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를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직업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우연히 잡지책을 보던 중 유럽의 조리사들에 대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큰 모자와 멋진 쉐프복을 입고 생소한 재료들로 요리를 하고 그림을 그리듯 소스를 뿌리고, 여러 가지 조리법을 사용해 조화롭게 접시에 담아 고객에 제공하고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는 멋진 사진과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는 공관병으로 공군 참모총장님을 모셨고 제대 후 경주호텔학교를
졸업하고 롯데호텔에 입사를 해서 프렌치, 이태리 레스토랑, 연회, 커피숍,
가드망제를 거쳐 현재 연회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동료들의 많은 도움으로 조리 관련학과 대학원을 마쳤고,
요리를 더 멋지게 디자인하고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푸드-스타일리스트란 호칭도 얻게 되었고, 많은 조리 관련 서적을 보며, 부족함을 채우고 조리사로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공부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롯데호텔 러시아의 오픈을 위해 3개월 동안 러시아의 생활은 정말 힘들었지만 전정으로 보람 있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추억과 경험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들이 생각하는 조리 또는 조리사란 무엇일까?
조리사로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하여, 불 조절의 섬세함을 통해 식품의 특성을 최대치로 살리고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노하우, 스킬, 열정과 철학이 공존해야만 최고의 밥상을 통해 고객만족을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예술이란?
특별한 재료, 기교, 양식 따위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최대치로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을 의미합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아래 모델들이 멋진 의상을 입고 경쾌한 워킹을 선보이는 패션쇼, 드넓은 백사장에서 모래를 이용한 예술작품, 피카소의 강렬한 색채 터치의 작품을 통해...., 오케스트라의 멋진 선율과 하모니, 베르샤이유
궁전의 섬세하고 웅장한 건축양식,
배우들의 노래와 율동을 통해 작품의 세계에 빠져드는 뮤지컬 등
인간의 감성과 감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예술의 세계를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느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감 중에 미각은 오로지 음식을 통해 느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종합예술은 무엇일까?
바로 요리입니다.
‘요리는 예술이다’라는 말은 요리의 예술성을 강조한 말이며, 예술성이 있어야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결론도 성립됩니다.
조리예술이란 고객이 음식을 주문해서 먹기까지 조리사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료손질을 위한 도마 위의 경쾌한 칼 소리(청각), 코를 통해 뇌를
자극시키는 맛과 향 –풍미(후각),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담겨진 접시위의 음식물(시각), 빵이나 쿠키를 먹기 위해 자를 때의 바삭하거나 촉촉한 느낌 (촉각), 비로소 입안에서 음식물의
부드러운 질감과 감미로움(미각)을 통해 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리야 말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진정한 종합예술이 아닐까요?
‘의성 히포크라테스’는 ‘약식동원’을 강조했습니다.
음식이 몸을 만든다.
즉 내가 먹는 음식이 나의 건강 상태를 좌, 우한다라는 의미입니다.
의사는 아프거나 위험에 처해있는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하고 수술을 해서 건강을 회복시키지만, 조리사는 항상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조리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게하고 치유합니다.
과학적 조리, 발상의 전환, 적절한 타이밍, 열정과 철학, 끊임없는 도전
가정에서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사랑이라는 양념을 첨가한다면 정말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프로에게 있어서는 위생적으로 과학적이면서도 영양적 손실을 최소화 시키고 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행사의 컨셉에 맞는 예술성을 표현해야 합니다.
‘장 앙텔므 브리야 샤바랭’은
동물은 삼키고, 인간은 먹고, 영리한 자만이 즐기며 먹는 법을 안다’ 라고
말했습니다.
조리사의 손길에서 불의 섬세함을 통해 음식의 소화성이 증진되며,
영양가와 기호성이 높아지고 음식의 질감은 부드러워지며, 경제성과 상품가치는 높아집니다.
사랑하는 조리과 학생 여러분!!!
영리한 자들의 미각을 사로 잡기위해 조리사는 더 많은 것을 공부해야 하며,
조리사로서의 자부심과 열정 & 철학,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많은 달콤함들이 여러분을 유혹으로 손짓하지만, 현명하고 슬기롭게 해쳐나가리라 믿습니다. 기회는 없어지지 않으며, 여러분들이 놓친 기회는 분명 다른 누군가 가져갑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가 발전하고 성숙해 지길 바라며,
또한 여러분들의 미래를 위해 꿈은 잘 때 꾸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을 때
꾸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매일 셰프복을 입고 수많은 형태를 가진 접시위의 공간에 열정과 철학을 담아 고객에게 최고의 밥상을 제공하기 위하여,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뜨거운 불 앞에 섭니다.
Chef 김 병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