 조화된 공연은 아니었지만 참가팀 중 최고 수준의 정통시범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파주공고는 20여 년 전 겨루기팀을 창단했으나 1990년대 초반 시범팀으로 전환했고 지금까지 고교 시범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크고 작은 행사에 매년 50회 이상의 공연을 하고 있다니 고교팀으로서는 대단한 활동이다. 지난 2008년에는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2연승을 거두며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팀 창단 주역인 김상건(53) 코치와 파주공고의 인연이 인상적이다. 80년대 파주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김 코치는 파주공고로부터 모든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파주공고 학생 130여명이 김 코치가 운영하는 도장을 다니고 있었다. 이들이 학교생활에서 일반학생들보다 모범적이라는 평판을 얻게 되자 학교 측이 김 코치에게 전교생 지도를 제안하게 된 것이었다. 학교 측은 그 위에 태권도부를 따로 운영해 달라는 부탁도 하게 되었다.
“당시 깊은 고민에 빠졌었습니다. 당장 ‘도장에 수련생이 없어질 텐데......’라는 걱정이 앞서더군요. 하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파주공고 전교생은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태권도 수련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입학 때 흰 띠를 매고 시작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승단(품)심사를 볼 기회가 주어지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합격했다.
시범단은 학생들 중 원하는 경우 김 코치가 직접 선발한다. 스스로 원해서 시범단이 된 만큼 선수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6~7시 정규 훈련시간 이외에는 모두 자율 훈련이지만 10시, 11시가 돼서 집에 가라고 등을 떠밀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늘 실력이 높아질 때쯤이면 졸업을 하고 대학 진학 후에는 빛을 보지 못하는 제자들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불대가 제게 내민 손은 정말 귀중했습니다. 앞으로는 파주공고와 대불대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을 통해 많은 발전을 보일 것입니다.”
태권도계에서 흔히 명문이라 하면 오랜 기간 태권도 겨루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온 학교를 일컫는다. 하지만 20년 이상 전교생이 도복을 입고 태권도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있는 파주공고도 태권명문으로 불리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신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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