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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 가는 길 함평 [나비축제]
■ 신갈 IC에서 함평까지는 약 세 시간 남짓,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되는 5월의 첫 주 도로는 비교적 한산했다. 신안의 섬 증도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마침 행사가 진행 중인 함평 나비축제를 보기로 했다.
오래전 멕시코의 미쵸아칸 지역 「엘 로사리오」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 나비를 보러 간적이 있었다. 그곳의 나비는 크기는 조금 작지만 우리나라의 호랑나비와 비슷하다. 시골 운동장만 한 지역에 10월부터 날아들기 시작한 나비는 그곳에서 살다가 이듬해 3, 4월쯤 다시 날아간다. 나비가 날아오고 떠나는 시기에는 온 마을에 나비가 날아다니기 때문에 장관을 이루지만 정작 그곳에서 지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전나무 가지에 죽은 듯 매달려 있다. 겹겹이 붙어있는 나비가 하도 많아서 가지가 축축 늘어지고 행여 아이들이 장난삼아 작은 돌멩이라도 던지면 우르르 무너졌다가 다시 달라붙는다. 그런 나비는 너무 많아서 오히려 흉측스럽다.
시골마당가에 있던 작은 화단을 날던 나비들은 많지도 적지도 않아 좋았다. 종류도 다양하고 나는 모습도 다르고 개성도 각기 달랐다. 어떤 나비는 연실 꽃을 옮겨 다니며 촐싹거리고 어떤 나비는 오직 한 종류의 꽃에만 집착하기도 했다, 또 어떤 나비는 꽃을 외면하고 점잖게 마른가지에서 졸기도 했다. 아마도 꽃향기에 취해 잠시 정신을 차리는 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이런 생각까지 하지는 못했지만 추억은 세월이 지나면서 더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 나비들은 다 어디로 갔나? 멕시코에 날아오는 나비처럼 먼 다른 곳으로 이민이라도 떠나지 않았나 싶다. 요즘 자라나는 아이들은 이전처럼 나비를 보지 못하고 지낸다. 그렇다고 그게 대수는 아니겠지만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나비의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는 참 아쉬운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함평 나비축제는 매년 이맘때 정기적으로 열린다고 한다. 커다란 온실 식물원에는 나비들이 좋아할만한 환경을 만들어 놓았고 그 곳에 나비들이 날아다닌다. 나비의 개체 수는 많지 않지만 그나마 꽃을 따라 이곳저곳 날아다니는 나비의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행사장 주변에 잘 조성해 놓은 꽃밭도 좋았고 나무 그늘이 있는 쉼터도 편리하게 잘 배치해 놓았다.
[한우 간이 식당]
행사장 한편에 마련해 놓은 간이식당도 재미 있습니다. 고기는 따로 사고 상차림 비용으로 1인당 2천원이면 채소와 양념 불판까지 제공합니다 함평 한우는 유명하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인산인해. 오늘 잡은 생고기 한 팩에 2만원. 아내가 두팩을 사들고 왔는데 너무 과하다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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