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오너
‘차별이 바다’에 튀어든 흑인 마침내 영웅되다
전설적 다이버 칼 브래셔 생애 그린 맨 오브 오너
50년대 美 해군 인종갈등 담아
로버트 드니로 등 명연기 볼만
캐릭터 - 스토리 너무 뻔한게 흠
1950년대 미국의 해군전함은 흑인해군에게는 노예선과 같다. 취사병이나 간부의 시중만이 흑인병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흑인 미 해군 칼 브래셔(쿠바 쿠딩 주니어)는 인종적 장벽을 뛰어 넘어 최초의 흑인다이버가 되기위해 해군다이버 부대에 입대한다. 당연히 그를 처음 맞은 건 백인 동료들의 냉대와 모멸. 특히 최고의 다이버였지만 지금은 미치광이 같은 알코올 중독자 교관 빌리 선데이(로버트 드니로)의 괴롭힘은 학대에 가깝다. 브래셔는 이 모든 고틍을 담금질로 삼아 최고의 잠수요원이 되어가지만 임무를 수행하던중 사고를 한쪽 다리를 잃는 시련을 맞는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맨 오브 오너’ (원제 Man of honor 감독 조지 틸먼 주니어)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면 온갖 시련을 겪고 미국의 영웅이 되는 주인공이 백인이 아니라 흑인이라는 점이다. 신화가 되기까지 겪는 그의 고초는 눈물겹다. 브래셔가 내무반에 들어오자 ‘흑인과 함께 잘 수 없다’ 며 나가버리는 동료들, 흑인 훈련병을 탈락시키기 위해 비열한 방법을 쓰는 훈련소장, 부상 후 부대복귀를 갈망하는 그를 쫒아내기 위해 280파운드의 잠수장비를 쓰고 시험을 보게 하는 소령 등 모든 백인이 악역을 맡아 영화의 극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다만, 초방에 브래셔를 혹독하게 괴롭히던 빌리 상사가 후반부에 다리를 절단한 그의 재활을 돕는 모습이 이 영화에서 흑*백의 화해를 모색하는 거의 유일한 장면이다. 그러나 누명을 쓴 흑인 복서의 이야기인 ‘허리케인 카터’(덴젤 워싱턴 주연)가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 흥행부진과 아카데미상 수상실패를 겪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관객들이 흑인 주인공을 여전히 부담스러워 한다는게 제작사의 걱정거리가 될 듯하다.
이 영화는 미 해군의 전설적인 마스터 다이버였던 칼 브래셔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다. 그런데 감독은 2시간 2분 동안 과거의 사실만을 따라가다가 두 번의 절정과 군더더기를 그대로 펼쳐놓는 실수를 범한다. 또한 최고의 자리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의 전개는 예상이 너무 쉽고, 선악이 분명한 캐릭터도 관습적이란 비판을 피하기가 힘들다.
제리 맥과이어에서 재기 넘치는 연기로 스타덤에 오른 쿠바 쿠딩 주니어가 주연으로 열련했지만, 왠지 조연인 로버트 드니로의 눈빛에 밀려 주인공자리를 빼앗긴 느낌이 든다. 역시 로버트 드니로는 역할에 관계없이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을 조연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우승현 기자) -문화일보-
맨 오브 오너
오기와 신념으로 인종차별 딛고 선 흑인병사 실화
‘맨 오브 오너’(Man of honor)는 미국 해군에서 흑인으로는 최초로 마스터 다이버가 된 칼 브래셔의 실제 삶을 소재로 한 휴먼 드라마다.
군대내 인종차별이 심하던 1960년대, 칼(쿠바 구딩 주니어)은 새로 창설된 해군 다이버 부대에 지원한다. 악명 높은 교관 빌리(로버트 드니로)는 칼을 심하게 학대하지만 마스터 다이버가 되려는 칼의 꿈을 막지 못한다.
다이버가 되려는 이유를 묻자 “너는 안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칼의 대답처럼, 이 영화는 상황이 악화될수록 더 끈질겨지는 한 사내의 잡념을 그린 영화다. 중상을 입고도 투지로 극복하는 칼의 신념과 오기가 영화를 이끌고 가는 주된 힘. 그러나 이야기의 구성은 꽤 느슨한 편. 쿠바 구딩 주니어의 호연이 볼 만하다. 감독 조지 틸만 주니어 10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