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온 편지 / 신나라 공기쁨 신수연
2014 . 04.
1. 네팔 도착
지난 4월 4일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하였습니다. 떠나기 전, 공항에서 파송 회사 장 희종 사장님이 전화로나마 일터로 향하는 저와 저희 가족을 위해 간절히 손 모아 주셨습니다. 미리 도착한 아내와 딸 수연이, 그리고 이 상룡 선생님이 영접해 주었습니다. 어느 선생님이 4월 4일 네팔에 간다고 하니 마태복음 4:4의 말씀으로 격려를 해 주었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니라.' 출발하는 저와 저희 식구들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살아야 하는지 맘에 깊이 담아 두었습니다.
이번 네팔로의 인도하심은 후원회사, 본사와 현지지부, 그리고 저희 가족이 한 맘이 되어 인도된 곳이기도 하여 특별합니다. 아버지가 기뻐하시는 삶이란 함께 연합하여 사는 삶이란 것을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제게 가르쳐 주신 소중한 가치입니다. 레아는 남편 야곱이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을지라도 여호와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는 신앙으로 그것을 극복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세 번째 아들을 얻고서야 진정으로 남편과 연합됨을 인정하고 아들 이름을 '연합'의 의미를 지닌 '레위'라고 지어준 것을 기억합니다. 감정적 사랑을 뛰어넘어 신앙으로 꿋꿋이 현실적 어려움들을 극복하여 결국 하나님의 뜻 안에서 하나되는 놀라운 삶의 기적을 레아를 통해 보게 되었습니다. '선교'라는 변치 않는 하나님의 핵심 가치 안에서 모두가 다른 삶의 현장일지라도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는 앞으로 다가오는 어떤 삶의 상황일지라도 더욱 하나님을 기대하며 하나님이 베푸실 그 놀라운 일들을 찬양합니다.
2. 네팔에서의 적응
네팔의 수도 카투만두는 아열대 기후대로서 히말라야 산자락에 위치한 해발 1,300미터의 고산지역입니다. 해발 2,300과 400에서 3,000과 3,650미터에서 적응된 저희로서는 매우 적합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고산지역의 특징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매우 심하다는 것입니다. 흐린 날과 해가 뜬 날의 기온 차가 심하며, 그래서 해가 뜬 날이라도 방의 밖과 안의 온도차가 매우 심합니다. 우리 한국처럼 봄이라고 방까지 봄이 아니라, 밖의 날씨는 봄이지만 방의 날씨는 겨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방에서는 두꺼운 옷을 입거나 난로를 켜 방안 온도를 훈훈하게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물과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 전기는 하루에 12시간 들어와 시간에 맞추어 충전할 것은 충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며 물또한 네팔이 세계에서 두 번째 풍부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물을 따로 공급받는 참으로 딱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물파동이 일어나기도 해 물을 제때에 비축해 두어야 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현재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고 있는데, 여전히 일주일에 몇 번 물이 나오지 않아 미리 물을 받아 놓아야 잠자리에서 일어난 몰골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미안함을 갖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후가 건조하여 포장이 되지 않은 비포장 도로를 걷다보면 흙먼지 날리는 곳을 마치 가스실을 지나가듯 지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잠시 지나간 길이지만 집에와 코를 한 번 화장지로 후비면 새까맣게 묻어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곳이 주변에 모두 산인 분지라 자동차 오토바이에서 나오는 매연이 빠져나갈 틈이 없어 시내를 한 번 나갈 일이 있어 길거리를 걷다보면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고산지대는 산소가 부족하고 기압이 낮아서 어려움은 있어도 오염된 화학 미세먼지로 호흡기 질환을 비롯하여 다른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지요. 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가장 높은 산봉우리가 수 십개인 이 나라의 수도가 산업 기반 시설이 너무 취약한 것을 보며 무엇보다 이들이 이 땅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알지 못한 채 헛된 신들을 섬기다보니 가장 좋은 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결론을 나름 내리게 됩니다.
3. 티벳 난민 캠프 방문
네팔 카투만두 시내에는 몇 개의 난민 캠프가 있는데, 그 중 저희가 머무는 게스트하우스와 가까운 엘칸타쿠나를 방문하였습니다. 저희들이 놀란 것은 모두가 하나같이 라사어를 표준어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익숙한 라사어를 듣는 저희는 조용히 심장이 뛰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네팔의 티벳 난민 정책은 중국의 네팔 경제 개발 투자와 맞불려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서는 안타까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전에 자유롭게 네팔로 피난온 티벳인들을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려보내고 있는 상황인지라 전에는 1년에 몇 천 명에 달했던 숫자가 지금은 백 기십 명 가량이라고 들었습니다. 어째튼, 한 영혼의 가치와 한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이들을 품고 사랑해야 할지는 의식있는 그리스도인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생각들이 아주 당연하며 자연스럽다는 의식들이 소위 그리스도인이라고 고백하는 네팔 교회와 일꾼들, 또한 그들을 위해 수고하시는 선생님들께도 공감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네팔에 들어오기 전, 아주 깊은 절망감에 힘들어 한 경험을 하였는데, 다름 아닌 자기의 땅, 고향을 잃어버린 티벳인들의 그 아픔이었습니다. 이제는 그들에게 그리스도가 희망이며, 생명이며, 본향이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됩니다.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정말 그리스도가 그들의 힘과 능력, 절망에서 벗어난 소망의 원천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4. 정착의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땅에 오게 되면 거치는 정착 과정은 무엇보다 집을 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자녀의 학교문제와 이 땅의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용어를 습득하는 일입니다. 한국에서, 치앙마이에서 짐을 정리하고 네팔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겪은 몇 가지 경험이 있습니다. 하나는 공항에 내렸는데, 다른 짐들은 찾았는데, 저의 수하물로 인도된 짐이 분실된 것입니다. 만일, 이런 경험이 첫 경험이라면 굉장히 난감했을텐데, 놀랍게도 하나님이 제 맘을 만지셔서 그런지 물건에 대한 애착과 집착에서 벗어나서 그런지 그저 자연스럽게 공항 관리 요원에게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서류 작성하고 나서 공항을 나섰습니다. 나중에 연락이 왔는데, 제 짐이 잘못 전달되어 일본 공항까지 갖다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만에 짐을 찾아 하우스에 돌아왔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네팔에는 일상용품 등 물건이 많지 않다고 해서 될 수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가지고 가야겠다고 물건을 정리하다보니 너무 많아졌는데, 그것을 치앙마이에서 네팔로 이엠에스로 부치려 하니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였습니다. 그래서 짐을 마땅한 곳에 맡겨 나중에 이곳에 오실 팀들께 부탁을 드려 가져올 것이라 생각하고 찾는 중에 마침 저희 짐을 맡아주실 선생님 가정이 나타나 무사히 정리하고 맡겨드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 막상 이곳에 와보니 여호와 이레 저희가 일일히 사서 준비한다면 정말 엄두도 나지 않을텐데, 저희가 이사할 집의 선생님 댁에 꼭 필요한 짐들이 다 예비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저희들이 싼 값에 구입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힘들여 사신 것들을 저희들이 너무도 감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모든 한 가지 한 가지 일들마다 그분의 세밀한 터치를 느끼며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저희의 딸 수연이의 학교를 찾는 일인데, 몇 학교를 이미 소개받은 상태이지만 처음 생각했던 학교는 기대한 것과는 다르게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 순조롭게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저희는 믿기에 수연이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로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 계속해서 손 모아주십시오. 그리고 1년 간 저희들이 이 곳 네팔에서 생활하려면 적어도 네팔의 공용어인 네팔어를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좋은 학교와 교사, 좋은 튜터가 필요한데, 위해서 응원해 주십시오. 또한 티벳 라사어를 저희들이 습득하였지만 실제로 가르치고 훈련하는 정도로 사용하려면 현지의 실력있는 라사어를 구사하는 예비된 사람이 함께 필요합니다. 이것을 위해서도 응원해 주십시오. 또한 아내가 지난 십 몇 년 동안 고산지대에서 살아왔기에 이곳 네팔의 급격한 기온 차에 의해 몸이 조금씩 아플 때가 있답니다. 잘 적응할 뿐 아니라, 건강도 더욱 좋아질 수 있도록 위해서 함께 응원해 주십시오. 앞으로 계속해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모든 분들께 당신의 평강과 기쁨으로 일터와 가정, 모든 곳에 함께 하시기를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