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여 버스를 타고 발리섬 동쪽끝 빠당바이항구에 도착했다. 도시라기 보다는 작은 어촌마을쯤 된다. 이 항구 동쪽으로는 롬복섬, 숨바와섬, 코모도섬, 동,서티모르섬등 동인도네사아섬들이 연이어져 있어 항구교통의 중심이 된다.
항구에 도착하니 벌써 3시경, 롬복섬까지는 일반페리로 4시간, 일반보다 가격이 3배 비싼 고속페리도 2시간 소요되니 오늘은 또 이곳에서 묵어야 한다.
버스에서 내리려니 또다시 숙소가 걱정..........
그러나 이번에는 여유를 가지고 책자에 나온 숙소를 찾아보고자 마음을 먹는다.
내가 휴대한 책은 인사이드 발리라는 신혼여행자들에 맞춰진 발리여행책자와 배낭여행자들의 바이블이라는 론리플래닛 최신판이다, 론리플래닛 인도네사아편은 한글번역이 안되어 영문판을 가지고 갔다.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젊은 남자가 호객행위를 한다. 책자를 뒤져보니 그 숙소명이 나온다. 그래 그냥 가보자 골목을 돌아 조금 올라가니 숙소가 있다. 방이 여섯개에 작은수퍼와 여행사를 겸하고 있는 민박집이다.
빠당바이항구모습
빠당바이 거리모습
어디를 가든 거기가 거기아니겠냐는 생각도 들어 그 숙소에 머물기로 했다
짐을 풀고 동네를 얼쩡거려 늦은 점심을 먹었다. 관광지이다 보니 거의 대부분이 서양식 레스토랑이다.
음식도 잘 안맞고, 날씨는 항상 더우니 매식사마다 맥주를 마시게 된다.
인도네시아는 공산품이 비싸다. 맥주도 우리니라 맥주병크기가 보통 25000루피 우리돈 3000원정도다.
담배값도 거의 우리나라 수준이고
점심 스파게티
인도네시아 맥주-빈땅, 다른종류의 맥주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점심을 먹고 나니 할 일이 없다. 작은 마을을 몇바퀴 돈다. 작은 항구에 배들은 가득한데 어시장도 없고, 조업하는 배도 보이지 않는다. 바다가 많아도 수산물은 거의 없는 것이 열대지방이 아닌가 한다.
거리엔 어린 딸을 데리고 구걸하는 중년의 남자도 보이고, 가난한 마을사람들의 종교행사, 어디론가 이동하기 위해 트럭에 가득 앉아 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그러는 사이 저녁이 왔다.숙소에서 운영하는 수퍼앞에 자리를 잡고 숙소에서 일하는 젊은 현지인들과 섞여 짧은 영어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물세살 아가씨와 동갑네기 남자애 둘과 백주를 마시며 오랜시간 많은 시간을 나누었다.
아가씨는 친절하고 자꾸 말을 붙이는 좋은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다.
발리섬에 부모님이 사는데, 라이스테라스를 소유하고 있단다, 이에 대해 대단히 만족해하고 있는 눈치다.
이곳 역시 땅의 소유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벼가 자라는 논을 라이스테라스, 라이스필드리고 하는데 아마도 테라스는 계단식 논을 의미하고 필드는 평탄지의 논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라이스라는것은 쌀인데 이곳은 삼모작으로 항시 벼가 자라고 있어 땅이라기 보다는 쌀의 개념에 익숙한 듯하다.
또 한 청년은 정말 열심히 손님을 끌어 오는데 열중이다. 아마도 인센티브 개념이 도입된 듯하다. 늦은 밤까지 방 하나가 비어 있었는데 대화 도중에도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끝임없이 호객행위를 한다. 이 친구는 핸드폰에 음악을 다운 받아서 듣는 것을 취미로 한다. 한국노래라면서 들려주었는데 들어보니 일본 노래다. 이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혼동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한 친구는 남자답게 생겼는데 무뚝뚝해보이지만 붙임성이 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중 많은 수가 그렇지만 이 친구도 축구이야기부터 꺼낸다. 월드컵때 한국축구를 많은 사람들이 보았고, 박지성은 많이 알려진 선수이며, 한국 축구가 작지만 강하다고 한다.
월드컵 때 한국팀의 캐치프레이즈였던 '프라이드 오브 아시아'라는 말처럼 이들도 한국축구에서 아시아인의 자긍금을 느끼는게 아닌가 한다.
이 천구는 내가 목적지로 하는, 항구도시에서 배로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롬복섬에 한번도 못 가 보았다고 한다. 돈과 시간이 없단다.
그리고 한국에 가서 돈을 벌고 있는 이웃 형들이 부러워 자기도 한국에 가고 싶단다.
아마도 한국으로 일하러 가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조건은 상당히 까따로울 것이다.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으리라.
롬복섬으로 들어가는 배표를 항구에서 끊어야지 했는데 거리를 돌아다니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교통이 아무래도 예약이 필요한 듯 했다.
교통연결망이 그다지 좋지 않고, 무수히 많은 거리의 여행사에서 목적지까지 표를 팔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교통편을 알아봐야 하는것 같다.
여행사에 들러 롬복섬 승기기까지 표를 샀다. 75000루피다. 나중에 보니 이렇게 안하면 발이 묶인다. 롬복섬 렘바르 항구에 도착하니 목적지까지 일행을 운송할 셔틀이 준비되어 있고, 일반 대중교통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숙소에서 오랜만에 동양인을 보았다. 종업원이 코리안이라고 소개해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더니 잘못알아 듣는다. 그친구는 20대후반 남자인데 아버지는 인도네사아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인데 태어난곳은 네덜란드고 현재도 그곳에서 살며, 친구들과 여행을 왔단다. 외형과 행동거지는 완전히 한국인인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자기가 아는 것은 경상남도, 부산등 몇개의 지명에 지나지 않는단다. 어쩌면 더 답답한 노릇이기도하다, 어쨋든 그렇게라도 동양인의 모습을 보니 반가웠다.그 친구도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어하는데 말이 안되니...
빠당바이에서 다음날 아침 산책길에 한 컷-아이들은 생동감을을 준다, 옆에 쌓인 것이 하루 3차례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또다시 서양인들과 일행으로 묶여져 롬복섬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배값만은 32000루피다. 네시간이 걸린다.
롬복섬으로 향하는 일행들 - 서양의 젊은이들
발리를 떠나며-멀리보이는 곳이 떠나온 빠당바이 항구다
배안에는 현지인들도 많이 탔다.
가끔씩 히잡을 두른 여인들이 보인다.
롬복섬은 이슬람이 대부분인 섬이다. 발리는 거의가 힌두교들이고
이들에게 종교는 일상을 지배하는 규율이고 생활이다.
인도네시아는 신들의 땅이리고 누가 말했는데, 신도 많고, 종교도 많고 ,일상도 종교생활로 가득한 곳이 아닌가 한다.
히잡속에 가려진 그들의 삶은 어떨까?
종교는?
지금도 인류사는 종교에 얽혀서 전쟁과 침탈과 속박이 지속되고, 종교의 이름으로 살생이 자행되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이곳에서도 350년 네덜란드의 식민통치기간 종교는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농경사회를 거치면서 지배계급은 통치의 수단으로 종교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이들이 종교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과도한 종교적 굴레는 인간의 존엄과 사상을 훼손하지는 않는지. 더구나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종교는 인간의 주체적 자유에의 도달을 가능하게 할까.
배안에서도 서양의 여행객들은 2층에 자리를 잡고 현지인들은 1층에 자리잡아 자연스럽게 이분화 된다.
4시간의 긴 뱃길끝에 롬복섬에 도착했다.
내가 계획한 목적지로 온 셈이다. 인도네시아에 온자 나흘째 되는 날 이제 이곳에 도착했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겠다는 목적은 불분명하나, 그래도 내가 목적지로 지목한 곳에 다다르니 느낌이 남다르다
배를 타고 다다른 롬복섬-뜨거운 태양과 야자수나무가 어우러진 적도의 해변
롬복섬의 항구 렘바르는 황량하기 그지 없다. 변변한 건물도 없고. 포장안 된 꽤 넓은 주차장에 작은 크기의 봉고차같은 셔틀버스가 즐비하다.
여기서 다시 헤쳐모여 목적지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
승합버스는 20년은 된 듯 낡고 허름하여 가동되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현장에서 안내하는 가이드 묻기에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인이 이곳에서 여행사를 하고 있단다.
아마도 최근에 생긴 이미 이름을 파악하고 있는 여행사이리라
버스를 타고 가는 목적지는 승기기해변이다. 섬의 서쪽에 위치한 승기기는 롬복섬여행의 허브에 해당하는 곳이다.
승기기까지는 목수수밭과, 채소밭, 벼가 자라는 들판과 거리를 따라 늘어선 상점이며 집들이 많이 보인다.
승기기까지는 약 40분거리 발리섬과 분위기나 풍경이 완연히 다르다. 좀더 자연그대로의 모습,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모습...
승기기에 도착하니 오후 2시 쯤,, 해변은 10킬로 정도 되는데 그 중심지는 약 1.5킬로나 될까. 서양들은 삼삼오오 모여 호텔로 들어간다. 모두가 예약을 하고 온듯한 드낌,
다시 숙소를 잡아야 한다.
길을 따라 쭉올라갔다. 이곳 역시 호객행위가 일상이다.
식당, 호텔, 여행사, 기념품가게등이 어우러진 도로끝지점까지와서 젊은 호객군 따라 갔다.
해변과 접한 민박으로 방3개를 운영하며 매점과 여행사를 겸하고 있다.
젊은 주인과 방을 보고 흥정을 했다. 게스티하우스라는게 시설은 거기서거기, 장기여행자에게는 가격이 더 문제다. 며칠을 묵을 것인가도 가격결정요인이 된다.
승기기해변에서 내가 묵을 숙소이다 125000루피다
인근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승기기해변의 석양을 감상하기로 했다.
몇몇의 여행자들이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는 숭기기해변의 석양,
자연의 감상이란 늘 바라보는 이의 감성에 더욱 좌우되는것이리라.
석양이 주는 특별한 감성, 이곳 역시 석양은 아름답다.
내가 본 석양중 가장 아름다웠던 흑산도의 석양에는 못미치나,
멀리 적도 부근 인도양의 석양이란 특별한 맛이 아닌가.
승기기해변의 석양
승기기해변의 석양
승기기해변의 석양
승기기해변
승기기해변의 석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