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암지맥 1구간
2012. 10.20 (토)
산길 : 송이골~삼자현
사람 : 조진대부부, 무심이, 조은산
거리 : 16.2km / 08:50
구간거리
분기봉~1.2~구암산~15.0~삼자현 / 16.2km
(접근 : 송이골~2.1~분기봉)
Cartographic Length = 17.9km Total Time: 08:50
(세놈고개) 지난달 15일 구암지맥 하러 삼자현까지 왔다가 오는 비를 어찌하지 못하고 물러났고, 한달 여만에 다시 삼자현에서 넷이 만났다. 놋떼야구 프레이오프 3차전 다 보고 출발을 해도 삼자현 도착하니 23시 조금 넘는다. 부산에서 160km 정도다. 곧바로 차 의자 재끼고 잘 채비를 하는데, 침낭이 보이질 않는다. 차 트렁크에 물건 다 내려놓고 구석구석 다 뒤져도 침낭은 없다. 지난달에는 침낭 없이도 잘만했는데 오늘은 침낭없이는 도저히 안되겠다. 이 놈의 침낭이 어디를 갔나. 그나마 홑껍데기 여름 침낭이 있어 비비쌕을 침낭커버 삼아 포개 넣으니 아쉬운대로 될거 같기도 하다. 양말 하나 더 끼어 신고 침낭 속으로 들어가 겨우 잠을 청하며 가만이 생각해보니 지난 봄에 삼규한테 침낭을 넘겨준게 생각이 난다. 집에도 겨울 침낭이 두 개나 있어 차에 딩굴며 노는게 쓰잘데기 없어보여 무상분양 했는데, 그랬으면 그걸 기억을 하고 있어야지, 그걸 모르고 죄없는 차에 화풀이만 하고, 어떤놈이 쎄벼갔나 파출소 신고해야되나... 얼토당토 않는 계산을 해댔으니... 갈수록 매병이 깊어지기만 하니 이 일을 우야마존노~? (영조대왕은 치매를 매병이라 했다) 충분히 두껍지 않다보니 으슬으슬 하긴해도 워낙 야전 -맨땅-에 익숙해 온지라 잠은 스멀스멀 들어온다. 그런데 저쪽 산길 입구에 있는 송아지 만한 개가 간헐적으로 짖어댄다. 잠이 들만하면 짖어대고를 반복하니, 깬 잠은 추위를 다시 느끼게 하고... 하다보니 제대로 된 잠은 없는 셈이다. 아마 산짐승들이 접근을 하니 개가 짖는 모양이더라. 05:30 일어나 차 안에서 버너를 피워 물을 끓이고, 그 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무심이님은 언제 왔는지 바로 옆에 주차되어 있고, 6시가 되니 고문님이 오신다. 화장을 고치고 (화장실에는 더운물도 나온다) 고문님 차로 죽장으로 넘어간다. 하사리를 지나 상사리. 차가 들어갈수 있는데 까지 가보자며 절골을 지나 송이골에 이르니 우측 보현지맥 백고개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포장길은 끝나고, 이후는 산길 임도인데 차단기가 활짝 열려있어 고문님의 탱크는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들이 민다. "가는데까지..." 하면서 거침없이 이리 감고 저리 돌리며 올라가니 보현지맥 마루금 능선. 구암 분기봉 바로 아래 임도 해발 680m다. 송이골에서 접근에 2km가 좀 더 되어 걸어서 최소 한시간은 예상을 했는데 단 10분만에 올라선 것이다. 이게 내가 고문님을 따라 댕기는 큰 이유중에 하나라.~^^ (송이골 접근로) 07:05 송이골 임도(보현지맥) 07:16 구암지맥 분기봉(785m) 07:21 ×776 07:32 ×710 07:50 구암산 (九岩山 807m △기계21) 09:50 ×547 09:52 점말 안부 (성황당고개) 11:10 △559.5m 11:53 수렛길 12:22~12:55 점심밥 13:15 포항시계 3면봉 13:21 ×590 13:28 임도 ~13:37 13:50 △591.3m 14:38 ×648 14:59 ×585 15:32 휴양림 이정표 [관리사] 15:42 ×593 15:53 삼자현 보현지맥 임도에 오른 고문님 땡크 해발 680m. 보현지맥 마루금까지 차를 올렸다. 송이골 임도 입구 차단기가 늘 열려있는지는 모르겠다만 -끝나고 회수시에도 그대로 열려있었고, 쇠통이 걸려있지 않은걸로 봐서 잠그지 않는거 같더라- 여기까지 차를 올린 지맥꾼이 있을까. 분기봉이 785m 높이이고 불과 370m 거리다. 송이골에서 2.1km 임도를 단 9분만에 싱겁게 해치웠으니, 이런 경사(!)가 어디있노? 걸어서 올랐더라면 최소 한 시간은 상납을 해야하지 않겠나. 오늘 산행 서두를 일 전혀 없겠다. 보현지맥을 기웃거리며 오줌빨 날리매 영역표시도 하고 추억을 더듬어 보지만, 6년전 일이 기억 날리가 있나. 서너달 전에 분양한 침낭도 까먹는 판에... 아, 여기 와이래 지저분하노? 막걸리병이며 쓰레기 봉지가 마구 널려있다. 이거는, 아마도 산꾼들 소행은 아닐꺼라. 구암지맥 분기봉 (785m) 10분만에 분기봉에 올랐다. 보현지맥 할 때는 임도파인 내가 이 봉우리 오르지 않은게 분명하다. 멀쩡한 임도 놔두고 올라올 내가 아니지. 보현지맥 다리방재에서 임도를 만나면 여기까지 임도행이다. 분기봉에 올라서면서 포항시계를 접한다. 능선 너머는 청송군 부남면이고, 포항시계는 구암산을 넘어 11km가량 구암지맥과 함께 간다. 포항 사람들 시계종주를 많이 해서 그런지 산길은 확실하고 리본도 많이 걸렸다. 비로소 구암지맥 출발이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산길이지만 아직은 하늘이 보일만큼 털어내지는 않았다. 울창한 숲속길로 ×776, ×710을 넘어 구암산에 올라선다. 구암산 남쪽 암벽 구암산 구암산 (九岩山 807m △기계21) 보도블록이 깔린 헬기장이나 잡풀이 너무 우거져 헬기가 앉기엔 어려워 보인다. 아홉바위(九岩)는 올라서면서 본 남쪽 사면의 바위를 보고 붙인 이름이지 싶다. 2등삼각점 옆에 [구암산] 팻말이 세 개가 땅에 떨어진 채 있어 연장을 꺼내 보수했다. 준희님으로부터 하청을 받은지라 뻰치와 전선을 상시 휴대하고 다니는데, 연장이 문제가 아니라 헬기장이라 그런지 걸어맬 나무가 없다.
아직 가늘긴 하지만 어서 자라주길 빌면서 손가락 굵기만한 아까시아 나무에 준희님 팻말부터 새로 매달고, 나머지 둘은 헬기장 가장자리의 굵은 나무에 매달았다. 고문님이 찍은 사진을 보니 영판 전기공사에서 나온 수리업자다. 팻말 수리업자. 보수완료 (수리비 견적 : 5만냥) 이리저리 수리를 마치고 나니 다들 어디로 내뺐는지 보이질 않아 헐레벌떡 내려가니 다들 양지쪽에 앉아 쉰다. 그 그림을 보니 나와 크게 다르지 않는것이 여기는 영판 산림관리하는 노무자들일쎄. 오늘따라 사모님이 삶은 옥수수를 나눠주어, 그 놈 하나씩 입에 물고 앉았으니 더 불쌍해 보인다. 구암지맥 노무자들
송이골 골짜기를 통해 멀리 자초산이 오똑 솟았다. 구암산에서 내려가니 능선 왼편으로 벌목이 되어 송이골 깊은 골짜기가 내려다보이고 멀리 불쑥 솟아있는 자초산(△763.4m)이 보이긴 하나 하늘이 맑지않다. [江山萬古主人物百年賓] 이라 적힌 리본이 있으나 내 수준에 해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아~ 가방끈이 짧아 슬픈 짐승이여...
네이버나 다음의 지식인이 없으면 영원히 모르고 넘어갈 팔자다. 江山萬古主人物百年賓 (강산만고주인물백년빈) 강과 산은 만고의 주인이요, 사람은 잠시 왔다가는 손님이라. 이런 뜻인 줄이야 대충 때려 잡은거와 크게 다르지 아니한데, 어디를 끊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중간에 物자가 사람 헷갈리게 하는기라. 物자가 빠져도 (혹은 빠져야) 되는거 아닌가 몰라. ‘江山萬古主 人物百年賓’ 요렇게 띄어쓰기를 해놨으면 더 쉽게 눈치를 긁었을텐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자연보호" 내지는 "쓰레기 버리지 마라" 이거 아이가? 옆에 개인택시 리본이 내 수준에 딱 맞구마는... “보소, 뉘신지 모르겠으나 산꾼들 수준에 맞춰서 좀 써주소~!”
우측으로 보이는 산줄기는 낙동정맥... 깎아먹은 봉우리는 온 종일 시야에 있었다. 구암산에서 한 시간여 진행하니 '쉬었다 갑시다' 소리가 이구동성으로 나오는데 무심이님이 삼각점(△576.8m) 옆까지 가서 쉬잔다. 뭔일로 무심이님이 삼각점에 관심이 있어, 또, 다녀 오실라나보다 싶어 △576.8봉이 갈라지는 봉우리에서 배낭을 내리니 무심이님도 따라 앉는다. 삼각점 보러 안가시냐 했더니 너무 멀어뵌다네. 바쁜 일도 없어 앉았다하면 20분이다. △576.8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니 한쪽면이 시원하게 벌목된 지대라 먼데까지 조망이 트인다. 안부에는 "더덕, 산도라지, 두릅을 재배했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간판이 있다. 벌목을 하고 산채를 심었나 본데, 나물철도 아니고 송이철도 이미 지난 때라 신경 쓸 일도 없다.
×547봉에는 소나무 한 그루 독야청청이다.
점말 안부
×547봉을 내려서면 마루금이 왼쪽으로 꺾이는 안부다. 좌우로 묵은 길이 보이는데 왼편 점말 마을에서 우측 양숙리 덕골로 넘어가는 고갯길이었던 모양으로 성황당 흔적도 남아있다. 건너편 능선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철망 울타리가 쳐져있다. 선두대장님 부터 사뿐히 즈려밟고 넘어간다. 남의 땅을 침범한 꼴이라 혹시나 조심스러운데 [산님들 힘내세요!]하는 응원을 보니 든든해진다.
남서방으로 가다가 다시 북으로 꺾이는 봉우리에는 송이꾼의 것으로 보이는 텐트가 나무에 매여있다. 들고 오르내리기 귀찮아 현장에다 보관한 모양이라, 百年賓인 우리가 건드릴 이유는 없다. 송이구역을 표시한 비닐끈이 마루금따라 이어진다.
송이꾼 헝겁집
단풍 떼깔이 그리 곱지는 않다마는, 구절초가 널려있고 용담인지 구슬붕이인지 (그 놈이 그 놈인지), 동글동글한 방울이 둥글게 달려있는 산부추꽃도 피었고, 쑥부쟁이 고들빼기도 눈길을 끄니 지겹지가 않다.
퐝다리 최중교가 구암지맥을 한 지 오래된걸로 아는데, 이 리본은 신버젼일쎄. 이 양반 구암을 두번 했나.
퐝다리
△559.5봉 삼각점은 길에서 왼편으로 떨어져 있는데, 길이 봉우리 우측 사면으로 질러간다는 표현이 맞겠다. 선두대장님은 길 따라 저만치 나가셨는데 2대장인 고문님이 왼편 숲을 헤집고 올라간다. 묵은 묘가 있고 그 뒤쪽 숲속에 골동품급의 삼각점이 있다.
구암지맥 능선에는 명당이라 그런지 유난히 묘가 많다. 가히 묘지 순례길이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끼라.
△559.5 다음 봉인 V자로 꺾이는 봉우리는 우측 사면으로 가뿐하게 질러간다.
여불떼기로 질러 가는 중...
허옇게 파먹은 봉우리는 뭔산이여? 이름이 있는것가...?
구암지맥 산길은 웰빙 산길이다. 사진 처럼 고문님 활개를 벌리며 진행할 정도라.
"고문님, 웰빙산행의 반대말이 뭔지 아셔요?"
"글쎄..."
"아, 맨날 하면서 몰라요? 웰빙의 반대말은 골빙 아닙니까"
이리 조은데 놔주고 맨날 골빙드는 산길을 찾아 댕기니, 그것도 다 팔자 소관인가...
×579봉 지나고, ×596봉은 왼편으로 소롯길 표시가 있다. 미리 유심히 관찰했던 터라 GPS를 보고 여기쯤에서 왼편으로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겠습니다 하며 선두에 서서 용감무쌍하게 내려갔는데...
내려 갈수록 잡목 가시덩쿨이 더세진다. 도저히 뚫을수도 없는 칡넝쿨 더미를 피해 내려가다 보니 이미 소롯길(도면상)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수정하고 도로 위쪽으로 기어 올라가니 난데없는 움막이 나오고 그 옆에는 물이 가득 찬 작은 웅덩이까지 있다. 내려 앉은 지붕도 몇 있는걸 보니 서너 가구는 살아도 살았겠다. 뭐 이런 깊숙한데 사람이 기거 했을꼬...!
어문데 들어갔다가 산적 소굴 발견
움막터에서 더 위로 올라가 비로소 도면상 점선인 소롯길을 찾았는데, 형태는 수렛길이나 잡풀이 뒤 덮어 겨우 한 사람 다닐 길이다. 그대로 능선을 따랐어도 큰 기복도 없이 점잖게 갈 수 있었는데, 괜히 앞에서 촐싹거리며 여러 사람 고생만 시켰다.
"역V자로 꺾이는 ×596봉 아래 점선은 믿지 말고, 쳐다 보지도 말고, 그대로 마루금을 따를 지니라~!!" (조은말씀)
여러사람 고생 시키고 찾아 낸 소롯길
난데없이 본의 아닌 골빙산행 훈련을 시키고나니 미안한 마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지만, 이미 이런 길에 만성이 된 산꾼들이라 별다른 푸념은 없으시다. 수렛길을 따라 돌면 ×596을 거쳐 내려 온 마루금을 만나고, 이어 앞에 뾰족솟은 ×626봉은 점잖게 우측 사면으로 질러간다.
숲이 훤하게 열린 월성이씨 묘터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다. (12:22~12:53)
이 깊고 높은 산중에 있는 넓은 묘가 깔끔하게 벌초된걸보니 후손들의 정성이 여간 아니다. 이번 추석 때 사촌동생들 벌초 하는데 참관(!) 하면서 보니 저그 아부지 엄마 묘는 정성스레 몇번이나 예초기를 둘러 대지만, 4,5대조로 올라 갈수록 고장난 바리깡으로 쥐어 뜯어 놓은듯, 흔한 말로 처삼촌 벌초 하듯 하는걸 보면서도, 그 힘듦이 만만찮아 잔소리도 못하겠더라. 이 정도 넓이의 묘를 이렇게 곱게 다 깎으려면 여간한 정성이 아닌기라.
잘 다듬어 놓은 유인월성이씨지묘
점심먹고 오후 일과 출발~
여러 종류의 포항시계 리본이 걸려있어 진작부터 포항시계를 염두에 두면서 이 봉우리 올라가면 드디어 갈라지는구나 싶었는데 정작 올라선 봉우리 (585m)에는 아무런 특징도 흔적도 없다. 지맥은 직진이고, 왼편으로 갈라지는 포항시계는 신풍저수지로 내려갔다가 자초산으로 오르게 된다. 동시에 이 봉우리는 삼면봉이 되는데, 포항 죽장과 청송의 현동, 부남면을 나눈다.
임도를 만나
포항시계를 왼쪽으로 보내고 청송군 좌현동 우부남 면계를 따라 다음봉 ×590봉을 넘어 내려가면 임도가 나오는데, 우측에 임도가 빤히 보이면서 내려서기가 까탈맞다. 임도와 계속 평행으로 가다가 만만한데를 골라 뛰어 내리듯 임도에 내려섰다. 우측 안평마을에서 왼쪽 거두산으로 연결이 되는데, 거두산은 산이름이 아니라 마을이름이라...
야생초와 나무에 관심이 많은 무심님이 산행 시작서 부터 계피, 재피, 초피, 산초... 차이점에 대해 설명을 해 왔는데 아무리 들어도 자세히는 모르겠더라. 하긴 설명을 하고 있는 무심이님 자신 스스로도 아리쏭해 하더만. 그 산초나무가 열매를 가득 달고 길가에 있어 봉다리에 따 담는다.
계피, 재피, 산초...?
가는 임도가 아쉬워...(맥은 우측이다)
임도는 꼴랑 10분만에 끝이다. 미련을 갖고 계속 고수하면 거두산으로 간다마는, 거두산은 산이 아닌기라.
아쉽지만 도리없이 산길로 올라간다. 임도에서 10분 올라서면 삼각점이 있는 591.3봉이다. 삼각점은 기반은 보이지 않고 대리석 머리만 낙엽을 뚫고 솟아있다. 여기도 준희님 팻말은 한쪽 끈이 떨어진 채 삐딱하게 매달려 있어 보수작업을 했다.
나무 옆에 딱 붙어 있는 삼각점
×648봉을 오르다가 뚜렷한 우측 사면길을 보고 여불떼기 질러가는 길인가 싶어 따라 들어가니 우측의 ×599봉으로 가는 길이었다. 왼쪽으로 틀어 마루금에 복귀하고, ×648봉에 오르니 무너진 웅덩이 흔적이 있고 넘어가니 또 넓은 묘터다. 상석이 파묻혀 '處士'만 보이고 더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 처사 임에도 망주석까지 세우고 넓은 묘터 주위로 조성한 수목을 보니 웬만한 정3품급이다.
구암지맥은 묘지 순례길이다
산국 채취중... 막걸리에 띄워 먹었다
조은 길로만 이어져 오다가 ×585봉으로 가는 길은 아주 복잡하다. 길는 희미하고 숲이 우거져 이리저리 피하고 수그리며 585봉을 넘어 휴양림에 가까워지니 길이 좋아진다.
×585봉에 걸린 팻말은 오래되어 팻말을 맨 줄이 나무를 파고 들어간다. 잘라내고 새 줄로 헐렁하게 걸어줬다.
단풍나무에 한 몸에서 나온 이파리가 세가지 색을 띄고 있다, 빨강 노랑 파랑. 3계절을 다 나타내는듯 하다.
한 나무에서 3색 잎이 동시 출현
휴양림 관리사 가는 길
왼쪽으로 U턴하듯 돌아가는 약 615봉은 왼쪽으로 살짝 질러가고, 올라선 다음봉에는 오늘 처음보는 이정표가 있다.
[연수의집, 관리사]를 가리키는데, 청송자연휴양림의 시설을 말하고, 우리는 관리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급비탈의 계단길에 로프가 걸려있다.
휴양림 영역이다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안부를 지나 올라가면 삼자현 직전의 ×593봉이고, 벌목금지 안내문이 걸려있다.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삼자현이라. 내림길 중간에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하나 더 나온다.
[삼자현 0.7km]
삼자현 출구에 송아지 만한 개 한 마리 있다
파란은행, 노란은행~~~ 찢어진 은행~!!
삼자현 조형물 (풍차 안에 들어갈 수 있으면 딱 좋겠던데, 갈 때마다 문이 잠겼더라)
붐비는 삼자현. 어느 장터같다
석三, 놈者, 고개峴 = 세놈고개 (영어로 Senom Hill)
무심한 차로 고문님 땡크 회수하러 가고, 사모님과 나는 방 보러 갔다.
내일 종점인 솔치재로 넘어 가 고갯마루 이리저리 살펴봤으나 적당한 자리를 못 찾고, 현동쪽으로 살짝 내려가니 길가에 공터가 있다. 아스팔트 도로라도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길이라 하룻밤 유하는데 아무문제 없겠다.
식당용으로 텐트 하나 치고, 돼지고기 꾸워 저녁을 먹고 나는 쳐놓은 텐트에 그대로 이불을 깔았다. 무심이님 차에 노는 침낭이 하나 있어 내 여름침낭에 덮어 씌웠더니 동계용이나 다름없어 오늘은 포근하게 잘 수가 있겠다.
침낭에 들어가 잘 준비를 마쳤는데, 경광등 울리며 순찰차가 올라왔다. 나가기 싫어 누운 채 그대로, 고문님과 경찰이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치매가 있는 MB 8촌누나가 실종되어 경찰 수백명이 동원되고 청송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네.
"닝기리~, 우리 마누라 실종되면 저리 열심히 찾아줄까?"
집에 돌아 온 다음 날 들은 뉴스로, 그 팔순 할매는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고 말았단다. 나무관세음~~~,,,
솔치재 만찬