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조성희
꾾어질세라 엉킬 셀라
희생 실로 만든 가족 울타리
눈물 담은 마음 내비치지 못하고
눈꺼풀 내려앉아
자식 걱정 한숨의
탑은 쌓이네
싱그러운 청춘은 기억의
장독에 묻고
눈물로 담은 장은
시름되어 숙성되어간다
은발 휘날릴 때
손등 주름 춤추네
삶의 무게 휘청거려
천사품에 안길 때
천국 향수에 취해
기쁨의 눈물 흘리네
하늘꽃길
조성희
생명이 바스락거리며
새싹이 수면 위로 떠올라
꽃샘바람을 춤추게 하네
아지랑이에 봄날을 그네 태우고
하늘 꽃길 열어
왕의
혼인 잔치에
애잔한 신부로
선택되어
꽃길 걷는
웃음꽃 피네
할미꽃
조성희
휘어진 가녀린 허리
머리 둘 곳 없어
겸손히 고개 숙이네
여러해살이풀
슬픈 추억 간직하고
흰 깃털로 도도히 덮여
길섶 비켜 핀 아가꽃
백두홍 뿌리 고리되어
전설을 노래하네
매화
조성희
매몰찬 바람 맞으며
돌고돌다
한맺힌 이슬 거름 되어
눈꽃 피는날
생명줄당겨
고개내민
매화 봉우리
살얼음 이기고
꽃 열릴때
바람 향기를
수놓는다
산타클라라공원
조성희
미국 서부에
산타클라라
장미공원
살고 있는 집에서
차로 오분거리
계절의 여왕
오월이면
장미가 바다를 이룬다
나비가 지휘하면
새들은 합창을 하고
꽃은 춤추고
향기에 취해
결혼식
졸업식
하는 사람들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모서리 돌아
가장자리
벤치위에
졸업가운
구두가 놓여있다
금발의 앳된 여학생들이
친구가
하늘로 이사 하는날
활짝 핀 장미 꽃길 만들어
배웅 해주고 있다
조성희
현 신한은행 10년 재직
이천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