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극(太極)
서구의 정신적 뿌리는 기독교 경전인 聖經(Bible)이다. 성경에 의한 서구의 자연관 내지 우주관은 유일신인 하나님 창조설이다.
성경의 첫 장인 창세기 첫 글에는 ‘우주창조’란 제목으로, “태초(太初)에 하나님이 우주(天地:heavens and earth)를 창조하셨다.
지구(earth)는 아무 형태도 없이 텅 비어 흑암에 쌓인 채…”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성경은 우주창조가 있기 전의 상태를 ‘태초’라 하고 있다.
易에서는 우주(宇宙 : 시간과 공간) 만물(萬物)이 있기 전의 공허하고 혼돈된 상태를 태극(太極)이라고 한다. 공간적으로는 ‘클 태(太)’ ‘덩어리 극(極)’의 글자 그대로 큰 덩어리라는 뜻이고 시간적으로는 ‘처음 태(太)’ ‘끝 극(極)’ 즉 처음부터 끝까지 또는 태초로부터 궁극에 이르기까지를 말한다.
성경에 나오는 ‘태초(太初)’와 ‘형태도 없이 텅 비어’라는 개념과 易에 나오는 ‘처음 태(太)’ ‘큰 덩어리(太)’가 같은 의미라고 보면 동서양의 우주관이 서로 통하고 있는 셈이다.
태극은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끝이 없기 때문에 무극(無極)이라고도 한다. 단군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우리나라의 ‘천부경(天符經)’에 나오는 ‘一始無始一 , 一終無終一’(하나로 시작해도 시작한 하나가 없고, 하나로 끝나도 끝난 하나가 없다)도 태극과 같은 개념이다.
무극인 태극에서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나왔으므로 태극은 모든 일의 시작이고 으뜸이자 중심이다. 천부경의 하나(一)도 같은 의미이다. 태극에 인격을 부여하여 기독교식으로 표현하면 태극은 ‘하나님’이다.
우리나라 태극기에 나오는 ‘태극’이 바로 이 태극과 같은 개념이다. 태극기의 사방에 배치되어 있는 건곤감리(乾坤坎離) 괘(卦)는 易의 기초인 8괘중 4괘이다. 태극기가 철저히 易에 근거해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신라시대의 감은사지 터에 태극문양이 있는 것을 비롯해 북과 장구 등 우리나라 각종 악기에 천지인 삼태극 무늬가 많이 쓰여진 것이나, 산수의 아름다움을 보고 ‘산(山)태극 ㆍ 수(水)태극’이라고 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해 국제 대회에 출전한 운동선수들을 ‘태극전사’라 일컫는 것을 보더라도 태극사상은 우리나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련이 있다.
한편 ‘太’ 자를 우리나라에서는 ‘콩 태’라고도 하는데 콩을 싹틔우면 양쪽으로 떡잎이 나오고 그 속에는 씨눈(核:씨 핵)이 있는데 이 씨눈에서 생명체가 발원한다. 즉 태극 속에는 영생불멸의 생명체인 핵이 있으며 만물은 그 핵에서 나온다는 의미이다.
나무열매가 땅에 떨어져 썩을 것 같아도 싹이 되어 다시 나오는 것은 바로 태극의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동양철학에서는 우주자연만물이 모두 태극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음양오행의 음과 양 역시 태극의 핵에서 생성되었다고 본다.
공자는 주역 계사전에서 이를 ‘易有太極하니 是生兩儀하고 兩儀生四象하고 四象生八卦라(역에 태극이 있으니, 태극이 음양을 낳고, 음양이 사상을 낳고 , 사상은 팔괘를 낳느니라)’고 하였다. 이렇게 해서 우주 자연만물은 끊임없이 낳고 또 낳아서 ‘낳는 것’을 순환반복한다. 공자는 이를 ‘生生之謂易’이라 하였다.
출처
: 「
종요의
대서사시 천자문 易解」 2008년 발간, 「 왜
주역이고 공자인가」
2010년 발간
첫댓글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