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셨군요 혹시나 해서요 홀홀히 사라질 미련 새벽의 단꿈을 꾸지요 한해를 기다려 기쁨이 있어요 그대 위해 참아낼 수 있어 더욱 그리워요 당신은 또 돌아가 그 자리로 있겠지만 늘 아쉽기만 하내요 나를 기억하세요 당신을 위해 온갖 시름을 이겨냅니다 당신 품에 따뜻함이 멀어지고 미로의 찬설을 견뎌내야 맞이할 수 있답니다 여우는 우리 사이를 떼어 놓으려 하지만 지리산을 바라 보아요 사람들이 오르기엔 높아 보여도 천왕봉에서 내려보기엔 나즈막하지요 만남의 수를 헤아려 한낱 스치는 인연일지라도 깊이 고인 속정의 흔적이 남는 날 있답니다 해마다 붉은 매화가 피면 어김없이 당신은 돌아 오겠지요 손님처럼 왔다가 허울처럼 떠나가는 길목에 천년송을 세어 놨어요 성삼재을 넘어서 뱀사골을 돌아 천년송 나무랑 서서 나를 향해 세번만 불러주세요 야호~ 야호야~ 야호야~! 이길따라 돌아가심은 다시 돌아올 언약을 해야만 해요 평사리 마을 언덕이면 너른 들을 둘러 보고 뒤돌아 보아 주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연초록 샛잎들이 송긋 송긋 피어올라 웃어줄거예요 해마다 당신을 위해서 축제를 열겠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쌍계,화엄사 깊은 심곡에 귀 기울여 봐요 벚굴 구르는 소리도 들리세요 섬진강가 화개장터 객주에서 목도 축이시구요 춤을 추어요 연분홍 고운 빛깔 춤사위가 있어요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걸 어쩌죠 내 사랑으로 꼬시어 두려 하내요 품속에 꼭꼭 숨겨 놓아 보려고요 탱탱해진 가슴으로 피어 흩날리어요 달빛을 밤세워 꽃 비되어 날리어요 흐트러진 냇돌 위에 신발은 벗어놓으세요 연인들의 속삮임으로 속살거리는 물소리가 당신의 시름을 잠겨 줄거예요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어 보세요 공으로 비치는 시루스의 하늘을 두드려 보아요 해마다 당신을 맞으로 기다려 왔어요 언제 안아볼 기회가 있겠어요 걷다보면 연지암 노고단에 다다를 거예요 강물이야 내려가서 보면될 일이지만요 헤이지 않아도 알수있는 정겨움 있을거예요 독경없는 맑은 산사에 무심히 마음을 담고 나를 내려다 보시는 당신은 얼마나 좋으실까요 해마다 이렇게 당신을 또 기다릴 수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