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대를 부른다
-한반도 평화만들기 실버순례단을 위하여
조국이란 이름으로
애국이란 이름으로가 아니라
겨레라는 이름, 민족이란 이름으로도
무슨 이념 무슨 진영의 논리로서도 아니라
같은 하늘을 이고
여기 이 땅에서
함께 숨 쉬고 살아온 이들의 이름으로
길이 살아가야할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으로
그대를 부른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것들의 이름으로
모든 숨 쉬는 것들의 이름으로
모든 간절한 것들의 눈빛으로
떨리는 가슴의 가쁜 숨결로
다시 그대를 부른다
여기 지금 딛고 선 이 땅은
어느 누구도
그 어떤 이름으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수천, 수만 어머니들의 애절한 눈물로 보듬고 온
수천, 수만 아버지들의 처절한 피땀으로 적셔 온
고통의 땅, 그 통곡의 땅이다
그렇게 여기 이 땅은
전장의 폐허 그 잿더미를 딛고
맨몸, 빈손으로 다시 일어나
눈물로 씨 뿌리고 땀으로 일구어 꽃피어낸
세계사의 경이 그 기적의 땅이다
그렇다. 여기 이 땅은
다시는 더럽힐 수 없는
다른 누구도 함부로 내딛을 수없는
그렇게 우리의 거룩한 땅, 신성의 땅이다
그 땅, 지금 이곳 한반도에
다시 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무지와 두려움에서 돋아난 저 죽음의 악령들이
이 땅에 깃들어 사는 수많은 목숨들과
우리가 그토록 애써 지켜온 소중한 그 모든 것들을
한순간 송두리째 앗아가려 하고 있다
벗이여, 이 땅의 애환을 온몸으로 새겨온 이여
모든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간절한 것들의 이름으로
다시 그대를 부른다
지금은 우리가 나서야할 때
함께 나서서 지켜야 할 때
우리의 생명을
우리가 애써 이루어온 소중한 것들을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의 내일을
벗이여,
여기 이 땅에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하여
이곳 한반도에서 죽임의 핵무장을 폐기하기 위하여
밤마다 전쟁의 불안과 두려움에 가위 눌려 지냈던
저 70여 년의 악몽을 마침내 끝내기 위해
이제 진영과 편 가름의 오랜 미망에서 벗어나서
촛불과 태극기 하나 되어
함께 손잡고 나서자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힘은
핵과 미사일이 아니라
두려움과 무지가 빚어낸 눈 먼 증오가 아니라
한 송이 꽃이다
살폿한 미소이고
가림 없이 품어 안는 가슴이며
간절한 염원으로 내딛는 한 걸음 발자국이다
벗이여, 어느새 귀밑머리 은빛으로 빛나는 이여
지난 한 생을 오롯이 눈물과 피땀으로 이 땅을 일구어온 이여
다시 그대의 이름을 부른다
지금은 우리 애써왔던 그 모든 것 놓고
이제 남은 그 힘, 그 염원을 모아
다시 온몸으로 마지막 그 길을 열어가야 할 때
걸음걸음마다 생명평화의 꽃씨를 뿌려야할 때
여기 이 땅에 길이
생명평화 꽃피어나는 날들을 위하여
생명평화가 출렁이는 푸른 한반도를 위하여
대동 상생의 새나라를 위하여
한 송이 꽃을 들고
우리가 먼저 평화가 되어
우리가 먼저 열린 가슴이 되어
한반도 생명평화의 마중물이 되고
그 첫 물결이 되어
그대, 한반도 평화지킴이
이 땅의 생명평화 노전사여,
은빛 순례단이여.
** 한반도평화만들기 1000인 순례단 서약을 하면서 여류선생께서 보내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