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육을 생각합니다. 15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 1, 학교 폭력)
한때 유명 운동선수, 연예인 중에 학교 폭력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더니, 최근 주요 공직자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의 전력으로 낙마하거나 여론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통령실에서도 공직자 인사 검증 기준에 ‘학폭’을 추가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후보에 오르는 고위공직자들에서 이것이 빠지지 않습니다. 보편화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학폭은 피해자에게 평생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겨주고, 가해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학교 폭력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그저 학폭 이력을 오랫동안 보전하여 대학 입시에도 반영하고, 또 고된 일에 시달리는 경찰에게 관련 업무를 떠넘기는 방어적이며, 강제적인 조치만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 교육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학교 폭력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던 것처럼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호기심을 함양하기보다 오히려 거세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에 의한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교육이 아닌, 암기력에 의존한 억지 지식 전달형 교육을 하기 때문에 교실에서 소수 학생만 교사의 강의에 반응하며 다수 학생은 수업에서 이방인이 됩니다. 자신의 관심사에 열정을 다하는 피 끓는 학생들에게 교실 수업에서 가만히 있게 하는 것이 오히려 폭력입니다. 공부하러 학교에 왔는데 공부에 이방인이 된 학생들은 조용히 있기보다 자신들만의 재미를 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학생은 흥미를 느끼는 다른 과목을 하기도 하지만, 교사 눈치를 보면서 게임이나,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것에 눈을 뜨기도 합니다.
참으로 두려운 것은 학습을 위해 학교에 간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부정적인 영향력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학교가 불공평하고(공부 잘하는 학생만 편애), 불의하며(공부 못하는 것으로 부정적 평가), 억압적인(강의에만 집중) 환경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체험한 부정적인 경험들이 결국 우리 사회 곳곳에 불의가 만연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방치하고, 그저 단순히 학생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것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학습 호기심으로 자연적 현상, 사회적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성찰하여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육성하고, 올바른 학생으로 자라도록 훈육해야 할 교육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이며 부도덕한 경험을 갖게 하는 교육 현실이 배태할 결과가 두렵습니다.
사실은 학생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은 공교육을 이토록 방치한 정부를 포함한 우리 교육시스템에 있습니다. 교사는 소수의 엘리트 학생들만 바라보며 일방적인 강의만하고, 학부모는 오로지 높은 점수만 기대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됩니다. 그 피해는 학생 개인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 사회 및 국가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진정한 해결책은 교육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소위 낡은 가죽을 벗기고 새로운 가죽을 입히는, 말 그대로 혁신(革新)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