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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시린 날은
목차
1부- 외로운 날의 애가
가슴 시린 날은-6
눈이 사랑에 빠진 날-7
겨울이 오기 전-8
십이월의 애가-9
설-10
한겨울-11
내린 눈-12
폭설-13
성탄-14
가을 애수-15
낙엽 애환-16
가을 스케치-17코스모스 연정-18
늦은 가을-19
2부-희망을 노래하다.
비 오는 날의 낙조대-20
가랑비-21
빗줄기-22
천둥이 울던 날-23
단비-24
밤비로 온 손님-25
봄-26
봄의 손짓-27
봄은 오는데-28
아카시아 언덕에서-29
삼월의 달포자락-30
사월은-31
율동공원의 오월-32
꽃 그리고-33
3부- 그리운 님
아버지-1-34
아버지-2-35
어머니-37
어머니 찬미-38
애비 가는 길-39
맛 고픔-40
기다림-41
친구-42
형아-43-44
치악산 부곡마을-45
님을 그리워하며-46
오지 않았더라면-47
잊고 산 이들이여-48-49
백년가약-50
동행-51
조우-52
4부-자연 그 아름다움!
달 그리고 별-53
달이 아팠다-54노을1-55
노을2-56
솔까끔 마을-57
항구-58
낚시-59
갈대춤사위-60
홋카이도 도야호수-61
예향촌 촌부-62
송곡리 완도의 끝자락에서-63
남이섬-64
아! 나의 몽블랑아-65
그곳에 가련다-66
도림보로 가는 길-68
무제-69
5부-차 한 잔의 향기
커피가 준 선물-70
동심-71-72
골 깊은 은혜-73
홀로됨-74
로뎀 카페에서-75
카페 봄날-76
정-77
사랑-78
그리움1-79
그리움2-80
그대모습-81
동반의 미학-82
천리 길 여정-83
운명 같은 사랑-84
손길-85
망중한-86
6부-희·노·애·락
희소식-87
벙어리 냉가슴-88
눈물-89
천춘화 시락국밥-90
고독-91
외출-92
전환점-93출근길-94
퇴근 길-95
사랑하며 갑시다-96
떠나감-97-98
여행-99
떠남-100
장미-101
생각-102
순천에서-103
취업소식-104
흑암의 정점에서-105
7부- 예수님과 행복하기
십자가-106
부활-107
신어 산의 찬미-109
라구나 료스바뇨스-110
짐-111-112
빌립보로 향하는 길-113
기도1- 114
기도2-115-116
기도3-117
전승환 목사님 한 장총 회장 취임식 헌시-118
박학원 목사님 은퇴식 헌시-119
인천제일교회 임직 식에 맞추어-120
열린문 교회 20주년기념 및 위임식에 맞추어-121
행복나눔교회 1주년 기념일에 맞추어-122
마라나타-123-124
진주 축복 영성원이여!-125
1부-외로운 날의 애가
가슴 시린 날은
가슴 시린 날은 동토의 손길이
먼저 예린 구석을 더듬는다.
마음 둘 곳 없어 눈빛은 휑한데
반가운 손님은 자취마저 감췄다.
텅 빈 민초들의 전장 터는
볼멘 상인들 소리가 맥없이 채워지고
심장은 여전히 칼바람에 베였다.
초입에서 서성이는 동장군이
천하를 난도질 하니 겨울 끝이 그립다.
눈 꼬리가 오르는 건 남촌을 향한
그리움 그 끝에 남풍이 오려나.
눈이 사랑에 빠진 날
가슴 설레인 날
그는 사랑을 택했다.
사무친 열망에
하늘 별들을 녹여
꽃분들을 하염없이
쏟아 냈다.
남김없이
눈물만큼 녹아 지평선
끝까지 내리고
천하가 그대 연민에 도취된 날
가슴은 유난히 따뜻해 온다.
겨울이 오기 전
찬 서리가 산중턱을 넘어오고
낙엽은 홀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사랑하는 님은 일상에 묻혀
시야에서 멀어져만 가는데
세월과 씨름하던 가을 녘
낙조는 심장을 관조한다.
묶은 해 끝에 조우할 설화가
에둘러 겨울 한복판을 서성이며
가지 끝을 노린다.
조여 오는 세월의 밧줄을
끊어내랴
숨소리마저 버거운데
들녘 허수아빈 외로이
긴긴 사색을 즐긴다.
십이월의 애가
아쉬움만
한없이 남고
지남의 추억은
깊이
떠오르는데
그리움만 지운다.
남는 恨만큼
지워야 할
아픔이 큰데
사라지지 않는
설움은
겨울의 발자취
설
까치가 미처 날지도 못할
매운바람이 덮치는 날
먼발치서 곁눈질 하던 너는
이내 아낙 내 소매 끝에
숨었다.
설빔에 설렌 동자들은
세배 돈에 흥분을 달래고
소녀들은 지어미 곁에서
옷고름에 세월을 단다.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저마다 어미 품을 향해
설레발을 치리라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긴긴 정을 단 채
내달리는 차량의 행렬은
잊고 산 보상행렬
그 끝에 고향을
그릴 것이다.
한 겨울
그놈 입속에는
틀림없이 한이 서렸을 게다.
살얼음보다 더 세찬
독기를 토해낸다.
마스크에 오리털 파카는
미친바람에 겨우 맞설 뿐
뼈 속까지 쑤셔대는
성난 민심은 독감보다 아프다.
토요일의 광화문은
여전히 오색불로 찬란한데
싸늘한 민심은
차디찬 한밤중이다.
종종 걸음을 재촉하는
여인의 머플러만
골목길을 대신한다.
내린 눈
눈길 따라 온 시선은
고향 처마 밑에 멈추고
천방지축 아이들의 눈싸움은
웃음꽃을 피운다.
모처럼 날린 눈
반갑다 못해 정겨운데
군에 간 아들 놈
생각에 무너지는 억장
신나서 오뎅 파는 아주머니
웃음이 얄궂다.
폭설
애꿎은 하늘이 심술을 부린다.
잊혀질듯 희미한 어둠만 내리는데
어린 시절 짓궂은 눈싸움을
코앞에 갖다놓고
아랑곳 않게 뿌려댄다.
내 자랐던 마을로 내려가 본다.
아련한 시절이 눈앞을 스치는데
담장 너머 몰래한 짝사랑이 눈앞에 걸린다.
폭설보다 강한 아련한 추억이
눈시울 적시려 가슴에 내린다.
성탄
아기 울음소린
마구간에서 들리고
사관에선
인간 신음소리 들린다.
어이 마구간이냐
따진 이도 없고
하필 구유 통이냐
서러워할 이도 없는데
미어오는 어미가슴
헤집고
천연덕스러움으로
오셨다
고즈넉한 장소라고
내어준 자 없이
헤집다가 찾은
한편의 외진 곳
구린 냄새
격한 냄새
흐트러진 조각들로
채워졌는데
동방의 박사들
가난한 목자들의
경배 받으시고
하늘에선 영광
땅에선 평화가 선포되니
비천과 황홀함의 교차점
시나브로 다가오는
희망의 시발점이다.
가을 애수
가을이 체중 감량을 시도하고 있다.
버거웠던 근심을 빼랴
이파리엔 선혈이 흥건하다.
비바람에 지친 나무 가진 탈색을 시도 한다.
무엇보다 사랑의 추파를 던지고
떠난 서운함을 달래랴
나이테에 진한 인내심을 그린다.
한 두 해 겪는 일이 아닌 양
이파리 하나가 손 사례를 보낸다.
낙조는 그런 계절의 아픔을 보듬으랴
느리게 따스하다.
낙엽 애환
가을 낙엽이 유난히 붉은 것은
사랑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뭇 남성들의 가슴에 멍이 들도록
천지를 불붙여 놓고도 못 견뎌
진홍빛 편지를 쓴 게다.
세월이야 가면 다시 온다지만
가슴에 적셔 논 애달픔은
그 누가 만져 주랴
다음 해 만날 기약마저 미정인데
벌써 너는 세월에 오르는 구나!
가을 스케치
단풍나무에게 작별을 고해야 할
시간을 고르고 있다
치장한 모습에 영혼을 강탈당해
오랫동안 시간만 축내었나보다
서리가 곧 들이닥쳐 초를 치기 전
낙엽에게 숨겨 논 고백을 해야겠다.
녹녹치 않은 시간이건만
눈초리를 따라 내 디디어야겠는데
뒤 늦게 먹은 나이 살이 족쇄다
창문 곁에 아른거리는 몇 장의 잎 새에
영롱한 가을이 스며드는 게
그나마 맞는 위안이다
안녕이란 말이 살갑게 느껴지는
가을 저녁 낙조가 따스하다.
코스모스 연정
가슴에 인 초가을 바람이
일상의 상념을 흩뜨려 놓았다.
훼방에 시달릴 만큼 간들거리는 꽃잎이
강렬하게 내 심장을 덮은 것이
더 큰 변명이다.
발길조차 떼지 못하는
설상화 여덟 개의 꽃잎이
오십 칠세의 삶을 통 채로 훔친 것이다.
언덕배기를 오를 쯤 가슴에 꺾어둔
꽃잎이 연애를 시작한다.
반백년의 세월을 더 지나칠 것 같은 희망도
내일 아침은 꼼꼼히 머리 결을
다듬어야겠다는 맘가짐도
들녘 그녀를 만남에서부터였다.
이렇게 가다간 달까지 이를 것 같다.
이내 예약 없는 걸음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늦은 가을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여밀게 할 때 쯤
너의 냄새가
먼저 코끝에 닿는다.
2부-소생 그리고 희망
비 오는 날의 낙조 대
저 멀리선 손짓보다
더 강한 팔로 나를 안고
이 가까이선 맑음보다
더 하얀 물결로 너를 반긴다.
모처럼 인가!
시간이 흘러도
그냥 놔 둘 수 있는 여유는
내리는 빗방울만큼
머물고픈 쉼방울
옮기려는 발걸음을
붙드는 건
애잔한
불란서의 샹송 때문만은
아니다.
을왕리의 조망
낙조대의 도도한 고풍
진한 커피향의 어울림이다.
시 한수를 놓고
떠나는 곳은
테라스의 빈자리
또 다른 이가 와서 쉴
평온한 안식처다.
가랑비
촘촘히 아린 곳
가랑가랑 채워 주었기에
오는 동안 멍들었던
자락들이 아물어 간다.
스물 스물 넋 나간 지친
한 더위의 영혼들
북돋우려 조심스레
방울 수 조절하며 방문하던
때 아닌 한나절
반가운 손님이었다.
빗줄기
정신 줄 놓친 저녁 빗줄기엔
한가로움이 서려있고
세월의 흐름을 놓친 하늘엔
자유의 노래가 배어있다.
줄지어선 은행나무는
화음에 맞춰 각기 다른
잎 바람을 불어주고
촘촘히 점령한 너는
할 말이 너무 많아
쉴 새 없이 그 사이를 채운다.
구름은 민망한 듯 자릴 내어 주고
비켜선 자리는 여전히
한 많은 방울들이 설레발친다.
천둥이 울던 날
울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서럽게 울어 말리지 못했다.
외로움 부채 질 하려나
철없이 내린 비가 천둥을 재촉 한다.
창문을 닫은 채 빗물은 막았지만
아픈 소린 차마 막지 못했다.
세월 가는 소리일까
나이 먹는 소릴까
오늘 들린 천둥소린
차장 가에 오래 머물렀다.
천둥이 치던 날
냇가를 헤집던
추억이
눈앞에 내렸다.
단비
구름으로 건반삼아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15번을
연주하니 빗줄기가 지 본
모습을 드러낸다.
천하를 호령하는 것은
네 성격이라 치자
하늘 춤사위로 맘껏 뽐내는건
애간장타는 농부에 대한
기선잡기인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한
무관심에 미안함도 있으련만
아랑곳 않는 것은
원래 너만의 가진 짓궂은 성격
촌부는 연주에 맞춰 농기구로
땅을 지휘하고
그의 마음은 이미 서운함을
잊은 듯 논두렁에 가 있다.
시인은 덩달아 분주하다
그 사이 놓칠 수 없는 찰나에
시상이 떠오른 것일까!
모두가 신나는 날
오후에 벌어진 일
처마 밑 아무렇게나 이름 지은
강아지도 연실 꼬릴 흔든다.
밤비로 온 손님
그는 어설프게 내 집 앞에 섰다.
하늘도 싫었나! 우뢰로 노하고
바람까지 짜증을 부렸다.
그래도 오겠다고 설레발을 치니
막을 길은 없었다.
오랫동안 민초들이 기다리던
방문객이었기에
문을 열고 포옹을 했다.
주책인가 가슴까지 밀치고 들어온다.
오랜만에 온 손님이 아니었던들
밀쳐버리고 말 것을
대지를 적시는 수고로움에
이내 반긴다.
설레발치듯 온 봄비를 짜증스럽게 맞이하며
봄
봄 동을 캐는 날
아지랑이 입힐
살랑바람도 캤네요.
아직도 여름은 먼데
내 님은 저렇게
춤사위를 합니다.
지독하리만치 긴
칼바람의 심통이
많이도 아팠나 봅니다.
산하가 반으로 벌어져
그 틈새에 희뿌연
북반도의 연기가
숨도 쉬지 못했습니다.
아~님이시여 조금만 우소서
봄의 아지랑이가
님 때문에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얼음 밑으로 흐르는
속삭임은 후렴입니다.
이내 버드나무 끝
고드름도 따뜻합니다.
봄의 손짓
간들바람이 손짓한다.
한 겨울의 미련일랑 내려놓고
잠시 창밖으로 나오라 한다.
님들을 맞이할
봄옷도 채 꺼내지 못했는데
성급한 산들 바람마저
옷깃까지 헤친다.
지난해 두고 온 사연들이
쓰리다 못해
가슴마저 저미는데
잔비는
겨우 싹을 낸 나무 가지를
씻어낸다.
내 두고 온
지난날의
서글픔도
씻어 주려나!
봄은 오는데
봄은 오는데
서슬 퍼랬던 칼바람은 가지 않습니다.
여전히 마음의 언저리를 돈 채
꽃나무는 몽우리를 잉태하는데
겨우내 쌓인 눈은 떠날 줄을 모릅니다.
여전히 근심을 모둠은 채
해님은 웃는데
옷깃을 뚫고 영어(囹圄)의
서글픔이 쓸려옵니다.
가슴 저리게
봄은 이 모든 서러움을
지불하고 오나봅니다.
따스한 친구하나가
평온한 웃음하나가
애틋한 말 한마디가
너무나 그리워
봄은 아직도 서성이고 있나봅니다.
아카시아 언덕에서
백향(白香)의 진액으로
찬란하게 퍼뜨리다
끝내 사랑의 서글픔의
눈물짓는 너여
얼마나 애절했으면
모질게 운명처럼
온갖 몸서리를 쳤는가!
그렇게 갈 것 같으면
조금 더 머물기라도
할 것을
몸마저 다 내어주고
서럽게
초라하게
흩뿌림으로
남길 것은 무에 더냐
너의 내어준 향기는
코끝에서 더 없는
눈물이거늘
삼월의 달포자락
보내고 싶지 않은 삼월의
달포자락을 붙들고 있습니다.
계절이 가져다 준 의미가
너무도 컸기에 볼을 타고 흐르는
추억을 꽤나 간직하고 펐나 봅니다.
우리는 정말 그랬습니다.
아슬한 곡예사의 줄처럼 몇 번이고
긴장의 터널을 오고갔지요.
이제는 아지랑이도 보입니다.
사월이 와도 괜찮건만 삼월의 끝이
행복하기에 그냥 머물고 싶을 뿐입니다.
전에 다녔던 학교 정원도
이제 개나리를 피워내고
집 뒤뜰 베란다에도 풀이 돋아
인사를 건넵니다.
아내를 위해 들녘으로 나가 냉이
한 움큼이나 뜯어 올까 합니다.
사월은
사월은 녹색 사랑이 깊게 익는 계절
눈이 시리도록 기도해온 계절 끝의
희망이다.
겨울의 엷은 그리움이 곱게 차려입은
진달래 옷가지와 화려한 개나리
머리 결에서 녹는다.
사월은 겨울을 벗으려는 갈망과
여름을 맞이하려는 열망 사이에서
지독하도록 고민하는 시간대다.
사월의 잔인함은 그의 시샘 때문에
더욱 화려하게 요동친다.
봄기운을 송두리 채 흡입해서
한껏 자랑하고 푼 욕망이
다른 계절이 숨도 못 쉬게 한다.
그러나 사월이 없다면
겨울과 맞설 삼월의 몸부림과
여름을 맞이할 오월의 따스함을
기대할 수나 있었을까!
율동공원의 오월
오월엔 노래하자.
측백나무 잎사귀엔 악보를 그리자
솔방울은 실로폰 삼고
그토록 파란 하늘은 공연장이다.
구름에게 부탁을 해야지
너울너울 춤을 추워 줄 수 있느냐고
한 서너 명은 초청할거다.
잊고 지낸 고향의 친구와
요즘 자주 만나고 있는 이들
평생을 같이 갈 그 사람까지
계절의 넉넉함은 파티 끝에 빛나리라
손 곱게 잡고 오솔 길을
내려갈 때의 아쉬움이
내내 남을 거 같은
장미꽃에서 율동의 고상함은 더욱 빛난다.
길 몫 끝자리에서 보던 넌
향내 없이도 한 겨울을
지켜온 인고의 지킴이다.
너를 보며 계단 끝을 밟는 건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희망
꽃 그리고
아파서 진 몽우린
꽃이 되고
피어나서 웃는 넌
천사가 된다.
너
슬플까
구름 붙들고
씨름하니
바람이 시샘하네!
어찌할꼬!
어찌할꼬!
옆 친구 말하길
냅둬라
내 또
아프면 되지
3부-그리운 님
아버지-1
살인 더위 땡볕 아래
당신은 아랑곳
뒷짐 지고 서 계셨다.
자욱한 먼지
숨구멍을 막은 채
어설픈 자식들의
공사를 비꼬는데도
녀석들이 다 컸구나!
깊이 팬 주름살을 내미시고
흐뭇한 미소를 띠신다.
뒷짐 지고 구경하다 마음 놓이셨나
이제부턴 니들이 하거라.
믿고 돌아서는 뒷모습
세월의 흐름으로 남는다.
아버지-2
거친 세월의 흔적은
아버지 손마디에 남고
휘어진 허리엔
자식의 불효가 얹힙니다.
세월과 맞섰던 기백이
너무 커서 아버진
하나님인 줄만 알았습니다.
주름살이 늘어나고
볼 살이 일그러져
무겁게 걷는 걸음이고서야
눈을 뜬 후회가 아픕니다.
아버지
침묵의 성격 알았기에
무탈하리라 믿었건만
당신도 사람이었고
아픔이었고
눈물이었습니다.
마을 어귀를 바라보는
흐린 눈망울
틀이 사이로 흘러나오는
볼멘소리
전화통을 만지작대는
이상한 습관
오늘 나를 기다리는
마지막 희망이고
사랑이셨습니다.
오늘 나는
그 이름 천 번이라도 불러
아버지 뒤를 가고자 합니다.
어머니
어머니
그립도록 부르는
이름이 오늘은
정답습니다.
몇 걸음만 더 뛰면
닿을 듯 엄니 품이건만
야속한 세월이 더뎠습니다.
나이 더 들기 전
응석이라도 부려야 되는데
어머닌 멀어져만 갑니다.
내 어머니 엷은 졸음에
장독은 혼자서
봄을 맞이합니다.
봄 냉이 국이
문턱을 넘어오는 날은
어머니 이름 석 자가
천천히 옵니다.
어머니 찬미
처마 및 달님도 희미할 때
시집오신 우리의 님
어머니
어여쁘고 앳되다 남들 다 칭찬하고
한 남자의 가슴 설레게 했을 법도 한데
오신님은 세찬 바람 모진 세월 견뎌가며
다섯 아이들 키우시랴
황금으로 바꿀 수없는
주름살과 백발을 남기셨습니다.
당신께서 흘린 눈물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아들 다섯과 네 명의 며느리
그리고 여덟 명의 손자 손녀는
건강하고 밝은 마음으로 님을 노래합니다.
장하십니다.
고맙습니다.
고희연을 차려드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어머니
곁에서 언제나 자상하게 격려해 주신
아버지
두 분이 남겨주신
가정의 소중함과
효도의 가치를
자녀들에게
물려주며 천국가시는 날까지
함박웃음 웃으시며 사시도록
길이 모시겠습니다.
(어머니 고희연에 맞추어)
애비 가는 길
녀석은 거대한 산이다.
몇 마디만 남겨놓고도 당당히
줄행랑을 치는 바쁜 애는 놈이다.
당당함을 익힌 곳이 지 애비 품이었으니
미안해야 할 이유 또한 없을 터
뒷모습 끝에서 내 살아온 길을
추억하며 웃어야 말지
고민하는 것은 역지사지
자식이란 거목 앞에서 한없이
작아져 줌으로서만
행복의 끈을 붙잡는 가여운 여로(旅路)
비워줌으로서 채워가는 부모로서의
길은 멀고 먼 오솔길이다.
꾸역꾸역 걸어가다 끝내
사라져 줘야 하는 슬픈 그림자
맛 고픔
맛 고프다
아내 사랑이 버무려진
상큼한 무침이 그립다.
저녁노을 살갑게 올 때면
그녀의 손놀림은
고추장 된장에 지 자라온
반백년 취향까지 버무린다.
그런 오늘이 고프다.
너와 마주앉아
지난 얘기 종일 나눌
정다움이 아쉽다.
맛 중의 맛은 사람 맛
밤새 얘기 맛에 취하고
정 맛에 취하고픈 것을
기다림
기다려봄도 괜찮습니다.
주변을 한 번 더 볼 수 있는 여유와
기다려 본 자만이 느끼는
느림의 편안함이 있으니까요.
기다려 봄도 괜찮습니다.
늦는 이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와
그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으니까요.
기다림은 힘들지만
기다림 끝에 오는 감격이 큽니다.
기다려 봄으로 초조함의
가치를 익혔으니까요.
기다림은 사랑하는 이에 대한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 보다 더 큰 염려의 순간도 없으니까요.
기다림은 분노와 상실
실망을 가져다주는
부정적 요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이와의 약속에
늦지 않도록 일깨워 주는
반면교사이기도 합니다.
기다림 얄궂지만 세상살이의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친구
한 발짝 다가서면 발자국만큼이나
선명하게 다가 온 품격이
내 마음 깊이 찍힙니다.
어디서 그림자로 지나칠 뻔한데
마음 깊이 새겨 놓고 떠난 인상이
또렷합니다.
한동안이나 먼 산을 응시하다
얻은 답은 보고픈 친밀함
이순이 다가온 자의 거부할 수 없는 느낌
같은 시대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살가움은
우린 이미 친구입니다.
오래 전부터 만났어야만 할
오늘의 아쉬움은
두고두고 담소로 보답해야겠습니다.
형아!
형아!
우리 형아
올 곧게 한 길
외길 인생 잘 오셨습니다.
어찌
평탄키만 한 길이었으리요.
험산준령, 가시밭길
하루도 편치 않을 날이 없었건만
꿋꿋하게 걸어오신
우리 형아
오늘 우리는 그 형아를
인생승리라 부르고 싶습니다.
송전이 낳고 용인이 키운
형은
진정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행복한 가정 이루셨고
자랑스런 이름 석 자
주변분들 인정하니
뒤돌아봐도 아쉬울 것 없는
더 없는 인생이셨습니다.
바라옵건데
형수님과
건강하게 해로하시다가
누릴 수 누리시고
풍성할 복 나누시다
후손의 복까지 넉넉하게
받으소서.
오늘
환갑을 맞는 이 날은
차라리
새로운 출발점이 되시고
하나님의 보살핌 속에
만수무강 하옵소서
오래 오래
그리 하소서
먼발치서 바라보는
우리들은
형이 있으므로
고마웠고
자랑스러웠고
행복했습니다.
오늘의 환갑이 있게 하신
고마운 형
가슴 속 깊이
길이길이
기억하렵니다.
(명수 형 환갑에 맞춰)
치악산 부곡마을
쌓였던 한시름은 치악 골에 묻고
송전 골 우정은 가슴에 얹는다.
흘러온 세월의 흔적은 웃음으로 엮고
떠나는 아쉬움은 다시 만날 희망으로 묶는다.
대관령 산세바람이 다정하게 부는구나.
치악산 운무는 손짓마저 곱다
내내 머릿속을 붙잡는 건
청순한 사랑으로 섬겨준 그대들
웃고 울며 땅을 친 사연들은
내 가야 할 여정에 두고두고 화두로 삼으리라.
보리수며 감자며 오디는
우리들의 옛 추억 속에 감춰졌던
동심을 하나씩 꺼내놓고 이제 막 떠나야 하는
발길마저 붙잡는다.
치악 골 미소는 등선에 걸쳐 있고
우리네 골 깊은 우정은 부곡 길에 여전하다.
님을 그리워하며
임은 아주 가신게 아니셨네요.
먼저 가서 응원 하시려 좀 더 일찍 서두른 채비였네요.
임이 떠난 뒤에야 빈자리 감싸고 운 것도 소중함을
일깨워 준 배려였을 겁니다.
홀로 긴긴 세월 보낸다 했는데 혼자만이 갖는
고독의 깊이를 익히는 시간표였고요.
함 초름 곱게 빗은 머리 결은 유일하게 임에게
드리는 내 마음의 표현입니다.
고울 것도 없는 잔 주름서린 모습이 세월과 맞선
내 자아상이지만 오늘은 이대로 당신 앞에 서도
괜찮으리란 객기를 부려봅니다.
나는 오늘 꽃 한 송이만 달랑 들고 당신
영정 앞에 서 있습니다.
평소 살아가던 당신 마음도 알거니와 늘 받기만 했던
미안함이 한 송이 꽃으로도 괜찮을 듯 싶었습니다.
오늘 영정 곁을 떠나는 데 아이들 뒷모습에서
당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걸음걸이나 숨 쉬는 방법조차
똑같은 모습이 어찌 당신을 그리 빼닮았는지
이젠 비어있다고만 생각한 당신을 아이들 속에서
찾을 수 있어 한편 큰 위로가 됩니다.
세월이 좋은 건, 가면서 잊을 수도 견딜 수도 있으니까요.
못 견딜 것 같았는데 산 사람은 살게 되는 가 봅니다.
이제 작별을 고합니다. 천국이니 나보다야
훨씬 아늑하고 편안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고이 쉬세요. 아니 쉴 수도 없겠지요.
행복이 당신을 춤추게 하니~
그러기에 조금은 당신을 얄미워하면서
부지런히 좇아가 보려합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먼저 보낸 분을 대신하여)
오지 않았었더라면
어제 함박 웃으며 친밀하게 반기던
파란 하늘이 사라졌다.
해맑은 청정해가 칠흑으로 가린 것도
예약된 일정표엔 없었다.
심장 한쪽은 강탈당해 반쯤은 선홍색으로 채우고
송두리 채 빼앗긴 여유를 아쉬워하는데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아림이 혈관 속을 메운다.
그대와 단둘이 거닐던 언덕길이
한없이 아름다웠음을 이제야 눈치 챘다.
바라만 봐도 살갑게 느껴졌던
맞은 편 산등선이 선물이었음은
과거로의 추억이 되어만 간다.
다시 그대와 신어 산을 오를 수만 있다면
그대의 발자취를 마음속 깊이 아로 새기리라
당신의 숨소리 하나하나 가슴 깊이 녹음하리라.
부디 그날이 오기를
그럴 것만 같은 내일이 손짓을 한다.
잊고 산 이들이여
하나 같이 잊고 산 이들이여!
산하((山河)가 다 우리들 것이거늘 분초마저 송두리째
그리 모두 빼앗김을 당하셨는지요?
시간 건강 물질 등 빼앗긴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구려!
앞만 보고 질주하면 빨리 도달하나
잔잔히 흐르는 호수의 물결이 주는 평온과
살랑이며 반겨주는 잎 새의
살가운 인사는 어찌 하시렵니까!
느리게 감이 결코 미련함이 아니거늘
재촉해서 얻어진 피곤함과 허전함을
어찌 그리도 붙들고 계십니까!~
달음질 하던 발길이 자기 발 몫을 잡은 것이
천하의 영웅 나폴레옹이 아니며 칭기즈칸이 아닙니까!
조금만 쉬었더라면 알렉산더는
그 몹쓸 병에 걸리지도 않았을 것을
잊고 산 이들이여!
조금만 쉬어봅시다.
아니, 고개는 잠시 들 수 있지 않습니까?
청명한 하늘을 벗 삼아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스스로에게 베풀 수는 없는지요?
모두가 다 우리들 것이거늘 왜 주옥같은 아름다움을
시인들에게 양보하시는지요?
화가들은 그것으로 돈도 만들어 맘대로 사용하지 않습니까!
모두가 우리의 것이거늘
이제는 잊고 산 것들 하나씩 챙겨봅시다.
내 시간 내 마음 내 생각으로
오늘 조금만 느리게 가 보시면 어떨까요?
잊었던 친구에게 한통의 전화로
삶의 활력을 되찾는 것도
음악을 틀어놓고 10분간의 휴식을
취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빼앗겼던 여분을 되찾아 잊고
산 것들 하나씩 되찾아가는
넉넉한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백년가약
그래 같은 방향으로 손 마주잡고
천천히 그리고 한발자국 한 발자국
다고지게 디디며 가자.
먼 훗날 누군가 참 잘 살아왔다
그런 다정함이 묻어나는 홈(home)
아름다움이 춤을 추는 곳을 꾸미어 가자
네 입가에는 함박웃음이
우리 아이들 손엔 희망 가득한
내일을 만들고야 말자
이웃 집 식구들마저
칭찬하고 환영할 바로 그런
둘만의 길을 걸어서 가자
어찌 우리 사이에 갈등인들 없으리오
때론 엄동설한의 칼바람같이
둘 사이를 시샘하는 일들이 없겠는가!
그러나 따뜻한 봄
만개하는 계절을 불러오기
위한 몸서리였음 알자
오늘의 이 결혼식이
더 없는 축복이요 환희요
감격이 되게 하자.
자~
우리 다시 손 굳게
잡고 다정히 가자.
천천히 그리고 옳 곧게
동행
어디선가
마주쳤을 법도 한데
이제야 낯 익는 것은
만났어야만 했던
인연 때문인가!
무엇하랴
이제야?
되묻지도
못한 것은
너무 와버린
그대와의
동행 길
차마 돌이킬 수
없는 것은
함께
아파했던
세월이
너무
곱기 때문
조우
바다가 웃었다.
웃음이 덮친 바다가 놀랬다.
송전의 웃음이
삼십 칠년을 물어물어 찾아
왔나보다.
그렇게 웃느라
해 묶은 속 아림이
물결 따라 서해로
간다.
해무가 반갑다고
낙조카페를 덮는다.
4부-자연 그 아름다움!
달 그리고 별
오늘 달에 길을 냈다.
힘들고 지칠 때 가끔은 그리로 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서
내일은 별에다 커피포트
하나 갖다 놔야겠다.
외로울 땐 커피 한 잔에 아름다운
지구를 보며 시를 쓰려고
오늘은 그 꿈 때문에
웃음 짓는 여유를 누려 본다.
행복은 가끔 몽상을 꾸며 일탈하는 거
요 며칠 사이 가장 행복한
시간인 거 같다.
달이 아팠다.
달이 휘영청 아팠다.
온갖 세상 짐 짊어지라
휜 허릴 미처 피지도 못한 채 한가위와 씨름했다.
내 근심 네 설음 모두 모아 하늘로 전송하길 바랐는데
고된 인생 짐 대신하랴 숨마저도 겨우 동냥했나보다.
해마다 이 맘 때면 네 안에 담긴 영롱함에
도취돼 시름도 잊었구만!
올핸 나랏일 인파에 휘둘려 하루하루가 버거운 게다.
상심한 너를 일으키고 싶다.
송편 산적 먹은 힘으로 다시 너를 세워 갈 길 잃은
나라 길 밝히 비추도록 해야겠다.
그래야 나도 시 읊고 너도 차 한 잔에
세월을 노닐 수 있지 않겠는가!
노을-1
오늘을 작별해야
함이 아련해
이별 슬픔이 되기로 했다.
하늘 전체를 아쉬움으로
데생하고 채색할 무렵
석양 끝에 매달린 여린
네 마음이 가슴에 녹는다.
무거운 내 삶도
너와 함께 내일로
가고픈데
노을-2
노을이 코끝에 앉았다.
맛이 좋다.
소실 적 어머니 써 주던
호박죽 냄새다.
냄새 좋고 맛 좋으니
색깔도 영롱하다.
연인들이 노을 속으로 빨려든다.
사랑의 그림자만 남겨둔 채
솔까끔 마을
솔까끔 등자락엔 한약 제
열 첩이 달렸다.
긴긴 여독이 아침을 맞기전
뼈마디에 생기를 붓는다.
짓누른 세월의 무게랑
섬진강 자락에 내려놓고
고즈넉이 둥지 튼 "그때 지금"
찻집에선 제각기 희망을 마신다.
이순자락에 이고 온
이야기보따린
밤새도록 풀지 못해
찻잔에까지 띄워놓고
차창 밖 피아골 언덕에
가끔 눈길만 준다.
끝내 발길 돌리긴 천근만근
내 아우 사랑이 무겁다.
항구
누군가에겐 항구는
드넓은 바다의 시작점이요
청청함과 상큼함이 머무른 안식처이다.
때론 흑암을 삼킨 파도처럼 밀려오는
별 하나 없는 비리고 칙칙한 부두다.
그 교차점에서 어디로 향해야 될지를
셈하는 이는 나그네다.
떨어지지 않는 발자취와 정하지 못한
갈등이 한참이나 그곳에 묶는다.
갈매기 신난 휘 바람 소리
막 잡혀 온 뿔난 고기의 통곡 소리가
겹쳐 한동안이나 메아리치는 곳
그 곳에서 어부는 내일의 시간을
기약한 채 오늘의 어망을 손질한다.
만선의 배 고동 소리가 다시 귓전에 들릴
수평선 저 너머를 바라보며
낚시
生과 死 사이를 오고가는
시간이 줄 위에 몰입된다.
술수가 각자의 마음을 점령한 채
정복자의 엷은 미소는
긴장과 다투고 있고
정직이 피정복자가 되는 반칙이
난무한 곳 위론 전모를 캘 듯
갈매기가 선회를 한다.
한수 적은 놈은 사죽의 힘으로
허공에 몸 사레를 쳐도
신은 그에게 손 내밀지 않는다.
그의 목구멍은 이긴 자의
흐뭇한 감격이
단단히 부여잡고
푸른바다는 그런 시소게임에
익숙한 파도만 쳐줄 뿐이다.
갈대 춤사위
외로움을
떨쳐내려는
춤사위
삭풍마저
너를 흔드는
시련이던가!
홋카이도 도야 호수
청초함 한 아름 가득 채우려
긴긴 세월 한없는 두레질을
멈추지도 못했다.
요동치는 인고의 역사와 함께
도야 만세각 호텔은
나그네를 엄숙히 맞이한다.
설렘과 힐링의 한복판에
문뜩 어린 시절을 꺼내 온다.
천상의 바다처럼 해맑은 물결 따라
시간에 상관없이 자유의 헤엄을 치던
도림보
도림보는 호수에서 잠시 쉬고
출렁이는 파도는 시름을 하나씩
반대편 산기슭으로 몰아간다.
유혹보다 더 강한 팔로
쌓였던 피로를 씻기어 줄쯤
고요가 너그럽게 아침을 연다.
걸어 잠갔던 창문을 열어 재친 건
정작 이름 모를 참새다.
싱그러운 아침
연한 미소가 하루를 연다.
예향촌 촌부
애끓는 촌부의 한숨이
흙덩이에 꽂혔다.
사방에서 손짓하는
일손은 호미 끝에 맴돌고
하루 일을 미처
따라잡지 못한 발은
장화 속에 갇힌다.
구부림과 일어섬의
반복을 운명인양 받아들이고
길게 내신 숨소리만
세월을 삼킨다.
어둠이 산등선을 칠 때
비로소 허릴 펴는
그는 진정 땅의 왕이다.
하루의 시간표가
어깨에 맨 삽
끝에서 끝난다.
(황금진 예향촌에서 사역하는 김 촌장을 생각하며)
송곡리 완도의 끝자락에서
코끼리 한 마리 둥지를 틀고
두루미는 손짓으로 마을을 부르니
한 폭의 수체화가 바다위에 앉았다.
나그네 걸음마저 붙드는 너는
애초 해곡이었으리라.
바다의 포근함에 빠진 소나무가
송곡리 향연을 이루었다.
갈대가 손짓한다.
미소 짓는 코스모슨 인사마저 상큼하다.
주님의 사랑이 송곡리에 내린다.
남이섬
물결이 세월마저 끌고 간다.
반만년의 서러움을 보듬고
조선팔도 호령하던
남이의 숨결이 저만치 흐르고
너의 눈빛도 흐른다.
거니는 님들의 발걸음이
그것을 따를 수 있으랴
스치는 바람이
그 아림을 씻길 수 있으랴
홀로 지키던 섬지기
외롭지 말라고
방문 객 웃음으로
흔적을 남긴다.
아! 나의 연인 몽블랑아
오랫동안 간직해 왔던
너였기에 드디어 오늘
널 훔치고야 말았다.
수줍어 잠시 멈춘 눈보라는
설경의 미학으로 치장했고
알프스의 자존심은 봉우리에 걸쳤구나!
조물주의 솜씨련가!
섬세하게 데생한 산등선은
너만의 자랑이다.
아!
몽블랑아~
내 마음 설레게 했던 만년설아~
나르시스마저 멈추게 하고
마음속 깊이 설레게 하는구나.
봄에는 온화한 눈빛으로
겨울엔 매서운 눈보라로
오늘은
에메랄드의 화려함으로 맞이하는구나.
뒤돌아서는 발걸음마저 붙드는 너는
영원한 연인
영혼의 감탄으로
흔적을 남기고
다시 올 그날을 꿈꾸고 싶다.
2014년 5월
알프스 몽블랑 봉우리에서
그곳에 가련다.
꿈이 그곳으로 안내한다.
그 분을 알고 난 후부터 꿈꿔 오던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타협하며
몽상 속에서 여행을 했던 곳이다.
웅장한 건물
고즈넉한 언덕
성스런 진원지
꿈속에서 만난 그 곳에
나는 입을 맞추고 한 참을 응시하리라.
그리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그곳이 내 마음을 다 알아차리기까지
내가 보던 시각과 심미안으로는
다 담아 올 순 없을 것이다.
내 사랑하는 교우들이
그 곳에 보낸 이유가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때론 감격 때문에
때론 가슴에 벅찬 음미로
다 가져올 수 없는 두려움이
벌써부터 설렘 속에 교차한다.
하지만 한 가지 나는 주님과
거기서도 발걸음을 맞추리라.
그리고 내 사랑하는 붕우들
사역에 묻혀 돌봄과 쉼마저 빼앗겼던
동지들께 내 사랑을 노래하리라,
돌아오는 그 날은
예전의 그 모습이지만
노래하는 가사는 달라 있으리
희망과 무게감이 더한
그리고
진한 인생이 묻어난
성스런 모습으로
(종교 개혁 지를 떠나기 전)
도림보로 가는 길
일념에 사로잡힌 건
도림보로 향한 뚝방길이다.
잡초는 줄지어 서 있고
구부러진 길은 운치마저 서려있다.
40여년 지나온 그 길이
다시 유혹하는 건
붕우들과 뛰어놀던 추억이
겹겹이 배여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유난히 그 곳에 머물고 싶다.
아마도 세월 먹은 값을 지불하기 싫은 모양이다.
봄날에 어울리지 않은 높새바람이
시샘까지 더 했나
가슴에 멍까지 얹어 놨다.
무제
허겁 거리듯 쫓긴다.
뒤돌아볼 시간마저
셈하지 못하고
허허, 내 이래다
제명에 못 죽지!
가슴에서 세월이 운다.
멈추어서
숨 한 번
크게 쉬고 싶건만
힘대로도 안 되는
파열된 브레이크
가슴은 따로 노닐고
걸음은 천방지축
위안으로 벗 삼은 것은
그나마 들려주는
붕우들의 가십거리
언제 다시 만나 들어보랴
나 바쁜 세상에
커피가 준 선물
한 잔의 커피면 됐다.
가슴깊이 쌓인 아림을
보듬는 데는
모차르트의 엘비라 마디간은
무더위에 지친 심장에
생기를 얹어 주고
모락모락 피어오른 진한 온기는
나른함에 정다움을 안긴다.
한 여름의 버거움에 압도당한 날씨가
가슴 중턱에서 심술을 부리는데
너의 맛내는
오감에 향기까지 더하고
중복으로 가는 길목에 평온을 깔아준다.
동심(同心)
걸음을 맞췄다
바라보고 있는
지향점도 같았다
세월을 천천히
꽤 빨리 달려도
벅차지도 않았다
시간표로 치면
느릴 것도
급할 것도 없다
가는 것 자체가
즐겁다
해도 달도 산도
볼 때마다 새롭다
바람을 잡으려
애간장을 태우지 않는다.
바람이 곁에 슬그머니 와 주어
호흡만 맞추면 된다.
단지 열정이 다를 뿐
가고픈 시간대가 다를 뿐
같이 마주친 눈을
보는 건
동역자만이 갖는 희열
이렇게 가기로
서로가 달리
결단하는 건
역시 동역 자만이
갖는 同心.
골 깊은 은혜
홀로 팽개치진 골짜기
깊은 고독과 외로운 정적에
묻힌 외딴 섬
여유는 갈취당한 채
한없이 깊고 습진
절망이기만 했는데
청아한 옹달샘과 맘대로
누리는 자유함
맑게 씻겨주는 편백나무의
피톤치드가 만발하고 있을 줄
한편의 절망이
또 한편의 희망의 맞은편일 줄
두 눈의 균형 잡힌 시각적 바라봄
또 다른 쪽을 보기 전까진
그리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된다는 골 깊은 은혜
오늘의 울음은 내일의
웃음의 자양분인 것을
신이 내린 공평의 철학이다.
홀로됨
홀로여서 우프다.
스치는 바람도 보내 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어서 행복하다.
천천히 너를 바라볼 수 있는
완보의 시간표는
초침마저 여유롭다.
한가로움은 노동의 값마저
셈하지 않는다.
눈동자와 발걸음을 동시에
흐르는 선율에 고정시키는
마력만 있을 뿐
나는 오늘 그 선율에
너를 붙들고 싶다.
로뎀 카페에서
스모키 향내 담은
커피 잔이 가볍다.
님 떠난 카페 안은
적막까지 틀어 앉아
한적함을 곱하고
외로운 색소폰 연주가
빈 잔을 채운다.
차창을 스치는 진눈깨빈
시샘에 성질까지 더하고
한 살의 더함에
뿔난 한파가
나그네 가는 길을 막는다.
떠난 님 기다림에 지친 걸까
지리한 싸움 끝에
리필한 커피 맛이
코끝에서 사라진다.
혼자만의 망중한
고독이 남긴
짧은 사색이었다.
카페 봄날
네 명의 손님이 갑자기 찾아 들었던 그날
그대의 핸드 드립은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포스였다.
전신의 오감을 일깨운 것은 주인장의 무릎이다.
아라비카 그윽한 향과 마니아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장인 정신이 무릎에서부터 녹아내린다.
커피의 진 맛을 쏟아내기 위한 꿇은 무릎엔
맛과 어울린 사람냄새까지 배여 있다.
에덴에서 조차 커피는 최상의 작품이었으리라.
그 커피가 찬란한 향으로 내 곁에 다가온 것은
행운아만이 누릴 수 있는 달콤함이리라
이와 같이 "카페 봄날"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는 것을
신께 감사하기로 결단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각기 다른 맛과 주인장의 노하우가 얽힌 봄날의 커피는
커피를 사랑하는 이로 춤추게 만드는 너만의 마력이다.
우연히 들린 이름 모를 그대마저 또 한 번의
발걸음을 되돌리게 할 것은 틀림없다.
정(情)
아침에 햇살 비취는
창문이 고마운 건
님을 안겨주는
비췸이 있기 때문이다.
서둘러 시작하지 못하는 일상은
홀로 상념에 젖는 멈춤이
달콤하기 때문
아!
님과 차 한 잔을 하고픈 건
향기가 주는 코끝의 카타르시스보다
한기와 온기 사이를 오고가는
그대에 대한 정 때문일 거다.
오늘 아침은 그것이 이내 더 아쉽다.
사랑
너를 향한 흩날리는
신뢰의 잔재들이
오늘 사랑의 탑으로
쌓였다.
그리움1
한없이
그리다 보면
그리움 끝에
너가 온다.
기다렸던 만큼의
축복일까!
웃어만 줘도
오는 행복감이
입가에 얹혔다.
그리울 땐
노래를 하자
노래 끝에
따라온
넌
달콤하다.
봄이 오는 향기보다
더 진한 내음으로
그리움2
오늘은 슬프고 싶을 만큼
너에 대한 그리움이
아리다.
그대 모습
창가에 비췬
그대 모습이
환영이란 건
두 눈을 직시하고서
알았다.
사랑은 집중하는 것
시인의 읊조린
이야기가 아녀도
알아차릴 만큼
세월은 넉넉히 보냈다.
후회로 얼룩지기 전
다시 창문을 닦아 놔야겠다.
그대를 좀 더
다정히 부를 수 있게
동반의 미학
시간은 인고의
잔재까지 밀쳐내고
홀로가진
고독의 묘한 길이는
세월의 끝자락에 얹혔다.
보고팠던 님들이
생생히 떠오르는 것은
녹아내린 우정의 산물
가던 길을 멈춤도
때론 이렇게 값진 것을
조금은
더 느리게 걸어야 된다는
완보의 가르침
생의 아픔은
쩐을 주고도 못살
신이 내린 축복이다.
아픔도 보듬고 갈
한켠의 서글픔이
이젠 동반의 붕우로 다가 온다.
천리 길 여정
잠시
그대 곁에 서서
외딴 길을 걷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새 와 버린 세월은
천리 길 여정
가슴시린
이야기로
겹겹이 쌓였다.
젊은 날의 불붙는 마음은
태산도 태울 기세였건만
지천명을 넘어 이순으로 가는
고갯길은 석양에 진다.
얼마 남지 않은 나날들은
그대 손을 지긋이 잡고
천천히 걷고 싶다.
운명 같은 사랑
창가 넘어 비췬 네 모습은
내가 바랬던 그 모습이었어!
천사 같은 아름다움은 다시
태어나도 만나야 할 운명 같은 거야
그래서 종일 널 생각했어!
너만 바라만 봤어
하지만 왜 이리 다투지
가까워야 할 때 우린 버겁기만 한 거지
그게 멀어져 간 후에야 깨달은 건
너무 사랑했기 때문일 거야
사랑했기 때문일 거야
아!
나의 사랑아
운명 같은 사랑아
다시 만날 그 날 너 소중히 바라볼 거야
오직 너만을 위한 이야기만 할 거야
그럴 거야
(노래 가사로 지은 시)
손길
그땐 그랬지
인생이란 의미마저 미처
깨닫지 못했었으니까
너무 와 버린 시간의 길이가
후회마저 멋 적게 할까 두려운 지금
고백해야 하나
아냐 조금만 더 기다려 볼까
머뭇거리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를
그냥 받아 들여야만 하는 걸까
조금 더 기다리기엔 세월이 가는 구나
많이도 가는구나.
아린 가슴 붙들고 걷는다.
걷다가 만날 내님의 손길을 그리워하며
(노래 가사로 지은 시)
망중한(忙中~閑)
누구도 찾지 않는 하루!!
외로울 것 같아 두려움으로 보냈건만
종일 평온함이 반겼다.
삭풍인 듯 불어 놀란 가슴 부여잡고
창문을 반쯤 닫았더니
난초에 걸린 바람은 미풍(微風)이었다.
초로(初老)의 징조인가
홀로 있는 시간을 음미하며
가는 세월 따져본다.
홀로 있음이 행복이냐
행복이 홀로 있기를 청했느냐
그런대로 다가온 세월의 의미는
혼자만이 맛보는 망중한
6부 희노애락
희소식
단비 타고 덩굴 채 굴러온 웃음이다.
하염없이 심장 속을 점령했던 포클레인이
신바람 휘파람을 탄 게다.
황금 진을 지르밟을 때부터
입에 단 열망이니 송아지 담장
넘어 뛰는 기세는 일도 아니다.
감출 수 없는 허연 이가
몇 개쯤 튀어나오고
눈은 포클레인 달려온 길가를
수 없이 세고도 남는다.
내님 사랑이 예향 촌에 춤춘다.
벙어리 냉가슴
누가 알랴!
갈 갈이 찢겨져
내 동댕이쳐지는 것을
훔쳐도 보고 악물어도 보지만
흘러내리는 서러움
하늘보고 절구질 한다.
사방으로 흩뿌려진 눈물이
지천이어도
서러움은 헤맨 만큼이나
가슴에 쌓이고
사랑했던 여정만큼
가슴을 벤다.
신음소리 한숨도 못 내쉬고
가슴으로 울며
사방을 헤매는 아녀자는
이토록 벙어리 냉가슴
그래도
사랑했노라 되뇜만
남긴 채
오늘도 거리를 헤맨다.
(아기 잃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
까아만
설움이
바닥에
고인다.
차라리
눈물이면
낫겠다.
보석처럼
빛나는
가슴 찢는
흔적이다.
몇 번이고
그러다가
맑아지는
별이 된다.
천춘화 시락국밥
주방엔 주인장의 고운 정이 그윽하다.
어머니 손 사랑이 녹아든 국사발이
나그네 미간에 웃음까지 더한다.
정성은 이내 못 다한 안타까움마저 걸쳐
한참이나 음미한 끝에 몸 깊이 흘려보낸다.
뚝배기의 투박함은 고향 맛마저 곱하고
발걸음을 멈추게 한 냄새는
사람 사는 맛까지 풍긴다.
나그네 뒤돌아 나선 맛내음이
한참이나 입가에서 돈다.
(진주 천 춘화 국밥집에서)
고독
텅 빈 방에다 나를 묶은
쇠사슬은 견고하다
독하고 무겁게 몇 겹은
매고도 남는 침묵이다.
그곳은 공전과 자전이
모두 멈춰버린 채
또 다른 나를 기다린다.
너는 해방의 몸부림으로
문을 활짝 연채 탈출구를
확보했지만 고정된 눈빛은
한 곳 천장에 걸렸다.
너의 흐트러진 숨소린
돌아가던 초침까지
멈춰 세웠다.
멍하고 휑한 몇 년의 시간을
그렇게 보낸듯하다
친구의 목소린 다정스럽게
반복되어도 맘대로 팽개친
폰은 혼자서만 울먹인다.
홀로 있기로 작정한
알량한 자존심이
세월을 저울질 하고 있다.
외출
작은 오솔길이면서 측백나무로 가득한
돌아올 거라곤 기대조차 할 수 없는 길에
마음을 빼앗겼다.
선선한 바람이 불던 날은 건너기조차
불편한 널빤지 다리위에 한 쪽 다리를 걸친 채
지평선 끝으로 시선을 놓았다.
조그마한 오두막이 희미하게 보인 건 그 때다.
그 곳에 그리 오래 있지 않을 것 같았던
예감은 지금까지 틀렸다.
나무틈새로 혀를 내밀고 숨 동냥을 시도했다.
오래 만에 망가뜨려 본 자존심의 결말이다.
언젠간 제 자리에서 여전이 시를 쓰랴
펜을 만 지락 거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돌아가고 풀 때가 오면 세월은 저만치서
지나간 과거의 흑백사진들을 전시하고 있겠지~
여독이 선물한 뒤늦은 아픔을 달래며 입가엔
쓴 웃음 엷은 미소를 함께 음미 할 것이다.
너무 늦지 말았어야 했다는 무언의 압력이
고마웠음을 되 뇌이면서
전환 점
그대의 손길이
내게 소중하다는 건
잠시 멈춤을 확인한 때였다.
수술
그건 어그러짐을 되돌리는
메스와 실의 조화요
인생을 다시 채색하는
포즈의 예술이다.
품격 있는 생의 무게는
지불한 아픔만큼 오는
신이 내린 선물인 것을
세월을 보내고
난 뒤 깨닫기엔
아쉬움이 하염없이 남는다.
아픈 만큼 되돌려 주는
진홍 빛 사랑이다.
출근 길
휑한 들녘
달님은 잿빛 슬픔
아는 듯
홀로 억척 소원
빌어 주고
겨우내 긴 사투로
맑은 햇살 끌고 오니
아침이 맑다.
퇴근 길 칙칙하게
가로 막던 땅거미도
혼비백산 뒷산으로
물러나고
출근 길
마중 나온
봄바람이 곱다.
퇴근 길
해설피 힘에 겨워
창에 기댈 무렵
목까지 차고 올라온
한숨이 탁자에 내린다.
종일 씨름하던
산더미 일상은
서랍 속에 밀쳐 넣고
희미하게 쏟아내는
황토 빛 가로등
빛줄기에 발을 걸친다.
계단 끝
질주 해 들어오는
지하철은
검은 기사단의
펄럭이는 깃발
개선장군의 당당함이
개찰구를 점령한다.
출근할 때
패잔병의 흉골이
승전 기사의 당당함으로
둔갑한 것은
지친 하루 끝에
주는
퇴근의 짜릿함
사랑하며 갑시다.
사람이 좋다.
그것도 늘 얼굴 마주보며
희로애락을 같이 해온
사람들이 좋다.
그 좋은 사람들끼리
가는 세월이야
험산준령인들 넘지 못 할 산이 있으며
가보지 못할 길이 있겠는가!
같이 갑시다.
같이 가야 담소도 나누고
지칠 때 우스갯소리 한 마디
건네 줄 수 있지 않으리오.
그리고 웃어 줍시다.
웃어야 행복하다고들 안 합디까
넉넉한 마음 가지면
부족함이 없겠거늘
너무 바동대지 맙시다.
오늘 그대가 있으므로
나를 비출 수 있었으니
그저 감사합시다.
감사와 격려는 저 해면 깊은
바다의 고래도 춤추게 한답디다.
오늘 나는 임이 신나게 춤추다
가는 모습을 보고플 뿐입니다
떠나감
님이 떠나고 비어진 자리가
길게 시립니다.
눈동자조차 어디로 둬야 될지
외로움이 참혹합니다.
견고한 우정의 사슬로
몸을 휘감아 끓어지지 않으리라
믿어 의심한번 못했건만
단칼에 잘려나간 사슬의 끝을 잡고
겨우 혀까지 쭈욱 내밀어
숨 동냥에 매달립니다.
떠나보내는 아픔은 참고서라도
막연히 올 것 같은
전화기 벨 소리마저 환청이었으니
그 소리마저도 반가운 것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이젠 다시 익혀야 합니다.
홀로 산을 오르는 법이나
차 한 잔을 들고서
그때의 고마웠던 시간을
되뇌는 것도
지나간 세월도 아름다웠으니
올 세월도
아름다우리라는 것을
그대 통해 행복했으니
나로 인해 행복케 하게
해야 된다는 것을
일분의 촌각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는
오늘은
나를 소중하게 해 준
긴 하루였습니다.
여행
하늘에 떠있는 구름마저
널 그리워하는 손길 일 줄이야
흐르는 시냇물이 청아한 소리로 반기는 건
그만큼의 기다림에 대한 애달픔 이련가!
언제 만나려나 노래 부른다.
너를 그리워하는 우리의 희망
이제 더 이상은 슬픔의 노래를 부르지 말자.
함께 어울려도 못다 할 세상이기에
한여름의 미련의 끝줄일랑 놓아주고
산들 바람과 함께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자
우리가 가길 원했던 바로 그곳으로
떠남
내가 떠남은 홀로 남은 의자에
쉼을 주기 위함이다.
나그네의 안식처가 된 너는
바뀐 계절의 년 수만큼
숨 한 번 크게 쉬지 못하고
자릴 지켜왔다.
겨울의 칼바람은 차라리 시원함마저
주고 간 또 하나의 벗이다.
정작 네가 자리를 내주고 싶었을 땐
모두다 건너편 냇가에서 물장구를
치면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 너를 이제 떠나려 한다.
싫증이 나서가 아니다.
더 많은 소식을 갖고 오기 위해
그리고 더 오랫동안 앉아 있기 위해서
장미
화려함 속에 숨겨둔
아림이었을까!
미처 피지도 못한 채
머뭇거리는 건
꽃대를 휘젓는
가시
하늘로 응시하다
나비 한 마리로
위안 삼으니
거기에
기다림이 있고
애절함이 있고
내일이 있다.
생각
그대를
생각할 때마다
감사가
넘쳐나는 것은
그만큼의
고운
인연이려니
심장이 뛰도록
그리운 건
사무치도록
보고 푼
설렘 때문이고
멀리 있어도
외롭지 않는 건
더없이 만날
기약 때문
順川에서
대동강과
장성 강 사이
고품으로 자리 잡은
順川
그 이름만큼
평온하고 고요히 흐르는 내( 川 )
내 마음도 순천이고 싶어
발걸음을 담근다.
한쪽에서 부는가 했더니
살랑 이는 미풍은
순천시내를
보듬고
순천만
생태공원에
머문다.
산자락에
새순으로 움튼
명신학원에서
마음의 쉼표를 찍으니
모처럼의 휴식
보성으로 갈까
여수 오동도로 갈까
김삿갓의
유랑되어
하루 맘껏 갈지로
거닐고 싶다.
취업 소식
큰애 소식은
각자의 마음에
각기 다른 이모티콘을
춤추게 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내 길을 가겠다하는데도
무거운 허들은
초입부터 버티고 서있다.
학벌과 인물과
입담까지 걸고
넘어지는 태클은
무덤까지 따라올
모양이다.
맑게 빛나는 눈망울이
울음방울이 되는 일은
일도 아닌 양
인생사가 한숨 사다.
이제 한 계단 올랐으니
다음 계단이
기다리는 곳을 향해
나가야 하리라.
무거운 발걸음
디디기도 버겁지만
그게 또 걸어 가야할
길이라면
단단히 서두르자
뒤에 오는 자들의
이정표가 되도록
흑암의 정점에서
구십일프로 모바일 생명 줄을
만만하게 붙들고 있는 끝자락에서
농익은 시간이 여유를 부린다.
내일로 가는 초침을 사정없이 가격하고
동냥한 한숨이 혈관 속을 옥쥐는데
시간은 성큼 팔차선 신작로로 내 디뎠다.
뒤척이는 틈새로 스며든 낯익은
목소리는 천상의 그분 그의 따스한
손길로 여린 잠을 청하건만
다가오는 미명(微明)이 재차
창틈에서 견각(見却)을 부채질 한다.
질펀한 혹서의 전장에서 참패한 너는
꺾인 고개를 파묻고 다음 해를 벼르는
정점에 나는 그저 물끄러미 夜遊할 뿐이다.
7부- 예수님과 행복하기
십자가
세 개의 십자가는 저마다의
사연을 두고 갈보리를 차지했다.
한 가운데 하필 한가운데 선 십자가
양쪽 어깨에 나의 죄 너의 죄
우리의 죄를 짊어지라는 뜻이었을까!
채찍에 모욕으로 사지는 만신창이
성한 곳 하나 없지만 의연하게 짊어진
십자가는 만왕의 당당함이다.
한나절 긴긴 시간대는 어머니 마주친
눈빛에서 멈추고 아버지 시선은
하늘에서 멈춰 칠흑마저 민망한데
그걸 보는 내 가슴은 잿빛으로 휑하다.
철없는 민생들은 제 죈지도 모르고
조롱으로 일관하는데 한 참을 지나서야
당신 입술은 열리고 느리게 나오는
저음 몇 마디가 내 가슴을 친다.
"저들의 죄를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들의 하는 짓을 알지 못하나이다."
이보다 더 큰 우뢰가 있을까
이보다 더 집어 삼킬만한 쓰나미가 있을까
그 가늘지만 긴 한마디는 지구를 통 채로 삼켰다.
나와 그대의 발걸음을 성소로
편안히 이끌어 주는 사모함도
이때부터 시작되었으리라.
피한방울 옷가지 하나
걸치는 것도 사치였을까
그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내어 주신 후
다 이루심의 마침표를 찍으신다.
하늘은 침묵으로 해는 칠흑으로
비는 슬픔으로 대신할 뿐이다.
당신은 진정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끝까지 지켜본 일개 백부장의 선언으로
인류최대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다 떠난 자리에서도 일어서지 못하는
나는 바로 그 은혜에 잠긴 것일까
나도 그 십자가 져야 된다는 사명이
재촉하는 것일까
산 아랜 여전히 무지한 영혼들이
아우성을 친다.
부활
어둠을 묶은 사슬이 끊어지는 데는
단 한 초도 없었습니다.
새벽은 침묵에 묻히고 군사들의
창칼은 빛살에 삼킵니다.
그의 살아나심은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
이억 만 리 우리에게까지 소망입니다.
천하로 요동케 했던 자들은 부끄럼에
흩어지고 하늘을 어둡게 했던
칠흑은 무덤 뒤로 사라집니다.
신난 건 무덤 앞 바위 그는 산
증인으로 천년을 지키고 숨죽였던
새들은 힘차게 개가를 부릅니다.
죽음과 절망 지옥으로 가는
문을 걸어 잠근 부활은 이제
산 자들의 몫입니다.
바로 그대와 나의 몫
땅 끝까지 증인이 되어
용광로보다 더 뜨겁게
소돔으로 사마리아로
내 디뎌야 합니다.
당신의 자녀들이 살아나는
그 날을 위하여
신어 산의 찬미
언덕은 떡갈나무 긴치마로 덮고
맞은 편 능선은 수채화로 물들였네.
굽이굽이 오솔길은 내 님
오르내리던 흔적으로 다지고
밤새 울부짖던 가슴속 눈물은
마루를 훔쳤네.
주님 손길 사모하니 어염 없는 은혜
가슴에 내리고 성산을 타고
흐르는 찬양은 김해 평야를 덮는다.
오늘은 내가 내일은 그대가
그리고 먼 훗날 그 누군가가
신어 산을 오를 때
여긴 벧엘이었고 주님의 품이었으며
영혼이 안식처였음을 만방에
노래하게 하자.
라구나 로스바뇨스의 향연
바나나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비는 곱게 춤을 춘다.
라구나 로스바뇨스는
그렇게 반가움을 노래했다.
언제 다시 만날까
애틋함이 하늘까지 울리고
청명함마저 더한 하늘은 차라리
파라다이스의 향연이다.
님들의 그을린 얼굴에
스며든 미소는
녹아내린 행복의 덧칠
새들의 청아한 노래와
새벽닭들의 합창까지
천국을 옮겨다 놨다.
주께서 베푸신 연주회는
그렇게 라구나를 물들여 간다.
저녁노을이 서산에 걸릴 때
성전에 내릴 은혜도
님들 마음에 걸친다.
(필리핀 라구나에서)
짐
내려 놓으셨군요.
그렇게도 모질게
이고 또 지시더니
마지막 쉼과 함께
다 내려 놓으셨군요.
천국은 그런 분을 위해
준비됐을 겁니다.
부디 눈물도 없고
애통함이 없는 곳에서
오랜만에 고운 여행을 하십시오.
먼저 가신님과 함께
다정히 손을 잡고
꽃이 만발한 낙원에서
오래 오래 걸으소서.
한 평생 메셨던
근심일랑 벗으시고
신랑 예수 품에 안겨
찬송 부르다가
껄껄 마음 놓고 웃으소서.
우리 다시 뵈는 날은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어서 오라
서로 축하하고
다독이는
시간되게 하소서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다시 뵈올 날을
기다리며
(친구 어머니 소천에 맞춰)
빌립보로 향하는 길
남겨둔 발치의 그림자까지 족쇄를 물렸다.
결단의 순간이 오기를
노심초사 미련이 자리를 대신 케 했다.
희망의 손짓은 희미한 안개 속에서도
뚜렷하게 다가온다.
간절함으로 설득시킨 것은
최선의 방법이었을 뿐
곁에 늘어선 나무 가지 끝에 걸친
찬 서리로 위안 삼았다.
천리 길 한숨에 내달려 도착한 곳은
울부짖는 영혼들의 갈림 처
거기서 마게도냐 첫 성
빌립보의 환희가 시작된다.
바로 루디아 당신의 집에서
그 시작의 끝이 빌립보
저 차디찬 냉골의 감옥 끝자락
간수가 채비를 못다 갖춘 채
엉겁결 맞이한 구원이 될 줄이야.
기도1
소원을 두 손아귀에
한소끔 넣고
눈물은 찬바람에
곱게 비벼
가지 끝 몽우리에
달아놓았다.
제 아무리 요동치는
동장군도
다소곳 꼬리 여미고
그토록 애끓었던 가슴앓인
겨울을 녹인다.
얼음 속 간간히
흐르는 물이
응답이려니
기도2
주님!
혹여 주님 오실까~
바라보던 서쪽 하늘은
영롱한 석양으로 대신하고
이른 아침은 밝은
해님으로 반기시는 주님
그 주님 보고 싶어
어제는 기도로
오늘은 찬양을 읊조립니다.
그 모습 곱게 보고 싶어
한 걸음 한 걸음
성소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고요한 때 만져 주셨던 손길은
따스한 손길
환란 속에 눈물 닦아 주실 땐
어머니 손길이었습니다.
아!
오늘도 이 밤
주님의 손을 마주 잡고
오랫동안 노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참이나
외치고 싶습니다.
사랑한다고
성전을 떠나가기 전
여기에 모인 당신의 자녀들을
성령으로 품으시고
주님의 옷자락으로 덮으셔서
긴 긴 밤
오래 오래 영혼의 만찬을 즐기게 하소서
주님 사랑하는 이 마음 다하도록
기도3
오늘은 유난히 가슴이
시려옵니다.
눈물마저 사치일까
숨어서 울었습니다.
바람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너무 세찬 바람은 멈춰달라고
지금은 바람마저 힘겨워
나무 뒤에 기대었습니다.
이렇게 몇 번이고 견디다 보면
바람마저 시원한 때가 오겠지요.
전승환 목사님 취임식 헌시
시온의 대로여
아라바의 강물이여
이천년 전 주님의 앞길 열었듯이 오늘 또 네 길을 열라
민족 앞에 희망의 횃불이 들렸나니 곧 부흥의 불길이로다.
무릎과 눈물로 지내 온지 어언 31년
한국 장로교 총연합회가 부흥의 선봉에 우뚝 서는 날이로다
그 무엇이 두려우랴!
그 무엇이 가로 막으랴!
성령의 와디가 휘감고 갈멜산의 불기둥이 솟았으니
갈릴리의 세찬 파도랴
시내 산의 광풍이랴!
타오르는 부흥의 불길타고 희망의 날개 짓을 시작하자.
우리는 믿노라
한장총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우리는 기대하노라
내일을 위한 한장총의 사명을
아, 한국 장로교 총연합회여!
칠천만의 동포가 일어나고
육십억의 인구가 돌아올 그 날을 바라보자
사막에 길이 나고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가 살아나는 그 꿈을 꾸자
이 민족의 통일이 한장총의 눈물로 이루어지는 날이 오도록
이제 기도의 마음을 하나로 모두어라.
희망의 쇠사슬을 단단히 무꾸어라.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자녀의 마음이
아버지께로 돌이키는 그 날을 향하여
한국장로교 총 연합회 제31대 대표회장 김승환 목사님
취임식에 즈음하여 2013년 1월 5일 휘암 소치영목사
박학원 목사 성역 35주년 은퇴식에 맞추어
환란과 역경의 모진 세월 딛고 문학산 성산에
인현을 이어 받아 견고히 세우니 그 세월이 35년이라
굶주리고 죽어가던 영혼 일으키며 어루만져 오늘에 이르렀으니
그 수가 오백여 형제요 인천을 밝히는 무지개가 되었도다.
성도들마다 은혜 받고 믿음의 터 위에 견고한 신앙의 집들 세워
가더니 이 장로님 네는 저런 복 받고 저 권사님 네는 이런 복을 받아
간증과 자랑이 바다를 이루고 강을 이루었구나!
아!
이 모두가 주님의 은혜로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잘 하였도다
칭찬과 사랑의 음성이 오늘 무지개 강단과 박학원 목사님과
사모님 온 교우들 위에 내리는구나!
그동안 강단을 적시며 흘리고 훔친 눈물 거두고
내 창조한 세계 하나하나 만져 보며 찬양하다 오라고
명예로운 쉼을 허락하니 더 없는 인생이요, 사역이며, 충성이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하며 떠나는 목사님 두 눈에는
무지개를 바라보는 연민이 가득하고
그 목사님을 마지못해 보내드리는 성도들 두 손에는 아쉬움이 가득하구나!
다시 만날 그 날이 있으니 주안에서 서로를 위로하자
이전보다 사랑하고 기도하며 좋은 소식전하는 부모요 자식이요
주안에서 변함없는 형제자매로 이어가자
저 천국 주님 품안에서 만날 그날까지~
인천제일교회 임직 식에 맞추어
무릎으로 지새웠던 나날
그 세월 다 가기 전에
터 위에 싹 나더니
가지나고 줄기 뻗어
거목이 되어 가는구나!
이제는 열매 맺어 주인의 기쁨 되고
나그네의 그늘이 되고
새들의 놀이터가 되어라.
그동안 흘린 눈물이 얼마이련가!
제단에 흘러 흘러
한 영혼 한 영혼 적시더니
아라바로 흐르는 와디가 되었도다.
그 눈물 헛되지 않아
응답이 밀려오니
아론과 훌이 일어나고
보아스와 야긴이 서는 구나!
든든하다.
대견하다.
자손만대 길이 서는 명문가문의 표상이요
인천이 칭찬하고
대한민국이 부러워하며
세계에 우뚝 설 거목들이 되어라.
천국에서 다시 보는 그 날
더 없는 면류관이 얹히리니
즐거움으로 충성하여 길이 남을
영광이 되었거라.
2012년 9월 15일
인천제일교회 임직 식에 맞춰
열린문 교회 20주년 위임 식에 맞추어
형설의 모진 바람 부평 언저리에 불 때
기도밖에 달리 붙잡을 거루 줄이 없었기에
밤에는 무릎으로
낮에는 통곡으로
십자가의 줄 붙든 채
강단을 적시어 왔습니다.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인천의 중심에 십자가 달고
구름떼 같은 성도들 몰려오니
할렐루야 영광이 온 누리에 퍼집니다.
엘리야 같은 열여섯의 제직이 의연히 일어나고
담임목사님 영적 호위 대장되어 앞장서니
교회마저 든든히 서 성산을 이룹니다.
아, 열린 문이여!
거룩한 하나님의 가족들이여!
오늘은 인천에서
내일은 대한민국으로
그리고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 가는
복음의 수원주가 되어 갑시다.
주님이 오시는 그날까지
2016년 12월 10일
행복나눔 교회 1주년 기념일에 맞추어
황무한 사막에서 신음하는 영혼건지라고
여기에 행복 나눔 세웠으니
우리 주님의 따스한 배려이며 섭리가 아니던가!
봄, 여름, 가울, 겨울사계의 년 수 쌓은 동안
눈물이 쌓였고 기도가 쌓였고 온 성도의 사랑이 쌓였다.
목사님 내외분은 무릎으로 강단을 적셨고
온 성도들은 성전을 드나들며 가슴으로 울었으니
그렇게 흘린 눈물이 신월동을 적시는 강물이 되었구나!
아!
오늘의 행복 나눔이여
모질게 보낸 1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으리라
나날이 몰려드는 구름떼 같은 성도와 사방에
피어오르는 사랑의 교제는 천을 넘어 만을 향하는
부흥의 불길이 되리라.
이제 모두 일어나 노래하자 그리고 함성으로 찬양하자
행복 나눔을 통해 새 역사를 쓰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이셨음을
우리의 후손들이 이곳에 신앙의 뿌리를 두었음에
선조들께 감사하고 주님께 감사하는 명문의
교회 터를 다듬어 가자
2010년 2월 7일
마라나타
주님!
하늘은 칠흑 같이 어둡고
땅은 한숨으로 가득한데
들려오는 소리들은 잿빛으로 무겁습니다.
서산에 지는 해가 인사를 나눌 때면
다시 오실 주님 얼굴을 보는 듯하여
발꿈치를 한 번 더 들어 봅니다.
주님을 흉내 내는 거짓들이
활개를 치고
절망에 휩싸인 영혼들은
갈 곳 잃어 유리하는데
한 시대를 밝히느랴 사투하는
우리네는
힘겨운 숨을 몰아쉽니다.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하신 주님!
한 시대의 사명을 짊어진
저희들의 손이 풀리지 않게 하소서
오순절의 다락방을 녹였던 성령의 기름부음과
갈멜산의 우상을 부쉈던 성령의 불을
내려 주옵소서.
공의와 은혜가 강같이 흐르고
평화와 화해가 용솟음치게 하소서
초림하신 주님으로
세상을 안으셨던
사랑으로
또 한 번 품으셔서
재림하실 주님 기다림에
승리하게 하소서.
오늘 화사하고 고운 멜로디로
성탄의 밤을 밝히듯이
다음에는 마라나타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쌍 손들고 환영하게 하소서
사랑합니다.
그리고
경배합니다.
다시 오실 우리의 메시아여!
주 축복영성원이여!
성신이 덮은 월아산 골짜기
거룩한 운무가 점령해 온다.
성도들 얼굴엔 해맑은
웃음이 피어나고
사모하는 영혼들은
해갈의 기쁨으로 충만하다.
주님 손길 펼쳐오니
지친 영혼 새 힘 얻고
구석구석 숨어있던
질병의 세력들이
일곱 길로 쫓겨 간다.
오! 주님 사랑으로 덮으소서!
혈루 병 여인을 고치셨던
그 능력의 팔로 품어 주소서
돌아가는 발걸음은
나비처럼 가볍고
새처럼 즐겁게 하소서
만나는 이들에겐 희망의
피스메이커가 되고
한 알의 밀알 되어 사방팔방
복음의 메신저가 되게 하소서
이 곳 영성원에 다녀간 영혼들
모두 천국에서 만나는 그날까지
그렇게 살도록 고이고이
품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