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다, 그 속 이야기(갈치낚시이야기)
제15호 태풍 볼라벤에 발이 묶여 집에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보니
이 생각, 저 생각... 마음만 바쁩니다.
멍하니 낚시채널 틀어놓고 그저 시간 때우기 하고 있는데
TV에서 흘러나오는 한마디가 귓전에 맴돕니다.
“낚시는 조과물로 즐거운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즐거움이다.”
문득 어릴 적 소풍가던 때가 생각납니다.
김밥에 사이다에 과자봉지를 챙기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내일 보물찾기할 때 선생님들이 어디다 보물 쪽지를 숨길까 상상하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이번 주 출조 하시나요?
갈치? 우럭? 주꾸미? 광어?
어떤 어종이던 지 이번 출조 상황에 맞는 채비 준비하시지요?
그것이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같이 생각 좀 해보실래요?
날도 꾸리꾸리하고 낚시도 못 가고... 뱃전에 있는 나를 상상해 봅시다.
갈치낚시배를 탔습니다.
포인트에 도착하고 사무장과 선장은 풍 내리기에 바쁘지요.
해는 아직 바다 속으로 넘어갈 생각이 없나 봐요.
주위를 둘러 보니....
로드에 전동릴 부착하고 인터라인에 합사줄 끼우느라 낑낑대는 분도 계시고,
허거덕... 이미 10단 채비 물속에 담그고 바늘줄 연결하시는 분도 계시네요.
미끼 썰기 위해 얼음 냉동고 뒤적거리는 분도 계시고요.
아직 오루 4시 40분인데...(완도한남호 기준입니다.^.^//)
모두의 얼굴표정이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풍이 완전히 펴짐과 동시에 전투낚시모드입니다.
흠... 앞으로 새벽 4시 30분까지는 낚시하니까 12시간이나 남았는데...
모두들 조금 여유를 가지세요.
체력이 실력입니다.
모두들 채비를 바다에 담구니 저도 맘이 바빠집니다.
부랴부랴 준비하는데... 아직 집어등도 안켜졌는데...
헐... 와!하는 탄성과 함께 어느 한분의 채비에 대갈치가 올라옵니다.
제 맘도 덩달아 더 바빠집니다.
얼른 채비를 담급니다.
상황을 즐깁시다!
지금 상황은 해는 아직 중천에 떠 있고...
당연히 집어는 안되었겠지요.
그럼 갈치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깊은 바다에서 휴식 즐기거나 또는 잠에서 막 깬 미친 갈치가 나온 거 아닐까요?
그럼 나도 요행을 바라고 깊은 바다로 유영층을 맞추어야겠지요.
미친 갈치 하나만 물어다오... ^.^//
하지만 내 로드의 끝은 요지부동...
이따금 초릿대가 깔작거리다 멈추는 액션만 지루하게 이어집니다.
상황을 즐깁시다!
이 시간 초릿대만 응시하면 눈만 아픕니다.
내 자리에서 과감히 물러나 같이 간 동료들과 시원한 캔커피도 한 잔하고
사무장과 바로 전 출조 때의 낚시패턴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어 보고
아니면 선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좋고요.
저녁도 먹었고, 집어등도 들어왔고, 여기저기 뜨문뜨문 갈치도 올라오고...
자! 이제 본격적인 갈치낚시 스타트!!!
흠... 유영층은 어디에 맞추어야 하나?
선장님은 선수와 선미는 15미터권, 중간자리는 25미터권에 맞추라네요.
상황을 즐깁시다!
시간 시간마다 갈치의 유영층은 다 틀립니다.
내 자리가 어디든 내 갈치 유영층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분은 잡아낸 갈치의 수심층이 어디냐 숨가쁘게 묻고
어떤 분은 그것도 모자라 직접 제 전동릴 수심계를 직접 확인도 하고 갑니다.
선장님의 집어층 안내를 참고해서 여기저기 두드려봅니다.
첫갈치입질은 무조건 올려보고 후킹된 바늘의 위치에 따라 다시 유영층을 조절해봅니다.
대충 찾은 것 같네요.
수심 20미터권... 물론 제 전동릴 수심 기준입니다.
초저녁부터 유영층 정확히 찾아내고 보니 늘 1타 3-4피...
정신없이 갈치가 올라옵니다.
애고고...갈치 정신없이 올라오는데...
마눌님한테 전화가...
퇴근 좀 늦는다고 저녁상 차려 놓으라네요.
2부로 나누어 글 올릴께요. ^.^//
Coming Soon...
첫댓글 글을 읽다보니 그 옆자리에서 제가 낚시를 하고 있네요....ㅎㅎ 너무 현장감있네요....주렁주렁 달려나오는 은빛 푸르름의 향연 ....
비도 오고 기분도 꾸리꾸리한데 이미지 트레이닝이나 하자고요...ㅎㅎㅎㅎ
2부 기다리고 있습니다.....
댓글도 안달리고... 별로 재미없어 관심이 없는 듯 하여 쓸까 말까 생각중입니다.
관심많습니다 다음편그다음편 기다릴께요.
네... 기운내서 하고 싶었던 말 적어 놓을께요.
거봐요 삼신님도 기둘리고 있잖아요. 어부지리에도 글이 올려있던데 난 카페에서 볼랍니다.....ㅎㅎ
어부지리엔 글 안올립랍니다. 울 카페에만...ㅎㅎㅎㅎ
자주와봐야겠네요 김석태님글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