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 출생
아동문학소백동인회
어린이도서연구회 영주지회 회원
당선소감
어린이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동시쓰기에
이따금 동시를 읽다 보면 어린이들의 마음을 절묘하게 표현한 구절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맞아, 하고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면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나도 한번 동시를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져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나에게 행운이 찾아 왔습니다. 우리 고장 영주에서 활동하는 아동문학소백동인회가
나의 손을 잡아 주면서 동시쓰기 강좌를 개설해 주었습니다.
여기에서 동시를 배우고 쓰면서 어린이의 눈과 어린이의 마음이 되어 사람과 자연, 그리고 사물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서툴고 미흡하기 짝이 없는데 당선 소식을 받고 보니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더욱 열심히 어린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동시 쓰기에 있는 힘을 다할 생각입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받침대가 되어주신 김장환 회장님을 비롯한 선배회원님들 감사합니다.
특히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신 김동억 선생님, 고맙고도 고맙습니다.
언제나 믿고 글을 쓰는 공간을 인정해 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함과 동시에 우리집 사랑둥이 봄이의 응원에
꿈을 키울 수 있는 동시쓰기로 답하고 싶습니다.
심사평
예리한 관철력과 섬세한 상상력의 미학이 탁원
박영순 님의 배탈 난 지구 길 잃은 지렁이 나도 학교 갈래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사물에 대한 반복된 관찰로 인하여
자연환경에 예민해진 신선한 감각을 보여준다.
배탈 난 지구에서 사람도 음식을 마구 섭취하면 배탈이 나는데 지군들 멀쩡할 수 있을까, 배기가스, 일회용품, 플라스틱,
비닐봉지, 일산화탄소까지 생각 없이 먹이니 견딜 수가 없다. 지구를 의인화시켜 나눈 대화에서 지구로 하여금 화자가 하고픈 말
을 대신하게 한다.
길 잃은 지렁이에서 지렁이가 개미 공격을 당하고 있다. 몸부림을 쳐바돠 빠져 나올 수 없었다. 이웃 아저씨한테 받던 도음이
떠올라 지렁이를 구했다. 지렁이에게 작대기는 자신을 구해준 이웃 아저씨였다. 감각을 동원한 스토리가 공감대를 높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
나도 학교 갈래에서 학교길 가는데도 산책길 가는 줄 알고 먼저 가고 있다. 학교 가는 길이라면서 집으로 가래도 따라오고
있다. 화자의 동생처럼 따르는 복슬의 모습에 동심의 세계를 이입하고 있다. 개를 가족으로 여기는 요즘의 정서적 환경의 일면을
묘사하고 있다. 사물이나 사건을 접하면서 유사한 경험이나 기억을 비유하여 화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관찰 대상을
주체로 놓고 상상력을 동원하여 스토리를 구상하는 능력이 만만치 않다. 당선을 축하하며 꾸준한 노력을 통하여 넓은 시야와
다양한 주제로 국민정서 함양에 이바지하는 훌륭한 아동문학가로 성공을 빈다
심사위원 김종상 김천우 김동억 박근칠
배탈 난 지구
박영순
한겨울인데 장대비가 쏟아진다.
하루는 폭우, 하루는 함박눈
지구가 설사를 하는 것 같다.
아마도
뭘 잘못 먹은 모양이다.
아침에는 부르릉 배기가스
점심에는 바사삭 일회용품
간식으론 호로록 플라스틱
저녁에는 바스락 비닐봉지
마구마구 먹이니
견딜 수가 있겠어요?
주인님
가만히 놓아둘 순 없나요.
길 잃은 지렁이
박영순
땅 속에 사는 지렁이
바깥세상 구경하러
땅위에 나왔다가
길을 잃었나 보다
어떡해
개미들은 달려드는데
이리 꿈틀
저리 꿈틀
텃밭에 구덩이 파고
작대기로 옮겨 줬다.
나도 유치원 다닐 적
길 잃고 헤매다가
이웃 아저씨 도움으로
집에 돌아 왔거든.
나도 학교 갈래
박영순
산책길
살랑살랑 꼬리 흔들며
앞서 가던 복슬이
학교길 나서는데도
살랑살랑 꼬리 흔들며
먼저 가고 있다.
"산책 가는 거 아니야,
집에 가"
멀뚱멀뚱 쳐다본다.
"학교가는 길이거든,
집으로 돌아가라니까."
초롱초롱해지는 눈망울
소리 꽥 질러도
아랑곳하지 않고
따라오고, 따라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