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1:1-8,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하라. 19,7.3, 박홍섭 목사
신명기는 40년 광야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모세가 모압평지에서 출애굽 2세대에게 하는 유언적 설교입니다. 모세는 이 설교에서 1:1-4:43절까지 1세대의 광야생활을 회고하고, 4:44-26:29절까지는 가나안에 들어갈 2세대가 그 땅에서 붙들고 살아야 할 하나님의 율례와 법도를 가르칩니다. 27:1절부터 33:12절까지 이 법을 지키고 살 때 약속되는 복과 어길 때 주어지는 경고와 언약 갱신을 끝으로 모세는 34장에서 죽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신명기의 설교를 주신 의도가 무엇입니까? 2절에 출애굽해서 가나안에 이르는 길은 열 하룻길이라고 말하면서 왜 고작 열하루 길이 40년이 되었는지를 묻고 있죠? 불순종 때문에 그렇게 되었으니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제 가나안에 들어가 하나님의 말씀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따라 영원한 축복과 저주가 갈리니 제발 하나님의 언약의 법에 불순종하지 말고 순종의 길을 걸으라는 신신당부가 신명기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신명기 1장은 총46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5절까지는 신명기 전체의 서론으로 누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을 말한 내용인지를 밝힙니다. 6-8절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점령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고, 9-18절은 그 땅에 들어가기 전 사법과 지휘체계를 정비하는 내용입니다. 마지막 19-46절은 40년 전 가데스 바네아에서 그 땅에 들어가기를 거부함으로 실패한 역사적 사건을 회고하면서 다시 그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1-5절의 서론을 살폈으니 오늘은 그 땅에 들어가서 차지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의 의미를 생각하겠습니다. 6-8절을 같이 읽겠습니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호렙 산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여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 산에 거주한 지 오래니 방향을 돌려 행진하여 아모리 족속의 산지로 가고 그 근방 곳곳으로 가고 아라바와 산지와 평지에 네겝과 해변과 가나안 족속의 땅과 레바논과 큰 강 유드라데 까지 가라. 내가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할지니라.”
하나님은 이제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 들어갈 때가 되었으니 방향을 돌려 행진하여 그 땅에 들어가서 차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땅은 구약에서 2504회 정도 나오는 단어인데 신명기에서 197번 나옵니다. 신명기에서 땅은 모압 땅, 애굽 땅 등을 지칭할 때도 사용되지만 대부분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신 가나안을 일컫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내신 이유는 이 땅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창15:7절이죠. “나는 이 땅을 네게 주어 업을 삼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 우르에서 이끌어낸 여호와로라” 그러므로 이 땅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자 기업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출애굽 2세대가 들어가서 차지해야 할 땅은 그냥 땅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주리라고 약속한 땅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의 경계를 표시하는 지명까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십니다(7절). 그리고 그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들어가서 점령하라고 말씀하십니다(8절). 8절 우리말 번역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라 내가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 너희 앞에 있다.” 너희의 눈앞에 보이는 땅을 그냥 보지 말고 하나님께서 너희 조상들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땅이니 그런 시각으로 보라는 뜻입니다. 그 시각으로 볼 때 들어가서 차지하라가 가능해집니다. 40년 전에 왜 못 들어갔습니까? 그런 시각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못 들어간다. 못 차지한다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안 들어갔던 것이죠.
다시 그렇게 하지 말고 이번에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음으로 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들어가야 할 이 땅은 놀고 즐기는 땅이 아닙니다. 들어갈 때부터 싸워야 합니다. 원주민을 몰아내는 싸움으로 차지해야 할 땅이 약속의 땅입니다. 어떻게 싸울지는 이미 앞에서 아모리 왕 시혼과 바산 왕 옥과의 싸움에서 가르쳐주셨습니다. 들어가서 차지하는 것도 싸움을 통해서이고 그렇게 차지한 땅에서 사는 것도 그 땅의 가치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이 가르쳐주는 원리와 정신대로 살아야 하는 싸움입니다.
약속의 땅은 싸움의 땅입니다. 가나안은 사망도 없고 눈물도 없는 미래적 천국을 의미하지 않고 예수님과 연합된 성도들이 자기 안과 밖의 충만한 죄의 원주민을 몰아내는 싸움을 싸워야 하는 현재적 천국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오늘도 똑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려면 싸워야 합니다. 내 안의 원주민과 싸워야 하고 이 땅에 가득한 세상적 가치관과 싸워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것이 진멸하라는 헤렘 전쟁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잔인한 진멸을 명령하시는 것을 보고 여호와 하나님을 ‘중동의 깡패 신’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심판의 의미가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을 약속의 땅으로 주실 때 그냥 주시지 않고 그 땅의 죄를 심판하는 전쟁을 통해서 주십니다. 이것은 창세기 15:16에서 암시되어 있습니다. “네 자손은 사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니 이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가득 차지 아니함이니라 하시더니.” 그리고 신명기에 오면 확정적으로 선포합니다. 9:5이죠. “네가 가서 그 땅을 차지함은 네 공의로 말미암음도 아니며 네 마음이 정직함으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이 민족들이 악함으로 말미암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 앞에서 쫓아내심이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하심은 네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맹세를 이루려 하심이니라.”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가 말씀에 순종해서 믿음의 삶을 사는 것은 싸움입니다. 주의 백성들은 이 세상을 유람하는 정신으로 살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싸우라고 하십니다. 영적전쟁입니다. 이 세상이 아무리 강해보여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들어가면 약속하신 땅을 차지할 수 있게 승리를 주십니다. 죄와 싸우면서 말씀을 붙들고 씨름하면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우리의 영역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세상 전부를 다 차지할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허락하시는 땅만 얻으면 됩니다. 그러므로 말씀대로 사는 것이 어리석어 보여도 가장 지혜로운 길입니다.
이런 모세의 간절한 설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실패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가나안 원주민을 살려놓았을 때 얻을 수 있는 유익 때문입니다. 그들의 방식에도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오히려 그것이 지혜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의 노하우를 얻는 순간 가나안의 풍습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진멸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늦게 가더라도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야 하는 길을 전혀 다른 방식의 길입니다. 하나님은 이들이 가나안에 들어가서 농사를 지을 때 처음 3년은 그 땅의 식물을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3년은 망칠 생각을 하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가나안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대로 하면 그 뒤에는 하나님께서 책임지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일반은혜와 특별은혜가 있습니다. 일반은혜는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고 베푸는 은혜입니다. 해와 비와 공기와 물을 주시는 은혜, 심고 거두는 법칙이 일반은혜에 속합니다.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고, 열심히 운동하면 건강할 수 있습니다. 일반은혜입니다. 특별은혜는 주의 백성들에게만 주시는 구원의 은혜입니다. 이 은혜는 출애굽 때만 주시지 않고 가나안 입성과 가나안 삶 전체에 허락되는 은혜입니다. 전쟁의 일반적인 승패는 무기가 강함과 군사의 수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가나안 입성 전쟁은 특별한 은혜로 승리가 보장된 싸움입니다.
가나안에서 농사짓고 사는 것도 동일합니다. 일반은혜만 허락하시지 않습니다. 가나안의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대로 농사하고 사업하고 장사하고 살아가면 심고 거두는 법칙을 뛰어넘은 특별한 은총으로 주시는 땅이 반드시 허락됩니다. 주의 백성들은 온 땅을 얻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땅으로 충분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이 세상 전부의 땅을 기업으로 주지 않았습니다. 팔레스틴의 작은 땅을 그들의 기업으로 약속하시고 들어가서 특별한 은혜로 차지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특별한 은혜를 믿고 말씀의 원리대로 살라고 하십니다. 반드시 복과 생명을 주겠다고 하십니다.
신30:15-20절을 읽고 말씀을 맺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