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사진편지 제 949 호 (08/12/30/화)
'2008, 송년회'
김미현, 손귀연, 윤정아, 홍종남, 김선옥, 박현자, 김운자, 장정자, 정광자, 김영자, 최영자, 이계순, 이종순, 강석춘, 이종숙,
서병진, 권영춘, 김영신, 윤정자, 이복주, 강효식, 조경애, 이귀용, 최경식, 신금자, 신애자, 제효순, 이영미, 노희방, 김제복, 나현재
최승언, 박남화, 윤철영, 이영균, 허필수, 함수곤, 윤종영, 이흥주, 김용만, 신원영, 박찬도, 심상석, 백필기, 남정현
이창조, 김오수, 주재남, 조병원, 한상진, 박용규, 윤봉수, 박화서, 황문옥, 안희수 (55명)
한 해를 다 보내는 끝자락에 서면 대개
사람들은 무엇인가 표나게 매듭을 짓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12월 끝 무렵을 그냥 보내지 못하고
한 해를 마감하는 송년회를 열었습니다.
이 날 단 몇 시간의 송년회지만 장소를 잡고 참석신청을 받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원고를 모아 책자를 만들고
시상, 경품 준비, 회원 연락과 안내 등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 두 달전부터 발동을 걸어 준비해왔습니다.
그동안 주로 김용만, 권영춘, 김영신, 김태종, 이창조, 박해평 님과
제가 분야별로 맡아서 준비해 왔습니다.
63명이나 참가 신청을 하고 회비도 다 불입했지만
갑자기 독감이나 몸살 등 건강상의 이유로
또 집안의 긴급한 돌발사로 8명이나 참석할 수 없게 되어
55명의 독자님들이 이날 참석했습니다.
우리는 걷기를 위해 늘 야외에서 만나왔기 때문에
언제나 점퍼나 등산복 차림의 모습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송년회 날은 걷기를 하지 않고
호텔에서 모이니까 모두 성장을 하고 화려하게 나타났습니다.
'의복이 날개'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사람이 전혀 딴 사람처럼
아름답게 돋보였습니다.
팻션은 매너의 기본 요소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2008년 12월 28일 (일) 오후 6시 정각,
모든 참석자가 다 모인 가운데 권영춘 사무국장의 사회로
정확히 제 1부의 막이 올랐습니다.
먼저 55명 참석자 전원이 돌아가며 자기 소개를 했습니다.
거의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라서 굳이
자기 소개가 필요 없었지만 이런 모임에 참석해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돌아 갈 수 있기 ?문에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권 국장이 설명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임은 언제나 전원 참여, 발신을
중시합니다. 그래서 소감 발표도 전원이 하고
노래도 다함께 부르고, 간식도 똑같이 들곤 합니다.
30분 이상이나 걸려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다 했습니다.
여학생들은 자기소개를 하며 "***의 안 사람입니다."라는
표현이 많았습니다. 나이든 조선 여인들의 문화를
그대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 젊은 축에 드는 여학생은 "짝궁" "파트너"란
표현을 쓰기도 해서 비교가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지 자기를 멋지고 유머러스하게, 감칠맛나게
소개할 수 있도록 평소 연습을 해두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자기소개에 이어 '한사모' 허필수 회장 님의 환영 인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스피치의 달인입니다.
그는 구석구석 빠짐없이 잘 챙기고 짚어줄 것을 잘 짚어서
아우르는 인사를 잊지 않는 분입니다.
다음엔 시상이 있었습니다.
우선 가장 영예스런 금년도 주말걷기 개근상이
발표되었습니다. 올해 마흔 다섯번의 주말걷기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가한 개근생은 단 한 분이었습니다.
그는 바로 김영신 운영위원 님이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개근이어서 그의 의지와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상장도 부상도 없는 상이었지만 대단히 영예스런 상입니다.
그의 사진을 파넬로 만들어 아래에 개근상이란 글자가
새겨진 액자를 전달했고 성태제 독자님이 협찬해준
문화상품권이 부상으로 전해졌습니다.
다음에 봉사상 6명이 발표되었습니다.
매주 여학생들에게 와인을 제공한 주재남 님,
매주 쑥인절미와 커피를 제공한 박화서 님,
매주 대중음악사를 강의하고 노래 지도를 한 김용만 님,
매주 좋은 사진 촬영에 너무 수고가 많았던 이창조 님,
재정 담당 총무로서 U자 걷기 현장답사, 숙소 및 식당 안내 등에
크게 기여한 김영신 님,
의료 봉사, 의학 강의, 설악산 1박2일 걷기 등에
큰 도움을 주신 나현재 님이 각각 귀중한 봉사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허 회장님이 권영춘 님을
불러내어 공로상을 그에게 전달했습니다.
만일 이날 그가 공로상을 받지 못했다면 참석자들은 모두
무척 실망하고 아쉬워 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그만큼 그의 공로는 크고 빛나는 것이었습니다.
시상이 모두 끝나고 갑자기 깜짝 쇼가 있었습니다.
저와 아내를 앞으로 불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영자 님과 이복주님이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나와
우리 부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아름다운 향기가 갑자기 몸속으로 흘러들어왔습니다.
너무 놀라고 멋적어 제가
"이런 것 말고 실속있게 위스키라도 한 병 줄것이지... "라고
농담을 하자, 허 회장님은 " 위스키 여기 있어요"하며
아내에게 '기념품'이라고 쓰여진 봉투까지 전해주셨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꽃다발과 과분한 선물을 갑자기 받게되어
많이 놀랬고 한편으론 독자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격했습니다.
뒤늦게 좋은 직업을 갖게되어 이런 기쁨과
감격을 맛볼 수 있게 되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하찮은 봉사를 이렇게
인정해주고 평가해주신 독자님들의 후의가 고마웠습니다.
다음엔 윤종영 고문님과 김용만 편간회 회장님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윤 고문님은 우리 주말걷기가 인간의 본능과 잘 맞아 떨어지기
?문에 앞으로도 더욱 잘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김용만 님은 많은 성장을 한 주말걷기가
새해에는 노래뿐만아니라 지리적인 탐구도 추가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다음엔 저의 인사 순서였습니다.
저는 저나름 대로 터득한 행복을 만드는 삶의 지혜
한 가지를 말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실제 보다 조금 낮게 평가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실제 능력보다 자신을 높이 평가하면 불행하고 ,
불만이 많고, 불평하게 되고, 우울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엔 한상진 님의 기조발표가 있었습니다.
지난번 11월, 원고 모집에 좋은 원고를 보내주신
독자님은 모두 16명이었습니다.
그 원고는 모두 책자로 만들어 이날 송년회에서 배부하였습니다.
이 책자를 만드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허필수 회장님이 적극 도와주셨습니다.
만일 허 회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자는
빛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감사드립니다.
그 16편의 원고 중 한상진 박사님의 글은 우리 주말걷기의
정신과 철학이 제시되어 있고 앞으로 추구할 지향점을
잘 설정하고 있는 글이어서 제가 이날 기조 발표문으로 선정했던 것입니다.
그의 발표문은 별도로 전문을 '한밤의 사진편지'에 소개할 것입니다.
다음에는 올 한해 동안 우리가 함께 걸었던 45회의
주말걷기 모습을 파워프로젝트를 이용한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이 자료는 제가 제공한 사진을 이용하여 박해평 님이
제작해주셨고 이날 프로젝터를 조작하며 일일이
자상한 설명을 차분하게 해주신 분은 이창조 님이었습니다.
두 분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제 1부 행사를 오후 7시 35분까지 마치고
참석자 전원이 모여서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2008년 주말걷기 역사의 한페이지를 찍었습니다.
우리는 미리 송년회장 뒷편에 준비된 부페식 만찬을 들었습니다.
이흥주 고문님과 이영균 님, 최승언 님 세 분이 위스키를 가져오셨습니다.
또 이흥주 고문님의 부인 강효식 님은 손수 만든
수제품 수세미를 예쁜 봉투에 담고 일일이 자필로 쓴 카드까지
곁들여서 모두에게 연말 선물로 주었습니다.
대단한 정성입니다. 강효식 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식탁에 미리 준비된 맥주와 칵테일해서
천하일미의 위스키 칵테일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오후 8시 30분, 제 2부의 막을 올렸습니다.
사회는 타고난 '삐에로' 신원영 님이 맡으셨습니다.
원래 2부 사회는 김태종 운영위원님 담당이었으나
지난 27일, 장형님의 갑작스런 부음을 듣고 시골의 상가에
양정옥 부인과 함께 내려가서 부득이 송년회에
참석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매사 철저하고 책임감이 강한 김태종님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고심하며 그동안 완벽한 준비를
해왔는데 정말로 유감스럽고 저 개인적으로도
몹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가 형의 부음을 저에게 전해왔을 때 무엇보다도
송년 행사가 먼저 걱정되었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몸조심해서 잘 다녀오라" 그 말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권영춘 사무국장 님이 고심 끝에 골라낸
사회자가 바로 신원영 님이었습니다.
신원영 님은 유머와 위트가 있고 봉사적이며 주말걷기 등
매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열정을 지닌 분입니다.
마침 신원영님은 독감으로 목소리도 잠겨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였지만 흔쾌히
2부 사회를 짊어지고 나서는 용기를 보여주셨습니다.
진심으로 신원영님의 적극적인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더우기 신원영님은 삐에로 복장을 2벌이나 준비해 오셔서
변화있게 갈아 입어가며 멋진 사회를 거침없이 잘 해주셨습니다.
미리 2부 출연 희망자를 신청받아 프로그램이 확정되어
있었기 ?문에 순서대로 물이 흐르듯이 매끄럽게 진행되었습니다.
제2부는 아름답게 차려입고 참석하신 최영자 님의
송년회 축시 낭송으로 시작되었습니다.
U자 걷기에서 매일 아침 출발 전에 몸풀기 스트레칭 지도자로
봉사했던 최영자 님이 시인으로 변신해서
좋은 시를 소녀처럼 낭송하시는 것을 보면서
재주가 많은 독자님이란 걸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심상석 님의 가곡 '가고파' 열창은 작년보다 훨씬 수준 높은
경지로 나타났습니다. 그의 꾸준한 연습의 결과인 것이 틀림없습니다.
금년 일년동안 수많은 이름다운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주신
고마운 분이십니다. 수필가이기도 한 그는
최근에 수필 문학상을 받은 바도 있습니다.
황문옥 님의 가요 '봉선화 연정'은 관록이 엿보이고
가락이 있는 장안의 고수 노래 솜씨였습니다.
김운자 님의 노래, 그리고 한상진 님의
차분한 노래 '그린필드'는 우리들의 60년대의 추억을
떠올리게하는데 충분했습니다.
백필기 님의 '똑똑한 여자' 열창은 우리의 몸을 흔들게 만들었습니다.
권영춘 님의 기행시 'U자 걷기 제2구간'은 지난 가을,
동해안의 힘들었던 걷기를 다시 회상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안희수, 이귀용 부부님의 댄스였습니다.
두 분이 의상까지 완벽하게 갖춰 입으시고
무대위에서 멋진 댄스를 보여 주었을 때 모두 열광했습니다.
장내의 분위기는 흥분의 절정을 이루었고 괴성과 박수가
연달아 그치지 않고 계속 터져나왔습니다.
다음에 조경애 님의 '백치 아다다'가 울려나왔을 때
장내의 고조된 분위기는 서서히 갈아 앉았습니다.
너무나 노련한 솜씨로 감칠 맛나게 부르는 멋진 노래가
갑자기 들려왔기 ?문입니다.
다음엔 윤종영 고문님의 차례였는데 그의 명품 레퍼터리
'울고 싶어라'를 스스로 포기하고 이흥주 고문님을 불러
'가는 세월'을 듀엣으로 함께 불렀습니다.
윤 고문님이 죽마고우를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제 2부 마지막 순서는 조병원 님이 장식해주었습니다.
그는 미리 '진도 아리랑'의 가사를 나누어 주고 자신이
진도 아리랑을 흥겹고 멋드러지게 불렀습니다.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후렴 부분은 우리가
합창으로 불러 추임새를 넣을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평소 말이 없고 얌전한 그에게 그런 끼가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랬습니다.
사람은 겉으만 보아서는 잘 모르는 것입니다.
여러가지를 함께 하면서 놀아보아야 합니다.
우리 정서가 녹아 있는 전통 민요 '진도 아리랑'을
다 함께 부르면서 우리는 금방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8년을 멋있게 마무리했습니다.
흥겹고 즐겁고 기분 좋은 2부 순서를 모두 마치고
제 3부 경품 뽑기로 들어갔습니다.
제 3부는 영원한 청년, 걷기 도사 박찬도 운영위원 님이 진행했습니다.
김영신, 서병진, 나현재 운영위원님과 허필수 회장님,
윤종영, 이흥주 고문님, 김용만 님, 박찬도 님 등이 차례로
나와서 추첨해주셨습니다.
당첨 번호가 발표될 ?마다 장내에 환성이 터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추첨에서 정말 이상하고 신비스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금년도에 주말걷기나 U자 걷기 등에서
많이 고생하고 기여한 김영신, 주재남, 나현재, 김용만, 이창조
박화서, 권영춘 등 주로 이런 분들이 많이 당첨된 것입니다.
정말로 높은 눈 께서는 우리가 걷는 날의 날씨만 배려하는게 아니라
모든 것을 다 내려다 보며 공정하게 배려하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농담으로 크게 외쳤습니다.
"올해 많이 봉사한 사람이 아니면 당첨되기 어렵다"라고
경품 뽑기를 마치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손을 맞잡고
커다랗고 둥근 원을 만들어 '사랑으로'란 가요를
합창하면서 이날의 송년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밤 10시 정각이었습니다.
이번 송년회를 여러면으로 도와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독자님 여러분의 적극적인 도움과 참여로
아름다운 송년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직접 참석하지 못하신 독자님들도 이 후기로 함께 즐겨주시고
내년 송년회는 이 호텔의 대연회장에서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글 : 함수곤, 사진 : 이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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