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공동체 가장자리 수요영화모임에서 두번째로 함께 볼 영화는
영국의 켄로치 감독의 작품들입니다.
'네비게이터' 와 'The spirit of 1945'인데요.
두 작품을 모두 감상하려면 3시간이 걸리기에 고민이 많습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지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하구요.
근래에 철도민영화 관련해서 영국과 일본의 사례가 많이 들어지는데요.
박근혜의 롤모델인 대처때문이기도 하고,
국가, 공공성, 민영화, 노동조합, 영국노동당의 모습 등등에서 영국의 상은 많은 것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장소는 지난 모임과 마찬가지로 '프리포트'입니다.
누구나 오셔도 대환영입니다.
참가비 1,000원 이상입니다.
문의 : 02-3144-3973 / 010-6257-6260
우선 영화 소개를 먼저 하자면...
네비게이터 Navigators (2001, 영국, 92분, 켄 로치)
스크린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철로 위 노동 현장의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네비게이터>는 영국에서 철도 민영화가 이루어졌던 시기인 1995년으로 돌아가, ‘재난이 되어 버린 지 이미 오래’라는 현재 진행형의 평가를 받고 있는 영국 철도의 쓸쓸히 묻혀진 과거를 상기시킨다.
영국의 철도청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던 한 분소의 노동자들은 여느 때처럼 웃고 떠들며 소란스러운 아침을 맞는다. 그런데 출근길에 그들은 졸지에 철도청 소속이 아니라 민영 기업의 노동자가 되어 버렸음을 알게 된다. 같은 공간에서 응당 자연스럽게 동료로 지내왔던 노동자를 다른 업체에 소속된 ‘경쟁자’로 취급해야 하고, 지난 18개월 동안 산재로 인해 단 한 건의 사망 사고가 없었음에도 불구, 사망사고는 ‘납득할 만한 수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황당한 교육을 받는다. 아직 라스트 씬의 암울한 기운을 감지할 수 없는 노동 현장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요구 조건 앞에서,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양,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유연성과 효율성으로 포장된 민영화의 공세가 슬슬 죄어오는 가운데, 철도청과의 합의를 통해 쟁취해 나갔던 노동자들의 권리는 슬쩍 없어진다. 이윤 추구를 위한 자본의 작동 방식에 따라 멀쩡한 새 장비는 부수어 없애야 하고, 노동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던 장비는 더 이상 지급되지 않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은 계속된다. 수익성이 높지 않은 분소라고 일거리를 주지 않으며 퇴사를 종용하는 회사측의 뻔한 수법 앞에서 노동자들은 시급을 좀더 많이 주는 파견업체를 찾아 무기력하게 하나둘씩 떠나간다. 그들에게 ‘투쟁’이나 ‘단결’은 고려대상 조차되지 못한다. 턱없이 적은 인력을 고용하여 노동강도를 강화시키는 파견업체에서 출장비, 휴가비를 줄 리 없다. 현장에서 노동환경에 불만을 품고 문제라도 제기할라치면 당장 일거리가 끊기는 ‘유연한’ 노동시장임은 물론이다. 영화 전반부에서 노동 현장과 교차되며 완급을 조절해주는 듯 비춰주던 노동자들의 일상은 어느덧 노동 환경에 좌우되는 팍팍한 삶으로 변해간다. 여전히 허름한 식당 한 켠에서, 적극적으로 일을 열심히 하면 더 기회가 많아진다며 스스로를 위안 삼는 노동자들의 담소에는 묘한 불안감이 감돈다.
작업 현장에서 암에 걸린 철도 노동자의 대본을 기초로 만들어졌다는 이 영화는 별다를 것 없던 노동자들의 일상에 침투한 민영화의 영향력을 구석구석 파고들며, 익살과 여유가 사라진 고단하고 건조한 삶을 차갑게 응시한다. 이미 저당 잡혀 버린 불안정한 인생은 결국 동료의 죽음에 태평하게 공모하는 쓰디쓴 결과로 치닫는다. 노동자들이 떠나버린 황폐한 작업 현장에서 프레임 밖으로 빠져나가는 노동자들의 뒷모습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음산한 기운을 전하면서 소름끼치는 공포로 다가온다.
<네비게이터>는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파악하여 노동자들의 일상을 복원시키는 영화는 아니다. 감독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노동자들이나 소외 계층에게 힘을 북돋아 주려는 극적인 요소도 거의 배제한 채, 어떠한 희망적 가능성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그저 무기력한 영국 노동계급의 삶을 평면적으로 묘사하면서, 이미 입증된 영국 철도 민영화의 음지를 고스란히 대면케 할뿐이다. 별다른 움직임조차 없이 무너지는 노동자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쩔 수 없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야 할 국내의 민영화 저지 투쟁 상황과 겹쳐지면서, 더할 수 없는 쓸쓸함으로 오늘을 성찰하게 된다.
감독 켄 로치(Ken Roach)
우리 세대의 마지막‘사회주의' 감독이라고 칭송 받고 있는 켄 로치는 국내에서도 그다지 낯설지 않은 영국의 대표적 좌파 감독이다. 극단과 BBC에서 연출을 시작한 그는 1960년대부터 한 개인이 맺고 있는 사회 정치적인 관계에 천착하면서 영국의 노동계급과 가족, 복지국가의 허상에 대한 관심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표현하였다. 뉴스릴과 다큐멘터리 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그의 극영화는 주로 비전문배우들을 기용하고, 작품의 내용 순서에 따라 촬영을 하는 등 리얼리티를 끌어내는 데에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그의 작품들을 일컬어 ‘다큐멘터리적 스타일로 미완의 혁명을 성찰‘ 한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작 켄 로치 본인은 ’핵심적인 경험 속에서 나온 핵심적인 생각‘을 추구하려는 노력에 따라 다큐멘터리이든 드라마이든 형식적인 요소가 좌우된다고 강조한다. 여전히 일반 대중들과 호흡하며, 역사의 배제된 주체에 대한 녹록치 않은 관심을 피력하는 보기 드문 작가이다.
국내에서 비디오로 출시된 그의 작품들은 <레이닝 스톤>(1993),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1994), <랜드 앤 프리덤>(1995), <칼라송>(1996) <빵과 장미>(2002) 등이다. 또한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는 명멸하는 불빛을 배급하고 있다
출처 : 블로그 > 함께가는 평등세상님의 블로그
적어도 대안정신은 이것이다 - <The Spirit of ’45>
‘시대정신, 그것은 무엇을 바탕으로 누구의 의거하여 형성되고 요구되는가’라는 시작전 질문은 영화의 종료와 동시에 ‘대의에 기초를 둔 민중의 요구와 모든 사회구성원들을 위한 정의사회실현을 시대적 사명으로 내포해야 한다’라는 당위명제로 바뀐다.
현시대 대표적인 진보감독 켄 로치(Ken Loach)는 제2차세계대전직후의 영국의 시대변화를 주목한다. 이속에서 전쟁시대에 더나은 삶을 꿈꿨던 민중의 비전이 1945년 노동당의 총선승리를 이룩하고, 사회를 진보시킨 승리의 역사를 기억한다.
총리 애틀리(Clement Richard Attlee)의 노동계급을 대표하며 점진적 사회주의를 지향한다. 노동당 단일내각정부는 민중의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여 1946년 영국은행(The Bank of England)을 필두로 같은해 전신, 1947년 운하·도로·운송·교통·광산, 1948년 가스·철도, 1949년 철강·민간항공 등의 중요산업의 국유화를 진행한다. 이어 임산부보조·장례비용보조를 담은 국민의료법(National Health Service Act, 1946)과 맹인·광인·극빈자 등의 생계보장을 위한 국민보조법(National Assistance Act, 1948) 등 복지제도·국민공익서비스를 만들어낸다.
이같은 영국역사의 획기적인 복지정책의 빛나는 기록들에 대비해 1979년 보수당의 총선승리로 마가렛대처정권이 등장해 주요산업과 서비스들의 국영화를 다시 사영화시키는 과정이 생생히 그려진다. 수익성과 효율성에만 매달려 공공서비스공급이라는 본질을 잊어버린 정부의 무차별적인 추진은 빈익빈부익부의 계급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빈자의 삶을 철저히 파괴한다. 감독은 대처리즘(Thatcherism)에 의해 역사의 일장춘몽으로 끝난 황금시대를 살았던 노동자들(광산·부두운송업·의료업 등)의 생생한 증언들을 담아 영화로 기록한다.
자본의 착취라는 고약한 본질로부터 고통 받는 21세기대중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넘실거리지만 여전히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이나 정책적 대안은 부재한 현실이다. 당연히 영화관람후에도 관객들은 ‘그래서 어떻게 하지?’라는 구체적 실천에 대한 물음표를 던진다. 실제로 켄로치는 관객들로부터 이러한 질문들을 받았고, 그저 사영화를 저지하는 것이 출발점(starting point)이라는 견해만 피력한다.
다만 켄 로치는 영화시작의 1945년의 흑백장면을 마지막에 칼러로 재현하며 그 역사속 사실이 오늘의 현실로 재현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여전히 사회주의의 구체적인 대안이념과 그를 찾아가는 대안적인 전략을 내놓진 못하지만, 적어도 대안정신으로서 ‘The Spirit of ’45’만큼은 뚜렷이 제시한다. 이것이야말로 시대의 문제의 해결에 치열하게 사색하고 실천해 나가는 우리시대 대표적인 진보감독의 넋이 아닌가 생각한다. 긍정-부정-부정의부정이라는 변증법적 사회발전의 경로를 확신하는 진보주의자들에게 이 영화는 또하나의 교과서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픽션(fiction)이 아닌 팩트(fact)로서, 노동당정부의 국유화과정과 보수당정권의 사영화과정이 펼쳐질 때마다 관객의 함성과 탄식이 교차했고, 영화 시작전과 마감후 크게 두번 켄 로치는 긴 박수를 받았다.
베를린특별취재단 성우종기자
http://www.minzokilbo.com/xe/special/23698
참고할만한 텍스트 몇가지를 소개합니다.
오건호(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영국철도 민영화, 왜 실패했을까?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9965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철도, 영국 '피쉬 앤 칩스'를 대중화하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30825114855§ion=04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아일랜드 기근, 영국을 철도의 나라로 만들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30728130027&Section=04
오연홍(사노련 활동가)
영국노동자들의 구조조정 반대투쟁에서 배운다 - 노동당 정부 하에서의 투쟁과 1984년 광부파업에 이르기까지
http://swl.jinbo.net/bbs/skin/ggambo7002_board/print.php?id=so2&no=17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 - 홍익대학교 방향으로 200미터를 걷다가 '세븐일레븐'편의점 골목 - 오른편 지하 1층 '밤과 음악사이' 건물 4층 (빨간 벽돌 건물 건너편입니다.)
7011버스타고 '극동방송국'정류장에서 내려서 홍익대학교 방향(약 100미터) - '세븐일레븐' 골목 - 오른편 지하 1층 '밤과 음악사이' 건물 4층 (빨간 벽돌 건물 건너편입니다.)
- 2,6호선 합정역 6번출구로 나와서 상수역 방향으로 오셔서 위의 방법으로 찾아오시면 됩니다. (걸어서 10분거리)
- 2호선 홍대역에서 '상상마당'쪽을 찾아오셔서 약도대로 오시면 됩니다. (걸어서 15분 거리)
지하철 합정역 7번출구 - 합정역 정류장(합정역 우리은행 앞)에서 7011버스 - '극동방송국'정류장에서 내려서 홍익대학교 방향(약 100미터) - '세븐일레븐' 골목 - 오른편 지하 1층 '밤과 음악사이' 건물 4층 (빨간 벽돌 건물 건너편입니다.)
첫댓글 시간은 정확히 7시 30분 시작인가요?
지난 첫모임은 쬐금 기다려서 8시에 시작했어요^^
그래도, 아무튼, 어쨌든 7:30 이예요.
이번 영화들 흥미진진하네요. 모임 기대됩니다~!^^
영화 꼭 보고 싶네요. 두 편 모두 상영되길 바랍니다.
읽기모임4기들과함께~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