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차르트는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곡가 이지만, 개인적으로 모차르트의 음악을 좋아하기 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모차르트는 엄청난 천재였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들에게 알려진 작곡가들은 대부분 천재라고 불리지만, 모차르트는 그 스케일이 다릅니다. 3세에 피아노를 치고, 4세에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으며, 8세에 교향곡 작곡을 시도했고, 12세에 오페라를 작곡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담으로 모차르트는 6세 때 프랑스혁명 당시 시민들에 의해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청혼도 했다고 하는군요.
이처럼 너무나도 놀라운 천재성을 가진 모차르트라 우리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으로 느껴졌습니다. 또 그의 작품들도 그가 천재이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 없이 이룬 것만 같아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차르트를 좀 더 알고 나니 그도 작곡을 하면서 많은 힘든 시기가 있었고, 천재였기 때문에 지불해야했던 수많은 고통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모차르트는 타고난 천재였지만, 한순간도 쉴 수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마치 서커스단의 원숭이처럼 힘겨웠는데요, 1763년 6월 3일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는 어린 모차르트와 그의 누나를 덜컹거리는 마차에 태운 뒤 연주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잘츠부르크에서 출발한 마차는 한겨울 혹한에도 멈추지 않고 3년에 걸쳐 서유럽 전체를 누비는 강행군을 했습니다. 그 결과 모차르트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온몸이 열에 들뜬 채 쓰러지고 맙니다. 하지만 그의 연주여행은 한번에서 끝나지 않았고 열세 살이 되던 3년 후에는 15개월 동안 이어질 2번째 연주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뒤 성인이 돼서도 모차르트는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자신을 탕진하게 됩니다. 20대 중반에 빈으로 거처를 옮긴 모차르트는 10년의 세월 동안 가족의 생계를 위해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아침 6에 일어나 식사를 마친 뒤 9시까지 곡을 썼으며, 오후 1시까지 레슨을 하고 낮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밤 9시까지 일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하루 종일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모차르트는 천재가 혹사당해 일찍 요절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실이 너무 고달파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잠재적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모차르트에게 여유를 주었다면, 또 그 당시 귀족들이 음악가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모차르트가 좀 더 자유롭게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이유는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고 100년쯤 후에, 니체가 정확히 설명하였습니다.'천재란 필연적으로 하나의 낭비가이기 마련이다. 그의 위대성은 그가 자신을 탕진한다는 사실 속에 있다. 자기 보존의 본능은, 말하자면 활동 중지되어 있다. 그로부터 방출되는 에너지의 압도적인 압력이 그로 하여금 그와 같은 신중과 사려를 허용치 않는 것이다. 천재는 흘러넘치며, 천재는 넘쳐흐르고, 천재는 자신을 탕진해버리며,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모차르트는 자신의 천재성을 컨트롤 할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3시간 열심히 작곡했으면 1시간정도 쉬고 다시 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모차르트는 끊임없이 음악이라는 예술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도전했기 때문에 쉴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끊임없이 노력하던 천재는 1791년 12월 5일 새벽에, 죽는 순간까지 '레퀴엠'을 작곡하다가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