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음악의 밤에
작은 극장에서 노래하기로 하였다
한번의 경력이 있어 이번엔 덜 떨리려나?
슈퍼 오갈때도 노래 연습하고
스케이트 타면서도 흥얼흥얼 노래하고
샤워할때 부르면 소리가 울려서 더 그럴듯하다
듣는 사람들에게 이왕이면
실망 시키고 싶지 않은데
"애들아~
제발 엄마 노래 좀 들어줘 잘하나 못하나~"
토요일 밤을 D-day 로 기다렸다가
식구들이 다 모인 자리여서 애걸을 했더니
"아이고~ 엄마!! 아들은 피곤해요
운동회 하고 와서 자야 해요
낼 들을께요 낼~!"
앙큼 딸래미는 방에서 못들은체
시치미 떼고 대꾸도 없고.
길에서 노래 연습한다고
창피하다며 날 핍박이나 하더니..
영감님이 옆에서 보고 있다
"애들아~~
니네 엄마 노래 좀 들어줘라 흐흐흐~"
말리는 시누이가 별로 도움도 안되고
어째 좀 약 올리는것 같다
내 노래를 세상에서 젤 만만한 관객
세 사람에게 우선 발표하고 싶어
날이 새길 기다려 일요일이 되자
세사람을 거실로 모아 놓고
노래 들어 보라며 강권하고는
베란다창 쪽으로 시야를 넓게 바라보며
준비한 곡을 뽐내었다
한참을 자아도취 되어서 부르다가
조용해서 뒤돌아보니
애들 둘은 중간에 슬그머니
제 방에 각각 들어가 버리고
그래도 내가 안되었는지
영감만이 홀로 의리를 지키고
들어주고 있으면서...
"잘하네....... 애들은 다 들어갔어~!!"
요것들이 내가 비록 그 노래를
한 며칠 입에 달고 부르고 다녀도 그렇지
노래 좀 들어달라고 그렇게 사정사정 하는데
소음공해로 취급하며
중간에 방으로 들어가버려?
그나마 달랑 홀로 남은 짝인 관객도
어느새 티브이 소리 작게 틀어놓고
다큐멘터리에 빠져 건성 듣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알아주지도 않는 무명가수의 설움.......흑~!
오늘 제일 위로 되는 말이 떠올랐다
<예수님도 고향에서는 알아 주지 않았다..>
카페 게시글
2005년
노래 연습
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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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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