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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향나무 이야기를 올립니다.
향나무 민담해석 - 2010년 스위스 심층심리연구소 Irene Geber 박사의 강의의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영어강의를 제대로 이해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아쉽습니다. 요약정리한 내용에 개인적인 해석들을 첨가하였습니다. 무단사용을 금합니다.
향나무(Junipertree) 이야기_ 그림형제 동화 273쪽(현대지성사)
아주 오래전 어쩌면 2천년도 더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한 부자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름답고 정숙한 부인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매우 사랑했습니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자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인은 낮이고 밤이고 자식을 낳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했지만 자식은 여전히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집 앞에는 뜰이 있었는 거기에는 향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습니다.
어느 겨울날 나무 밑에서 사과를 깎고 있던 부인은 그만 손가락을 베었습니다. 피가 눈 위에 뚝뚝 떨어졌습니다.
"아" 부인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눈 위에 떨어진 피를 보고 있으려니까 더욱 슬퍼졌습니다.
"피처럼 빨갛고 눈처럼 하햔 아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말을 내뱉고 나니 웬일인지 기분이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아주 밝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웬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부인은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한 달이 지나자 눈은 사라졌습니다.
두달이 지나자 만물은 초록으로 변했습니다.
석달이 지나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넉 달이 지나자 숲의 나무에 물이 오르고 초록빛 가지들은 서로 엉켰습니다. 새소리도 들리지 시작했습니다.
다섯 달이 막 지났을 때 부인은 향내를 맡기 위해 향나무 밑에 섰습니다. 달콤한 향냐에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기쁨에 겨운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땅 위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여섯달이 지나면서 향나무의 열매가 크고 단단히 영글어 갔습니다. 부인은 말이 없었습니다.
일곱달이 지났을 때 향나무에 달린 열매를 먹을 수 있게 되자 부인은 그 열매를 탐욕스럽게 먹어 치웠습니다. 그러더니 부인은 갑자기 울적해하면서 몸져 누었습니다.
여덟 달 후 부인은 남편을 부르더니 흐느껴 울었습니다."제가 죽거든 향나무 밑에 묻어주세요"
그 말을 한 뒤로 부인은 아홉달이 지나갈 때까지 근심걱정에서 벗어난 듯이 하루하루를 평안하게 보냈습니다. 마침내 부인은 눈처럼 하얗고 피처럼 빨간 아이를 낳았습니다. 아이를 본 부인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죽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부인을 향나무 밑에 묻은 뒤 땅을 치며 통곡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남편을 기운을 되찾았지만 그래도 이따금씩 울음을 터뜨리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슬픔도 가라앉고 좀 더 시간이 흐르자 새 사람을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두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는 딸을 하나 두었습니다. 첫번째 부인에게서 얻은 사내아이는 피처럼 빨갛고 눈처럼 하얀 아이였습니다. 새엄마는 딸을 볼 때면 지극한 사랑이 샘솟는 것을 느꼈지만 사내 아이를 볼 때면 기분이 몸시 언짢았습니다. 재산을 모두 딸에게 물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전부인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그 일을 방해할 것만 같아 견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악마가 새엄마의 맘 속으로 들어와 아들에게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도록 부추겼습니다. 새엄마는 아들에게 몹시 잔인하게 굴었습니다. 불쌍하게도 소년은 늘 불안에 떨면서 지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와도 마음 붙일 곳이 없었습니다. 어느날 엄마가 2층 방으로 올라가니까 어린 딸이 쪼르르 뒤따라가서 말했습니다.
"사과 한개만 주세요" "오냐, 내 귀여운 것"
엄마는 크고 날카로운 자물쇠가 달린 무거운 뚜껑이 달린 궤짝에서 먹음직스러운 사과 한개를 꺼내 주었습니다.
"엄마, 오빠도 주면 안돼요?"
어린 딸이 물었습니다. 엄마는 그 말을 듣고 은근히 화가 났지만 억지로 참으며 말했습니다.
"오빠가 학교에서 돌아오는대로 주마"
그때였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아들이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악마가 새 엄마에게 속삭였습니다. 새 엄마는 얼른 딸아이한테서 사과를 빼앗가 들었습니다.
"오빠가 보면 안된다" 그렇게 말하고는 사과를 궤짝에 던져 넣고 뚜껑을 닫았습니다.
소년이 막문을 열고 들어오자 악마는 새 엄마에게 싹싹하게 굴도록 시켰습니다.
"얘야, 사과 먹으련?" 말은 그렇게 했지만 표정은 험상궂었습니다.
"엄마 얼굴이 너무 무서워 보여요! 네 사과 하나만 주세요." 소년이 말했습니다.
새엄마는 억지로라도 상냥한 척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리 와서 네가 직접 사과를 꺼내렴" 뚜껑을 열면서 새 엄마가 말했습니다.
소년이 궤짝 위로 몸을 숙이는 순간, 악마가 다시 새 엄마를 충돌질했습니다. 탕! 새 엄마가 뚜껑을 세게 내리닫았습니다. 소년의 목이 잘리면서 사과들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새 엄마는 걱정과 불안에 떨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을 어쩐다! 새 엄마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화장대로 곧장 달려가더니 서랍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냈습니다. 그런 다음 아들의 머리를 도로 목 위에 올려놓고 손수건을 목에 감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그러고는 아들을 문앞의 의자에 앉히고 손에 사과를 쥐어 주었습니다.
얼마 후 딸 마를렌이 부엌에 있는 엄마에게 왔습니다. 엄마는 불 옆에 서서 뜨거운 물이 끓는 솥을 계속 휘젖고 있었습니다.
"엄마, 오빠가 문 옆에 앉아 있는데 얼굴빛이 안좋아요, 손에 사과를 쥐고 있길래 사과를 달라고 했더니 들은 척도 하지 않아요."
"오빠한테 다시 가거라, 만약 대답하지 않거든 따귀를 쳐"
어린 마들렌은 오빠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오빠 그 사과 나 줘"
그러나 대답이 없었습니다. 마를렌은 따귀를 쳤습니다. 그러자 오빠의 머리가 떨어졌습니다. 어린 소녀는 공포에 질려 악을 쓰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다음 엄마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엄마 나 때문에 오빠 머리가 잘라졌어요!" 그러더니 다시 흐느껴 울었습니다.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를 어째! 이 일을 절대 입밖에 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이 알면 안돼. 달리 방법이 없구나! 그 아이를 끓여 먹도록 해야 겠다"
엄마는 소년을 들어다가 토막토막 썰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솥에다 넣고 끓였습니다. 그러나 마를렌은 옆에 서서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눈물이 모두 솥안에 들어가서 소금도 필요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식탁에 앉으면서 물었습니다.
"그 녀석은 어디 있나!" 엄마는 큼지막한 고깃덩어리를 아버지는 앞에 내놓았습니다. 마를렌은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그 녀서 어디 있냐니까" 아버지가 다시 물었습니다.
"아, 시골 외할아버지 댁에 갔어요, 한동안 거기 있으려나 봐요"
"거긴 뭐 하러? 나한테는 한마디도 말이 없었는데"
"몹시 가고 싶었던 모양이예요, 6주 가량 있다 오겠다는군요, 잘들 보살펴 주실거예요"
"기분이 안좋군, 그러는게 아니야, 나한테 인사는 하고 갔어야지"
아버지는 음식을 먹기 시작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마를렌, 왜 우는 거냐? 오빠는 얼마 있다가 돌아온다니까"
그러고는 곧바로 부인에게 말했습니다.
"음식 맛이 그만이군, 좀더 주구려" 아버지는 먹을수록 더 맛이 나는 모양입니다.
"좀 더 주구려, 웬지 이 음식은 모두 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버지는 뼈에 붙은 살점까지 남김없이 발라 먹은 뒤에야 식사를 끝냈습니다. 뼈는 식탁 밑에 흩어졌습니다 .마를렌은 화장대로 가서 맨 밑 서랍에서 자기가 가장 아끼는 비단 목도리를 꺼냈습니다. 그러고는 식탁 밑에 있는 뼈를 추려 모아 그것을 비단 목도리로 정성껏 묶은 다음 뜰로 나갔습니다. 마를렌은 눈물을 흘리면서 뼈를 향나무 밑에 놓았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마음이 편해지는지 울음을 그졌습니다. 가만히 보니 향나무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가지가 벌어졌다가는 마치 즐거움에 겨워 박수라도 치는 듯이 다시 하나로 모였습니다 .동시에 나무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더니 연기 한가운데에서 활활 타오르는 듯 한 불꽃이 보였습니다. 예쁜 새 한마리가 그 불길에서 뛰어나와 꾀꼬리 같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새는 하늘 높이 솟아 오르더니 그대로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향나무는 그래도 서있었지만 비단 목도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를렌은 너무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오빠가 아직도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를렌은 명랑하게 집으로 들어와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스니다.
그러는 동안 멀리 멀리 날아간 새는 금세공사 집앞에 내려 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누이 동생 마를렌은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향나무 밑어 두었네.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금세공사는 작업장에서 금목걸이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지붕 위에서 들리는 새 소리로 보아 틀림없이 아름다운 새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금세공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습니다. 문턱에 걸리는 바람에 슬리퍼 한 짝이 벗겨졌지만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양말 한짝, 슬리퍼 한 짝만 신고 길 한복판으로 나갔습니다. 일을 하다가 나왔기 때문에 앞치마도 둘렀고, 한손에는 금목걸리를 다른 손에는 부젓가락을 들고 있었습니다. 해는 쨍쨍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금세공사는 새가 보이는 곳에 이르자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새야 새야 어쩌면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니? 한번 더 들려주렴"
"싫어요, 같은 노래는 절대로 두번 안 불러요. 하지만 금목걸이를 주면 다시 부를 수도 있어요"
"좋아 옛다 금목걸이. 자 다시 불러라"
새는 쏟살같이 내려와서 오른 발톱으로 금목걸이를 낚아팬 다음 금세공사 어깨에 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누이 동생 마를렌은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향나무 밑어 두었네.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그리고 나서 다시 구두 수선공에게 날아간 새는 지붕 위에 내려 앉아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누이 동생 마를렌은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향나무 밑어 두었네.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이 노래를 들은 구두수선공은 셔츠 바람으로 문 밖으로 달려나가서 따가운 햇살을 두 손으로 가리면서 지붕 위를 올려다보았습니다. "노래 한 번 잘 부른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다시 집안에 대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여보 잠깐 나와 보구려! 지붕 위에 새가 있어. 저봐,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르는가"
그러고는 아이들과 제자들과 하녀를 불렀습니다. 그들은 모두 달려나와서 새를 보고 그 노래 솜씨에 감탄했습니다. 빨갛고 푸른 깃털을 가진 새의 목은 순금처럼 반짝 반짝 빛났고 두눈을 샛별처럼 초롱초롱했습니다.
"새야, 나를 위해서 그 노래를 다시 불러주렴" 구두수선공이 말했습니다.
"싫어요 같은 노래를 절대로 두번 안불러요. 선물을 주셔야 해요"
"여보 가게로 들어가서 선반위에 빨간 구두 한 켤레를 가져오구려"
부인은 안으로 들어가서 구두를 가져왔습니다.
"옛다 이제 노래를 다시 불러라" 구두수선공이 말했습니다.
새는 포르르 밑으로 내려와 왼쪽 발톱으로 구두를 채어서 다시 지붕 위로 올라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누이 동생 마를렌은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향나무 밑어 두었네.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노래를 다 부른 새는 오른쪽 발톱으로는 목걸이, 왼쪽 발톱으로는 구두를 잡고는 멀리 방앗간으로 날아갔습니다. 방앗간에는 방아가 덜컹덜컹 돌아가고 있었으며 20명의 일꾼들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는 방앗간 앞의 보리수에 포르르 내려와 앉더니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그러자 일꾼 하나가 일손을 멈추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그러자 일꾼 둘이 다시 일손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누이 동생 마를렌은” 그러자 일꾼 넷이 다시 일손을 멈추었습니다.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이제 일을 하는 사람은 여덟 명 밖에 안되었습니다.
“향나무 밑에 .....” 이제 일을 하는 사람은 다섯
“두었네.” 이제 겨우 하나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마지막 남은 사람도 일손을 멈추고 가만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노래한번 잘 부른다. 다시 한번 듣고 싶다. 나를 위해서 불러주렴"
"싫어요, 절대 공짜로는 다시 안부릅니다. 맷돌을 주면 노래를 다시 부르겠어요"
"그러고는 싶다만 맷돌은 나 혼자만의 아니야" 일꾼이 말했습니다.
"노래만 다시 불러준다면 맷돌을 줄 수 있지" 다시 일꾼들이 말했습니다.
그러자 새는 포르르 내려왔습니다. 일꾼들은 맷돌을 들어올렸습니다.
"짹짹 짹짹 짹짹"
새는 맷돌 구멍으로 목을 쏙 집어넣었습니다 맷돌은 목걸이처럼 새의 목에 걸렸습니다. 새는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누이 동생 마를렌은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향나무 밑어 두었네.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노래를 끝마친 새는 오른쪽 발톱에 목걸이, 왼쪽 발톱에 구두, 목에 맷돌을 걸고 아버지의 집으로 날아갔습니다. 아버지 엄마 마를렌은 거실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입을 열었습니다.
"너무너무 행복한데! 기분 만점이야" 그러자 엄머가 말했습니다.
"난 달라요 왜 이렇게 불안할까요" 마를렌은 가만히 앉아서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습니다.
그 때 새가 날와 지붕 위에 앉았습니다.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 밖에서는 밝은 햇살이 비추고 마치 옛 친구를 다시 만날 것 같은 느낌이야"
"난 달라요 왜 이렇게 떨릴까요? 뜨거운 불꽃이 핏속을 흐르는 느낌이에요"
새엄마는 옷깃을 풀어 헤쳤습니다. 마를렌은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만 있었습니다. 눈앞의 손수건은 눈물로 흠뻑 젖었습니다. 새는 향나무로 내려와서 가지 위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누이 동생 마를렌은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향나무 밑어 두었네.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 엄마는 귀를 막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지만 귀에서 격렬한 외치이 울리고 눈에서는 불꽃이 일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여보 저 아름다운 새소리 좀 들어보구려! 포그한 햇살 향긋한 내음새"
"누이 동생 마를렌은..." 마를렌은 무릎에 손을 얹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난 밖으로 나가겠소. 새구경이나 해야지"
"가지 말아요! 온 집안이 뒤흔들리고 화염에 휩싸일 것만 같아요"
그렇지만 아버지는 밖으로 나가서 새를 보았습니다.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향나무 밑어 두었네.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노래를 마친 새는 금목걸이를 떨어뜨렸습니다. 금목걸이는 아버지의 목에 바로 걸렸습니다. 그렇게 잘 맞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안으로 들어가 말했습니다.
"저 새 좀 보라니까! 이 멋진 금목걸리를 나한테 주지 뭐야. 예쁘기도 해라"
엄마는 돌처럼 굳어지더니 쿵하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머리에 쓴 모자가 흘러 내렸습니다. 새는 다시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아 천 길 땅속으로 들어가서 저 소리를 안 들었으면 좋으련만!"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그러나 엄마는 또다시 바닥에 쓰러지더니 죽은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누이 동생 마를렌은 "
"아 나도 밖으로 나갈테야 새가 무언가 줄것 같아"
그러더니 밖으로 나갔습니다.
" 내뼈를 빠짐없이 추스려서 곱디고운 비단으로 정성껏 싸서"
그러더니 새가 구두를 떨어뜨렸습니다.
"향나무 밑어 두었네. 짹짹 짹짹! 나같이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마를렌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빨간 새 구두를 신고 춤을 추면서 집 안을 팔짝 팔짝 뛰어 다녔습니다.
"아까 밖으로 나올 때만 해도 몸시 슬펐는데 지금은 뛸 듯이 기쁘네. 참 매력있는 새야. 나한테 구두 한컬레를 건물로 주었오"
"난 달라"
엄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껑충껑충 뛰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시뻘건 불꽃처럼 휘날렸습니다.
"세상이 끝날 것 같은 기분이야. 밖으로 나가면 좀 나아질까"
엄마가 밖으로 나가자. 쿵! 새는 엄마의 머리 위에 맷돌을 떨어뜨렸습니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아버지와 마를렌은 쿵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연기와 시뻘건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불길이 사그러지자 새가 내려 앉았습니다. 새는 아버지와 마를렌의 손을 잡았습니다. 셋은 무척 행복했습니다. 셋은 집안으로 들어가서 식탁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