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층층마다 느슨한 모임을 주선하며
아파트 한 동의 이웃 관계를 도운 사회사업
(49p) 두 번째, 시선을 훈련하겠습니다.
(…) 강점관점은 바탕을 살리는 겁니다. 바탕이 살아나면 당면한 문제를 희석하고 상쇄할 수 있습니다. 예방하고 억제할 수 있습니다.
강점을 바라보는 시선도 훈련입니다. 만나는 이들, 함께 하는 순간마다 존재의 귀함을 바라보며 시선을 훈련하겠습니다.
‘강점을 바라보는 시선도 훈련’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과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없기에 대화하는 순간 당사자를 보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당사자의 강점을 살리면 자주성이 돋보이고, 이는 곧 복지의 바탕이 살아나는 과정이 됩니다.
이 부분은 저 역시도 많은 훈련이 필요하고, 여러 슈퍼비전과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관계를 쌓음과 동시에 주민들의 강점을 찾는다고 생각하니 작은 탐험가가 된 기분입니다.
(71p) “다음부터는 이렇게 못하겠어요. 혼자 이것저것 준비하려다 보니 할게 많아요. 도와줄 사람이 없어요.”
아차 싶었습니다. 통장님께서 여러 이웃들에게 부탁드려 준비하실 줄 알았는데 버거우셨던 겁니다. 미리 잘 여쭙고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살폈어야 했는데 놓쳤습니다.
-방화동 소박한 추석잔치, 56p
알아서 하라고 맡겨 버리지 않습니다. 의논하고 부탁하고, 약한 만큼 부족한 만큼 거들어 주어야 합니다. 때때로 살펴서 조정 중재해야 합니다. 결국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모두 이루어가지만, 마지막까지 살피고 연결하고 주선해야 하는 사회복지사의 몫이 있습니다.
사회사업가가 늘 지녀야 하는 마음가짐은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인사와 감사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세 가지는 사회사업의 준비와 진행 과정에 있어 모든 바탕이 되는 요소입니다.
잔치는 주민에게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하고, 모두가 실천 가능한 선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대화와 만남이 오가야 합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과 만나다 보면 놓칠 수 있는 점이므로 해당 사례를 항상 기억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46p) ‘단기’ 사회사업입니다. 우리의 처지와 역량, 기회비용과 자원을 생각합니다. 내가 도울만한 일인가 돌아봅니다. 할 수 있는 일과 한계를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이웃 모임에 참여하시는 것만으로도 잘된 일입니다.
남의 인생에 끼어드는 두려움, 그 안전장치는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겁니다. 더욱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할 수 있는 일로 할 수 있는 만큼 잘 돕고 싶습니다. 인격과 관계로써 돕고 싶습니다.
합동연수를 다녀오고 나서 주민과의 만남, 잔치 구성 등 어떻게 이루어야 할지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면 고민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제 고민에 대한 안전장치 역시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겁니다. 당사자가 부담스러워한다면 잠시 멈추고 시간을 가집니다. 당사자의 강점이 드러난다면 그 강점이 꽃피울 수 있도록 조금씩 부탁합니다.
저 역시 주민에게는 낯선 사람입니다. 낯설다는 벽을 허물기 위해 먼저 인사하기를 실천하면서 한 번 더 얼굴을 보고, 웃어보며 다가가려 노력해야 합니다.
(237p) 무언가 성취해야 할 일 없습니다. 정해진 규칙도 없고 그저 편하게 놀러 왔다가 편하게 쉬다 가면 됩니다. 회비도 없고 참여 가능한 조건도 없고 이야기에 정해진 주제도 없습니다. 여느 사람이 살아가는 삶이고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왜인지 자꾸만 눈길이 가는 문구입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 복지요결의 사회사업 철학 가운데 원칙으로 삼는 생각 중에서도 ‘사회 속에 흐르게 한다’는 점이 떠오릅니다.
이웃과 인정은 복지 우물과 복지 시내입니다. 마을 잔치는 이웃 관계와 인정을 바탕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사회사업가는 메마른 우물에 다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연결하는 장을 마련하고, 조용한 시내는 북적일 수 있도록 중간 매개체가 되어 열심히 뛰어다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