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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기안에서 이륙을 기타리는 아들과 온달
리무진 버스에 탄지 50여분이 지나자 인천공항이다. 일단 이번 여행을 같이 할 일행들과 만나기 위해 여행사에서 지정한 장소로 간다.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아 KT에서 로밍 절차를 문의하고 돌아와 여행사 여직원에게 e-티켓과 목 베개를 받고 간단한 설명을 듣는다. 예약할 때는 방콕 직항 편이었는데 항공권 사정으로 홍콩 경유편이라고 한다. 클레임 걸까 하다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주위를 둘러 보니 일행들은 벌써 출국수속하러 간다. 지난 여름에 중국 우루무치 갈 때는 오전 10시 쯤이라 공항이 해외 여행객들로 매우 복잡했는데, 이번엔 좀 시간이 이른가(8시) 사람들이 생각보다 별로 없어 한산하기만 하다. 초성수기라는데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은 불경기 탓일까? 이른 시간 탓일까? 인천공항 출국과정이 빨라서 그런가? 배낭과 캐리어를 부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타고 갈 타이항공 TG629편은 제 2청사에 탑승장이 있어 공항 내 전차를 타고 제 2탑승장으로 간다. 1청사와 2청사를 연결하는 공항 내 전차는 5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좌석은 몇 개 안되지만 쾌적해 5분 정도 서서 가더라도 불편한 점은 없어 보인다. 작년까지 만해도 제 2청사가 없었는데 1년 사이 인천국제공항도 많이 변해 있다. 역시 인천국제공항의 시설이나 서비스는 세계 최고다. 내가 여행 중에 들렀던 공항과 비교해 볼 때 출국 과정이나 면세구역은 인천공항이 세계 제일인 것 같다. 일단 면세구역에서 담배를 구입하고 면세점 여기 저기를 아이 쇼핑하다 보딩시간 30분 전 122번 게이트로 간다. 게이트 앞 대기실에서 여권과 항공권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우리가 타고 갈 타이항공 TG629편 항공기 사진을 찍는다. 항공기 아래에서는 탑승객들의 화물을 싣느라 바쁘고 청소하시는 분들이 청소를 다 마쳤는지 항공기 옆 트랩으로 내려간다. 10시 20분 보딩이 시작되고 항공기 승무원들이 밝은 미소와 함께 태국말로 인사를 건넨다. 10시 40분 비행기는 시간에 맞춰 이륙한다. 매번 여행할 때 느끼는 것이지만 비행기가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가 가장 긴장된다. 여하튼 비행기는 잘 이륙했고 창 밖으로 매번 똑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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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항공의 기내식 Chikin&noodle와 Pork&rice
이륙 후 40분 쯤 지나자 한반도가 보이지 않자 승무원들이 음료를 서빙하는데 난 화이트 와인을 아들은 하이네켄 맥주를 주문하기 위해 여승무원에게 영어로 주문했더니 여승무원이 미소와 함께 한국어로 "예, 맛있게 드세요!"한다. 외국 항공사인 타이항공의 여승무원이 태국 전통복장을 입고 있어 태국인인 줄 알았는데 한국인 승무원이라 무척 반갑다. 이어서 즐거운 기내식 시간. 기내식은 Chikin&noodle와 Pork&rice 두 가지로 아들과 난 각각을 따로 주문해 두 가지 다 맛 보기로 한다. 생각보다 맛이 모두 괜찮다. 외국 항공사라 2005년 미국 갈 때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기내식이 생각나서 그렇게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내 예상을 깨고 우리 입 맛을 이렇게 잘 맞추다니!! 기내식을 배부하는 중간 태풍「무이파」의 영향으로 기내식 서비스가 20여분 정도 중단되고 기왕에 받아 놓은 기내식도 한 손으로 붙들고 먹어야 할 정도로 비행기가 많이 흔들린다. 기내 스크린으로 보이는 오키나와에 가까워지자 태풍권에서 벗어났는지 비행기 흔들림도 조용해지고 기내식이 다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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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첵랍콩공항 -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공항 전경, 보안수속, 공항 내, 환승 게이트
▶ 또 준 밥 - 이러니 살이 않쪄!
화이트 와인을 한 잔 더 얻어 마시고 살짝 잠이 들었다 깨어 보니 비행기는 홍콩 상공에서 착륙 준비를 하고 창 밖으로는 멀리 홍콩이 보이기 시작한다. 출발한지 3시간 반 정도 지나 13시 50분 경(홍콩시간 12시 50분) 홍콩 첵랍콩공항에 도착하자 홍콩 항공규정에 의해 항공기 보안 검색관계로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한다. 항공기에서 내려 환승 통로를 따라 소지품 보안 검색을 한 후 환승 대기장소로 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면세품점을 구경하며 재탑승 시각을 기다린다. 항공기에서 내린 지 40분이 지난 13시 30분 TG-629편에 다시 탑승해 홍콩 첵랍콩 공항을 떠난다.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음료 서비스와 기내식(chikin freied noodle과 pork&rice)이 주어진다. 이어 면세품 판매안내를 하는데 우리 나라 항공사에 비해 승무원들이 적극적이지도 않고 면세품 품목도 적으며 return service도 안 된다. 우리 나라 항공사의 경우 기내 면세품 판매로 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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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 수완나폼공항에서 입국수속을 하고 짐을 찾아서
▶ 불교의 나라답게 공항안에도 불탑이
홍콩을 출발한 비행기는 중국의 하이난도와 베트남 중부, 캄보디아 상공을 거쳐 두 시간 반 정도 지난 방콕시간 15시40분 경 방콕 수완나폼공항에 착륙한다. 착륙시 기내 스크린엔 화면이 나타나는데 기장 비행 실력이 부족한지 술 취한 운전사처럼 좌우로 흔들리는 등 착륙이 부드럽지 못하다. 방콕 수완나폼 공항은 처음이다. 입국 수속은 답답하다.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굼떠 남 애타는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옆 직원과 수다를 떨고 유대전화를 받는 등 엉망이다. 태국 입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아 공항을 나오니 16시20분. 공항 환전창구에서 30달러를 환전(달러당 28.62batt)하고 기다리던 길잡이와 일행이 모두 모여 택시(택시비 400batt)를 타고 카오산 로드에 있는 홍익 여행사에 도착하니 17시 35분.
▶ 카오산로드에 있는 홍익여행사에서 비엔테엔행 버스 표를 산다.
▶ 홍익여행사 내부 : 태국인 직원과 딸, 뒷쪽으로 한국인 사장과 아들
한국인이 운영하는 홍익여행사에는 우리 나라 배낭 여행자들이 이런 저런 도움을 받으러 수시로 왔다 갔다 하고 30대로 보이는 한국인 아주머니와 태국인 아주머니, 두 분이 여행자들을 맞아 상담 및 여행 알선을 해 주고 있다. 그제 먼저 방콕으로 와 방콕 관광을 하고 현지에서 합류하기로 한 모녀(20세의 딸이 워싱턴주립대학에 입학, 엄마는 혜화여고 가정교사)를 만나고 컴퓨터 게임에 열중인 여행사 직원의 아이들(8세, 5세)과 사탕과 풍선을 주면서 사진도 찍었다.
▶ 농카이행 여행자 버스 정류장
18시20분 홍익여행사에 예약한 위앙짠 행 표를 받아 태국인 여행사 직원을 따라 10여 분을 걸어 여행사 버스 정류장에 도착, 버스 승객 명단에 sign을 한 다음 위앙짠 행 2층 버스에 오르니 18시40분. 밤새 12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가야 하니 비교적 자리도 넓고 편안한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 아들에게 짐 싣는 것을 맡기고 재빨리 버스에 올라 맨 앞 좌석을 차지한다. 내 배낭여행 경험으론 맨 앞 좌석은 좌석 간격도 비교적 넓을 뿐만 아니라 다리를 올릴 수 있어 1등석에 속하는 자리다. 차가 출발 하고 버스 내를 뒤돌아 보니 버스는 만석인데 한국인은 우리 일행을 포함 12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서양 배낭 여행객들이다.
▶ 여행자 버스에서 바라 본 방콕 시내
2층 버스에서 바라 본 방콕시내는 오토바이와 승용차로 러시아워를 연상시킬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하다. 버스는 대부분 2층 버스로 치장이 화려하며 차량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우측 통행을 하는데 운전석이 우측에 있어 우리 입장에선 운전하려면 상당기간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도로는 시내 자동차 전용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지만 제한 속도를 지키는 차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거리 양쪽으론 유난히 일본계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많은데 길잡이는 탁신 전총리가 세븐-일레븐 태국 현지법인의 지분을 70%이상 가지고 있어 진출이 많이 됐다고 한다. 수 조원을 착복한 혐의로 태국에서 추방당한 그도 과거 한국의 정치인들처럼 돈, 표, 청탁의 대명사였나 보다. 태국에도 빈부차가 심해 왕족, 화교, 기업인, 정치인들이 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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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휴게소에 도착한 여행자 버스, 우-휴게소 벽에서 모기를 잡아먹는 도마뱀
2시간 쯤 달려 아유타야 근처 주유소에서 경유를 보충한 버스는 바로 옆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다. 가지고 간 빵과 물로 간식을 하고 벽을 쳐다보니 가운데 손가락 만한 도마뱀들이 벽에 붙어 모기, 파리 등을 잡아 먹고 있다. 앞으로 10시간을 더 달려야 태국-라오스 국경인 농카이에 도착하니 이제 버스에 마련된 담요를 덮고 의자를 뒤로 최대한 젖혀 자는 일 밖에 안 남은 것 같다. 잠시 잠들은 것 같은 데 버스가 어수선해 깨 보니 휴게소에 버스가 정차한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넘었지만 승객들이 모두 내려 휴게소 식당으로 향한다. 휴게소엔 꼬치, 쌀국수, 음료수 과자 등을 팔고 있는데 거의 모든 승객들이 쌀국수를 먹으러 간다. 우리도 쌀국수 한 그릇(30batt)을 해치운 다음 화장실에 갔는데 이 밤중에도 관리인이 1인당 2batt씩 화장실 사용료를 받는다. 유료 화장실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나라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비하면 시설면이나 청결 상태는 0점에 가깝다. 우리 나라에는 휴게소 화장실 사용료를 받지 않는데 외국만 나오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화장실 사용료를 받는다. 역시 대한민국이 최고야!
▶ 여명이 밝아오는 우돈타니 시내
담요를 덮고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선잠이 들었다 깨어 보니 버스는 어딘지 모를 시내를 통과하고 있다. 오전 5시가 좀 못 되었는데 밖은 아직 컴컴하고 여기가 어디일까 궁금해 창 밖을 보니 가로등 불빛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간판은 모두 태국어로 씌어 있다. 한참을 지나니 태국어로 쓰여진 간판 아래쪽에 "Udontani Electric Service"라고 영어가 병기된 간판이 보인다. 얼른 휴대용 가방에서 지도를 꺼내 보니 이 곳은 Udontani시로 이제 농카이가 멀지 않은 것 같다. 날은 서서히 밝아오고 창 밖의 풍경도 점점 선명해 지는데 아직도 작물을 재배하지 않고 버려진 땅이 많고 간간이 경지정리되지 않은 논에는 벼가 익어 가는 곳도 있고 이제 모내기를 한 곳도 보인다. 삼모작이 가능해 세계 제 1의 쌀 수출국이라더니 정말 요즘 같은 식량위기 시대에 참 행복한 나라란 생각이 든다.
▶ 농카이 국경검문소 근처 휴게소 Ruen Rim Nam
▶ 휴게소 내 식당 전경과 토스트, 커피 판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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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뒤 메콩강 : 좌상-배, 우상-일출전 메콩강, 좌하-우정의 다리, 우하-아침밥 짓는 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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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소 옆 개인 불전과 조상신전
6시 15분. 버스는 태국 국경에 도착하기 전 승객들의 아침식사 겸 국경이 열리는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국경검문소 근처 식당에 우리를 내려 놓는다. 뒤로는 메콩강이 흐르고 멀리 태국과 라오스 국경인 우정의 다리가 보이는 곳의 Ruen Rim Nam 휴게소에서는 토스트와 커피를 팔고 있는데 구운 토스트 2쪽에 버터, 쨈이 20batt, 커피 한 잔에 20batt으로 아침식사 치고는 꽤 먹을 만하다. 이 곳에선 라오스 입국신고서가 비치되어 있어 입국신고서를 작성한다. 식당 밖 주변 민가에서는 아침밥을 하느라 그을린 냄비를 화덕에 올려 놓고 불을 때며 요리하는 아주머니, 상반신이 거의 노출된 긴 치마를 입고 머리를 감는 젊은 여인, 이제 금방 잠에서 깼는지 칭얼거리는 벌거벗은 아이, 담배를 피우며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꾀죄죄한 모습의 아저씨 등등이 내 눈에 비친다. 식당 뒤 황톳물이 유유히 흐르는 메콩 강에는 준설선으로 보이는 배가 한 척 떠 있고 멀리 강과 숲 사이로는 구름 속으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식당 옆으로는 이름 모를 나무에 예쁜 꽃이 피어 있고 주변에는 사면불상과 조상신을 모시는 곳이 있는데 그 앞에는 촛불이 타오르고 공양한 음식과 과일이 놓여 있어 이들의 신앙심과 조상님들에 대한 경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라오스 출입국 신고서
▶ 태국 농카이 출입국사무소
▶ 태국 출국수속을 마치고
▶ 태국 국경부근 풍경
▶ 우정의 다리를 건넌다
8시가 다 되어 태국 출입국사무소로 출발. 이 곳에서 태국 입국 시 작성해 입국 심사 때 도장을 받아 둔 출국신고서를 제출하는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우정의 다리를 건넌다. 이 우정의 다리는 태국과 라오스를 잇는 국경으로 차와 기차가 함께 다닐 수 있는 다리로 1km가 좀 넘어 보인다. 다리를 건너 500m 쯤 가니 라오스 출입국사무소에 도착
한다. 우리가 방콕에서 이 곳까지 타고 온 버스에서 모든 짐을 내리자 버스는 태국 쪽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