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옛 이야기

[이남옥]

가끔 하늘을 보면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추억들이 구름처럼 떠 다닙니다.
어린시절부터 학창시절을 거쳐 지금까지
소중하지 않은 추억이 없는 걸 보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너무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추억을 먹고사는 우리이기에

개구장이, 코흘리개 아이들이 마냥 예쁘게 보이는 것이겠지요

♧ 미추홀 대학시절 ♧

웃음이 묻어나는 작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75학번
국어반은 40명 모두 여학생뿐이었지요.
다른반 학생들의 활발한 분위기와는 다른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 있는 카페였다고나 할까요
대분분이 성숙하고 세련된 서울 통학생들 중에 저는 시골스럽고 성숙이 덜 된 순진한 학생이었지요(지방학생 몇 명 중 저만 수원출신..)

어느 봄날인가
수학반에서 미팅 신청이 왔답니다. 멋모르고 국어반 친구 4명이랑 미팅 제의를 받았지요
설레이는 마음으로 마주한 제 파트너는 저보다 더 순진하고 귀여운(?)....(고등학교 1학년으로 보일만큼)
그래서 오히려 동생같은 편안한 마음으로 제가 더 많이 떠들었던 것 같아요

그 애는 그저 웃기만 했었거든요
그 이후로 가끔 강의실 옮길 때 만나면 수줍은 웃음으로 눈 인사만 했답니다.

그리곤 첫 발령지(가평)에서 우연히 출장 가는 길에 그 분을 만나뵐 수 있었지요.
제가 근무하는 옆 학교로 발령이 나 있더군요
생전 처음 가 본 가평이란 곳에서 너무나 반가웠지요
그 해 1학년을 맡아 오후에 시간이 날 때 옆반 선생님과 막 배우던 자전거를 타고 
그 분이 있는 학교로 연습 삼아 달려가다 몇번이나 도랑에 빠진 기억이 납니다.
6학년을 맡아 수업하는 중에 창문을 두드려  인사하고 되돌아 오던 일이 아주 오래전 일이네요
아마도 그 분과는 작은 인연인가봐요
결혼하고 소식을 모르던 중 인천교대에서 1정 강습 중에 다시 만나 뵈었답니다.
서로 자리 맡아주며 공부하고, 돌아오는 전철에서 함께 이야기하며 다니던 그 시절
지금 생각하면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합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카페지기님 덕분에 옛 친구들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요
뜻밖에 반가운 소식에  정말 기쁘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습니다

장학사가 되었다는군요

지금도 만나 뵈면 수줍은 눈인사만 건네겠지요

김재헌님

축하드리고 더욱 정진하시어 높은 뜻 이루시길 바랍니다.

[김재헌]

오래 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군요. 그 추억을 공개해도 될 나이가 되었으니 참 오랜 세월이 지났군요. 이제 내일이면 반 백년을 살았으니 말이예요.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살아가고 있는지, 살 것인지 모르는체. 선생님을 뵈면 서로 알아볼 수 는 있겠지요? 수원에 출장가면 연락드리리라.

[이영관]

우와! 멋지고도 순수하고도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아름다운 추억 오래 간직하시고 모임 때 꼭 상봉하시길... 짝짝짝...

[박영춘]

소시민의 살아가는 작은 이야기 하나 하나가 글로 적다보면 다 영화의 한 장면이 되겠지요. 아름다운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순수함이 부럽고 멋집니다.

[박용준]

우아! 두 분 사이에 그런 일이~~~~~~~~~~ 그럼 김재헌님이 모임이 나와야 되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