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m. 1만7천보. 3시간.
방송에서 올해 들어 최강 한파라고 하는데
대구방은 산행을 연일 계속 이어간다.
행님들의 열정에 겨울 추위가 무색하다.
바람 세기가 증가하면 체감온도가 낮아진다.
겨울철에는 풍속이 초속 1m 높아지면
체감온도는 2도 낮아진다.
이날 한낮 체감 온도는 영하 12도였다.
기온 영하 2도. 초속 5m 바람.
이런 날씨에도 빠르게 움직이면 덥다.
시골제비님. 서병장님. 두리봉님. 일홍님.
반야행님, 꽃비님, 토지님, 보림님,
봄햇살님, 주이니님, 산사랑님, 에니님, 한소가
마천산 도보에 참석하였다.↓
마천산은 달성군 다사읍과 하빈면 사이에 있다.
이곳은 신라 경덕왕 이전에는 '다사'(多斯)였다가
경덕왕때 '큰 강가'라는 뜻을 가지는
하빈현(河濱縣)으로 바뀌었고
그 이후 하빈현이 지명으로 쭉 사용되다가
1914년에 하빈현이 하빈면과 다사면 2개로 분리되었다.
1200 년간 잊고 지냈던 '다사'란 지명이 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부활한 것이다.
신라가 삼국통일하고 100년 정도 지난 경덕왕 때
대대적인 지명 개편이 있었다.
통일 이후 당나라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신라가
제도와 문물을 중국식으로 정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3~4자이던 지명을 중국식 한자 2 글자로 바꾸었다.
달구벌(達句伐)이 대구(大丘)로 바뀐 것도 바로 그때였다.
그동안 이두식으로 한자를 음차(音借)하여
표기하던 것을 완전한 한자어로 교체하는 작업.
예를 들어, 동네에 둥근 돌이 있어 둥근돌현(同根突縣)으로
불린 지역이 있었다고 하면
이것을 완전한 한자어 원석현(圓石縣)으로 고치는 식이다.
현재로서는 다사(多斯)의 의미를 전혀 알 수가 없다.
다사(多斯)라는 지명이 어떻게 '하빈'으로
변화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천산은 칠곡군 지천면에서 남으로 죽 내려뻗은
산줄기가 낙동강을 만나 멈춘 끝자락이다.
북쪽은 하빈면과 칠곡군 왜관읍.
서쪽은 낙동강 건너 성주군 선남면.
동쪽은 금호강 건너 달성군 다사읍 서재와 세천.
남쪽은 낙동강 건너 고령군 다산면이다.
이곳은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야트막한 산이라서
주말이면 가족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평일에는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보는 노인들이
이 산을 산책코스로 많이 이용한다.
적적한 시간도 보내고 데이트도 즐기며
건강을 다지는 모습이 보기좋다.
문양역 1층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신선하고 질 좋은 야채를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문양역 지하도를 지나면 7.5km 등산로가 시작된다.
반시계 방향으로 능선 따라 한바퀴 도는 코스다.
출발 1km 만에 마천산 표지석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했다.
이 봉은 국립지리원에 196고지 무명봉으로 등록되어 있다.
조선전기 '경상도지리지'에 나오는
진짜 마천산(277)에는 표지석이 없다.
진짜 마천산은 이곳 가짜 마천산(196)에서
북쪽으로 4km 더 가야한다.
네이버는 277봉을 성산(城山)으로 표기하였다.
이곳에 마천산 봉수대가 있었다.
과거에 봉수대가 있던 곳에는 성산이라는 지명이 많았다.
지금도 그 이름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곳이 있다.
수성구 고산이 그렇고, 화원 유원지도,
이곳 마천산도 그렇다.
봉수(烽燧)는 횃불[烽]과 연기[燧]로
군정(軍情)을 신속하게 보고하던 통신 수단이었다.
대구 서부지역 봉수 체계는
창녕 태백산 봉수대 - 현풍읍 쌍산 봉수대 -
성주 덕산 봉수대 - 화원유원지 성산 봉수대 -
마천산 봉수대 - 성주 각산 봉수대로 연결되어 있다.
문양리 남쪽은 조선 전기에 경기도 파주 문산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개척한 땅이다.
이들은 자기 고향 이름을 따서 이곳을
문산(汶山)이라 불렀다.
그 옆에 흐르는 낙동강이 그들에겐 문수(汶水)였다.
문양(汶陽)이라는 이름은 문수(汶水) 강변 양지바른 곳에
위치한 곳이라는 데서 비롯하였다.
산 형세가 목이 마른 말(馬)이 물을
마시는 모양이라 하여 마천산(馬川山)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하나 납득하기는 어렵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게
산 모양이다. 이현령비현령이 따로 없다.
계명대학 뒷산은 활 모양이라서
궁산(弓山)이라 한다는데 이것 또한 요령부득이다.
욱수골 유건산도 그렇다.
선비들이 쓰던 유건을 닮았다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평범한 산이다.
성서 와룡산은 정말로 용이 한 마리
똬리 틀고 누워있는 모양 그대로다.
오늘 올라간 산은 말발굽 형태로
서부실 마을을 빙 둘러싸고 있다.
200년 전에 성주 이씨 가문이 입향한 이래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남북으로 길쭉하게 나있는 도로를 따라 동쪽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보니 서향 집이 많았다.
그래서 서부실(西部室)로 불렀다고 한다.
↑등산객의 건강을 축원하는 돌탑.
이런 정성이면 만복이 저절로 온다.
앞서가는 일행을 급하게 따라가느라 사진에서
사람 그림자는 신경쓰지 못했다.
스틱 잡고 장갑 벗고, 포켓에서 휴대폰 꺼내는 일이
참으로 번거로웠다.
↑등산로 초입에는 이런 돌이 길 바닥에 많다.
조금 지나면 걷기 편한 흙길이 나온다.
↑가짜 마천산 정상. 196고지는 맞다.
마천산의 일부일 뿐이다.
등산로에서 제일 높은 곳도 아니다.
능선에서 230m 되는 곳도 있다.
정상석을 기초조사 없이 덜렁 세우다 보면
이런 사단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옥포읍 함박산에도 이런 표지석이 있다.
면밀하게 조사하고 고증을 거쳐도 실수가 나온다.
마천산 꼭대기는
여기서 북쪽으로 4km 거리에 따로 있다.
오늘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않다.
↑적색선이 산 능선을 따라 조성된 등산로.
왼쪽 중앙의 붉은 글씨(현위치)가 가짜 마천산 정상.
↑행복한 사람이 그린 그림이다.
원만 구족한 얼굴에 만복이 보인다.
원만구족(圓滿具足) : 모자라거나 결함이 없이
완전히 모두 갖추어져 있음.
(원만할 원/가득할 만/갖출 구/충족할 족)
'건강이 행복'. 지극히 당연한 말.
오늘 이렇게 튼튼한 다리로 걷고 있으니
세상 더 바랄 것이 없다.
안분지족하고 단사표음하면 그만이다
↑조금 후에 지나갈 서쪽 능선을 바라 보았다.
오른쪽 봉우리가 210m 고지다.
↑지금 위치의 동쪽은 금호강 너머 세천과 서재다.
서부실 마을에서 동쪽 다사읍 이천리로 빠지는 길목이다.
주목↑
줄기의 겉과 속이 붉어서 나무 이름에 붉을 '朱'를 쓴다.
열매도 붉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 사는 나무다.
우리나라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주목은
1500살이다.
열매 씨앗은 자살용 독극물로 사용되었다.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다.
1년에 10cm 자란다.
이 정도 성장하려면 100년은 걸린다.
↑현재 위치는 우편 중간 쯤이다.
시계로 치면 3시 근방.
이제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노란색 길이 등산로다.
빨간색이 외부로 빠지는 길이다.
오른쪽 위(1시 근방)에서 동쪽으로 빠져
도로를 하나 건너 올라가면 진짜 마천산 정상이 나온다.
오르막에서 땀을 흘렸다.
바람이 간혹 세차게 불어 웃도리는 벗지 않았다.
벗고 다시 입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소나무숲이 울창하다.
이제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마천산 정상 가려면 여기서 산림욕장 방향으로 빠지면 된다.
↑남동쪽으로 멀리 비슬산 천왕봉이 보인다.
↑북쪽 하빈면 감문리.
화원읍 시내에 있던 대구교도소가 최근에 이곳으로 이전해 왔다.
주황색 지붕이 눈에 띄었다.
서쪽능선에서 이미 지나온 동부 능선을 바라보았다.
이 골짜기 아래에 서부실 마을이 있다.
↑멀리 앞산-비슬산 종주 능선(16km)이 보인다.
바람 없고 햇빛이 좋아 따스하기가 그지 없었다.
북서풍 찬 바람은 오른쪽 등대가 막아주었다.
명당이 따로 있나.
바로 이런 곳이 천하길지 명당이다.
나무꾼들이 잠시 지게 작대기 받쳐두고,
한숨 쉬어 가는 곳이다.
↑이곳이 제일 높은 곳인 듯.
정확한 것은 아니다.
지도로 확인해야 한다.
높이는 착시가 많다.
오르막내리막도 착시가 일어난다.
사람 눈은 믿을 게 못된다.
↑서부실 마을이 살짝 보인다.
멀리 정남 방향으로 낙동강이 보인다.
앞으로 걸어야 할 능선.
흙길과 돌길.
내리막 오르막이 뒤섞여 있어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대구의 역사와 지리에 해박한 서병장님이
침산(박작대기산)과 박중양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제 정남 방향으로 나간다.
등산로가 일단락 되는 곳.
이 도로 따라 내려가서 우틀하면 문양역이 나온다.
우틀하면 문양역.
오늘은 좌틀하여 서부실 마을로 칼국수 먹으러 갔다.
칼제비라고 부른다.
칼국수와 수제비를 반반 넣은 면 종류다.
칼국수 식당에서 나와 문양역으로 가고있다.
앞쪽 우뚝한 건물이 문양역.
문양역 지하도 입구가 보인다.
이곳에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왼쪽이 등산로 시작점이다.
↑문양역 길가 다육식물. 손바닥선인장
생긴 모양이 깊은 산 속에서 도를 닦는
신선의 손바닥과 같다 하여 선인장(仙人掌)이라고 부른다.
전세계에 분포하는 선인장의 종류는 5000 가지 넘는다.
다육식물은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하여
잎이나 줄기에 물이나 영양분을
저장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식물을 일컫는다.
통통하고 탱글탱글한 외형 덕분에 인기가 많으며,
친근하게 '다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건조한 기후에서 물을 저장하기 위해
계통 상관없이 모두 일정한 형상을 보이므로,
이를 뭉뚱그려 다육식물이라고 부른다.
다육식물은 식물분류학상으로 50과 1만종이 넘는다.
다육식물은 대부분 햇빛을 굉장히 좋아한다.
문양역 카페에서 꽃비님이 다과를 사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