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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大便)
5색리(五色痢)
이질 때 5가지 빛이 나는 대변[五色痢]이 나오는 것은 비위(脾胃)에 생긴 식적(食積)이나 풍(風), 한(寒), 서(暑), 습(濕)의 사기(四氣)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수련환(茱連丸)으로 치료해야 한다[입문].
○ 비위는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곳이기 때문에 아무런 음식물이나 받지 않는 것이 없고 늘 심(心), 폐(肺), 간(肝), 신(腎)의 기를 끼게 되므로 이질 때에는 5가지 빛이 나는 대변이 나오게 된다. 이때에는 반드시 먼저 설사시켜야 한다[단심].
○ 습독(濕毒)이 몹시 성하여 설사가 나고 배가 아프며 대변으로 피고름[膿血]이나 썩은 고기즙(爛肉汁) 같은 것이 나오는 데는 지유산(地楡散)이나 황련아교탕(黃連阿膠湯, 이 2가지 처방은 위에 있다)을 쓴다[활인].
○ 5색리(五色痢)에는 비방양장탕, 사과산, 신효삼향산 등을 쓴다.
비방양장탕(秘方養臟湯)
5색리를 치료한다.
앵속각(꿀에 축여 볶은 것) 6g, 귤껍질(陳皮), 지각, 황련, 목향, 오매, 후박, 살구씨(행인), 감초(닦은 것) 각각 2.8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검정콩(흑두) 30알, 대추 2알과 함께 달여서 먹으면 곧 효과가 난다[득효].
사과산(絲瓜散)
5색리와 주리(酒痢)로 피똥이 나오면서[便血] 배가 아픈 것을 치료한다.
수세미오이(마른 것) 1개.
위의 약을 껍질째로 태워서 가루내어 한번에 8g씩 빈속에 술로 타 먹는다[집험].
신효삼향산(神效蔘香散)
5색리(五色痢)와 금구리(금口痢), 감리(疳痢), 고주리(蠱주痢), 역리(疫痢) 등 여러 가지 이질을 치료한다.
귤껍질(陳皮), 앵속각 각각 48g, 육두구, 벌건솔풍령(적복령) 각각 16g, 까치콩(백편두), 인삼, 목향 각각 8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한번에 12g씩 빈속에 미음으로 타서 먹는다[정전].
이질 때의 8가지 위험한 증후[八痢危證]
첫째는 열로 피곱[熱赤]이 나오는 것이다. 둘째는 냉으로 흰곱[冷白]이 나오는 것이다. 셋째는 냉열(冷熱)이 뒤섞여 피곱이나 흰곱이 섞여 나오는 것이다. 넷째는 식적(食積)으로 신 냄새가 나는 것이 나오는 것이다. 다섯째는 경풍이 있으면서 퍼런 곱[驚靑]이 나오는 것이다. 여섯째는 비(脾)가 허하여 소화되지 않은 것이 나오는 것이다. 일곱째는 돌림병[時行]으로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다. 여덟째는 감리(疳痢)인데 이것이 바로 양사(양瀉)이다[유취].
○ 첫째는 냉리(冷痢)로 흰곱이 뭉쳐서 나오는[白積] 것이고 둘째는 열리(熱痢)로 피곱이 뭉쳐서 나오는[赤積] 것이다. 셋째는 냉열(冷熱)이 고르지 못하여[不調] 피곱과 흰곱이 섞여 나오는 것이고 넷째는 감리(疳痢)인데 이때에는 누러면서 흰곱이 뭉쳐서 나오거나[黃白積] 5가지 빛이 나는 것이 섞여 나온다. 다섯째는 경풍으로 퍼런 곱이 뭉쳐 나오면서[驚痢] 냄새가 없는 것이고 여섯째는 휴식리(休息痢)인데 이때에는 대변이 검으면서[糞黑] 물고기장(魚腸) 같은 것이 나온다. 일곱째는 농리[釀痢]인데 이때에는 배가 불러 오르고[腹脹] 대변에서 냄새가 나면서 항문이 아프다. 여덟째는 고주리(蠱주痢)로 돼지간(저간) 같은 검붉은 피[紫黑血]가 나오는 것이다[입문].
○ 소주거환(小駐車丸), 진인양장탕(眞人養臟湯, 이 2가지 처방은 위[上]에 있다)을 두루 쓴다[입문].
이질 때 배가 아픈 것[痢疾腹痛]
이질 때 배가 아픈 것은 대장에 폐기(肺氣)가 몰려 있기[鬱] 때문인데 실(實)하면 설사시키고 허하면 도라지(길경)로 헤쳐 주어야[發] 한다[단심].
○ 이질로 배가 아픈 데는 인삼과 황기를 쓰지 않는다[단심].
○ 이질로 배가 아픈 데는 집함박꽃뿌리(백작약), 감초를 주약[君]으로 하고 당귀, 흰삽주(백출)를 좌약[佐]으로 한다. 오한(惡寒)이 나면 계지를 넣어 쓰고 열[惡熱]이 나면 황백을 넣어 쓴다[단심].
○ 죽과 고기를 지나치게 먹어서 배가 아픈 데는 흰삽주, 귤껍질(陳皮)을 달여 먹거나 굶는 것이 좋다. 굶는다는 것은 죽만 조금 먹고 고기는 전혀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단심].
○ 이질로 피곱이 나오면서 배가 아픈 것이 멎지 않는 데는 조위승기탕(調胃承氣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에 생강, 대추를 넣어서 달여 먹는다. 설사가 멎은 다음에는 오령산(五령散) 달인 물에 익원산(益元散)을 타서 먹어야 한다.
○ 이질로 배가 아픈 데는 향련환, 강다탕(薑茶湯, 처방은 위에 있다), 신효월도산 등을 쓴다.
향련환(香連丸)
피곱이나 흰곱이 나오면서 배가 아픈 것과 모든 이질을 치료한다.
황련 40g, 오수유 20g(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황련과 함께 볶아서 오수유는 버린다), 목향 1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식초로 쑨 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20-30알씩 빈속에 미음으로 먹는다[직지].
신효월도산(神效越桃散)
이질로 뱃속이 그득하고 참을 수 없이 아픈 것을 치료한다. 이것은 음과 양이 서로 뒤섞여서[陰陽反錯] 고르롭지 못하게[不和] 되었기 때문이다.
산치자, 양강 각각 12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한번에 8-12g씩 미음에 타서 먹는다[강목].
이질 때 뱃속이 끌어당기 듯 아프면서 뒤가 무직한 것[痢疾裏急後重]
속이 끌어당기는[裏急] 것같이 아픈 것은 뒤가 몹시 마려우면서[窘迫] 당기기 때문이며 뒤가 무직한[後重] 것은 대장의 기운이 아래로 몹시 처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한 가지 때문만은 아니다. 화열(火熱)로 생기는 것은 성질이 급하고 빠른 불이 물건을 말리는[燥物] 것같이 나타난다. 그리고 기가 막혀서[氣滯] 생기는 것은 대장의 기운이 막혀서[壅] 잘 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적체(積滯)로 몹시 막혀서 생기는 것은 물건이 뭉쳐서 떨어지는[有物結墜] 것같이 나타난다. 기가 허하여 생기는 것은 대장의 기운이 내려갔다가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혈이 허하여 생겼을 때에는 대변은 나오지 않고 그저 앉아서 힘만 주게 된다. 치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화열로 생겼으면 열을 내려야[淸之] 하고 기가 막혀서 생겼으면 기를 조화시켜야[調之] 하며 적체로 생겼으면 적을 삭혀야[去之] 하고 기가 허하여 생겼으면 기를 끌어올려야[升之] 하며 혈이 허하여 생겼으면 보해야[補之] 한다[옥기].
○ 뒤가 무직한 것[後重]은 사(邪)기가 압박하여 대장 기운이 처져 내려갔다[墜下]가 위로 잘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뒤가 무직하다. 이런 데는 대황이나 빈랑 같은 약을 써서 억누르고 있는 사기를 사(瀉)하여 내보내야 한다. 사기가 이미 나갔는데도 계속 무직한[重] 것은 대장이 허활(虛滑)하여 잘 수렴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직한 것이다. 이때에는 앵속각 같은 수렴제[澁劑]로 줄줄 나가는 것을 막고[固其滑] 처져 내려간 기운을 걷어 올리면[收其氣] 낫는다[단심].
○ 아래로 처지는 것[下墜]이 이상하고 적체물 속에 검붉은 피[積中有紫黑血]가 있으면서 몹시 아픈 것은 죽은 피[死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복숭아씨(도인)를 잘 짓찧어 곱돌(활석)과 함께 써야 한다[단심].
○ 뒤가 무직하고 몹시 마려울[後重窘迫] 때에는 반드시 기를 고르롭게 해야[調氣] 하는데 목향과 빈랑을 쓴다[역로].
○ 옛날에는 뱃속이 켕기고[裏急] 뒤가 무직하면 오직 목향과 빈랑으로 기를 조화[調]시키고 대황으로 적을 삭혀야[下積] 한다는 것뿐이었다. 단계가 비로소 복숭아씨(도인)와 곱돌(활석)을 써서 죽은 피를 살리게 하는 데 효과를 보았다. 이 효과는 매우 빠르고 정확하다[강목].
○ 기가 돌고 혈이 고르로우며[和] 적도 작아졌는데 그저 앉아서 힘만 주게 되는 것은 혈이 허탈되어[亡血] 생기는 증후이다. 이런 때에는 당귀와 당귀 잔뿌리를 곱[倍]으로 하고 생지황, 집함박꽃뿌리(작약, 생것), 복숭아씨(도인, 생것)를 좌약[佐]으로 하여 쓰고 귤껍질(陳皮)로 조화시키면 혈이 생겨서 저절로 낫는다. 혈이 허하면 뱃속이 당기기 때문에 당귀를 쓴다[단심].
○ 속이 켕기는 것은 뱃속이 시원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앉아서 힘만 주게 되고 대변은 나가지 않는 것은 혈이 허하기 때문이다. 뒤가 무직한 것은 기가 허하여 아래로 처졌기 때문이다[회춘].
이질 때 항문이 아픈 것[痢疾大孔痛]
이질[下痢] 때 항문이 아픈[大孔痛] 것은 열이 하초(下焦)로 내려간 것이다. 이때에는 목향, 빈랑, 속썩은풀(황금), 황련에 닦은 건강을 넣고 달여 먹어야 한다[강목].
○ 이질 때 항문이 아프면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중경].
○ 이질 때 항문이 아프면 하루는 따뜻하게 하고 하루는 시원하게 해야 한다. 만약 오랜 이질[久病]로 몸이 차고 맥이 침소(沈小)하면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고 갑자기 생긴 이질[暴病]로 몸에 열이 나고 맥이 부홍(浮洪)하면 시원하게 하는 것이 좋다[단심].
○ 항문이 아픈 것은 열이 하초에 내려갔기 때문이다[의감].
○ 이질 때 대변이 나가는 것을 참지 못하고 항문이 벌어져 있는 것같이 된 데는 파와 후추(호초)를 짓찧어 항문에 꽂고 겸하여 맛이 시고 떫은[酸澁] 약으로 대장을 막히게[固腸] 해야 한다. 그러므로 앵속각, 가자피 등으로 수렴시킨다[강목].
○ 이질 때 항문이 아픈 것은 몹시 허하기 때문인데 이때에는 동전만한 기와조각을 벌겋게 달구어 동변[童尿]에 담갔다가 바로 마른 종이에 싸서 아픈 곳에 붙이면 된다. 그리고 인삼, 당귀, 귤껍질(陳皮)을 진하게 달여 먹어야 한다[강목].
○ 또한 지실을 닦아서 찜질하거나[ 之] 소금을 닦아서 찜질한다. 그리고 약쑥잎, 황랍, 가자를 태우면서 그 연기를 쏘여도[熏之] 좋다[강목].
이질 때 설사를 시키는 것이 좋다[痢疾宜下]
이질에 걸린 지 1-2일 사이에는 원기(元氣)가 허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설사시켜서 다 씻어 내는 것이 좋다. 이것이 통인통용(通因通用)하는 방법이다. 이런 데는 대승기탕이(大承氣湯)나 조위승기탕(調胃承氣湯)으로 설사시킨 다음 기와 혈을 조리(調理)해야 한다. 이질에 걸린 지 5일이 지났으면 설사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비위(脾胃)가 허약해졌기 때문이다[단심].
[註] 통인통용(通因通用) : 병을 치료하는 반치법의 한 가지이다. 즉 설사증을 설사시켜서 치료하는 방법.
○ 설사시킨다는 것은 대개 일반적인 것을 말한 것이다. 기혈(氣血)이 약(弱)한 사람은 이질에 걸린 지 1-2일밖에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설사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든든한[實] 사람이라면 10일이 지났다 하더라도 설사시킬 수 있다[정전].
○ 이질 때 배가 그득한[腹滿] 것은 실(實)한 것이므로 반드시 설사시켜야 한다[맥경].
○ 이질 때 맥이 활(滑)하면 반드시 설사시켜야 곧 낫는다[중경].
○ 이질이 나았다가 다음해 그 날짜에 다시 도지는 것은 본래의 병이 다 낫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반드시 설사시켜야 하는데 대승기탕을 쓴다[중경].
○ 중경은 “이질을 치료할 때에 설사시켜야 하겠으면 흔히 승기탕(承氣湯)을 가감(加減)하여 썼는데 여기에서 성질이 찬 대황은 잘 나가게 한다. 그리고 좌약[佐]으로 쓴 성질이 따뜻한 후박은 몰린 기운[滯氣]을 잘 풀어 주며 감초의 단맛은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약을 달여서 먹으면 창자를 깨끗하게 씻어 내고[灌滌腸胃] 습윤하게 하며[滋潤] 시원하게 한다. 이와 같이 하면 적이 없어지고[積行] 이질도 곧 낫는다”고 하였고 『국방례(局方例)』에는 “성질이 뜨거운 약을 주약(主藥)으로 하고 삽(澁)한 약을 좌약(佐藥)으로 하며 멀거면서 허연[淸白] 것을 누는 이질을 치료한다”고 씌어 있다. 뱃속이 켕기고 뒤가 무직한 것은 『내경』에 씌어 있는 것과 같이 내려 밀리기[下迫] 때문인데 이것은 다 화열(火熱)에 속한다. 이때에 또 성질이 삽(澁)하거나 뜨거운 약을 쓰면 어찌 죽지 않을 수 있겠는가[단계].
이질을 치료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방법[治痢要訣]
피를 잘 돌게 하면 곱똥을 누던[便膿] 것이 저절로 낫고 기를 고르롭게[調氣] 하면 뒤가 무직한 것[後重]이 저절로 없어진다[하간].
○ 이질을 치료하는 방법에 뒤가 무직한 데는 설사시키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목향, 빈랑을 쓰거나 목향빈랑환(木香檳 丸, 처방은 기문에 있다)을 쓴다.
○ 배가 아프면 고르게[和] 하여야 하는데 집함박꽃뿌리(백작약), 귤껍질(陳皮)이나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 처방은 배문에 있다)을 쓴다. 몸이 무거우면 습을 빼버리는[除濕] 것이 좋다, 그러므로 흰솔풍령(백복령)과 택사나 오령산(五 散,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을 쓴다.
○ 맥이 현(弦)하면 풍을 헤쳐 버리는[去風] 것이 좋은데 진교, 방풍이나 패독산(敗毒散,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을 쓴다.
○ 걸쭉한 피고름[膿血稠粘]이 나오면 약 기운이 센 약[重藥]으로 설사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대황과 망초나 대황탕(大黃湯)을 쓴다.
○ 몸이 차고 저절로 땀이 나는 데는 성질이 뜨거운 약[熱藥]으로 따뜻하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부자와 건강이나 장수산(漿水散)을 쓴다.
○ 풍사(風邪)가 속으로 몰린[內縮] 데는 땀을 내는 것이 좋은데 마황, 구릿대(백지), 칡뿌리(갈근)나 마황승마탕(麻黃升麻湯, 처방은 혈문에 있다)을 쓴다.
○ 오리똥(鶩당) 같은 대변을 누는 이질에는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육계와 목향이나 수자목향환(水煮木香丸)을 쓴다(이상의 것은 역로에 있다).
○ 병이 표(表)에 있으면 발산시키고 이(裏)에 있으면 설사시키며 상초에 있으면 토하게 하고 하초에 있으면 설사시켜야 한다. 표에 열이 있으면 속으로부터 흩어져 나오게[ 之] 하고 오줌이 잘 나오지 않으면 갈라져서 잘 나오게 해야 한다[역로].
○ 그리고 성(盛)한 것은 고르롭게[和] 되게 하고 없애 버려야 할 것은 내보내고 지나치게 나가는 것은 멎게 해야 한다[역로].
○ 이질을 치료할 때 약 쓰는 방법으로 대변빛이 거머면[黑] 대황, 자줏빛[紫]이면 오이풀뿌리(지유), 벌거면[紅] 속썩은풀(황금), 멀거면[淡] 생강, 허여면[白] 육계, 누러면[黃] 찔광이(산사), 수설(水泄)에는 앵속각, 몹시 아픈 데는 목향과 산치자를 써야 한다고 하였다[입문].
○ 대체로 이질은 초기에 입효산을 한번 먹으면 낫는다. 또한 목향도기탕으로 독기를 없애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의감].
○ 이질을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성질이 찬약으로 열을 내리고 쓴 약으로 습을 말리며[燥濕] 맛이 약간 맵고 성질이 뜨거운[辛熱] 약을 좌약[佐]으로 더 넣어 발산시키고 잘 통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이 없다[하간].
○ 이질에 아교주, 당귀, 선귤껍질(청피), 벌건솔풍령(적복령), 황련으로 1첩을 만든 다음 여기에 오매와 진한 꿀(濃蜜)을 넣고 달여서 먹으면 궂은 것[惡穢積滯]을 말끔히 씻어 낼 수 있다. 이렇게 하여 뭉친 적이 없어지면 대변이 나가는 횟수가 저절로 적어진다[직지].
○ 대체로 풍사를 헤치고[散風邪] 몰린 기를 잘 돌게 하며[行滯氣] 위의 작용을 좋게 하는[開胃脘] 것을 먼저 해야 한다. 갑자기 육두구, 가자, 흰삽주(백출) 등의 약으로 보하여 사기를 머물러 있게 하거나 앵속각, 용골, 굴조개껍질(모려) 등의 약으로 장위를 막아[閉澁腸胃] 오래 앓게 하지 말아야 한다. 배가 아프고 뒤가 무직한 것이 다 나은 다음에는 설사를 멈추는 약을 써야 한다.
입효산(立效散)
피곱이 나오는 농혈리(膿血痢)로 배가 아프고 속이 당기며 뒤가 무직한 것을 치료하는데 한번만 먹어도 곧 낫는다.
황련 160g(오수유 80g과 함께 물에 축여서 볶은 다음 오수유는 버린다), 지각(밀기울과 함께 닦은 것) 8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한번에 12g씩 빈속에 술과 같이 먹는다. 이것은 열이 몰리고[熱積] 기가 쌓여서[氣滯] 생긴 이질도 치료한다. 황련은 열을 내리고[淸熱] 지각은 기가 쌓인 것을 흩어지게[破氣] 한다[의감].
목향도기탕(木香導氣湯)
이질의 초기에 배가 아프고 속이 당기며 뒤가 무직하고 피곱이 섞여 나오며 열이 나고 입을 꼭 다물고[금口] 있는 것을 치료한다.
대황 6g, 집함박꽃뿌리(백작약), 박초, 황련 각각 4.3g, 후박, 빈랑 각각 4g, 당귀 잔뿌리, 벌건솔풍령(적복령) 각각 3.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먹는다[의감].
이질 때 두루 쓰는 약[痢疾通治藥]
이질 때에는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즉 배꼽 둘레가 몹시 아프거나[臍腹疼痛] 선혈(鮮血)을 누거나 어혈(瘀血)을 누며 검붉은 피[紫黑血]를 누기도 한다. 그리고 혹 흰곱이 나오거나 피곱과 흰곱이 섞여 나오기도 하며 검정콩물(黑豆汁) 같거나 물고기골(魚腦) 같거나 낡은 초가집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茅屋漏水) 같은 것을 누기도 한다. 또한 뱃속이 켕기고 뒤가 무직하여 변소에 자주 가는데 밤낮으로 수없이 간다. 이런 데는 수자목향고, 육신환, 향련환(香連丸, 처방은 위에 있다), 가미향련환, 백출안위산, 백중산, 화중음, 이간단하탕, 영위산(寧胃散, 처방은 위에 있다), 구명연년환 등을 두루 쓴다.
○ 학질(학疾)을 앓은 뒤에 생긴 이질에는 향련목향탕을 쓴다.
수자목향고(水煮木香膏)
모든 이질을 치료한다.
앵속각(꿀에 축여 볶은 것) 120g, 사인, 육두구(잿불에 묻어 구운 것), 유향 각각 30g, 목향, 정향, 가자, 곽향, 당귀, 황련, 후박, 귤껍질(陳皮), 선귤껍질(청피), 집함박꽃뿌리(백작약), 감초(닦은 것) 각각 20g, 지실, 건강(싸서 구운 것) 각각 1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해서 달걀 노른자위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물 1잔에 대추 1알과 함께 넣고 7분이 되게 달인다. 다음 대추는 버리고 찌꺼기(滓)째로 먹는다[수진].
육신환(六神丸)
여러 가지 이질을 치료할 때에 꼭 있어야 할 약이다.
황련, 목향, 지각, 벌건솔풍령(적복령), 약누룩(신국, 닦은 것), 보리길금(맥아, 닦은 것)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약누룩으로 쑨 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적리(赤痢)에는 감초를 달인 물로 백리(白痢)에는 건강을 달인 물로, 적백리(赤白痢)에는 건강과 감초를 달인 물로 먹는다[입문].
가미향련환(加味香連丸)
여러 가지 이질을 다 치료하는 약이다.
황련(닦은 것) 80g, 오수유(물에 우려서 볶은 것) 40g, 목향 4g, 백두구(잿불에 묻어 구운 것) 6g에 유향, 몰약 각각 4g을 넣는다.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물에 불렸던 오매살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30알씩 위의 약과 같은 방법으로 먹는다[의감].
백출안위산(白朮安胃散)
여러 가지 설사나 이질로 피나 곱이 나오는 것을 치료한다.
앵속각(꿀물에 축여 볶은 것) 8g, 벌건솔풍령(적복령), 흰삽주(백출), 길짱구씨(차전자) 각각 4g, 오미자, 오매육 각각 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먹는다[단심].
백중산(百中散)
모든 이질 때 피가 나오거나 곱이 나오거나에 관계없이 두세번만 먹으면 곧 낫는다.
앵속각(꿀물에 축여 볶은 것), 벌건후박(생강즙에 법제한 것) 각각 10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한번에 8-12g씩 빈속에 미음에 타 먹는다. 가려야 할 것은 생것, 찬 것, 독이 있는 것 등이다[득효].
화중음(和中飮)
이질 때 피가 나오거나 곱이 나오거나 병이 생긴 지 오래되었거나 새로 생겼거나에 관계없이 다 치료하는데 낫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열이 나거나 이를 악물었으면[금口] 먹이지 말아야 한다.
앵속각(식초에 축여 볶은 것) 6g, 귤껍질(陳皮), 흰삽주(백출), 벌건솔풍령(적복령), 함박꽃뿌리(작약) 각각 4g, 묵은 쌀(진창미) 8g, 초과 2.8g, 감초 1.2g, 사탕 12g, 오매 1개.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대추 2알과 함께 물에 달여 먹는다[정전].
이간단하탕(易簡斷下湯)
여러 가지 이질을 치료하는데 허리(虛痢), 활리(滑痢)에 더 좋다.
(막과 꼭지(筋膜), 꽃받침(체악)을 버리고 썰어서 식초에 재웠다가 볶아 거칠게 가루낸다) 14개, 흰삽주(백출), 벌건솔풍령(적복령) 각각 4g, 감초(닦은 것) 2g, 초과(껍질째) 1개.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7쪽, 오매, 대추 각각 7알과 함께 물 1사발에 넣고 1잔이 되게 달여 두번에 나누어 먹는다[해장].
황련목향탕(黃連木香湯)
학질( 疾)을 앓은 뒤에 생긴 이질을 치료한다.
집함박꽃뿌리(백작약, 닦은 것) 8g, 흰삽주(백출) 6g, 황련(닦은 것), 목향, 사인(간 것), 속썩은풀(황금, 닦은 것), 귤껍질(진피), 당귀(술에 씻은 것) 각각 4g, 감초 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과 함께 물에 달여 먹는다[의림].
구명연년환(救命延年丸)
남자나 여자의 심한 이질[重痢]을 다 치료한다.
황련, 건강, 당귀, 아교주 각각 같은 양.
위의 3가지 약들을 가루내어 식초에 끓여 녹인 아교주(阿膠珠)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30-50알씩 미음으로 먹는다[본사].
설사나 이질 때 치료하기 쉬운 것과 어려운 것[泄痢易治難治辨]
태음비경(太陰脾經)이 습을 받으면 수설(水泄)이 생기는데 이것이 오래면 농혈리(膿血痢)가 된다. 이것은 비병(脾病)이 신(腎)에 옮아간 것으로 적사(賊邪)이기 때문에 치료하기 어렵다. 이질을 먼저 앓은 다음에 설사 하는 것은 신병(腎病)이 비(脾)에 옮아간 것으로 미사(微邪)이기 때문에 쉽게 낫는다[역로].
○ 손설(손泄)이 있으면서 맥이 대(大)하고 손발이 찬 것은 치료하기 어렵고 맥이 소(小)하고 손발이 따뜻한 것은 쉽게 낫는다[맥경].
○ 이질 때 미열(微熱)이 있고 목이 마르며 맥이 약(弱)한 것은 저절로 낫는다.
○ 이질 때 맥이 삭(數)하고 미열이 있으면서 땀이 나는 것도 저절로 낫는다[맥경].
○ 이질 때 맥이 대(大)하면 낫지 않는다[맥경].
○ 이질 때 손발이 따뜻하면 쉽게 낫고 손발이 차면 낫기가 어렵다[직지].
○ 이질 때 구역질이 나고 딸꾹질[홰]이 나면서 트림이 나고[發애] 번조(煩躁)하며 몸에 열이 나면 치료하기 어렵다[의감].
설사나 이질의 예후가 좋거나 나쁜 증[泄痢吉凶證]
이질 때 대변이 물고기골(魚腦) 같으면 절반은 살고 절반은 죽는다.
○ 몸에 열이 나고 맥이 대(大)하면 절반은 살고 절반은 죽는다.
○ 이질 때 오래된 먼지빛[塵腐色] 같은 대변을 누는 것은 죽는다.
○ 순 피[純血]만 누는 것도 죽는다.
○ 낡은 초가집 지붕에서 새어 내리는 물(茅屋漏水) 같은 것을 누는 것도 죽는다.
○ 항문[大孔]이 참대통[竹筒]같이 벌어진 것도 죽는다.
○ 입술이 주홍빛같이 된 것도 죽는다[단계].
○ 『내경』에 “이질[腸벽]로 피똥을 누면서 몸에 열이 나면 죽고 몸이 차면 산다”고 씌어 있다.
○ 『내경』에 “몸에 열이 있으면 죽고 차면 산다”고 씌어 있는데 이것은 대체적인 것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증상[兼證]을 잘 살펴야 한다. 어찌 열이 있는 환자가 살고 몸이 찬 환자가 죽는 것이 없겠는가[단심].
○ 이질 때 손발이 싸늘하고[手足厥冷] 맥이 알리지 않으면[無脈] 뜸을 떠야 한다. 뜸을 떠도 따뜻해지지 않고 맥이 잘 뛰지 않으며 오히려 약간 숨이 차오면 죽는다[중경].
○ 이질 때 맥이 끊어지고 손발이 싸늘하다가도 한 시간 이내에 맥이 제대로 뛰고 손발이 따뜻해지면 산다. 그러나 맥이 제대로 뛰지 않으면 죽는다[중경].
○ 배가 끓으면서[腹鳴] 불러 오르고 팔다리가 싸늘하며[四肢淸] 설사가 나고 맥이 대(大)한 것은 역(逆)증인데 15일이 지나지 않아 죽는다[영추].
○ 배가 몹시 불러 오르며 팔다리가 차고 몸에 살이 빠지면서 설사가 몹시 나는 것은 역증인데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죽는다[영추].
○ 이질 때에 몸은 차지만 음식은 먹을 수 있고 오줌도 잘 나가는 것은 쉽게 낫는다. 몸에 열이 나고 땀이 많이 나며 목이 몹시 마르고 오줌이 잘 나가지 않으며 손발이 싸늘한 것이 뜸을 떠도 더워지지 않으면서 겸하여 숨이 약간 차고 먹지 못하는 것은 죽는다[득효].
○ 대체로 이질 때 헛소리[ 語]를 하고 곧추 보며[直視] 손발이 싸늘하고 안타까워하면서[厥躁] 잠을 자지 못하며 땀이 계속 나고 맥이 알리지 않는[無脈] 것과 설사를 참지 못하고 몸에 열이 나며 맥이 실(實)한 것은 다 죽는다[입문].
○ 설사가 오랫동안 멎지 않고 손발이 차며 맥이 허탈(虛脫)되고 번조(煩躁)하며 딸꾹질이 나고[發 ] 숨이 차며[氣短] 곧추 보고 까무러치면서[昏冒]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다 죽을 증상[死證]이다[회춘].
○ 이질 때 치료하지 못하는 증은 다음과 같다.
○ 맥이 대(大)한 것[脈大]
○ 몸에 열(熱)이 나는 것[身熱]
○ 대변이 오리똥 같은 것[鴨屎]
○ 목이 마르는 것[發渴]
○ 기침하는 것[咳逆]
○ 5가지 빛이 나는 대변을 누는 것[五色]
○ 이를 악무는 것[금口]
○ 벌건 물 같은 것을 설사하는 것[紅水]
○ 입술이 벌건 것[唇紅]
○ 손발이 찬 것[手足冷]
○ 숨이 찬 것 등이다[氣喘].
○ 이질을 앓은 뒤에 번갈증(煩渴證)이 나서 물을 켜는 것은 심기가 끊어졌기[心絶] 때문이다.
○ 오줌이 전혀 나가지 않는 것은 위기가 끊어졌기[胃絶] 때문이다.
○ 이질 때 오줌이 잘 나오지 않거나[不通] 전혀 나오지 않는[絶無] 것은 독기(毒氣)가 장부로 들어가서[歸一藏] 위가 말랐기[胃乾] 때문이므로 죽는다[유취].
○ 어린이가 이질로 위기(胃氣)를 거듭 상하여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을 금구리(금口痢)라고 한다. 항문이 벌어지고 거멓게 되어 보기조차 무서우며 배[腹두]가 아프고 속이 켕기며 뒤가 무직하고 새빨간 피가 방울방울 떨어지는[鮮血點滴] 것을 괄장(刮腸)이라고 하고 밤낮으로 자주 뒤를 보며 음식이 삭지 않고 그대로 나가는 것을 활장(滑腸)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다 좋지 못한 증후[惡候]이다[성옹].
○ 어린이가 이질로 항문이 열려지고[穀道不閉] 누런 물이 술술 나오는 것도 치료하지 못할 증상이다[득효].
○ 환자가 자면서 오줌이 나오는 줄도 모르는 것은 죽는다[편작].
음식을 먹은 다음에는 곧 대변을 누는 것[飯後隨卽大便]
비(脾)와 신(腎)이 서로 잘 조화되어야[交濟] 수분과 찌꺼기[水穀]가 잘 갈라진다. 음식을 먹은 뒤에 곧 대변을 누는 것은 비기(脾氣)는 비록 강하나 신기(腎氣)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음식이 목에 넘어가면 삭지 않고 그대로 곧 설사[손泄]하게 된다. 치료하는 방법[治法]은 빈속에 소금 끓인 물로 이신환(二神丸)을 먹어서 비와 신의 기운이 서로 조화되게[交通] 하는 것인데 이와 같이 하면 음식물[水穀]이 저절로 소화된다. 이것이 이른바 묘(妙)하게 합치되게 하는 것이다[직지].
변비[大便秘結]
신(腎)은 5액(五液)을 주관한다. 진액(津液)이 제대로 눅여[潤] 주면 대변이 제대로 나온다. 만일 지나치게 굶었다가 너무 배부르게 먹었거나 힘겨운 일을 했거나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어서 화사(火邪)가 혈(血) 가운데 잠복하면 진음(眞陰)이 줄어들고[耗散] 진액이 적어지기 때문에 대변이 굳어진다[結燥]. 늙은이는 기운이 허하고 진액이 부족하기 때문에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경(經)』에는 “신은 조(燥)한 것을 싫어하므로 빨리 매운 것을 먹어서 눅여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동원].
○ 맥으로 양결(陽結)과 음결(陰結)을 어떻게 갈라 보는가. 맥이 부(浮)하고 삭(數)하며 음식은 제대로 먹으나 대변을 누지 못하는 것은 실(實)증이며 양결인데 17일이 지나면 심해진다. 맥이 침(沈)하면서 지(遲)하고 음식을 먹지 못하며 몸이 무겁고 대변이 도리어 굳은[硬] 것은 음결인데 14일이 지나면 심해진다[중경].
○ 열조(熱燥), 풍조(風燥), 양결(陽結), 음결(陰結)이 있다. 『경(經)』에 “맺힌[結] 것은 헤쳐야[散] 한다”고 씌어 있다. 그러므로 치료할 때에 양결이면 헤쳐 주는 약을 쓰고 음결이면 따뜻하게 하는 약을 써야 한다. 그러므로 양결에는 대황견우산을 쓰고 음결에는 반류환을 쓴다[동원].
○ 조결(燥結)이란 대변이 굳어져서[秘澁]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다. 조(燥)한 것은 소음(少陰)에 속하며 진액이 부족한 것이므로 매운 것으로써 눅여 주어야 한다. 결(結)은 태음(太陰)에 속하는데 이때에는 대변이 마르므로[燥糞] 맛이 쓴 약으로 설사시켜야 한다[입문].
○ 변비가 생기는 데 대한 것[藏府之秘]을 한 가지로 말할 수 없다. 그것은 실비(實秘)도 있고 허비(虛秘)도 있기 때문이다. 실비는 음식[物]에 의해서 생기고 허비는 기(氣)로 생긴다. 위(胃)가 실하면서 변비가 생겼을 때에는 음식을 잘 먹고 오줌이 벌겋다. 이때에는 비약환(脾約丸, 처방은 아래에 있다)이나 칠선환을 주로 쓴다. 위가 허하면서 변비가 생겼을 때에는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오줌은 맑으면서 잘 나간다[淸利]. 이런 데는 후박탕을 주로 쓴다[역로].
○ 변비증[秘結之證]에는 허(虛)증도 있고 실(實)증도 있다. 실증이면 창자[腸胃]를 깨끗하게 씻어서[蕩滌] 맺힌 것을 풀어 주고[開結] 굳은 것을 연하게 해야[軟堅] 하는데 대황, 망초, 지실, 후박이나 승기탕(承氣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 같은 약을 쓴다. 허증이면 음혈(陰血)을 자양(滋養)하고 마른 것을 눅여 주며[潤燥] 맺힌 것을 풀어야[散結] 한다. 이런 데는 당귀, 지황, 복숭아씨(도인), 삼씨(마자인), 속썩은풀(황금)이나 윤조탕 같은 약을 쓴다[단심].
○ 복숭아씨와 살구씨(행인)는 다 변비에 쓰는데 반드시 기와 혈을 갈라[分] 보고 써야 한다. 낮에 대변 보기 힘들면 양기(陽氣)를 잘 돌게 해야 하는데 살구씨를 쓴다. 밤에 대변 보기 힘들면 음혈(陰血)을 잘 돌게 해야 하는데 복숭아씨를 쓴다. 늙은이나 허한 사람은 대변이 마르면서 변비가 생기는데 맥이 부(浮)한 것은 기에 병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살구씨와 귤껍질(陳皮)을 쓰고 맥이 침(沈)한 것은 혈에 병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숭아씨와 귤껍질(陳皮)을 쓴다. 이와 같이 두 곳에 귤껍질(陳皮)을 다 쓰는 것은 수양명(手陽明)과 수태음(手太陰)이 표리(表裏)가 되기 때문이다[해장].
○ 혈조(血燥)이면 복숭아씨(도인)와 술로 법제한 대황으로 통하게 하고 기조(氣燥)면 살구씨(행인)와 지실로 통하게 하며 풍조(風燥)면 삼씨(마자인)와 대황으로 잘 나가게 하고 기가 잘 돌지 못하여[氣澁] 대변이 막혔으면 이스라치씨(욱리인)와 주염열매씨(조각인)로 눅여 주어야 한다[동원].
○ 풍조(風燥)에는 소풍윤장환, 조각원, 활혈윤조환 등을 쓴다.
○ 혈조(血燥)에는 윤장환, 윤마환, 종침환, 오인환, 소마인환, 통유탕, 화혈윤장탕, 당귀윤조탕 등을 쓴다.
○ 기체(氣滯)로 변비가 생긴 데는 삼인환, 수풍윤장환, 삼화탕, 사마탕, 육마탕 등을 쓴다.
○ 부인의 변비에는 통신산, 대마인환 등을 쓴다.
대황견우산(大黃牽牛散)
장부(藏府)에 상화(相火)가 떠돌아다녀서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대황 40g, 나팔꽃검은씨(견우자, 맏물가루 낸 것) 2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한번에 12g씩 먹는데 손발이 차면 술에 타 먹고 손발이 뜨거우면 꿀물에 타 먹어야 한다[보명].
반류환(半硫丸)
늙은이가 담(痰)이 뭉쳐서[結]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끼무릇(반하, 생강에 법제하여 가루낸다), 유황(몹시 보드랍게 가루내어 버드나무 망치로 두드린 것)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생강즙에 불렸던 증병(蒸餠)에 반죽하여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데운 술이나 생강 달인 물로 먹는다[국방].
칠선환(七宣丸)
장위(腸胃)에 열이 머물러 있어서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대황 40g, 목향, 빈랑, 가자껍질(가자피) 각각 20g, 복숭아씨(도인) 12개.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알씩 따뜻한 물로 먹는다[동원].
후박탕(厚朴湯)
허해서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흰삽주(백출) 8g, 후박 5.2g, 귤껍질(陳皮), 감초 각각 4g, 반하국 3.6g, 지실 3.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대추 2알과 함께 물에 달여 먹는다[역로].
당귀윤조탕(當歸潤燥湯)
일명 윤조탕(潤燥湯)이라고도 한다. 혈조(血燥)로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당귀, 대황, 찐지황(숙지황), 복숭아씨(도인), 삼씨(마자인), 감초 각각 4g, 생지황, 승마 각각 2.8g, 잇꽃(홍화) 0.8g.
위의 약들을 썰어서 복숭아씨와 삼씨는 내놓고 먼저 7가지를 1첩으로 하여 물이 절반이 되게 달인다. 다음 복숭아씨와 삼씨를 넣고 다시 절반이 되게 달여서 빈속에 먹는다[단심].
소풍윤장환(疎風潤腸丸)
풍열(風熱)이 몰려 막혀서[鬱滯] 변비가 생긴 것[大便閉澁]을 치료한다. 말랐으면 반드시 눅여 준 다음 피를 고르롭게[和] 하고 풍사를 몰아내야[ 風] 저절로 대변이 나간다.
삼씨(마자인) 100g, 복숭아씨(도인) 80g, 주염열매(조각, 약성이 남게 태운 것) 52g, 대황, 강호리(강활) 각각 40g, 방풍, 당귀 각각 12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끓인 물로 먹는다[동원].
조각원(조角元)
풍(風)이 있는 사람의 변비를 주로 치료한다.
강호리(강활), 방풍, 주염열매(저아조각), 지각, 뽕나무뿌리껍질(상백피), 빈랑, 살구씨(행인), 삼씨(마자인), 구릿대(백지), 귤껍질(陳皮)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30-50알씩 따뜻한 물로 먹는다. 열이 있으면 대황을 넣어서 써야 한다[득효].
활혈윤조환(活血潤燥丸)
풍비(風秘)와 혈비(血秘)로 늘 대변이 굳은[燥結] 것을 치료한다. 아래에 있는 윤장환과 같으나 주염열매(조각)는 씨(仁)만 써야 한다[동원].
윤장환(潤腸丸)
변비를 치료한다.
살구씨(행인), 지각, 삼씨(마자인), 귤껍질(陳皮) 각각 20g, 아교주, 방풍 각각 1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알씩 늙은이는 차조기씨(자소자)를 달인 물로 먹고 젊은이는 형개를 달인 물로 먹는다[직지].
윤마환(潤麻丸)
혈조(血燥)로 대변이 나오지 않는 것을 치료하는 데 눅여 준다.
삼씨(마자인), 복숭아씨(도인), 생지황, 당귀, 지각 각각 4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알씩 끓인 물로 먹는다[단심].
○ 『정전(正傳)』에 윤체환(潤體丸)이라고 씌어 있다.
종침환( 沈丸)
일명 종용윤장환( 蓉潤腸丸)이라고도 한다. 진액(津液)이 없어져서 늘 변비가 생기는 것을 치료한다.
육종용 80g, 침향 4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삼씨즙(麻仁汁)에 쑨 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70알씩 빈속에 미음으로 먹는다[입문].
오인환(五仁丸)
일명 자장오인환(滋腸五仁丸)이라고도 한다. 진액이 부족하여 생긴 변비와 몸푼 뒤에 생긴 변비를 치료한다.
귤홍 160g(따로 가루낸다), 복숭아씨(도인), 살구씨(행인) 각각 40g, 측백씨(백자인) 20g, 이스라치씨(욱리인, 닦은 것) 8g, 잣씨(송자인) 5g.
위의 약들을 각각 따로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빈속에 미음으로 먹는다[득효].
소마인환(小麻仁丸)
혈조(血燥)로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이 처방은 위의 윤마환과 같다[입문].
통유탕(通幽湯)
유문(幽門)이 막혀서 대변 보기가 힘든 것을 치료한다. 이때에는 반드시 맛이 매운 약으로 눅여 주어야 한다.
승마, 복숭아씨(도인, 잘 짓찧는다), 당귀 각각 6g, 생지황, 찐지황(숙지황) 각각 2.8g, 감초(닦은 것), 잇꽃(홍화) 각각 1.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인 다음 찌꺼기를 버리고[去滓] 보드랍게 가루낸 빈랑 2g을 타 먹는다[동원].
화혈윤장탕(和血潤腸湯)
대변이 굳어져서[燥結] 나오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승마, 복숭아씨(도인), 삼씨(마자인) 각각 6g, 대황, 찐지황(숙지황), 당귀(잔뿌리) 각각 2.8g, 생지황, 감초 각각 2g, 잇꽃(홍화) 1.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먹는다[동원].
삼인환(蔘仁丸)
기가 막혀서[氣壅]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삼씨(마자인), 대황 각각 120g, 당귀 40g, 인삼 3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30알씩 빈속에 끓인 물로 먹는다.
수풍윤장환(搜風潤腸丸)
3초(三焦)가 고르롭지 못하여[不和] 기가 잘 오르내리지 못하며 가슴[胸腹]이 더부룩하고 그득하면서[ 滿]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이스라치씨(욱리인) 40g, 목향, 빈랑, 선귤껍질(청피), 귤껍질(陳皮), 침향, 무씨(나복자, 닦은 것), 홰나무열매(괴실), 지각, 지실, 삼릉(잿불에 묻어 구운 것), 대황 각각 2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빈속에 미음으로 먹는다[단심].
삼화탕(三和湯)
기가 막혀서[氣滯]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이것이 바로 기문(氣門)에 있는 삼화산(三和散)이다.
사마탕(四磨湯)
기가 막혀서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빈랑(큰 것), 침향, 목향, 오약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각각 되직하게 갈아서[濃磨水] 잔으로 7분을 세번에서 다섯번 끓어오르게 달여 빈속에 약간 따뜻하게 해서 먹는다[득효].
육마탕(六磨湯)
변비가 있으면서 열이 나는 것을 치료한다. 사마탕에 대황과 지각을 넣은 것인데 위의 방법과 같이 걸쭉하게 갈아 즙(濃磨汁)을 내어 먹는다[득효].
통신산(通神散)
부인이 대변이 막힌 것을 치료한다.
대황, 망초, 복숭아씨(도인), 이스라치씨(욱리인) 각각 40g, 목향 2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한번에 8g씩 미음에 타서 먹는다[단심].
대마인환(大麻仁丸)
부인의 풍비(風秘)를 치료한다.
목향, 빈랑, 지각 각각 40g, 삼씨(마자인), 대황(닦은 것) 각각 12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30-50알씩 빈속에 끓인 물로 먹는다[단심].
늙은이의 변비[老人秘結]
늙은이가 대변이 굳어져서 잘 나오지 않는 데는 대황을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늙은이가 진액(津液)이 적어져 변비가 생긴 데 대황을 써서 설사시키면 진액이 더 없어지기 때문에 변비가 더 심해진다. 그러므로 대장을 눅여 주고 좋게 하는 약[滋潤大腸之藥]만 써야 한다. 그리고 홰나무꽃(괴화)을 달인 물로 항문을 씻어도 효과가 있다[득효].
○ 늙은이의 변비에는 소풍순기원, 소조각원, 이인원, 귤행환, 황기탕, 교밀탕, 소마죽, 삼인죽 등을 쓴다.
○ 늘 졸인 젖(乳酪), 양의 피, 참기름(脂麻汁)을 먹는 것도 좋다.
소풍순기원(疎風順氣元)
장위(腸胃)에 열이 몰려서[積熱] 변비가 생기고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 것과 풍비(風秘)와 기비(氣秘)를 다 치료한다. 늙은이의 변비에는 더욱 좋다.
대황(술에 축여 쪄서 볕에 말리기를 일곱번 한 것) 200g, 길짱구씨(차전자, 닦은 것) 100g, 이스라치씨(욱리인), 빈랑, 삼씨(마자인, 약간 닦은 것), 새삼씨(토사자, 술에 법제한 것), 쇠무릎(우슬, 술에 씻은 것), 마(산약), 산수유 각각 80g, 지각, 방풍, 따두릅(독활) 각각 4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빈속에 차나 술이나 미음으로 먹는다.
○ 이 약은 주로 변비를 치료하는 참 좋은 처방이다. 오랫동안 먹으면 정신(精神)이 든든해지고[康健] 온갖 병이 생기지 않는다. 늙은이에게 쓰는 것이 더욱 좋다[득효].
소조각원(小조角元)
풍비(風秘)가 생긴 것을 치료하는데 늙은이에게 좋다.
주염열매(조각, 닦은 것), 지각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70알씩 미음으로 먹는다[득효].
이인원(二仁元)
늙은이와 허한 사람에게 풍비(風秘)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살구씨(행인), 삼씨(마자인), 지각, 가자육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알씩 따뜻한 물로 먹는다[득효].
귤행환(橘杏丸)
늙은이와 허한 사람이 기가 몰려서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하는데 대변을 잘 나가게 한다.
귤껍질(橘皮), 살구씨(행인)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70알씩 미음으로 먹는다.
○ 이 약은 낮에 대변 보기 힘든 데 쓴다. 밤에 대변 보기 힘든 데는 살구씨(행인)를 빼고 복숭아씨(도인)를 넣어 쓴다[제생].
황기탕(黃기湯)
늙은이의 변비를 치료한다.
황기, 귤껍질(陳皮, 흰속을 버린 것) 각각 20g.
위의 약들을 가루낸다. 그리고 삼씨즙(麻子仁汁) 1잔을 돌그릇[石器]에 넣고 거품이 올라오게 끓인 다음 꿀 1숟가락을 넣어 다시 끓인다. 여기에 위[上]의 약가루 12g을 타서 빈속에 먹는데 두번이 넘지 않아서 효과 있다. 늘 먹으면 대변이 굳어질[秘澁] 염려는 없다[득효].
교밀탕(膠蜜湯)
늙은이와 허한 사람의 변비를 치료한다.
파밑(총백, 뿌리가 달린 채) 3대.
위의 약을 깨끗한 물 1잔에 넣고 파가 푹 무르도록 달여 건져 버린 다음 아교주 8g과 꿀 2숟가락을 넣고 저어 녹여서 빈속에 먹는다[직지].
소마죽(蘇麻粥)
기를 잘 돌게 하고 대변을 잘 나가게 하는데 늙은이와 허한 사람이 풍비(風秘)와 혈비(血秘)로 대변 보기 힘든 것과 몸푼 뒤에 생긴 변비를 치료한다.
차조기씨(자소자), 삼씨(마자인)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짓찧어 물에 넣고 걸러서 즙을 짠다. 여기에 입쌀가루(粳米末)를 좀 넣고 죽을 쑤어 먹는다. 오랫동안 먹으면 더 좋다[본사].
○ 어떤 늙은 부인이 갑자기 배와 머리가 아프고 메스꺼워서[惡心] 먹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풍으로 대변이 막힌 것[風秘] 때문이었다. 기가 가슴 속에 몰리면 배가 불러 오르면서 메스꺼워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기가 위[上]로 정수리[전]까지 올라가면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깨끗하지 못하다. 이때에 이 죽을 두번 먹으면 기가 빠지면서 굳은 대변 덩어리[結糞] 10여 개가 나온 다음 대변이 시원하게 나오면서[藏府流暢] 여러 가지 병이 저절로 낫는다[본사].
삼인죽(三仁粥)
변비를 치료한다. 늙은이나 허한 사람도 다 쓸 수 있다.
복숭아씨(도인), 잣씨(해송자) 각각 1홉, 이스라치씨(욱리인) 4g.
위의 약들을 함께 잘 짓찧어 걸러 즙을 짠 다음 여기에 입쌀가루를 조금 넣고 죽을 쑤어 빈속에 먹는다[속방].
비약증(脾約證)
상한양명병(傷寒陽明病)에 땀이 저절로 나고 오줌이 자주 나오면 진액(津液)이 속에서 마르므로[內竭] 대변이 굳어져서 힘들게 나온다. 이것은 비(脾)가 졸아들기[約]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약환(脾約丸, 처방은 아래에 있다)으로 주로 치료한다[중경].
○ 성무기(成無己)는 “위(胃)기가 세고 비(脾)기가 약하면 진액을 통솔하여 사방으로 퍼지게 하는 것을 잘하지 못하고 오직 방광으로만 내보내게 된다. 그러므로 오줌이 잦고 대변은 힘들게 나온다. 이때에는 비약환으로 비를 마르게 하는 것[脾之結燥]을 내려보내야 한다”고 하였다. 단계(丹溪)는 “이미 비가 약해진 것이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비가 약하면 토(土)가 부족하게 되어 폐금(肺金)이 화(火)의 제약을 받아서 폐기가 소모되어 진액이 마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되면 비는 소화시켜 내려보내는 힘[轉輸之令]을 잃게 되고 폐는 전달하는 기능[傳送之職]을 못하게 된다. 그러면 대변이 굳어져서 누기 힘들게 되고 오줌은 잦으면서 저축되지 않는다. 이때에는 음혈(陰血)을 불쿠어 주어[滋養] 양화(陽火)가 더 성해지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이와 같이 하면 폐금이 잘 작용하며 비토가 깨끗하고 든든해져서[健] 진액이 잘 돌면서 장을 눅여[腸潤] 준다. 그러면 대변은 절로 나온다. 이 비약환은 열이 심하고 기운이 실한 환자나 서북쪽 사람이나 건강하고 실한 사람이 쓰면 낫지 않는 일이 없다. 그러나 동남쪽 사람과 열이 몹시 나고 기혈이 충실치 못한 사람이 쓰면 비가 더 약해지고 장(腸)도 더 조(燥)해진다. 그러므로 반드시 서북쪽 사람들은 막힌 것을 통하게 하는 것[開結]을 위주로 하고 동남쪽 사람들은 마른 것을 눅여 주는[潤燥]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단계].
비약환(脾約丸)
일명 마인환(麻仁丸)이라고도 한다. 오줌이 잦고 대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을 치료하는데 이것을 비약증(脾約證)이라고 한다.
대황(찐 것) 160g, 지실, 후박, 함박꽃뿌리(작약) 각각 80g, 삼씨(마자인) 60g, 살구씨(행인) 5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에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알씩 빈속에 따뜻한 물로 먹는다[국방].
대변불통(大便不通)
변비[大便秘結]라는 것은 대변이 늘 말라서 누기가 힘든 것이다. 대변불통이라는 것은 여러 날 대변을 누지 못하고 막혀서 배가 불러 오르고 그득한[脹滿] 것이다.
○ 열사(熱邪)가 속에 들어가면 장[胃]에 마른 대변[燥糞]이 있게 된다. 3초(三焦)에 열이 잠복해 있으면 진액이 속에서 마른다. 이렇게 되면 대장에 열을 끼게[挾熱] 된다. 허한 사람은 5장이 차면서[藏冷] 혈맥(血脈)이 마르고 늙은이는 장위가 차면서[腸寒] 기가 도는 길이 막힌다[氣道澁]. 그러면 대장이 냉을 끼게[挾冷] 된다. 배가 불러 오르고 아프며 답답하고 가슴이 더부룩하면서[胸비] 구역질이 나려고 하는 것은 음식물이 머물러 있기[宿食留滯] 때문이다. 또한 장위가 풍사를 받아 대변이 마르고 굳어지는 것은 풍기로 되는 것[風氣燔灼]이다. 기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면 대변 보기 힘들며[穀道難] 트림이 나고[噫逆] 배가 그득해진다[冷滿]. 이것이 대변불통증인데 이때에 열이 있으면 삼황탕(三黃湯, 처방은 화문에 있다)을 쓰고 냉기가 있으면 반류환을 써야 한다. 식체에는 비적원을 쓰고 풍비에는 마인환(麻仁丸, 즉 비약환)을 쓴다. 기가 내려가지 못하는 데는 길경지각탕(桔梗枳殼湯, 처방은 가슴문에 있다)을 쓴다. 대장은 폐와 표리(表裏)관계가 있다. 또한 대장은 모든 기운의 통로와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폐기를 잘 돌게 하는 것이 대변불통을 치료하는 데서 중요한 고리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직지].
○ 오랜 병으로 뱃속에 실열(實熱)이 있어서 대변을 누지 못하면 윤장환을 써서 약간 설사시켜야 한다. 몹시 설하게 하는 약[峻利之藥]은 쓰지 말아야 한다[정전].
○ 대변을 누지 못하여 승기탕(承氣湯) 같은 약을 써도 낫지 않으면 사물탕(四物湯, 처방은 혈문에 있다)에 빈랑, 지각, 복숭아씨(도인), 잇꽃(홍화)을 넣어서 써야 한다[의감].
○ 옛날[古方]의 대변을 통하게 하는 처방에는 다 기를 내려가게 하는 약을 썼다. 폐기가 내려가지 못하게 되어 대변을 누기가 힘든 데는 살구씨(행인),
지각, 침향, 가자 등을 써야 한다. 늙은이나 허한 사람, 풍병(風病)이 있는 사람이 진액이 적어서 생긴 변비는 약으로 미끄럽게[滑] 해서 나가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삼씨(마자인), 참깨(호마), 갖풀(아교) 등을 써야 한다. 만약 허투루[妄] 세게 설사시키는 약[峻劑]을 써서 나가게 하면 잠시 동안은 나가게 되나 진액이 더 없어지고 기혈이 소모되어 곧 다시 막히는데 혹 다른 병까지 생기게 된다[단심].
○ 대변을 누지 못하는 데는 영보단, 소감원(蘇感元, 처방은 위에 있다), 윤장탕, 대황음자 등을 쓰는데 늙은이와 허한 사람에게는 윤장환, 윤장탕을 쓰며 부인에게는 통신산(通神散, 처방은 위에 있다), 조도음 등을 써야 한다.
○ 외용약[外治]으로는 선적환이나 제분산을 써야 한다.
비적원(脾積元)
먹은 음식이 머물러 있어서[停積] 배가 불러 오르고 신물이 올라오며[呑酸] 변비가 생긴 것을 치료한다.
봉출 60g, 삼릉 40g, 선귤껍질(청피) 20g, 양강(식초에 삶아 썰어서 약한 불기운에 말린 것), 목향, 백초상, 파두상 각각 1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밀가루풀에 반죽하여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귤껍질(橘皮)을 달인 물로 먹는다[득효].
영보단(靈寶丹)
대변을 누지 못하는 것을 치료하는데 적체(積滯)된 것도 밀어내린다.
목향, 침향, 유향 각각 2g, 파두(껍질과 심을 버리고 기름을 뺀 것) 8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대추 3알을 쪄서 발라낸 살에 반죽하여 녹두알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1알씩 찬물로 먹는다. 만일 세번만 설사시키려면 먼저 찬물 3모금을 마신 다음 약을 찬물로 먹고 다섯번에서 여섯번만 설사시키려면 설사시키려는 수만큼 찬물을 마셔야 한다[구선].
윤장탕(潤腸湯)
변비가 생겨 오랫동안 변을 보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삼씨(마자인, 보드랍게 갈아 물에 걸러서 껍질은 버리고 즙을 낸다) 1잔 반, 참깨(호마, 보드랍게 갈아 물에 넣어서 즙을 낸다) 반잔, 복숭아씨(도인, 풀지게 간다) 40g, 형개수(짓찧어 가루낸다) 40g.
위의 약들을 섞어서 소량(少量)의 소금과 함께 달여 차 대신 마시되 대변이 나올 때까지 마셔야 한다[단심].
대황음자(大黃飮子)
열조(熱燥)로 대변을 누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생지황 8g, 대황(잿불에 묻어 구운 것), 살구씨(행인), 산치자, 승마, 지각 각각 4g, 인삼, 속썩은풀(황금), 감초 각각 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5쪽, 약전국 21알, 오매 1개와 함께 달여 먹는다[직지].
윤장환(潤腸丸)
늙은이가 피가 적고 창자[腸胃]가 말라서 대변이 굳어졌기 때문에 심지어 7-8일 동안을 누지 못하거나 돼지똥 같은 빛을 가진 양의 똥같이 작은 것을 누는 것을 치료한다.
당귀, 생지황, 지각, 복숭아씨(도인), 삼씨(마자인)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가루내서 꿀에 반죽하여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40-50알씩 빈속에 미음으로 먹는다[의감].
윤장탕(潤腸湯)
늙은이나 허한 사람이 대변을 누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꿀(봉밀) 40g, 참기름 20g, 박초 한자밤.
위의 약들을 물 1종지에 넣고 두어 번 끓어오르게 달여 따뜻하게 해서 먹는다[의감].
조도음(調導飮)
몸풀기 전이나 뒤에 대변을 누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당귀, 궁궁이(천궁), 방풍, 지각 각각 5g, 감초 1.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대추 2알과 함께 빈속에 물에 달여 먹는다[직지].
선적환(宣積丸)
대변이 막혀 누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파두(껍질을 버린 것), 건강, 부추씨, 양강, 유황, 감수, 흰빈랑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밥에 반죽하여 달걀 노른자위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이른 아침에 먼저 조피열매(산초)를 달인 물로 손을 씻고 참기름(麻油)을 바른 다음 약 1알을 손에 쥐고 2시간 동안 있으면 곧 설사가 난다. 설사를 멈추려면 찬물에 손을 씻어야 한다[본사].
제분산(提盆散)
대변을 누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바꽃(초오).
위의 약을 아주 보드랍게 가루낸다. 그리고 파밑(총백) 1대의 뿌리를 자른 다음 여기에 바꽃가루를 묻혀서 항문에 넣으면 곧 대변이 나온다.
○ 이것이 바로 벽력전(霹靂箭)인데 대소변이 나오지 않는 것도 치료한다[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