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스(Book-Tox)는
; 책을 통해 (기존 폐혜, 고정관념, 아집 따위의) 마음의 독소를 비우고 => 디톡스
; 주기적인 나눔을 통해 생각의 주름을 펴는 => 보톡스
책 모임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고, 주로 인문학 책을 읽습니다.
참여자가 돌아가며 모임을 주관하는 모임장이 됩니다.
책을 고르고, 장소와 기록, 총무 역할은 모두 그달의 모임장이 합니다.
모이는 날에는 가볍게 먹습니다.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그사람의 배경과 문화,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5월 모임은
'달과 6펜스'를 읽었습니다.
송촌동 '영칼로리 포케'에서 건강하게 먹고
'사랑과 화평'이란 고요한 카페에서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1. 읽으며 느낀 소감 ?
지윤)
- 나는 늘 예술가를 동경한다. 특히 예술가들에게 찾아오는 ‘영감’이라는 존재를 부러워한다. 작곡가가 자기가 원하는 노래가 나올 때까지 며칠 밤을 새고 무한 수정을 거쳐 마음에 드는 곡을 세상에 발표하듯 나도 그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스트릭랜드처럼 나도 모르는 내가 몰입하고 빠져들고 싶은 것이 있을까 싶다.
- 읽다 보며 궁금했다. 자기 아내를 꾄(?) 남자가 뭐가 좋다고 끝내 미워하지 못하는 스트로브가 이해가 안됐다. 근데 나 역시도 스트릭랜드 욕하지만 미워하진 않는다. 인간의 본능에 잠시 흔들리더라도 오직 예술적 욕망으로 돌아가려 결국 그 외의 모든 것을 버리는 스트릭랜드가 대단하다.
경호)
- 스트릭랜드를 미워할 수 없었던 이유는 보통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면모를 극단적으로 보이는 인물을 거북해하면서도 동경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가 하지 못하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 셈이다. 스트로브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지만 스트릭랜드에게 동정을 느끼면서 욕하는 것을 보니 스트로브에게 하는 말이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몰입이 잘됐던 거 같다. 타인중심적인 사람 보며 응원했고, 스트릭랜드를 보며 동경했다.
- ‘나는 예술적 욕망이 아직 없구나. 말로는 자유를 갈망하지만, 달빛에 이끌리는 영혼은 없구나.’를 깨달아 허망했다. 그래서 내가 있을 곳은 지금 여기다.
- 서머싯 몸은 풍자를 잘한다. 인간의 감정, 세속적인 면모를 잘 꿰뚫고 있는 작가인 거 같다. 「인간의 굴레」에서도 느꼈다. 여성의 감수성을 잘 다루지만, 속물적인 면모를 표현하며 염증을 느끼는 작가인 것 같다
서연)
- 이야기 고저에 정신을 못 차리느라 바빴다. 내가 어떤 부분을 궁금해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이 질문이 떠오른다. 스트릭랜드가 가장 사랑한 사람은 누구일까?
-> 자신 아닐까요? (경호)
- 스트릭랜드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한결같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무쇠같이 돌진하는 사람이라서 욕할 수가 없었던 것 아닐까?
- 작가가 똑똑하다고 느꼈던 건 앞에 복선을 깔아두었다는 점이다. 스트릭랜드의 첫 번째 아내가 “난 그 사람이 아주 비참하게 죽었으면 좋겠어요. 가난해서 굶주리다가 친구 하나 없이 말예요. 몹쓸 병에 걸려서 몸이 다 망가졌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한 부분이 있다. 정말 이 말처럼 한센병에 걸려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 동정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동정심은 하나의 미덕이지만 그 미덕을 남용하는 수가 있다고 말한 부분이 재밌었다.
2. 나누고 싶었던 내용은?
경호)
“세상은 참 매정해. 우리는 이유도 모르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몰라. 그러니 겸손하게 살아야지. 조용히 사는 게 아름답다는 걸 알아야 해. 운명의 신이 눈에 띄지 않게 얌전히 살아야지. 그리고 소박하고 무지한 사람들의 사랑을 구해야 하는 거야.” (203쪽)
- 나는 항상 여러 가지 이야기 속에 살았다. 때로는 앞에 드러나는 것보다 조용하고 겸손한 모습이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다. 자연스럽고 겸손한 아름다움. 그런 태도를 가지고 싶다.
-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란 게 다른 사람 통해 알게 된 정보를 종합해 받아들인다. 내가 아는 게 사실 유무와 상관없이 진실이 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 이야기에 얽매이며 사는 세속적 존재라는 게 그동안 날 힘들게 했던 것 같다. 본질이 아닌 것에 왜 매였을까? 내 안에서 만족이 채워지지 못해서 다른 사람을 신경 쓰고 살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서연)
- 초반에 스트릭랜드 부탁으로 주인공이 파리에 간다. 자기는 그때 어떤 역을 맡은 것 같다고 얘기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 여행에는 그래도 어쩐지 모험적인 데가 있어 파리에 가까이 갈수록 마음이 설렜다. 나 자신이 극중 인물처럼 여겨졌고, 내게 주어진 역이 마음에 들었다. 나의 배역은 바람 피운 남편을 너그러운 아내에게 돌려보내는 신뢰받는 친구 역이었다.” (61쪽)
어떻게든 남편을 아내에게 돌려보내려 애쓰는 모습을 보며 강점관점으로 이 사람의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책임감으로 느끼긴 했지만, 오히려 나는 개인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직업적 특성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고 생각한다.
저자야 말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다.(경호)
-> 나는 스트릭랜드 아내에 호감이 있어 나선 줄 알았다. 읽다보니 오해였다. (지윤)
지윤)
- 스트릭랜드를 돌보면서 블란치 스트로브가 느낀 사랑, 연민의 감정이 마치 스트로브가 그 아내를 처음 사랑하게 된 계기와 같은 감정이지 않을까.
- 사랑에 대한 구절을 나누고 싶다. 서머싯 몸은 사랑을 참 잘 아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를 잃어버린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제아무리 똑똑한 사람도-머리로는 알지 모르나-자기의 사랑이 끝날 것임을 깨닫지 못한다. 환상임을 알지만 사랑은 환상에 구체성을 부여해준다. … 그는, 자신을 끊임없이 미지의 어떤 것으로 몰아 가는 불가해한 갈망을 방해하는 것이 혹시 자기 안에 들어와 있다면, 어떠한 괴로움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니까 결국은 만신창이가 되고 피투성이가 된다 하더라도 그 방해물을 가슴속에서 뿌리째 뽑아 낼 수 있는 인간 같았다.”
스트릭랜드가 어떤 계기로 한순간에 예술적 욕망을 발견하고 떠났는지 궁금하다. 결국 그 이유는 책을 다 읽은 다음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3. 당신은 무엇을 비우고 채웠나요?
경호 ) 주변의 관심을 비우고 나에 대한 관심을 채웠다. 인생은 달과 6펜스 사이에 저물어가는 그림자이다.
지윤 ) 사랑에 대한 욕심을 내려두고 싶다. 사랑은 아낌없이 줄수록 좋은 걸줄 알았는데, 주는 만큼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연 ) 최근에 순간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머리만 돌고 감정은 일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생각이 비워지고 여유가 채워지는 시간이었다. 지금 여기 나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인간사... 내가 바로 서고 잘 채워야 한다.
* 모임에 함께할 분 댓글 달아주세요. 환영합니다.
* 다음 책은 헤르만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읽습니다.
5월의 기록. 끝.
첫댓글 내 머리 하나가 두 분 머리 합과 같군요 ㅎㅎ
아닙니다 오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