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4일.
다음 날 아침, 7시 반, 8시쯤 눈이 떠졌나.
이미 일어나 운동을 하던 기홍씨가 산책을 나가자고 했다.

그 유명한, 말로만 듣던 카오산 로드!
그러나, 실상은 광란의 밤이 지나간 후에 찾아온 아침 풍경이라 추레한 모습이다.

카오산로드보다는 한 블럭 북쪽에 있는 람부뜨리 로드가 더 정감있다.
한쪽에 가로수가 심어져 있는 것도 정감있는 분위기에 한몫한다.
이름있는 게스트하우스와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어느 레스토랑 옆에 차려진 사당.
왜 이국의 새로운 도시에서의 산책이 그다지 설레이지 않는가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수첩에 써 있다.)
설레지 않는다는 건, 일단 긴장이 되지 않아 호르몬 분비가 적어서 그렇다고 한다.(고 기홍씨가 말했겠지~)
전부터 많이 들어봤던 터라 비교적 익숙하고,
동남아 여행을 두어번 다녀왔으니 사람들이나 그 분위기가 더더욱 익숙한 게 아닐까.(라는 기홍씨의 추론이 있었다.)

이 엘리베이터는 우리 숙소의 짐 전용 승강기이다.

오늘 새벽 이 승강기에서 우리 짐을 꺼내는 모습 사진을 뒤늦게 찾았다.

가장 왼쪽 a4용지에 정리된 표는 각종 일일투어와 연락처가 정리된 표이다.
그래도 그날그날 적을 게 있나보다. 아마도 주로 밥집을 적는 중이었을 듯~

아침을 먹으러 가는 길에 퀼트 수예점 진열대에 마치 진열품처럼 앉아있는 하얀 고양이.
방콕 거리에는 고양이가 매우매우 많다.
녀석들은 하나같이 다 느릿느릿 걸어다니길래,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보다 했더니,
태국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호의적이라 딱히 서두를 필요도, 급히 몸을 숨길 필요도 없는 게 아닐까 싶다.
유진이는 태국 여행 덕분에 고양이와 사랑에 빠지기까지 했다.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울 생각이다.
그래도 저렇게 눈이 노란 녀석은 무섭다. >.<

강이 내려다보이는 좋은 호텔과 식당, 여행사가 모여 있는 파아팃 거리. 음식은 물론 빵과 커피가 맛있다고 추천한 글을 보고, 기대감을 안고 찾아온 조그만 베이커리 식당, '샤프란'

기홍씨가 주문한 꾸에띠여우 후아까이(까이가 치킨, 달걀이란 뜻이다. 볶음 국수)
95바트.

내가 주문한 얌 운쎈.
얌'은 샐러드. 운센은 당면이란 뜻.
버미첼리 국수와 녹두, 간 돼지고기와 새우 등이 버무려진 샐러드이다. 145B
유진이 배고팠나보다. 치킨볶음밥을 벌써 다 먹었다. 85B

기홍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초코무스케잌을 하나 사들고 나왔으나..
빵이 딱딱하고 너무 달아서.. 반쯤 먹다 버렸다.

오늘 일정은 매끄렁 위험한 기찻길 시장과 암파와 수상시장을 들러보고, 반딧불 투어를 하고 돌아오는 거다.
아침을 먹고 나온 시간이 11시 좀 넘었을까, 투어는 1시에 출발한다.

짜오프라야 강을 따라 좀 걸었다.
강 폭이 쾌 넓어 보인다.

이 곳은 파쑤멘 요새 뒤편에 있는 싼띠차이쁘라깐 공원이다.

공원에서 유기농 음식과 생산품 박람회 같은 걸 하고 있었다.

소꿉놀이 같은 상차림.
숙소에 비누가 없어서 천연비누 하나를 샀다.
유진이 피부를 보여주며 여드름에 좋은 비누가 있냐고 하니까 천연 비누는 대부분 다 여드름에 좋다며,
사춘기라 여드름은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며 웃었다.

파쑤멘 요새
220년 전 라마 1세가 건설했다.
방콕을 수도로 삼은 뒤, 14개의 요새를 만들었으나 현재는 이곳과 마하깐 요새 두 곳만 남아 있다고 한다.

꽃으로 목걸이와 팔찌 등을 만들어 파는 할머니.
사지도 않을 거면서 사진 찍는 걸 싫어하셨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나 쓸 법한 오색 전구들.
가끔 분위기 낼 때 쓰면 괜찮을 거 같은데 하나쯤 사올 걸 그랬나?
카오산로드 분위기와 어울린다.

그러나, 정작 우리 딸이 가장 관심있게 보는 건 이런 거다.
외모 꾸미기와 관련된 아이템들~

드디어 내 아이폰에서 기홍씨 사진 한 장을 찾았다.

왼쪽 샷시 문에 오른쪽 태국 전통 문 양식을 본 떠 페인트 칠을 한 게 이색적이다.


일일투어 봉고를 기다리며 한인여행사 타이나라 앞에서.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태국 여행하면서 일일투어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기 위해 현지여행사를 통하면 비용이 꽤 절약되겠지만,
낯선 땅에 와서 여행사 찾아다니고 예약하고, 또 어설픈 영어로 확약하고 등등 너무나 번거롭다.
한 푼 두 푼 아끼는 배낭여행자도 아니고, 내 나이 이제 마흔 하나란 말이다!
결국 떠나기 전에 미리 방콕에 상주하는 한인여행사 중에 하나를 고르게 되는데,
고심 끝에 고른 곳이 '타이나라'. 오늘 투어는 일인당 500바트.
젊은 사장은 얼굴은 본 적이 없지만, 메일이나 통화해보니 아주 쌈박하게 일을 잘 하는 분위기다.
매우매우 매우매우 맘에 들었다.
흠, 언제 봉고차가 오려나.
첫댓글 여보.. 미안... 당신 사진 증말 느무 없다.. ㅠ.ㅠ
나중에 나와요~.^
ㅋㅋㅋ 그렇네 두사람은 현지인 ...또는 정말 여행하는 사람들 같아보여요
태국음식 먹고 싶다...!
당신 글 보니 람부뜨리 거리 다시 걷고 싶어지네요.
돌아 보면 아침에도, 밤에도 언제나 좋은 느낌 주었죠.
사당은 우리 숙소의 작은 정원에 꾸며진 건데, 당신도 이럴 때가 있군요!^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설레임이 있었지 않아요?
지금 거리 사진만 봐도 살짝 설레는뎅~^^
전구는 하나 사왔으면 좋았을걸 싶고..
음식 사진 보니 입안에 침이..>.< 으아 먹고파라~
아 그리고 여보 글이 사진과 한 칸 띄어지게 했으면 좋겠어요. (작성 중일 땐 한 칸 띄워도 실제론 안 띄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유진이랑 내 사진 아주아주 보기 좋아요~! ㅎㅎ
아, 람부뜨리 거리는 저도 아주 좋아하는 골목~ 나에게 카오산은 곧 람부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